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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물

폭행하는 재벌 3세? 이런 재벌 3·4세도 있다

비영리단체 운영 현대家 정경선, 광고 天才 두산家 박서원, 뮤지컬 배우 오뚜기家 함연지...

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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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그라운드’를 설립한 정경선 HG이니셔티브의 대표. 그는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이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생각이 들었을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3남 동선 씨의 음주 폭행 사건과 관련해 “아버지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아버지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무엇보다 피해자분들께 사과를 드린다”면서 “자식 키우는 것이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다”는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몇 차례 폭행 전력(前歷)이 있는 아들이 또다시 말썽을 일으키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동안 멍한 상태였다고 한다. 그룹 회장을 떠나 자식을 키우는 한 가장(家長)으로서,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자식에 대해 크게 상혼낙담(喪魂落膽)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재벌 3세가 다 이런 것은 아니다. 아버지의 ‘희망’과 달리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재벌 3·4세도 적지 않다. 지난달 발간된 《여성조선(11월호)》은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는 현대가(家) 정경선, 광고 천재(天才)로 알려진 두산가 박서원,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오뚜기가 함연지씨 등을 다뤘다.
  
취재했던 서재경 여성조선 기자는 “(이들은)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은 뒤 기업 후계자가 된 여느 재벌 2세들과 다르다”며 “소신을 갖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튼튼한 재력 대신 자신이 선택한 길을 묵묵히 가는 재벌 3·4세들을 소개한다.
  
   
1. ‘재벌 출신’ 비영리단체 대표 현대家 정경선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지상 8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이 지난 7월 들어섰다. 건물 이름은 ‘헤이 그라운드’. 건물 용도는 공유사무실이다. 이른바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라고도 한다. 500여 명의 청년들이 모여 함께 일하는 ‘성수동의 실리콘 밸리’ 같은 공간이다.
  
이 건물에 지난 10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찾았다. 여기서 일자리위원회를 주재했던 것. ‘헤이 그라운드’를 선택한 이유는 사회적 경제 기업이 일자리 정책에서 큰 축을 차지한다는 것을 강조하려 했기 때문이다. ‘헤이 그라운드’의 소유주는 소셜 벤처기업들을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 임팩트’이다.
     
‘헤이 그라운드’를 설립한 이는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 정경선씨. 그는 소셜 벤처투자회사인 HG이니셔티브의 대표를 맡고 있다. 정 대표는 원래 ‘루트 임팩트’ 대표로 있다가 지난 8월, 유학길에 오르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현재 미국 뉴욕 소재 콜롬비아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다.
   
정 대표가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 때는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잘 못 노는 찌질한’ 학생으로 묘사하면서 “집안 배경이 있어서 그런지 얻어맞지는 않았다. 그러나 친구들은 아니었다. 선생님들조차 ‘맞는 놈이 못난 놈이지. 공부나 해’라는 분위기였다”며 힘있는 자가 힘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분위기’에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사는 세상’의 필요성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고려대 재학 중이던 2008년 ‘쿠스파’라는 동아리를 만들었다. 문화예술 행사를 열고 행사에서 거둔 수익금을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는 단체였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체인지 메이커’들을 발굴·육성하는 회사 ‘루트 임팩트’를 설립했다. 그가 현재 대표로 있는 HG이니셔티브는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벤처 업체들에 ‘임팩트 투자(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업체에 투자해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투자 방식)’를 하는 곳이다. 정 대표가 설립한 두 회사는 모두 사회적 기업이다.
   
정 대표가 사회적 기업을 이끌 수 있었던 데는 아버지 정몽윤 회장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 대표는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루트 임팩트’는 아버지 정 회장의 사재로 상당 부분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아버지는 아들이 가는 길이 일반적인 기업가의 길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고 판단해 통 큰 투자를 통해 부정(父情)을 보이고 있다.
 

2. 공부 못하는 ‘꼴등’에서 ‘광고 천재’까지 두산家 박서원
     
박서원 오리콤(두산의 광고 계열사) 부사장(37세)은 익히 알려진 두산가의 별종이다. 박용만 두산 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박 부사장은 엘리트 코스를 척척 밟은 동생, 친척들과 달랐다. 박 부사장은 학창시절 공부를 정말 못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53명 중에 50등을 했는데 뒤에 있던 두 명은 취업반이었고, 한 명은 운동부였다는 것. 사실상 꼴찌였다. 정원 미달인 학교를 찾아 헤맨 끝에 간신히 모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3학기 연속 학사경고를 받은 그는 결국 대학을 중퇴한 뒤 도피성 유학길에 오른다. 1999년, 웨스턴 미시간 대학에 들어갔지만 그곳에서도 수차례 전공을 바꾸며 마음을 붙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박 부사장이 ‘마이웨이’를 걷게 된 계기는 디자인 덕분이었다. 우연한 계기로 디자인에 흥미를 느낀 그는 군 복무 이후 산업디자인으로 전공을 옮겼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디자인 공부에 날 새는 줄 모르고 하루 두 시간씩 잠자면서 공부했다. 27세, 그는 마침내 뉴욕 비주얼 아트 스쿨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그래픽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다.
     
아트 스쿨에 다니며 그는 ‘광고쟁이’의 길을 걸었다. 대학교 2학년이던 2006년 같은 학교를 다니던 친구들 4명과 의기투합해 광고 회사를 차린 것이다. 세계 유수의 광고제를 휩쓴 그 유명한 ‘빅 앤트 인터내셔널’의 시작이었다.
    
박 부사장은 소규모 광고 회사를 운영하며 성공한 광고 제작자로 발돋움했다. 옥외 반전 포스터 광고였던 ‘뿌린 대로 거두리라(What goes around, comes around)’가 그의 대표작이다. 전봇대를 둘러싸는 형태로 만들어진 해당 광고는 총을 들고 있는 군인의 총구가 기둥을 한 바퀴 돌아 결국 자신의 머리를 향하도록 제작됐다. 해당 광고는 세계 5대 광고제에서 12개 상을 휩쓸었다. 방황하던 두산가의 이단아는 그 방황의 시기 덕분에 세계를 제패한 광고인이 됐다.
 
예측할 수 없는 행보는 계속됐다. 2014년엔 돌연 ‘콘돔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콘돔은 섹스를 강요하는 제품이 아니라 나를 보호하는 장치”라고 역설한 그는 콘돔 이름도 ‘바른 생각’으로 지었다. 콘돔 사용이 남을 배려하고 나를 보호할 줄 아는 ‘바른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임을 의미한다고.
   
박 부사장 창의력의 원천이 되었던 ‘빅 앤트’는 지난 4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산을 결정했다. 경영 실적이 부진한 탓이었다. 오리콤 관계자는 해산 결정에 대해 “박 부사장이 ‘오리콤’을 맡으며 빅 앤트 사업과 중첩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박 부사장에게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던 ‘빅 앤트’ 시대는 끝났지만 그의 ‘마이웨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열린 ‘부산국제광고제’ 크리에이티브 총괄로 위촉돼 광고인으로서 또 한 번 인정받았다. 또한 오리콤에 속해 있는 <보그(VOGUE)> <지큐(GQ)> <더블유(W)> 등 글로벌 패션 미디어 사업을 담당한다는 명성에 걸맞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느 패셔니스타 못지않은 센스를 뽐낸다. 명품 브랜드와 스트리트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 에디션인 ‘루이비통×슈프림’ 후드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옷을 사기 위해 박 부사장은 밤새워 줄을 서기까지 했다고 한다.
   
박 부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학창 시절 ‘문제아’로 분류되던 그를 끝까지 믿어줬다는 것이다. 박 부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께) 공부 못한다고 혼난 적은 없다”며 “뭘 해도 좋으니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하라던 아버지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바다 같은 마음으로 포용했고 아들은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자기의 길을 만들어갔다.
 
 
3. ‘300대 1’ 경쟁률 뚫은 뮤지컬 배우 오뚜기家 함연지
     
‘연예인 주식부자’ 순위 리스트에 다소 낯선 이름이 올랐다. 이수만(SM엔터테인먼트 회장)·양현석(YG엔터테인먼트 회장)·배용준(배우)·한성호(FNC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쟁쟁한 인물들과 나란히 ‘주식부자’로 어깨를 나란히 한 이는 배우 함연지였다. 함씨는 ‘오뚜기’ 창업주인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함영준 회장의 장녀다. 지난 2015년 뮤지컬 형식으로 제작된 ‘오뚜기 카레’ 광고에 등장한 뮤지컬 배우 중 한 명이 바로 함씨다.
   
함씨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한 인재다. 그녀는 졸업 후 뉴욕대 티시 예술학교에 진학해 연기를 전공했다. 대학에 입학하면 일단 경영학을 전공하고 보는 보통 재벌가의 자제들과는 다른 행보였다.
 
함씨는 2014년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통해 화려하게 배우로 데뷔했다. 무려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인 ‘스칼렛 오하라’ 역의 얼터너티브(메인 캐스팅 배우를 대신해 낮 공연이나 주중 공연을 맡는 배우)로 발탁된 것. 이는 신인에게 주어진 기회치곤 상당히 큰 기회였다. 이후 함씨는 작품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착실히 자신만의 작품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같은 대형 뮤지컬 작품에도 출연한 바 있으며, <무한동력> <지구를 지켜라>처럼 웹툰과 영화를 원작으로 한 소규모 창작 뮤지컬에도 얼굴을 비쳤다.
   
함씨는 어린 시절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꿔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당시 16세이던 함씨는 뮤지컬 <헤어 스프레이>의 넘버를 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포털사이트에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그녀는 앳된 목소리로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함씨가 연극 <무한동력> 무대에 오르자 함 회장은 아내와 함께 딸의 공연을 보러 갔다고 한다. 함씨는 한 인터뷰에서 “엄마랑 아빠가 공연을 보러 오셨는데 재미있다고 하셨다”며 함 회장이 공연에 대해 후한 평가를 해줬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다.
      
지난 2월, 함씨는 유부녀가 됐다. 상대는 대기업 임원의 아들로, 현재 홍콩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남성으로 알려졌다. 결혼 후에도 그녀는 ‘뮤지컬 배우’란 타이틀을 놓지 않고 있다. 두 달 전 9월엔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린 <2017 더 뮤지컬 페스티벌 인 갤럭시>에도 출연해 노래를 불렀다. 실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지만, 앞으로도 뮤지컬 배우로서 ‘마이웨이’를 걷지 않을까.
 
 
4. 자신만의 길 걸은 또 다른 재벌 3세들
   
실리콘 밸리 창업 대박, LS家 구본웅
   
2011년, 미국에서 벤처 캐피털 업체인 포메이션8을 설립한 구본웅 대표는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LS니꼬동제련 구자홍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포메이션8을 설립 2년여 만에 성공 궤도에 올려놓으며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도 주목받는 사업가로 자리매김했다.
  
1만 부 판매된 동화책 작가, 한진家 조현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 딸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은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바로 동화작가로 이미 네 권의 책을 펴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지니의 콩닥콩닥 세계여행> 네 번째 편인 호주 케언스 편을 출간했다. 그가 낸 책은 1만 부 이상 판매되며 어린이 책 시장에서 일정 수준 성공을 거뒀다.
  
신해철과 ‘무한궤도’ 멤버로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효성家 조현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는 대학시절 가수 고(故) 신해철과 함께 밴드 ‘무한궤도’로 활동했다. 당시 신해철은 보컬과 기타를, 조 변호사는 신시사이저를 맡았다. ‘무한궤도’는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라는 곡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정리=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자료=여성조선
 

입력 : 2017.11.25

조회 : 1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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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7-12-12)   

    월간좇선이 되고 싶지않으면 멀쩡한기사라도 제대로 잘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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