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무효 피하려면 특허명세서부터 꼼꼼히!

  • 김승열 변호사(카이스트 겸직교수)
  • 업데이트 2017-04-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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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정부가 내세운 선거 슬로건이자 새로운 정책방향이 바로 ‘Make Patent Great Again’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특허권을 다시 강하게’다. 이런 정책방향은 우리나라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한국은 세계 5대 특허강국이다. 디지털 시대 및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려면 특허 등 지식재산 및 관련 산업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먼저 소프트웨어나 영업방법 등 컴퓨터 관련 특허 등의 활성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미 중국은 발 빠르게 특허심사 기준을 개정, 소프트웨어나 영업방법 특허 등과 같이 컴퓨터 관련 특허 적격성을 완화하여 이들 특허의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종전 ‘엘리스 판결’에 따라 컴퓨터 관련 특허 적격성을 엄격하게 요구해 이들 산업 분야의 위축을 가져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론 역시 가능하다. 아이디어를 공유함으로써 오히려 이들 산업이 진흥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엘리스 판결’ 등의 영향으로 컴퓨터 관련 특허의 무효심판율이 증가하고 있는 사실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강한 특허’ 국가 되려면…
 
한국도 컴퓨터 관련 특허가 활성화될수록 관련 산업을 진흥시키려는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하여 크게 특허와 저작권으로서의 보호가 중요하다. 저작권과 특허권 관리를 통합된 하나의 기관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정책변화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저작권위원회를 문체부 산하가 아닌 특허청이나 지식재산관리부를 신설해 관련 업무를 통합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특허가, ‘강한 특허’가 되기 표준특허의 양산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범정부적인 역량의 집중이 필요하다. 중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영업모델 특허나 소프트웨어 특허에서 특허 적격성 기준을 좀 완화할 필요가 있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특허 무효심판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높다. 무효심판의 주된 이유는 신규성 문제와 진보성 이슈와 관련이 깊다. 이러한 문제점은 현재 특허청의 심사관 업무가 과중한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심사관 1인당 업무량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과중하기 때문에 심사단계에서 특허 적격성 파악이 미흡할 수 있다. 즉, 신규성 판단의 경우에는 특허나 비(非)특허정보의 검색 등이 중요한데, 과중한 업무로 제한된 시간 내에 검색작업을 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진보성 이슈 역시 전문성이 축적된 상태에서 특허 심사업무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프로젝트 차원으로 구성되는 비상임 심사관의 확충 등 다양한 방법으로 특허심사의 질적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조속하게 마련돼야 할 것이다.
 
 
로스쿨 제도 정비해야…
 
그리고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특허출원 단계에서 향후 특허분쟁에 대한 철저한 대비다. 이런 면에서 특허 명세서 작성이 중요하고 특허 전문인력 확충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로스쿨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즉 로스쿨에서 단지 변호사 시험을 대비하는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식재산 전반에 대한 이해와 전문지식, 나아가 기초실무를 익힐 수 있도록 로스쿨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특허명세서 등에 대한 기업의 인식전환도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필자가 지난해 지식재산 현황파악을 위해 미국을 찾았을 때, 한 미국 변호사는 “한국의 특허명세서 작성 과정에서 기재의 부실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한 일이 있다.
 
또 “무효심판율이 높은 것은 단지 번역상의 문제가 아니라 특허명세서의 작성상 불명확한 표현 등 명세서 작성 자체에 많은 허술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여건상 특허출원 관련 법적 조력비용이 상대적으로 너무나도 저렴해 특허명세서 작성의 수준을 제고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높은 무효심판율 등을 고려해 특허명세서 작성단계부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발명자와 특허 법률가 공생해야
 
최근 미국의 특허 전담 항소법원의 판결에서 보듯, 기존 기술과 비교하여 발명상의 장점을 특허명세서 상에 상세하게 명시한다. 소프트웨어 특허도 충분히 특허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법리해석을 하고 있다.
 
따라서 발명자 내지 잠재적 발명자에 대한 특허 기초 지식교육, 특히 명세서 작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도모하는 범국가차원의 사회교육이 필요하다. 나아가 발명자와 특허 법률전문가 사이의 긴밀한 의사소통과 협조 내지 협업을 통해 특허명세서가 제대로 작성·보충하는 것도 ‘강한 특허’가 되는 지름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사회지원 인프라를 조속하게 조성·구축할 수 있도록 범정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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