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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4월 11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마블 콜라보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영화 '캡틴 아메리카에 등장하는 주인공 캐릭터의 실물 사이즈 피규어를 전시하는 것이다. /조선DB |
문화·예술분야에서 지식재산법 관련 규정이 점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쉽게 접하는 용어가 바로 ‘캐릭터’다. 아울러 저작권분야에서의 ‘최초 판매의 원칙’이라는 용어도 있다. 대략적인 의미는 이해가 될 것 같지만, 그 정확한 의미는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이에 이 두 가지 용어의 법률적인 개념에 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드라마와 영화, 오락산업 등의 한류 분야에서 주목할 부분이 바로 캐릭터 산업이 가지는 엄청난 잠재력과 폭발력이다. 이들 작품들이 대중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주고 이를 지속하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가 제대로 된 캐릭터의 창안과 상업화·대중화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란 무엇일까? 캐릭터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Kharakter(새겨진 것)과 kharassein (조각한다)라는 의미에서 유래했다. 그리스 철학자 테오프라투수가 다양한 유형의 인물들을 짧은 산문으로 구성한 책에서 ‘characters’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 용어의 시초라고 한다. 이처럼 캐릭터의 사전적인 의미는 소설이나 연극 등에 등장하는 인물 또는 작품내용 속에 드러나는 인물의 개성 또는 이미지를 의미한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에서 캐릭터란 만화, TV, 신문, 잡지 등 대중이 접하는 매체를 통하여 등장하는 가공적인 또는 실재하는 인물·동물 등의 형상과 명칭을 의미한다고 판시하였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캐릭터는 이에 속한다.
그렇다면 캐릭터는 산업으로서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인가? 연극, 만화 TV, 신문 잡지 등 대중이 접하는 매체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상품 등에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매체의 저자권자에게 사전 승낙을 얻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창작된 캐릭터는 디자인 형태를 띠는 경우에 ‘저작물성’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별도의 행위없이 캐릭터의 저작물성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긍정설과 부정설이 나뉜다. 따라서 캐릭터의 법적인 보호 측면에서는 디자인보호법에 의한 등록과 상표법에 의한 등록을 추가적으로 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하다. 캐릭터의 형상이나 명칭을 상표로 등록을 하면 상표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반드시 디자인과 상표법 상 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저명성’과 ‘주지성’을 획득하는 경우 실재인물이거나 창작된 것을 불문하고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한 보호가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캐릭터의 법적 보호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캐릭터를 보호하는 근거법령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했지만, 기본적으로 디자인 보호법, 상표법, 저작권법 그리고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캐릭터가 디자인으로서의 저작물성을 인정받는 경우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보호받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이법에 의한 보호를 받기 위하여서는 디자인보호법에 의한 등록절차를 거쳐야 한다. 등록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러한 등록절차를 거쳐야 추후에 캐릭터를 통한 상업화 작업 시에 제대로 된 법적보호를 받을 수 있으므로 캐릭터 창안 초창기부터 디자인 등록법에 의한 등록을 반드시 염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표법 상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형상이나 명칭을 상표법에 따라 등록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캐릭터가 보호를 받기 위하여서는 기본적으로 사상·감정 및 학문과 예술의 범위 내이어야 하고, 창작적이어야 하고, 아이디어 단계가 아닌 표현된 것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캐릭터의 보호이다.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두 가지 규정이 있다.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품의 표지·포장 등을 사용하여 타인의 표장 등과 혼동을 일으키는 경우를 금하고 있으나, 이 경우 국내 널리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 등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나머지 규정은 타인이 제작한 표지·표상 등의 형태를 모방한 표지나 표상 등을 양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캐릭터의 표지나 표상 등의 형태 등이 널리 인식되어질 필요는 없고, 나아가 표지·표상 등이 달리 등록되지 아니하여도 해당 캐릭터가 보호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캐릭터의 상품화에 의한 사업화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만화, 영화 등의 캐릭터를 사업화할 때 가능한 한 모든 법적 보호 장치를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장래의 법적 분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디자인보호법에 의한 등록과 상표법에 의한 등록 절차를 메뉴얼화하여 사전에 시스템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이를 위해서 캐릭터 사업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캐릭터의 법적보호에 대하여도 사전에 메뉴얼화하고 시스템화하여 미래의 분쟁에 적절하게 대비하여야 한다.
최초 판매의 원칙
다음으로 저작권분야에서의 ‘최초 판매의 원칙’이라는 용어에 대하여 살펴보자. 이를 대륙법계에서는 ‘권리소진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원칙은 특허권, 저작권 및 상표권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먼저 권리소진의 원칙이란, 저작권자가 기본적으로 배포권을 독점적으로 가지지만 저작권자가 저작물을 양도한 이후에는 해당 저작물에 대한 배타적인 배포권을 상실하여 더 이상 양수인의 해당 저작물에 대한 판매 내지 배포행위를 금지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에 대해 독일에서 유명한 초기 판례가 있다. 책을 일정한 가격 이하로 재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문구가 있음에도 이 책을 양수한 자가 그 이하의 가격으로 재판매해서 이를 금지해 달라는 소송이 진행된 바 있다. 이에 대하여 독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미 양도를 통하여 저작권자는 자신의 배포권을 행사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 양수자의 배포권에 대하여 저작권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저작권법 20조에서 이와 같은 취지의 명시적인 문구를 두고 있다. 즉 저작물이 일단 양도된 이후에는 저작권자의 독점적인 배포권은 더 이상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원칙을 주장하기 위한 요건으로 다음의 세 가지가 요구된다. 먼저 저작물의 원본 또는 복제물일 것,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았을 것, 마지막으로 양도의 방법으로 거래되었을 것 등이다.
이에 반해 미국의 경우는 최초 판매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 좀 더 세밀하게 해당 저작물을 판매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라이센스만을 부여한 것인지에 따라 그 결론을 달리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판매인지 라이센스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무제한의 기간동안 이용이 가능하고, 대가 관계에 있고, 일시금지불의 경우에는 이를 판매로 해석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보호
그렇다면 이와 같은 최초 판매원칙을 왜 인정하는 것일까? 이는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의 지나친 독점성과 배타성을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제한하고자 함에 있다. 즉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나아가 거래에 따른 신뢰를 보호함에 있다.
다만 이 원칙을 인정함에 있어서 장소적인 제한 문제가 논란이 되어 왔다. 예를 들어 미국은 자국 내에서의 판매할 경우에는 최초 판매의 원칙이 인정되고, 기타 해외에 판매된 저작물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하지 아니하다가 2014년에 해외에서 판매된 경우에도 적법한 거래의 경우에는 이를 확대적용하고 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할 수도 있으나, 각국의 물가나 생활수준에 따른 차등가격에 의한 국제 간 이동 즉 병행수입을 제한하여 오던 것을 어느 정도 자유화시킨 점이 있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복제와 관련하여서는 좀 더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스트리밍(인터넷에서 음성이나 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법) 방식에 의한 음악의 복제의 경우에 최초 판매원칙 내지 권리소진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가하는 문제다.
이와 관련하여 유럽은 이와 같은 디지털 방식의 복제 내지 배포의 경우에도 종전의 권리소진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미국의 경우는 주로 판매가 아닌 라이센스 형태로 거래되고 있는 디지털 저작물에 대하여 최초 판매원칙의 적용을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저작물과 유형의 매체와 연결된 디지털 저작물에 대하여는 최초판매의 원칙을 고수한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 다운로드 방식으로 거래되는 경우에는 최초 판매의 원칙의 적용을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아니하면 디지털 저작물의 저작권자에게 부당하게 피해가 초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운로드 방식의 경우에는 이를 ‘배포’보다는 ‘전송’으로 보아 이를 통한 부당한 배포를 방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혹자는 이와 같은 다운로드 방식의 경우에는 최초 판매의 원칙이 아니라 최초 다운로드 원칙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한다. 즉 다운로드를 하게 되면 처음 받은 디지털 저작물을 삭제 조치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최초 판매원칙의 기본취지에 부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지 아니하면 다운로드 마다 별도의 배포 내지 전송행위가 이루어져 이는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전통적인 최초 판매의 원칙의 엄격한 적용은 바람직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는 여전히 디지털 저작물의 경우에도 최초판매의 원칙을 언급하고 있어 이 부분에 있어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현저한 견해 차이가 발생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다만 현재 디지털 콘텐츠의 배포나 전송 등의 개념에 대하여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으므로 디지털 시대와 기술의 혁신에 맞추어 이를 합리적으로 조화롭게 이를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승열 변호사(카이스트 겸직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