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사드보다 강한 중국 레이더

  • 유용원 조선일보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 업데이트 2017-03-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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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북한이 은하 3호 장거리 로켓으로 물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을 때 대만이 일본보다 먼저 발사를 확인해 화제가 됐다. 당시 일본은 이지스함까지 전진 배치해 탐지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대만에 뒤진 것이다. 대만의 '비밀 무기'는 최대 탐지 거리가 5000㎞ 넘는 미국제 AN/FPS-115 '페이브 포즈' 조기 경보 레이더였다. 이 레이더는 중국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기지까지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주한 미군에 배치될 사드보다 훨씬 탐지 거리가 길어 중국 내륙을 감시할 수 있는 장거리 레이더는 이뿐 아니다. 미 하와이에 있다가 북 장거리 미사일 발사 때 서태평양으로 종종 출동하는 해상 배치 X밴드(SBX) 레이더는 4800㎞ 떨어진 골프공까지 식별할 수 있다. 일본에 두 기 배치된 조기 경보용 사드 레이더는 최대 탐지 거리가 2000㎞에 달해 주한 미군 사드보다 더 넓은 중국 지역을 감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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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배치된 조기 경보용 사드 레이더는 가급적 멀리서 적 미사일을 발견하는 게 주목적이어서 탐지 거리가 길다. 반면 요격용 레이더는 유사시 음속의 7~8배 이상으로 빠르게 떨어지는 북 미사일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해 요격 미사일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유효 탐지 거리가 600~800㎞에 불과하다. 주한 미군 사드 레이더가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중국은 사드보다 강력한 이들 '천리안'들에 대해선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억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국이 한·일 전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탐지 거리 3000㎞의 레이더 '톈보'(天波)를 추가로 설치한 것으로 어제 보도됐다. 중국은 이미 헤이룽장(黑龍江)성에 폭 30m, 높이 24m에 이르는 초대형 조기 경보 레이더도 설치해 운용 중이다. 이 레이더는 5500㎞ 떨어진 미국 등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수 있다. 중국은 한국을 샅샅이 들여다보면서 제대로 중국을 보지도 못하는 한국 사드엔 쌍심지를 돋운다.

▶중국이 유독 한국 사드만을 문제 삼는 진짜 이유가 뭔지는 확실치 않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군사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한·미 동맹이 강화되는 걸 막으려 한다는 분석이 있지만 추측일 뿐이다. 중국 군부가 한국 사드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시진핑 주석에게 보고했고 이것이 브레이크 없이 굴러가고 있다는 설도 있다. 어느 경우든 중국이 한국이란 나라를 정말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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