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식당으로 전락한 수락산 계곡

  • 이상흔 월간조선 기자 hanal@chosun.com
  • 업데이트 2007-05-01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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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등산에 취미를 붙혀서 주말 마다 산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까운 북한산에만 다니다가 어제 토요일은 노원구에 있는 수락산에 다녀왔습니다. 수락산 역에 내리니 가장 접하기 쉬운 등산로가 벽운동 계곡을 타고 산을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계곡 입구에 있는 덕성여대 생활관을 지나자, 계곡을 따라 식당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모두 7개의 식당이 계곡을 따라 늘어서 있었고, 식당 기둥에는 '1호 매점' '2호 매점' 하는 표시가 있었습니다.  
 
'매점'이라고 표기된 이들 장소에서 팔고 있는 메뉴는 '제육볶음'부터 '홍어회'까지 일반 대중음식점 메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이들 매점을 '식당'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수락산은 국립공원이 아니기 때문에 시청이나, 구청에서 공원 내에 '식당'인지 '매점'인지 모르겠지만 허가를 내준 모양입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이들 식당들이 어떻게 계곡 물이 흐르는 곳을 따라 파라솔을 친 채 음식을 팔 수 있는 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한 개 식당이 적은 곳은 3~4개에서 많은 곳은 10군데 이상 계곡 안에 파라솔을 펼쳐 놓았습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계곡 안에서 파라솔을 치고 영업을 해 왔는지, 의자를 놓기 쉽게 계곡 바닥을 아예 시멘트로 반듯하게 터를 만들어 놓은 곳도 많았습니다. 몇개의 테이블을 연속으로 놓을 수 있게 상당히 넓은 계곡을 '점령한' 식당도 있었습니다. 한 식당 앞 계곡에는 흐르는 물을 막아 놓고 잉어로 보이는 물고기를 키우고 있는 것도 보였습니다.

공원내에서 취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있고, 그곳에서 만든 음식을 계곡에서 먹을 수 있다면 일반인들도 계곡에서 음식을 먹거나 취사 행위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계곡에서 취사를 해서 밥을 먹는 본질적으로 같은 행위에 대해 개인과 식당을 차별 한다면 형평성에 매우 어긋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위 식당들 처럼 밥 지을 때는 계곡 밖에 나와서 하고, 음식 먹을 때는 계곡에 내려가서 돗자리 깔고 먹으면 단속 공무원도 아무 소리 못할 줄 압니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면 계곡이나 산림 내에서 취사 행위를 금지한 것 자체가 자연보호 때문이 아니라, 계곡에 있는 식당들의 매출 보호 때문이라는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쨌든 이 매점(식당)들은 이처럼 수려한 공원 내에 허가를 받은 것은 물론, 나아가 계곡 바닥을 점령하고 파라솔을 펼쳐놓고 온 갖 음식을 마음껏 팔 수가 있으니 참으로 복도 많은 식당이라 아니 할 수가 없습니다. 일반인들의 취사 행위는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이만한 독점과 영업 특권을 누리는 식당이 별로 없을 듯합니다.  
 
"공원내에서 취사가 안 된다"는 노원구청장의 안내문이 공원입구에 여러군데 있는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지 다음 번에 수락산에 갈 때는 가스 버너를 싸들고 가서 계곡에서 밥을 한번 해 먹어 봐야 겠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이곳에 식당 영업 신청을 한번 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7개의 매점이 식당 영업을 하고 있는데, 8호점, 9호점까지 허가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훌륭한 장소에 지금처럼 7개의 '식당'만 '특권'을 누리는 것은 너무 불공평합니다. 계곡은 길고, 터는 아직 많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휴대전화로 찍은 것이라 상태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참고: 음식점을 낼 수 있는 조건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영업 신고 내용>

·일반음식점영업 : 음식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식사와 함께 부수적으로 음주행위가 허용되는 영업

·휴게음식점영업 : 음식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음주행위가 허용되지 아니하는 영업 (주로 다류를 조리·판매하는 다방 및 주로 빵·포함한다떡·과자·아이스크름류 를 제조·판매하는 과자점형태의 영업을 ). 다만, 편의점·슈퍼마켓·휴게소 기타 음식류를 판매하는 장소에서 컵라면,1회용 다류 기타 음식류에 뜨꺼운 물을 부어 주는 경우를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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