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말했다. 전날(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오찬에 이어 이틀 연속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논란이 돼온 건국절 문제에 대통령이 나서자 이날 정치권은 둘로 갈라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대통령의 1919년 건국 발언을 옹호했지만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온 자유한국당은 "견강부회"라고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른바 '건국절 논란'은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시작됐다. 그해 2월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광복절을 앞두고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사업 위원회'를 출범시키자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과 당시 야당은 "'건국 60년' 주장은 위헌"이라며 헌법 소원을 냈다. 헌법 소원은 기각됐지만 야당은 정부 기념행사에 불참했고, 이후 논쟁은 계속됐다.
보수 진영은 건국절을 법으로 확립해야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인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진보 진영과 일부 독립 유공자 단체들은 이러한 주장이 상해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훼손한다는 입장이다.
건국절 논란이 재점화 한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1948년을 건국으로 인식했다는 점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건국 50주년의 시점'이라며 '제2의 건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도 2003년과 2007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1948년을 기준으로 각각 '민주공화국을 세웠습니다', '이 나라를 건설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당시 1998, 2003, 2007년 광복절 경축사 전문이다.
1. 1998년 광복절 경축사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광복 53주년 기념일이자, 대한민국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에게 충심으로 존경과 사랑의 인사를 올립니다. 아울러 북한동포와 해외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안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 뜻 깊은 날을 경축하면서 저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결의와 각오를 다지고자 합니다. 이는 국가의 나아갈 방향을 새로이 정립하고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며, 민족의 재도약을 이룩하기 위해 국민 모두가 동참하는 '제2의 건국'을 제창하는 일입니다.
대한민국 건국 50년사는 우리에게 영광과 오욕이 함께 했던 파란의 시기였습니다. 국토분단과 동족상잔 그리고 수십년간의 군사독재로 인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우리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을 이 땅에 건설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50년만에 이룩한 여야간 평화적 정권교체를 통하여 '국민의 정부'를 세웠습니다. 세계의 모든 민주시민들이 이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는 국민과 함께 정권교체의 기쁨을 나눌 겨를이 없었습니다. 저는 당선되자마자 6.25 이후 최대의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무를 짊어져야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6개월은 오랫동안 누적된 병폐를 청산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꾸기에도 짧은 기간이었습니다. 본격적인 개혁은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가 가는 길은 가혹하고 힘겨운 고난의 길이지만, 용기 있는 국민에겐 기회와 가능성을 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이하여 '국민의 정부'가 '제2의 건국'을 통하여 추구할 철학과 원리, 그리고 총체적 개혁의 미래상을 국민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작년 12월 대통령에 당선된 이래 저는 잠시도 쉴 틈없이 국가위기의 극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협력에 힘입어 외환위기가 일단 수습되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외환보유고와 더불어 환율과 금리도 하향 안정되고 있습니다. 물가도 어느 정도 안정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상수지 흑자는 크게 늘어났고 외국인 투자환경도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노사간 대타협을 위한 노사정 협의기구가 창설되어 착실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금융, 기업, 노동, 그리고 공공부문의 4대 구조조정이 강도있게 진행중입니다. 또한 대ASEM 외교와 대미 외교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두가 국민 여러분의 성원 덕택입니다. 깊이 감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그러나 국난을 극복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완성을 향해 나아갈 길은 아직 멀고도 험난합니다. 과거의 유산이 계속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그동안 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그리고 불정과 부패를 일삼았습니다. 그 결과, 경제를 포함한 우리 사회 모든 부문은 총체적으로 부실해졌고, 국제경쟁력은 취약해졌습니다. 외환위기는 필연적인 인재였습니다. 이 원인은 반드시 규명되어 앞날의 교훈으로 삼아야겠습니다.
우리는 '제2의 건국'을 추진해야 할 여러 가지 절실한 필요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방만한 몸집을 줄이고 거품을 빼며, 효율을 높이는 구조조정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고도성장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견디기 힘든 시련임에 틀림없습니다.
안타깝지만 현재의 고통을 달리 피할 길이 없습니다. 오직 국민과 정부가 하나가 되어 고난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함으로써, 하루 빨리 이 시련의 터널을 벗어나는 길 만이 남았을 뿐입니다. 더 이상 오늘의 저효율과 고비용의 체제로는 국제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습니다. 국가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이 부가피합니다. 오랫동안 관치경제에 눌려있던 미완의 시장경제를'제2의 건국'을 통하여 경쟁력있는 체제로 완성해야 합니다.
한편, 우리는 지적으로 고급능력을 갖춘 인적자원을 크게 육성해야 합니다. 우리의 미래는 국민 개개인의 창조적 실천능력을 배양하는데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혁명, 정보혁명, 첨단기술혁명, 벤처기업혁명, 그리고 문화산업을 이끌어 갈 인재양성이 우리의 국운을 좌우할 것입니다. 다행히 우리 국민은 모두가 국난극복에 동참할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과감한 개혁과 새로운 출발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인 저에게 강력한 리더십으로 개혁을 이끌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와 여당에게 개혁의 선봉이 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야당에 대해서도 이 고난의 기간만은 정쟁을 중단하고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이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룬 국민의 저력을 다시 모아 '제2의 건국'을 시작하라는 국민 여러분의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저는 기꺼이 저의 신명을 다 바쳐 여러분이 명령한 바를 성취하고자 합니다.
'제2의 건국'은 우리가 역사의 주인으로서 국난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 그 운명을 새롭게 개척하려는 시대적 결단이자 선택입니다. 또한 '제2의 건국'은 산업화와 민주화의 저력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완성하기 위한 국정의 총체적 개혁이자 국민적 운동을 가리킵니다.
'제2의 건국'으로 가는 길은 대한민국의 법통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역대의 권위주의적인 통치방식과는 분명히 달라야 합니다. 오직 '국민의 정부'가 표방해온 새로운 국정철학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우리가 지금부터 추구해야 할 국정의 방향입니다. '국민의 정부'는 이러한 국정철학을 기초로 그 실천 원리로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효율을 중시합니다.
우리는 오늘, 뜻깊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이하여 '제2의 건국'을 향한 장도의 첫 걸음을 시작합니다. '제2의 건국운동'은 정부가 위에서 일방적으로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생활의 현장에서 지혜를 모아 꾸려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생활 속에서 주인으로서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나라일에 참여하고, 서로 협력하여 대한민국의 국제적 경쟁력을 세계최고의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제2의 건국'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다 같이 내일의 승리를 기약하는 '제2 건국운동'의 대열에 참여합시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의 정부'는'제2의 건국'을 계획하고 추진하고자 다음과 같이 국정운영의 6대과제를 제시합니다.
첫째는 권위주의로부터 참여 민주주의로의 대전환을 이룩하여 국민과 정부사이에 쌍방통행의 정치를 만들겠습니다. 과도한 중앙집중의 폐해를 도려내고 행정, 재정, 교육, 치안 등 모든 분야에서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을 과감히 확대할 것입니다. 지방경찰제도도 실현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정부'는 국민의 국정에 대한 참여의식을 저상시키는 부정부패를 철저히 척결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천명합니다. 특히 모든 국민이 기쁜 마음으로 국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망국적인 지역대립을 반드시 청산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인사와 지역발전의 공정한 처리가 철저히 이행될 것입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모든 지역의 모든 국민을 존경하고 사랑하겠습니다. 저는 4천5백만 국민의 대통령이자 7천만 민족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저에게 지역의 차별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국민 여러분에게 굳게 다짐하는 바입니다.
나아가 모든 정당이 전국적으로 고르게 국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저효율 고비용의 국회제도도 크게 개혁되어야 합니다. 인사청문회제도도 공약한대로 실시하겠습니다. 각 자치단체별로 중요한 문제에 대한 주민투표제의 도입도 추진하겠습니다. 언론도 스스로의 노력과 국민의 여론에 따라 개혁을 단행해야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21세기는 참여정치의 시대입니다. 국민이 모든 국정분야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제2 건국'의 정치적 기본목표입니다.
둘째는 관치로부터 경제를 해방시켜 시장경제의 자률성을 높이는 구조개혁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불필요한 정부규제를 과감히 줄이고, 기업, 금융, 노동, 공공부문 등 4대 분야의 구조조정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낼 것입니다. 앞으로는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여 흑자를 내고 세계와의 경쟁에서 승리하여 외화를 많이 벌어들인 기업인만이 애국적 기업인으로서 존경받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한편, 수출을 늘리고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하여 수출금융을 과감하게 지원하고 외국인 투자촉진법을 연내에 입법하겠습니다. '제2의 건국'아래서는 무엇보다도 정보와 첨단기술 중심의 지식기반 산업국가를 건설하는데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유망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습니다. 또한 농어민의 생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물류체제를 바꾸기 위해 농업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이렇듯 관치경제의 폐습을 일소하고 모든 경제활동이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제2의 건국'이 지향하는 경제적 목표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셋째는 독선적 민족주의와 같은 폐쇄적 사고에서 벗어나 보편적 세계주의로 나아가는 새로운 가치관을 가져야 합니다. 이미 시작된 WTO체제는 앞으로 수년 내에 경제적 국경을 없앨 것입니다. 이제는 세계와 더불어 경쟁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같이 생존하고 같이 번영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세계에는 아직도 우리 한국을 '접근하기 힘든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세계를 친구삼아 우리 나라의 이미지를 적극 개선하는데 힘써야 합니다. 좋은 이미지야말로 수출과 관광 그리고 투자유치를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저는 세계주의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각종 국제교류를 촉진하고, 인재의 양성에도 적극 힘쓸 것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세계를 받아들이고 세계로 나아가는 세계주의야말로 '제2의 건국'아래서 우리 민족이 나아갈 길인 것입니다.
넷째는 물질위주의 공업국가를 창조적 지식과 정보중심의 지식기반 국가로 바꾸어야 합니다. 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정보와 과학기술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민의 정부'는 교육입국의 이상아래 오늘의 소모적인 교육을 창의적인 교육으로 바꾸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 덕, 체 삼위일체의 전인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입시지옥이 없는 대학입시제도를 실현하며 학부모의 과외부담을 대폭 줄이겠습니다. 실력있는 학생만을 졸업시키고, 학벌주의도 타파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직자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조치를 추진하겠습니다. 학교 가는 것이 즐거운 교육을 실현함으로써, 어린이와 청소년 스스로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마음껏 가꿀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개혁을 위한 종합적인 실천방안을, 이제 활동을 시작한 '새교육공동체위원회'가 수립하고 추진할 것입니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육과 더불어 21세기의 기간산업인 문화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교육과 문화의 창달을 통한 지식기반 국가의 건설이 곧 '제2 건국'의 이상인 것입니다.
다섯째는 노사간의 대립과 갈등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화합과 협력의 시대를 향한 신노사문화를 창출하는 역사적 대전환을 이룩해야 합니다. 고통과 성과의 공정한 분담에 바탕을 둔 신뢰는 '제2 건국'의 기초입니다. 특히 저는 종업원지주제와 사회보장제도의 강화 등으로 경제성장의 성과를 공평하게 나누겠습니다.
세계적 추세에 따라 우리도 노사 쌍방간에 화해와 협력의 관계를 이룩하는 것이야 말로 국제적 무한경쟁 속에서 함께 살아남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러한 신노사문화 창조의 사명을 띠고 노사정위원회가 탄생하였습니다. 공정한 여건속에 서로에 대한 믿음과 양보로 노사간에 대타협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99년 말까지 쟁의가 없는 노사협력체제를 성사시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지금 10조 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입해서 실업대책에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이를 더욱 강화시켜 나가겠습니다. 앞으로 모든 근로자는 예외없이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게 됩니다. 일용근로자에게도 공공취노사업 또는 생계비 보조김을 지급합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에게 확실히 약속합니다. 앞으로 모든 실업자에 대해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의료혜택과 초중등학교 교육비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을 반드시 실현하여, 직업을 갖지 못한 국민의 삶을 지키는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제2의 건국'이 추구하는 신노사문화 창조를 위한 뒷받침이 될 것입니다.
여섯째는 지난 50년간 한반도를 지배해온 남북대결주의를 넘어서, 확고한 안보의 기반위에 남북간 교류협력의 시대를 열어 나가고자 합니다. '제2 건국'의 기치아래 '국민의 정부'는 남북간의 오랜 부신을 해소하고, 정경분리의 원칙에 따라 남북간의 경제적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남북간에 문화, 종교 등 여러 분야의 교류도 촉진할 것입니다.
한편, 이미 천명한 대북정책의 3대원칙, 즉 '북의 어떠한 무력도발도 용납하지 않는다,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남북은 상호 교류협력을 실현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반도에 전쟁의 위험을 없애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쌓아 나갈 것입니다.
저는 오늘 8.15 광부절을 맞이하여 북한 당국에게 말합니다. 오늘의 랭엄한 국제현실에서 우리 민족이 살아남으려면 무엇보다 한반도에 화해와 교류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의 틀 안에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공존공영의 관계를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에 입각하여 북한의 안정과 발전을 지원할 용의가 있습니다. 우리는 금강산 개발과 농업개발을 포함한 모든 경제협력을 지원하고 권奬할 것입니다. 특별히 강조할 것은 남북 양측이 모두 인도적 정신과 동포애로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혈육에 대한 그리움속에 애태우고 있는 그들의 고통을 덜어 주어야겠습니다.
이렇듯 지금 남북간에는 서로 협의하고 론의할 일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미 남북간 합의로 구성되어 있는 분야별 공동위원회들을 하루속히 가동시켜야 합니다. 공동위원회의 정상운영에 앞서 우리는 장차관급을 대표로 하는 남북상설 대화기구를 창설하여 성실한 대화의 장을 갖기를 제안하는 바입니다. 저는 북한이 원한다면 이 모든 문제를 협의하기 위하여 대통령 특사를 평양에 보낼 용의가 있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의 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기본철학과 자유, 정의, 효율의 3대 원리 아래, 참여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완성, 세계주의와 지식기반 국가의 실현, 신노사문화의 창조와 남북간의 교류협력 촉진 등 앞서 말씀드린 6대 국정과제의 실천을 '제2 건국'의 나아갈 길로 삼고자 합니다. 이를 위한 종합적인 정책과 프로그램의 개발 그리고 그 실천을 위해'제2의 건국'을 위한 국민운동이 국민적 참여속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제2 건국'의 기치 아래 세계 속의 선진한국을 건설하는 과정에는 많은 지식인과 전문가, 그리고 깨어 있는 국민의 참여가 요망됩니다. 국민 여러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국난을 타개하고, 다시 일어서는 민족의 내일을 힘차게 열어 나갑시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는'제2의 건국'을 위한 힘찬 출발을 시작합니다. 고생도 같이하고, 기쁨도 같이하는 '제2의 건국'을 이룩합시다. 저는 일생을 국민 여러분 곁에서 자유와 정의를 위해 살아왔습니다. 그 때문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난의 세월을 40년 넘게 감내해 왔습니다. 저는 반드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수많은 시련과 고통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의 위업을 이룩한 우리 국민의 저력을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21세기가 지식과 문화의 시대라면, 조상으로부터 유별난 교육열과 유구한 문화유산을 물려받은 우리 민족이야말로 21세기를 위해 준비된 민족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저는 한때의 인기보다 후세의 평가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21세기를 향한 '제2의 건국'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국민 여러분과 같이 1998년은 전면적인 개혁에 총력을 다하고, 1999연말까지는 IMF관리체제를 종결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2000년부터는 우리 한국이 세계 일류국가의 대열에 참여하는 민족의 재도약을 반드시 실현시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희망과 용기를 가집시다.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조국의 광부과 민주대한의 수호를 위하여, 그리고 이 땅에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몸바쳐 싸우다가 먼저 가신 애국 영령들이 우리를 지켜주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 손에 손을 잡고 하나가 되어 '제2의 건국'을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이 시대의 영광된 주인이 됩시다.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내일을 물려줍시다.
1998년 8월 15일 대통령 김대중>
2. 2003년 광복절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해외동포 여러분,
오늘은 참으로 뜻깊은 날입니다. 58년 전 오늘,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빼앗겼던 나라와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그로부터 3년 후에는 민주공화국을 세웠습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건설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러한 해방과 건국의 역사 위에서, 자유를 누리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자자손손 영원히 이 날을 기억하고 기념할 것입니다. 당시, 간교하고 무자비한 탄압에 온 세상이 숨을 죽였고, 믿었던 동지들마저 엄청난 무력과 경제력에 놀라 희망을 버리고 일제에 빌붙어 버렸습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오로지 역사와 대의에 대한 믿음 하나로 목숨을 바쳐 싸워오신 애국 선열들의 숭고한 헌신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은 단지 오늘을 기념만 하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어쩌다가 나라를 잃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게 되었는지, 또다시 그러한 부끄러운 역사가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인지, 어떻게 해야 후손들에게 불행한 역사를 물려주지 않을 것인지, 노여움과 원망과 부끄러움이 뒤엉킨 가슴으로 새로운 다짐을 하고 계실 것입니다.
불과 100여년 전만 해도 우리는 나라를 지켜낼 군대도, 군대를 키울 경제력도 없었습니다. 급변하는 세계질서를 읽어내고 새로운 질서에 대처할 방도를 세울만한 지혜도, 국민의 뜻과 힘을 하나로 모을 역량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우리는 온 세계가 놀랄만한 경제적 성공을 이루어냈습니다. 이제 정보화 시대의 선두주자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발전에도 온 세계가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튼튼한 경제와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충성스럽고 강한 국군이 나라를 지키고 있습니다.
저는 미, 일, 중 3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면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세 나라 모두로부터 저는 정중한 예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의 뜻이 동북아 질서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억압과 수탈로 자주적 발전의 기회를 박탈당했던 식민지 역사와 분단의 아픔, 그리고 동족상잔의 전쟁을 딛고 일어서 나라를 여기까지 발전시켜온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존경과 찬사를 올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다함께 다짐합시다. 다시는 그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합시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은 보다 넉넉하고 안정된 세상에서, 제 나라와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저마다의 꿈을 자유롭게 펼치면서, 당당하게 세계질서에 참여하고 주도하는 국민으로 살게 합시다.
경제와 안보를 보다 튼튼하게 다져야 합니다. 분단을 극복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번영의 질서가 자리잡게 해야합니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먼저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켜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뿌리내려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존중하고 가꾸어야 할 원칙과 대의명분을 뚜렷하게 세워나가야 합니다.
경제의 성공이 중요합니다. 경제의 성공 없이는 다른 성공도 어렵습니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미 여러 차례 말씀드린 대로, 정부는 기술혁신과 인재양성, 시장개혁과 사회문화의 개혁, 그리고 동북아 시대와 지방화 시대를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채택하고 실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민생을 안정시키고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 주택가격을 비롯한 부동산 안정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선진 노사문화의 정착을 위한 대책도 곧 내놓겠습니다. 노사간의 갈등과 대립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개방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입니다. 자유무역협정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개방으로 인한 농민들의 피해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교육도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개혁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정책들을 임기 내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결코 일시적인 인기에 연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임기 내에 2만 달러 시대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고, 임기 후에는 우리 경제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워할 일만은 아닙니다. 우리도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가 풀리면 남북간에 평화와 협력의 물꼬가 트일 것이고, 이어서 동북아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동북아 시대가 열리면 중국의 발전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우리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당장의 어려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청년실업이 늘고, 신용불량자가 3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더욱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사람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접할 때는, 참으로 가슴이 아프고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이 어려움도 곧 넘어 설 것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경제시스템이 무너지거나 성장 잠재력이 손상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처해 왔습니다.
이제는 이들 고통받는 분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회복되는 대로 빈부격차를 줄이고, 의지할 데 없이 죽음으로까지 내몰리는 사람들이 없도록 사회안전망을 다시 정비하겠습니다. 산, 학, 연 협동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해서 청년실업에 대한 항구적인 대책도 세우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주한미군 문제를 놓고 국민들간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한 쪽에서는 주한미군의 일부가 축소되거나 배치만 바꾸어도 나라의 안보가 위태로워진다며 재배치를 반대합니다. 일부이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주한미군이 나라의 자주권을 침해한다며 철수를 주장합니다. 국민들간에 서로 승복하지 않는 대립이 계속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양쪽 모두 지난 날 이념적 대결시대의 논리에 매몰되어 역사와 현실을 냉정하게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지울 수 없습니다.
6.25 전쟁에서 미군은 수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바쳐 우리의 자유를 지켜주었고, 오늘날까지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평화의 토대 위에서 오늘의 성공을 이루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안보를 언제까지나 주한미군에 의존하려는 생각도 옳지 않습니다. 자주독립국가는 스스로의 국방력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국군은 6.25전쟁을 거친 이후 꾸준히 성장하여 능히 나라를 지킬만한 규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독자적인 작전 수행의 능력과 권한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안보전략도 수시로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략이 바뀔 때마다 국방정책이 흔들리고 국론이 소용돌이치는 혼란을 반복할 일이 아닙니다. 대책없이 미군철수 반대만 외친다고 될 일도 아닙니다. 이제 현실의 변화를 받아들일 때가 되었습니다.
저는 저의 임기동안, 앞으로 10년 이내에 우리 군이 자주국방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정보와 작전기획 능력을 보강하고, 군비와 국방체계도 그에 맞게 재편해 나갈 것입니다.
주한미군의 실질적인 전력이 약화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부대의 재조정도 수용하려고 합니다. '용산기지'는 가능한 최단 시일 안에 이전하도록 할 것입니다. 주한미군 제2사단의 재배치 등 전반적인 재조정은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안보상황에 맞추어서, 그 시기를 조절해 시행하도록 부시 미국 대통령과 협의하겠습니다.
정부가 수립된 지 55년이 되었습니다. 세계 12위의 경제력도 갖추었습니다. 이제 스스로의 책임으로 나라를 지킬 때가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가 자주국방을 하더라도 한미동맹 관계는 더욱 단단하게 다져나가야 합니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상호동맹 또는 집단안보동맹으로 평화체제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결코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닙니다. 상호 보완의 관계입니다.
동북아시아의 질서가 평화와 번영의 질서로 발전하게 되더라도 한편으로는 대립과 갈등의 잠재적 가능성이 계속 존재할 것입니다. 그동안 한미동맹 관계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입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강한 군대와 융성한 경제만으로 나라와 국민의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유럽은 50년 전부터 공동체 질서를 출범하여 평화와 공동번영의 질서를 구축하고, 이제 국가간 통합의 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계속된 전쟁으로 생긴 대립과 반목의 장벽을 거의 허물어 버리고, 그 위에 화해와 통합의 질서를 세우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유럽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역사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구권까지 통합의 질서 속으로 편입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지역협력을 통한 평화와 공동번영의 질서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가는 것이 21세기 세계사의 조류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동북아시아에도 협력과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어디에 기댈 것인가를 놓고 편을 갈라 싸우다 치욕을 당하는 역사를 반복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저의 '동북아 시대' 구상의 핵심입니다. 뿐만 아니라 동북아 시대는 우리에게 그 이상의 기회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유럽 인구의 4배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럽과 같은 협력과 통합의 질서가 자리잡게 되면 동북아시아는 그야말로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한국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새로운 질서 속에서 동북아시아가 더 이상 세계의 변방이 아니듯이, 한국도 더 이상 변방이 아닐 것입니다. 수백년 동안 우리를 움츠리게 했던 변방의 운명을 벗어 던지고, 주변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당당하게 세계질서를 함께 이끌어 가는 자랑스러운 나라가 될 것입니다. 나라와 국민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로 가는 길목에 북한 핵 문제와 남북관계가 가로놓여 있습니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도 없습니다. 잘못하면 한반도 문제가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갈등의 빌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북한 핵 문제는 조속히 해결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전쟁이 끝난 지 5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동족상잔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또다시 불행한 일이 반복된다면 우리 민족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상처를 입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사정을 우방국의 지도자들에게 간곡히 설득했습니다. 다행히 북핵 문제는 이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핵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성공시켜야 합니다. 핵무기는 결코 체제보장의 안전판이 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고립과 위기를 자초하는 화근일 뿐입니다. 이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는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서 앞장 설 것입니다. 이웃나라들과 협력해서 국제기구와 국제자본의 협력도 아울러 끌어들일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동북아 시대가 열리고 북한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평화와 번영을 함께 나누게 될 것입니다.
지난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은 남북한만의 합의가 아닙니다. 세계를 향한 평화의 약속이었습니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우리는 현재 추진 중인 각종 협력사업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금강산 관광사업도 반드시 계속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남과 북은 평화체제 구축과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협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 앞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고난과 시련을 안겨주었던 제국주의의 냉전질서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 화해와 협력, 평화와 공존의 새 질서가 싹트고 있습니다.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개척해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동북아 시대의 주역으로 도약할 것인가, 아니면 그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인가 하는 것은, 이제 전적으로 우리 자신의 선택에 맡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합니다.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통합된 힘으로 경제를 개혁하고 정치를 혁신해야 합니다. 정부도 변해야 하고 기업과 근로자 모두 변화해야 합니다. '통합과 혁신', 그것만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 흐름에 부응하고 동북아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길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냉전의 산물인 분단과 전쟁, 그리고 오랜 군사독재도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지 못했습니다. 금 모으기 운동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하나된 함성으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우리 국민입니다. 마음을 모으면,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못해낼 것이 없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합시다. 힘을 모아 함께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주도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줍시다.
감사합니다.
2003년 8월 15일 대통령 노무현>
3. 2007년 광복절 경축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녘동포와 7백만 해외동포 여러분,
62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일본제국주의의 압제에서 해방되었습니다. 그날 우리는 가슴 벅찬 기쁨으로 서로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3년 뒤 이날, 나라를 건설했습니다. 새로운 희망을 안고 다시 출발한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자유와 독립을 마음껏 누리고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조국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애국선열들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100년 전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어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해방을 맞았지만, 또 다시 민족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일어섰습니다.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기적과 신화를 만들어 나갔습니다.
반세기 전, 100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국민소득이 이제 2만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국민총생산과 무역규모는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했고, 외환보유액도 세계 5위가 되었습니다. 과학기술도 눈부시게 발전해 세계 4위의 특허 출원건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충분한 국방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군은 세계 10대 정예강군으로서 한반도 평화를 굳건히 지키며,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에서도 큰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세계적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는 한국의 정치적 자유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 Wikipedia-logo-v2.svg ’가 발표한 언론 자유 역시 미국, 일본보다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은 세계사에 그 유례가 찾아보기 어려운 성과입니다. 2차대전 이후 100여개 나라가 독립했지만 우리처럼 선진국에 들어선 나라는 없습니다. 이 모두가 우리 국민의 뛰어난 역량과 높은 성취동기, 그리고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입니다. 대한민국의 성공을 만들어 오신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앞으로도 우리는 경제를 역동적으로 발전시키면서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명실상부한 선진민주국가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하나의 큰 숙제가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냉전의 굴레를 극복하지 못한 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습니다. 총성은 멎었지만, 아직 평화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합니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러시아가 새롭게 도약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후체제에서 벗어나 보통국가가 되려는 시도를 하고 있고, 미국은 세계전략을 다시 짜고 있습니다. 냉전체제는 해체되었으나 아직 평화와 공존의 질서가 정착되지는 못했습니다. 언제 다시 대결적 분위기가 조성될지 모릅니다.
참여정부는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우리 역사에 대한 뼈아픈 성찰,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국가적 역량에 대한 냉정한 평가 위에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3대 국정목표의 하나로 제시했습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큰 틀이 성공하지 않고는 한반도의 안정적인 평화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동북아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운명을 능동적으로 개척하는 길이라는 인식과 의지를 담은 것입니다.
참여정부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균형적 실용외교’, ‘협력적 자주국방’, ‘신뢰와 포용의 대북정책’을 3대 전략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균형적 실용외교’는 현실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외교안보전략입니다. 동북아에서 차지하는 우리의 전략적 위치와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그리고 역사의 경험으로 볼 때, 우리가 균형을 잡지 못하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질서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어떻게 중심을 잡아나가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한미관계를 포괄적이고 역동적인 동맹관계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도 한층 강화해 왔습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우리 대한민국이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풀어오는 과정에서는 6자회담 당사국 간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협력적 자주국방’은 세계 10위권의 국력을 가진 나라답게 우리의 국방은 우리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동안 참여정부는 미국에 대한 심리적 의존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주국방 역량을 한층 강화해 왔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과 주한미군 재배치, 그리고 용산기지 이전에 합의하고, 국방개혁 2020을 힘차게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략에 따른 것입니다.
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함께 발전해가야 합니다. 결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닙니다. 앞으로도 한미동맹은 상호존중과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더욱 굳건하게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신뢰와 포용의 대북정책’ 또한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 왔습니다. 인내로써 적대적 행위를 절제하고 대화와 설득으로 신뢰를 쌓아온 결과, 북핵 사태의 와중에도 남북관계는 꾸준히 진전되어 왔습니다.
국민의 정부 시기와 비교해도 남북교역량은 두 배, 협력사업은 네 배, 인적왕래는 일곱 배가 증가했습니다. 철도 연결과 개성공단 사업은 남북관계 변화를 매우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지금 만7천 명의 남북 근로자가 함께 일하고 있는 개성공단에 1단계 입주가 완료되면 10만 명의 근로자가 연간 20억 달러가 넘는 상품을 생산할 것입니다. 군사적 긴장도 잘 관리되어 참여정부 내내 단 한차례의 무력충돌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한반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안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가 안전도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점차 해소되면서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평화지수가 미국, 프랑스보다 앞서고 있다는 국제적 평가도 있습니다.
북쪽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에 대한 경계심이 많이 줄어들었고, 남북대화나 경제협력에 보다 실용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개혁과 관련한 여러 법령과 조직이 정비되고, 시장경제에 대한 인식도 주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잠재력과 우수한 인력은 다방면의 교류협력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의 생산성 향상 속도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앞으로 남북 교류협력이 진전될수록 북한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4년간 우리에게 큰 과제였던 북핵문제도 이제 해결의 길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2005년에는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의 포괄적 해법을 담은 9.19공동성명이 발표되었습니다.
9.19공동성명은 단지 북핵문제의 해결방안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큰 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실천계획이 올해 2.13합의로 구체화되었고, 북한 핵시설 폐쇄라는 초기조치가 이행되었습니다. 저는 6자회담 당사국들이 9.19공동성명과 2.13합의를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참여정부 Wikipedia-logo-v2.svg 가 추진한 대외정책, 안보정책은 대부분 실현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6자회담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이때, 6자회담 Wikipedia-logo-v2.svg 과 남북대화가 서로 선순환의 관계가 되도록 운영해 나가야 합니다.
6자회담의 진전은 남북대화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북대화는 6자회담의 성공을 촉진할 것입니다. 6자회담이 더욱 성공적으로 진전되면, 그 다음은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고, 남북이 함께 공조하는 한반도 경제시대가 열리면 한반도는 명실 공히 동북아시아의 경제 중심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유라시아 대륙으로 힘차게 뻗어나가면서 동북아시아의 물류, 금융, 비즈니스 허브로 확고히 자리 잡고, 북한은 획기적인 경제발전의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2주 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7년 만에 이루어지는 이번 정상회담은 북핵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더욱 공고히 하고, 남북 공동번영을 앞당기는 데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6자회담의 진전과 그 이후의 동북아 다자관계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남과 북은 이미 남북관계의 원칙과 발전방향에 대해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합의를 해놓고 있습니다. 72년 7. 4공동성명, 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 2000년 6. 15공동선언이 그것입니다. 이 4대 합의는 남과 북의 역대 정부가 남북의 국민에게, 그리고 전 세계를 향해 약속한 것입니다. 이제는 이러한 합의를 실천에 옮기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동안의 합의를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남북관계는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선언보다 이미 한 합의를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이번 회담에서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입니다. 무슨 새로운 역사적인 전기를 만들려고 하기 보다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은 역사의 순리가 현실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서로 간의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논쟁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경제협력에 있어서는 남북 경제공동체의 건설을 위한 대화에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남북경협을 생산적 투자협력으로, 쌍방향 협력으로 발전시켜 우리에게는 투자의 기회가, 북쪽에게는 경제회복의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는 방향으로 노력할 생각입니다.
회담의 전 과정에서 역사가 저에게 부과한 몫을 잘 판단하고,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6자회담과 조화를 이루고 6자 회담의 성공을 촉진하는 정상회담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무엇은 안 된다’, ‘이것만은 꼭 받아내라’는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큰 틀의 미래를 위해 창조적인 지혜를 모아 주시길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62년 전, 우리는 분단을 우리 힘으로 막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남북이 함께 협력하고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지금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하기에 따라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자면 우리 내부에서도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남북관계 발전에 있어서는 정파적 이해가 다를 일이 없습니다. 어느 한 정부의 노력만으로 완성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매 정부마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다음 정부에 물려주고, 다음 정부는 기존 성과의 토대 위에서 한 단계 더 높은 진전을 이뤄가야 합니다.
대선을 앞둔 우리 정당과 정치인들도 역대 정부의 합의를 존중하여 스스로 한 합의를 뒤집지 않는 대북정책을 말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역사는 진보하고 있습니다. 힘과 대결의 질서에서 화해와 협력의 질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100년 전 열강의 각축장이었던 한반도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발원지가 되는 희망찬 미래가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는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 이뤄낸 우리 국민의 역량을 믿습니다. 반만년의 역사를 통해 수많은 도전을 이겨내고 빛나는 문화를 창조해 온 우리 민족의 저력을 믿습니다.
그 역량과 저력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갑시다. 우리의 아들딸, 손자손녀들에게 보다 평화롭고 번영된 미래를 물려줍시다.
감사합니다.
2007년 8월 15일 대통령 노무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