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소심, O형 화끈… 우리가 알고 있는 혈액형과 성격의 진실?

  • 김혜인 기자
  • 업데이트 2020-05-1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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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유행한 혈액형별 성격 특징이 있다. A, B, O, AB의 특징을 나열했는데 주변인들과 대조해보니 은근 맞는 구석이 있다. "A형은 소심하고, O형은 화끈하고, B형은 다혈질에, AB형은 또라이"  AB형을 가진 사람들은 억울할 수 밖에 없다. 과연 혈액형별로 나눈 성격은 일리있는 것일까?

혈액형을 구분하는 방법 중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방법은 1901년 오스트리아의 카를 란트슈타이너 박사가 확립한 'ABO식 혈액형'이다. 항원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A, B, O, AB형으로 나눈다. 이 ABO식 혈액형은 각 국가별로 서로 다른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혈액형 분포도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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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인포그래픽스

동양은 세 가지 혈액형이 비슷한 편이지만 유럽과 미주는 B형이 현저하게 적다.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혈액형이 절대적으로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스위스와 브라질은 A형과 O형이 90% 가까이 차지하고 있고, 페루 원주민은 100%가 O형이다. 혈액형 성격 논리로 따지자면 화끈하고 뒤끝 없는 사람들만 존재하는 곳이 페루다.

성격은 사전적으로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이나 품성을 의미한다. 성격은 엄마의 뱃속에서부터의 환경, 자라난 환경 등에 영향을 받지만, 혈액형의 종류와는 과학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혈액형과 성격이 관계가 있다’고 믿고 그와 관련된 낭설이 사실인 것처럼 믿고 있다. 

혈액형과 성격을 연관 짓게 된 유래는 뭘까?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우생학에서는 독일 민족이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다. 데이터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민족마다 혈액형의 분포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고, 과학자들은 이것을 우생학에 대입시키려 한 것이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의 Emile von Dungern 박사는 ‘혈액형의 인류학’이라는 논문에서 혈액형에 따른 인종 우열 이론을 폈다. 순수 유럽민족, 즉 게르만 민족의 피가 A형이 대부분이고, 그 대척점에 있는 B형은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의 아시아 인종에게 많다고 주장했다. 이이서 A형이 우수하고 B형은 뒤떨어지며, 따라서 B형이 많은 아시아인들은 원래 뒤떨어진 인종이라는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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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것은 추론일뿐 독일인, 유럽인이 아프리카나 아시아보다 더 뛰어난 것을 혈액형 분포를 기준으로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가 없었다. 그 후 이 이론은 독일로 유학 갔던 일본인 의사에 의해 일본으로 유입됐고, 1927년 9월 동경여자사범학교에 재직중이던 심리학자 후루카와가 단지 319명의 표본을 가지고 조사한 결과를 가지고 <혈액형에 의한 기질연구>라는 논문을 발표,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를 정의했다.

이것 역시 주장일 뿐이었다. 혈액형이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먼저 성격을 결정짓는 유전자가 발견돼야 한다. 성격 유전자가 존재하고 혈액형 유전자와의 관련성이  입증돼야 한다. 그러나 어떤 결정적 상관관계도 드러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성격을 결정짓는 유전자는 발견된 적이 없다'는 것이 세계 의학계의 정설이다. 게다가 성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물학적인 요인은 무수히 많다. 따라서, 먼 미래에 성격유전자가 발견되고 그것이 혈액형의 영향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성격이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혈액형은 수많은 성격결정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액형과 성격의 연관 관계도 밝혀진 것이 없다. 성격은 유전적인 영향보다는 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혈액형에 의해 성격이 선천적으로 결정되더라도 나중에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다. 결국 혈액형이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되더라도 영향력이 아주 적은 한 가지 요인에 불과한 것이다.

연세대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팀도 지난 2005년 한국심리학회에 발표한 『혈액형별 성격특징에 대한 믿음과 실제 성격과의 관계』란 연구 논문을 통해서 혈액형과 성격 간 상관관계는 전무하다는 결론을 냈다. 

글 = 김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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