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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은 김정은의 기획·연출 하에 만들어져... 김정은은 즐기고 있을 것”

북한 전문가 3인의 '김정은 신변이상설' 분석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chosh76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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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사진=뉴시스
건강이상설에 이어 신변이상설까지 휘말린 북한 김정은은 현재 어떤 상태일까?
 
이와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설(說)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일부 보수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김정은 유고(有故)’ ‘김정은 사망’이라는 단정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월간조선》은 국정원 등에서 북한 정보를 오랫동안 분석·판단했던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들은 하나 같이 김정은은 생존해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북한정권 특유의 심리전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정원의 전신인 안기부의 북한연구조사실에서 오래 근무하며 북한 관련 정보를 다뤄온 송봉선(전 양지회장)씨는 “과거 김정은이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오랫동안 외부 활동을 하지 않은 적이 있다”며 “현재도 생명이 위독한 상태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을 상시적으로 수행하는 의료진이 있어 최악의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낮다는 게 송봉선씨의 말이다.
 
송씨는 “김정은은 자신의 신변에 궁금증을 갖는 외부세계의 관심을 즐기는 독재자”라며 “지금도 어디선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해외 언론 보도를 보며 이를 엔조이(enjoy·즐기고)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인적이 드문 곳에 은신해 있거나 현재의 언론 보도대로 심혈관계 질환으로 치료를 받았다는 게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송봉선씨는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의 격리를 예로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 3월, 한 북한 전문 매체는 북한 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이 코로나19로 격리돼 있다가 격리 해제됐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북한 군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이 매체는 “박정천 총참모장 동지가 2월 초부터 20일간 개인 격리돼 있다 2월 말 풀려났다”며 “총참모장 격리 조치는 무력 최고사령관(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 지시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김정은도 코로나19를 피해 평양이 아닌 원산이나 다른 곳에 일시적으로 몸을 피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알려진 대로 원산은 김정은에게 있어 매우 각별한 곳이다. 과거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2004년 사망)는 생전 김정철·김정은·김여정 남매와 함께 지낸 곳이라고 한다. 일각에서는 원산을 김정은이 태어난 고향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나온 외신(外信)과 국내 보도를 종합하면, 김정은에게 확인되지 않은 ‘특이동향’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송봉선씨는 “정보기관이 김정은 등 북한 고위층의 정확한 동향을 알고 있다고 해도 이를 액면 그대로 발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고위층 정보를 제공하는 첩망(諜網)이 탄로 날 수 있어 정보기관으로서도 외부 유출을 극도로 경계한다는 얘기다. 북한 내부에서 누구로부터 정보가 유출됐는지 파악할 수 있어 더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우리 정부를 겨냥해 ‘정보수집 능력이 없다’고 비판부터 해선 안 된다고 송봉선씨는 강조했다.
 
곽길섭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현 원코리아센터 대표)도 김정은에 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이중 한 명이다. 곽길섭 대표는 1987년 국가안보 관련 공직에 들어온 후 30여 년간 대북파트에 종사했다. 곽 대표는 김정은에 관한 분석을 전문적으로 해왔는데,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김정은 대해부》(2019년)를 출간하기도 했다.
 
곽길섭 대표는 “김정은은 생존해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 상황은 김정은의 기획·연출 하에 이뤄진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곽 대표의 말이다.
 
<김정은은 4월 11일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신변이상에 관한 ‘거짓 시나리오’를 썼을 가능성이 높다. 원래 정치국 확대회의는 최고인민회의 개최 전에 요식적으로 가져도 된다. 그런데 4월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최고인민회의를 돌연 이틀 순연하면서 정치국 확대회의는 열었다. 이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코로나 문제를 포함해 북한 내부의 문제를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지금의 시나리오를 썼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곽길섭 대표는 “김정은은 이날 회의 이후, 할아버지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하고 어딘가로 이동했다고 본다”고 했다. 김정은은 주요한 정치적 고비 때마다 백두산에 올라 모종의 결단을 해왔다. 지난 4월 15일에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일이 이뤄졌다는 게 곽길섭 대표의 시각이다. 

즉 금수산 기념궁전을 ‘사전 비공개 단독참배’ 하면서 김정은이 어떤 결심을 했다는 것이다. 그 결심의 핵심은 ‘선(先) 도발 후(後) 대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곽 대표의 말이다.
 
<내가 북한 선전 담당자라면 이런 선전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 ‘(김정은이) 대북제재와 코로나가 창궐하는 이 격변의 시기에 당 정치국 회의를 주관하고 김일성을 참배하며 본인의 결심을 고(告)한 뒤 현지지도를 떠난다. 현지지도를 통해 '어떤 성과'를 낸 뒤 다시 돌아왔다’는 식으로 말이다. 이러면 최고 지도자에게 있어 근사한 한 편의 드라마가 된다.>
 
그는 자신이 말한 '어떤 성과'에 대해 ▲핵-미사일 체계 고도화 마무리 ▲코로나 사태 돌파 ▲향후 한반도 정세 주도권 장악을 위한 깜짝 도발(또는 극적인 제안) 등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를 근거로 곽 대표는 ‘김정은 신변이상설’을 다룬 CNN 보도 등은 오보(誤報)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은 총선이 끝났고, 미국은 코로나 대응으로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며 “김정은은 이런 상황에서 핵미사일 개발에 마침표를 찍으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전성훈 전 원장은 “정부가 현 상황을 가장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텐데 (특이동향이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전 원장은 “북한이 급변사태에 처할 상황까지 간 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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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sh760@chosun.com
댓글달기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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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호 (2020-04-29)

    김정은은 지금 의식은 있으나 말할수도 움직을수도 없는 반신불수상태라고
    생각됩니다
    정부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이렇게 중대한 국면을 잘 타개하야하는데
    중국에다 떠넘기고
    공산주의배급체제 중독확산에 열을 올리고있으니 참으로 큰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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