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문학의 계절이다. 문학잡지 겨울호와 12월호가 잇따라 나와 영혼이 굶주린 독자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창작과비평》겨울호와 《문학과사회 하이픈》겨울호가 팬데믹을 거치며 팽창한 ‘돌봄’을 담론으로 다루었다.
문학평론가 백지연은 돌봄의 결핍이 민주주의의 결핍과 연동되어 있는 점을 짚고 돌봄의 수행 속에서 시민성을 새롭게 사유할 가능성을 탐색한다.
시인 박소란은 최지은 조온윤 최재원의 시집을 중심으로 시인들의 내밀한 경험과 생활에 대한 고찰이 돌봄을 어떻게 사유하고 있는지 살핀다.
영화평론가 조혜영은 <존재의 염려와 산만한 돌봄의 제스처>에서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염려’ 개념을 끌어와 돌봄을 재해석하고 확장을 시도한다. 한국 독립영화들을 통해 돌봄의 의미를 살핀 그는 가부장제에서는 오랜 시간 돌봄노동을 여성의 일로 부과하고 돌봄의 가치를 저평가했다고 지적한다.
문학평론가 강도희의 <돌봄에 대해 우리가 대화하지 않은 것들>은 ‘돌봄’이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주요한 작품들을 재검토하면서 ‘돌봄’의 문제가 담론의 차원이 아닌 실천의 차원에서 더욱 세밀하게 다뤄져야 하는 논제임을 확인한다.
“돌봄이 어려운 이유는 그 가치가 끊임없이 저평가되고 적절한 분배와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의 문제도 있지만, 구체적인 실천 안에서 타인에게 무엇이 좋은 돌봄인지가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고 따라서 참여자들 스스로 인식의 재고를 끊임없이 요구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대문학》12월호는 ‘문학의 힘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제69회 ‘현대문학상’을 발표했다. ‘문학의 힘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수상작은 시부문에 “현실 같은 환상, 환상 같은 현실의 시적 공간이 주는 강한 현실감과 사회성”을 시어로 승화시킨 김복희의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 외 6편이, 소설부문에는 “문학이 삶에 차이(미래의 조각)를 끌어들이는 근원적인 움직임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 정영수의 <미래의 조각>이, 평론부문에는 “동시대적 배경의 작품들에서 새로움을 포착”하여 “개성적 분석으로 미래의 가능성”을 보인 양윤의의 <전장에서 죽어 있는 병사25의 뒤척임, 이런 기척을 새롭다고 하자>가 선정되었다.
《문학사상》12월호는 지난 10월 10일 세상을 떠난 시인 김남조를 특집으로 다뤘다. 표지도 시인의 얼굴이었다. 문학평론가 유성호가 <심장에서 번져 나오는 사랑의 시학>, 신달자 시인이 <아 김남조 선생님>, 문학평론가 이숭원이 <평화와 영성의 시학>이란 글로 김남조의 문학과 작품세계를 재평가했다.
김남조 시인은 첫 시집 《목숨》(1953)을 시작으로 19번째 시집 《사람아, 사람아》까지 1000여편의 시를 세상에 전했다. “종교적 경건함과 신성 탐구, 그것을 지상의 사랑으로 연결하고 결속하는 상상력”(유성호 문학평론가)을 독자들에게 안겨줬다.
《월간 시see詩》 12월호는 <이 달의 시>를 통해 곽용남 김정윤 마종옥 소울 송병호 유승도 이규자 이성의 조명희 조현순의 시를 소개했다 또 신인상에 박성준, 이송 시인을 선정했다.
<명사초대석> 코너를 통해 도종환, 안도현, 한분순 시인의 시를, <이달의 작고 문인> 코너를 통해 기형도, 김시철, 조병화 시인의 시를 만날 수 있고 <명작 몇 장면> 코너에선 강경애의 소설 <부자(父子)>를 소개했다.
《월간 시인》12월호는 베스트셀러 시집의 비밀이란 연재 기사를 통해 《민들레의 영토》(1976)가 출판 후 이해인 수녀가 겪은 일들을 공개했다. “제발 시집 좀 그말 팔리게 해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용히 수녀회 안에서만 돌려 보았으면 햇던 시집이 한 일간지에 소개되면서 시집은 걷잡을 수 없는 폭발적 반응에 휩싸였다. 순식간에 10쇄에서20쇄, 30쇄, 50쇄가 넘어서더니 100만부에 가까운 시집이 끊임없이 팔려나갔다.
또 원로시인 이근배가 “사랑 시인 김남조의 생을 지킨 것은 시와 기독교였다”는 육성회고록을 실었다. 《월간 시인》은 신인상 당선작으로 김규환의 <흔적들>, 강준구의 <0시의 편의점>, 어득천의 <빈집>을 선정했다.
부산에서 발행하는 계간 문학잡지《사이펀》은 12월호에서 제8회 ‘사이번 문학상’ 수상자로 최후웅 시인을, 제8회 ‘사이펀 신인상(하반기)’ 수상자로 이도화 안영숙 윤슬 시인을 선정했다.
반(半) 연간잡지인 《한국힐링문학》은 12월호에서 강태호 시향 권영주 김병휘 김영환 김옥남 노유섭 류재창 등 모두 32명의 시인이 쓴 32편의 힐링시와 12편의 힐링수필을 실었다. 신진 작가들을 대거 등장시켜 문학이 우리 영혼을 힐링시키는 이유를 작품으로 보여주었다. 작품의 결이 모두 고왔다.
《한국힐링문학》은 또 제5회 박남수 문학상 수상자로 이가원(시) 예시원(수필), 제5회 한국힐링문학상 수상자로 이희국 전세준 정석환 최태식(이상 시부문) 박종원 조영희 홍사안(이상 수필부문)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