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9월 19일 9.19 군사 합의가 이뤄진 평양공동선언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가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참은 11월 20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관련 대북(對北) 경고 성명에서 “북한은 소위 군사정찰위성도 지금까지 2번 발사하였으나 실패하였고, 이제 3차 발사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한다면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필요한 조치에 어떠한 옵션이 들어가 있는지’를 묻는 물음에 “다양한 옵션”이라며 “9·19 군사합의의 효력 정지도 포함해서”라고 설명했다.
합참은 9·19 군사합의에 대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나 지금까지 북한이 보인 행태는 합의 준수에 대한 그 어떤 의지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30여 차례에 걸쳐 70여 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역대 최다 빈도다. 이날 기준, 북한은 올해 30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정부 당시 체결한 판문점 선언도 2020년 6월 16일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킴으로써 정면으로 위반했다. 북한은 판문점 선언과 같은 해 체결한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 시설들을 오히려 더 개선시켜 운용하고 있다.
2020년 11월 창린도 해안포 사격, 중부 전선 GP(전방 초소) 도발, NLL(북방한계선) 이남 미사일 발사, 수도권 무인기 침투 등 북한이 9·19 합의를 위반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해안포의 포문을 폐쇄하기로 한 조항도 북한은 매년 100~1000차례, 11월 기준으로 누적 3400여 회 위반했다.
합참은 “우리 군은 지금까지 인내하며 군사합의 조항들을 준수해왔으나 이는 우리 군의 대비 태세에 상당한 문제점을 초래해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 군은 작전 구역에서 실시해야 하는 사격 훈련을 ‘서해 완충구역에서의 포 사격 중지’ 조항을 지키기 위해 길게는 500여km 떨어진 곳에서 진행했다. 이 때문에 주요 화기들을 서북(西北) 도서(島嶼)로부터 내륙 지역 사격장으로 옮겨오기까지 했다.
이밖에도 9·19 합의에 의해 설정된 비행 금지 구역으로 인해 우리 군의 감시·정찰 자산 운용에도 제한을 받고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 사격 등 각종 도발 징후들을 포착하는 데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이번에 북한이 발사하는 군사정찰위성은 우리에 대한 감시 및 정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의 핵 미사일,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성능 향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합참은 “9·19 군사 합의에 따라 우리 군의 접적(接敵) 지역 정보 감시 활동에 대한 제약을 감내하는 것은 우리 군의 대비 태세를 크게 저해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