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개방 20년이 넘자 극과 극으로 편중된 중국의 富
⊙ 180억원대 갑부만 7000명이 넘고 벤틀리 자동차 수백대가 팔린 중국 최고 갑부 도시 어얼둬쓰
⊙ 경제발전은 이뤘지만 문화는 황량… “한국과 교류하고 싶다”
金正賢
⊙ 55세. 서울경찰청 경위 퇴직.
⊙ 주요 작품으로 《아버지》 《어머니》 《맏이》 《누이》 등 가족 연작.
⊙ 2002년부터 중국 베이징에 체류하며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 준비 중.
⊙ 180억원대 갑부만 7000명이 넘고 벤틀리 자동차 수백대가 팔린 중국 최고 갑부 도시 어얼둬쓰
⊙ 경제발전은 이뤘지만 문화는 황량… “한국과 교류하고 싶다”
金正賢
⊙ 55세. 서울경찰청 경위 퇴직.
⊙ 주요 작품으로 《아버지》 《어머니》 《맏이》 《누이》 등 가족 연작.
⊙ 2002년부터 중국 베이징에 체류하며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 준비 중.
- 바오더우의 만남은 대낮 술자리로 시작됐다.
높고 낮음의 대비는, 경제적으로 치자면 갑부와 홈리스(homeless)의 차이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반드시 그렇게만 여길 일은 아닐 것이다. 같거나 비슷한 길을 가지만 다른, 오직 크기나 성과의 차이가 아니라 시작과 나아가려는 방향, 추구하는 바의 다름에서 또 다른 차이를 읽을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다만 그 다름에서 높고 낮음의 판단은 각자의 주관에 맡길 따름이고.
경제의 속살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내공은 아무렇게나 쌓이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섣불리 중국경제를 말하려는 생각은 없다. 다만, 경제 역시 그 시작과 끝에는 사람이 있기에 그들의 속심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은 내내 품고 있었다.
네이멍구자치구 어얼둬쓰(鄂尓多斯)시의 젊은 갑부 한 사람을 지인의 소개로 만난 얼마 뒤, <중국 최고 부자도시는 어얼둬쓰> 제하의 특파원 르포(《조선일보》 2012.8.29자)를 읽고 그를 다시 떠올렸다. 인연이 있음인지 2012년 11월 초, 생각지 않은 네이멍구 여행 일정이 잡혔다. 부리나케 어얼둬쓰의 젊은 갑부와 연락을 취하며 내친 김에 바오더우(包斗)시 경제인들도 수소문했다.
바오더우시에 들어서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희토지도(稀土之都)’ 현판이다. 현대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 도시’라는 뜻이니 경제적 위상과 공해가 한꺼번에 떠오른다. 과연 바오더우의 경제적 위상은 대단하다. 인구 250만여 명에 2011년 기준 국내총생산액(GDP) 3005억4000만 위안(시 공식 통계). 인구수로 계산하면 1인당 12만 위안가량이니 미화로 따지면 2만 달러 가까운 간단치 않은 수치이다.
그럴 만도 하다. 희토류를 비롯하여 철광석, 석탄, 금, 동, 망간, 알루미늄, 티타늄 등 매장량이 풍부한 지하자원을 기반으로 한 희토류 등 유색금속업, 철강업 등의 발전은 관련 산업의 확산으로 이어진다. 또 기본적인 제련업·야금업·각종 기계제조업은 다시 전력산업, 중장비 계통의 자동차업·철도 등의 운수업은 물론 군수산업으로도 발전한다. 대표적인 바오더우강철그룹의 경우만 하더라도 철강, 희토류를 주력으로 항공기 및 인공위성 부품제작, 부동산 개발까지 다각적인 사업 확장으로 2011년 기준 자산총액 998억 위안에 이른다.
바오더우는 본래 몽골어인 ‘바오커투(包克圖)’의 음역으로 ‘사슴이 있는 지방’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도 ‘루청(鹿城·사슴성)’이라 부르기도 한다. 시 남쪽을 흐르는 폭넓은 황허와 그 풍부한 수량의 축복으로 드넓게 펼쳐졌을 옛 초원을 생각하면 충분히 상상되는 일이다. 그래서 지금도 주요 생산품에는 유제품과 캐시미어를 위주로 한 방직물이 포함된다. ‘멍뉴(蒙牛)’ 브랜드의 중국 최대 유제품 생산회사 본사도 바오더우에서 멀지 않은 네이멍구자치구 성도(省都)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에 있다. 이런 자연의 도시가 광공업의 중심지가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중국 이해하려면 마오쩌둥 정신 이해하라”
서울 한 대학의 경제학 교수가 주선해 준 약속장소에서 바오더우시 총상회(總商會) 안(安) 모 주석과 희토류 회사 대표인 지(冀) 모 대표, 부동산 개발업체 류(劉) 모 대표, 그 밖에 중장비 제조업체, 투자회사 대표 등 주요 경제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뜻밖인 것은 궁금한 점에 대한 답변은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지만 자신들의 신분은 밝히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중국경제인 중 언론에 거명되어 조명받은 이들치고 그 끝이 편한 사람이 별로 없었으니 말이다. 필요하면 얼마든지 만나고 사람을 연결해 줄 수 있으나 명함조차 주고받지 말자며 술잔부터 돌리기 시작하는데 한 사람이 나서 아주 진지하게 말한다.
“중국을 이해하려면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정신과 처세부터 알고 이해해야 합니다. 마오 주석께는 부인이 네 사람이나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 다툰 적이 없고 모두 마오 주석의 성공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남자는 그렇게 여자를 잘 다루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뜬금없는 소리에 황당하기까지 했다. 아무리 소수민족 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한족(漢族)이고 마오쩌둥의 정치 세례를 받은 50대의 장년들이라지만 개혁개방을 한 지 벌써 몇 년인데 여태 마오라니. 그러나 조금 더 자연스레 오고가는 이야기를 듣자니 비로소 그들의 사고(思考)가 이해된다.
초원의 루청은 이름만으로는 낭만적 상상으로 유인한다. 하지만 아직 대규모 유제업(乳製業)이 시작되기 전의 목축은 영세했고, 양모를 이용한 캐시미어 산업도 가내공업 차원이었으니 초원의 그 삶이 얼마나 신고(辛苦)했을지 쉽게 짐작된다. 그런 1948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이끈 마오쩌둥은 중국경제의 부흥을 꿈꾸며 중공업 발전을 도모한다. 그리고 중공업 발전의 근간이 되는 석탄, 철광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바오더우를 공업발전 중점 지역의 하나로 지정하여 국가적 차원의 개발을 시도한다. 한마디로 정부의 투자 벼락이 쏟아진 것이었다.
물론 그런 투자로 개발되는 산업은 모두 국유기업이 주체였고 개인은 그저 노동자일 뿐이었다. 그래도 태어나 처음으로 맛보는 역동적 삶이었고, 선전선동술에 뛰어난 공산당의 세련된 정치 수사는 젊은이들의 가슴에 벅찬 그 무엇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사실상 홍위병 세대인 그들이지만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개혁개방의 세상이 닥쳐 온 뒤에도 변방에서 느끼는 정치적 변동의 충격은 미미했다. 오히려 기왕의 국유기업에 불어닥친 소유와 경영의 변화 기미는 눈치 빠르고, 소위 ‘시(關係)’를 활용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이제 그 개혁개방은 20년을 더 지났고 국유기업의 소유주체 변화, 이윤추구의 자본주의적 기업활동은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여러 개발사업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생활수준 향상과 더불어 부의 집중을 가져왔다. 아마 필자가 만난 이들도 그런 격동의 파고 속에서 기회를 잡아 특별한 성공을 일궈낸 이들일 것이다.
혹여 그들의 성공에 다소 공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그것을 문제 삼거나 비난할 까닭은 없을 것 같다. 어차피 급격한 변동의 세상에서 공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만약 공정을 최우선으로 삼는 변동이라면 결코 ‘변동’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결과는 얻을 수 없거나, 최소한 수십 년은 더 뒤에 마주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가장 관심을 끈 사람은 안 주석이었다. 총상회라면 우리의 경제인회나 상공회의소 성격을 띤 단체이다. 그 총상회를 이끄는 안 주석은 네이멍자치구 인근 산시(山西)성 출신의 바오더우시 부시장급 현직 공무원으로 두 성 간의 교류와 협력에 지대한 공을 세워 온 이다. 그의 자리는 정부와 기업 간의 실질적 대화 창구로서 각종 허가는 물론 정부의 발전계획과 기업의 참여를 조정하는 요직이다. 막강한 힘과 함께 책임도 수반될 것이다. 그런 안 주석의 최근 공적은 15만m²에 이르는 총상회 건물 건축이라며 동석한 기업인 모두가 입이 마르도록 찬사를 보냈다.
바오더우는 포항시와 결연
문득 북한이 떠올랐다. 기본적인 정치개혁이 우선되고 수반되어야 할 일이기는 하지만, 국유기업의 소유주체 변동과 실질적인 기업화에서 중국 기업들이 걸어온 행로는 시사하는 바 크다. 특히 안 주석과 같은 지위에서의 역할은 정부 정책과 기업 주체 간의 불협화음을 조절하고, 때로는 자율적(?) 통제를 기대할 수 있는 방편도 될 것이니 말이다. 또 안 주석의 자리는 기득권 박탈이 불안한 세력에게 새로운 세상에서 변화된 권한으로 다른 기득권을 구축할 수 있는 기대도 줄 것이니 변화에 대한 반발도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필자의 생각이 지나치게 수동적이라 비난할지 모르겠으나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가 기득권에의 집착이라면, 최우선적 과제인 굶주림 극복과 인권 개선을 위해서라도 일정 부분 기득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 반드시 회피할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아무튼 필자는 7〜8년 전에도 바오더우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밤늦게 도착한 그때의 첫인상은 제대로 눈조차 뜰 수 없고 목이 따가운 공해투성이였던 게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그러나 오늘 바오더우는 오히려 더 들어선 대규모 공업시설과 복잡한 교통에도 훨씬 쾌적한 환경이다.
쏟아진 개발세례에 도시 외곽은 사방천지가 생생하게 눈부신 성장을 증명한다. 번듯하고 산뜻한 고층 아파트나 상업시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도심 곳곳에 녹지가 조성되어 있고 공장지대도 나름 그린(green) 환경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인다. 물론 바오더우에도 세계적 경기침체의 그림자는 드리워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개발 사업이다. 도심 곳곳에 미분양 아파트가 산재하고 대형 상가건물도 문을 열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어쨌든 산업현장은 돌아가고 노동자는 급여를 받는다. 무엇보다 한시도 멈출 수 없는 여러 산업의 근간이 바오더우의 산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세계경제의 회복이 이루어지면 혜택 또한 가장 먼저 누릴 것이라는 약속이기도 하다.
바오더우시는 우리나라 포항시와 결연한 도시이다. 희토류 회사의 지 대표나 중장비 생산업체 대표 등은 당연히 이미 한국과 적잖은 교류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리한 모든 이가 업종을 불문하고 한국의 투자와 협력, 특히 문화산업에서의 진출을 간곡히 원한다. 그저 하는 립서비스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고 현금투자나 앞서 있는 기술에 대한 목마름만도 아닌 듯 보인다. 일단 어얼둬쓰를 마저 돌아본 뒤 한꺼번에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광물위의 도시 어얼둬쓰
바오더우시와 남쪽으로 경계를 면한 어얼둬쓰시가 경제 분야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불과 10여 년 전부터이다. 그렇지만 그 사이 어얼둬쓰가 이뤄낸 위상은 ‘중국 최고 갑부도시’라는 믿기 어려운 수사이다. 일단 한번 수치로 체감해 보자.
면적 8만7000km². 한반도 남쪽 대한민국 전체 면적이 9만9720km²이니 일 개 시라는 말이 무색하다. 시 공식통계에 따르면 그 넓은 땅에 인구는 유동인구를 포함해도 200만명 미만. 2011년 기준 GDP 3200억 위안으로 1인당으로 환산하면 약 16만 위안, 2만6000달러에 달한다. 지난 2년간 세계 경제성장률 상위 도시 조사에서도 당당히 1위(바오더우시가 2위다). 특파원 리포트를 추가하자면 180억원(1억 위안)대 갑부 7000명. 최고급 승용차 벤틀리 수백 대, 영국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 로버와 최고급 스포츠카 페라리 3000여 대가 거리를 씽씽 달리는…, 그야말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물론 그 모든 밑바탕은 지하자원이다. 석탄 매장량, 중국 전체의 6분의 1인 1496억t. 시 전체 면적 70%의 지표면 아래에 석탄이 묻혀 있다. 천연가스 매장량, 전국 3분의 1인 1880억m3. 65억t에 이르는 세계 최대 매장량의 희토류. 그 밖에도 석유 7000억t에 이르는 중탄산 소다석(수화된 나트륨중탄산염인 트로나・Trona), 3000만t이 넘는 유황, 석회암, 대리석 등 그야말로 지하자원에 관한 한 무궁무진하다. 그뿐인가. 전국 생산량의 3분의 1, 세계 생산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캐시미어(양모)까지. 가히 땅 짚고 헤엄치기일 것 같다.
그러나 지하자원 개발 산업에만 멈춰 있는 것은 아니다. 지하자원을 가공한 각종 에너지 산업, 미국 GTA 등과 합작한 장비 제조업, 자동차 산업, 액정화면, 레이저 설비 등 산업다각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어얼둬쓰는 우리에게 신석기유적지 오로도스로 더 익숙하다. 오로도스는 ‘많은 궁전의 무리’라는 몽골어의 음역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서정(西征)에 나선 칭기즈칸이 이 지역을 지나다가 수려한 경치에 흡족해 시를 읊고, 훗날 자신이 죽으면 이곳에 유해를 묻어 달라고 했다. 칭기즈칸이 죽은 뒤 실제 8동의 백색 궁장(宮庄)을 지었는데 그로 인해 오로도스라는 이름이 생겼다니, 지하자원이라는 후대의 황금을 덮은 푸른 초원 위에 눈부신 백색 궁전을 펼쳤던 것이다.
그렇지만 북쪽의 바오더우시가 아니라 동쪽의 후허하오터시에서 퉈커퉈(托克托)현의 황허(黃河)를 건너 어얼둬쓰로 향하다가 시 중심에 못미처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면 지옥으로 향하는 길인가 싶을 만치 시커먼 하늘과 매캐한 공기가 황급히 방향을 돌리게 한다. 그러나 조금 더 서쪽으로 차를 달려 시 중심이 가까워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빛은 초원의 쾌청함으로 바뀐다. 초원의 도시여서가 아니라 녹색환경 개념을 도입한 도시개발 덕분이다.
자동차에 16억 쓰는 청년 부자
류종(劉總·상대의 성에 대표를 뜻하는 총재의 ‘총’ 자를 붙여 부르는 약칭)으로만 밝히기로 한 올해 27세의 청년 재벌은 우리 일행을 위해 예약해 두었다는 호텔에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그의 승용차는 10억원대의 벤틀리. 소유한 여러 기업 중 그의 명함에 올린 대표 회사는 ‘투자기금관리주식회사’다. 간단히 말해 투자회사를 통해 어얼둬쓰 대형 자원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수익을 얻는 것이니 그의 부 축적은 경제 흐름에 대한 정확한 판단력과 기민한 대응력인 셈이다.
그는 재벌 2세가 아니다. 교육자였던 아버지의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았는데 사적 욕심보다 이웃을 배려하라는 도가(道家)적 가르침이었다. 금융학을 전공한 그가 대학을 졸업하기 몇 해 전, 아버지가 먼저 어얼둬쓰 개발 바람을 읽고 투자회사를 만들기는 했지만 큰 도움을 받지는 않았다. 자세한 성공 스토리는 우선 그에게 화가 되어 돌아갈 수도 있지만, 당시 도시 중심의 인구래야 수십만에 불과한 변방도시에서 제대로 대학교육을 받고 비슷한 자질과 능력을 가진 친구들과 우호적 관계가 형성되면-그것이 곧 ‘시’가 되는 것이지만-돈을 굴릴 특별한 기회와 판단력은 보다 우월하게 얻어지는 것이니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다.
어쨌거나 그가 함구하는 재산규모에 관심을 두자 가까운 지인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그의 개인승용차 벤틀리 10억원, 비포장의 도심 외곽을 운행할 때 이용하는 SUV 벤츠 4억원, 베이징 사무실에서 이용하는 벤츠 2억원. 딱 그것만 계산해도 16억원 규모이다. 한량으로 빈둥거리는 졸부가 아닌,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27살의 청년사업가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차량에 그만한 돈을 쓰자면 재산규모가 얼마일지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얼핏 생각해도 순재산의 10% 넘는 돈을 일상용 차량에 쓸 기업가는 없을 것 같다. 더구나 중국에서는.
그런데 필자가 류종에게 관심을 둔 것은 재산보다 생각하는 바-나름의 철학-의 대견함이었다. 이제 27살이고 앞으로도 열심히 일해 회사를 키우겠다고 해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내가 아는 이웃이 모두 잘살도록 돕고 싶다”였다. 쉽게 생각하면 기부가 떠오르지만 그의 포부와 계획은 달랐다.
우선 그는 가까운 친구 몇과 함께 어얼둬쓰에 이미 3만m2 규모의 미술관을 열었다. 처음에는 유명한 중국 화가들의 작품을 구입해 전시회를 열었다. 문화적으로 낙후한 변방도시 사람들에게 최고의 문화와 예술을 접할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미술의 4대 금강(金剛)으로 불리는 장샤오강(張曉剛), 왕광이(王廣義), 웨민쥔(岳敏君), 팡리쥔(方力鈞)이나 쩡판즈(曾梵志) 같은 유명 화가의 그림은 한 점에 100억원이 훌쩍 넘어서기도 하자 길을 바꿨다. 이제는 단순히 미술품을 전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자질 있는 화가와 지망생을 추천받아 2년 동안 숙식 및 작품활동에 관한 모든 것을 지원해 주고 있다. 조건은 단 하나. 미술관을 떠날 때 자신의 작품 두 점을 기부하는 것이다.
그 밖에도 류종은 지역경제와 문화발전을 위해 중국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 중요 인사들과의 교류도 적극 주선하고 있다. 그를 위해 베이징에 상당한 규모의 개인 클럽을 만들어 국제회의장 등으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바오더우의 장년 인사들은 필자가 어얼둬쓰를 입에 올리자 단박에 못마땅해하는 기색이었다. 자신들의 전통과 경륜의 입장에서 보면 어얼둬쓰에서의 행태는 졸부의 돈놀음 같다는 것이었다. 시기심 같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생각하지 못한 행보에 대한 당혹스러움일 것이다.
사실 어얼둬쓰의 변화는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이다. 도심 곳곳을 시원스럽게 가로지르는 10차선 이상의 도로들, 번듯하고 쾌적하게 조성한 아파트 단지, 엄청난 위용으로 이방인을 주눅 들게 하는 각종 관공서. 그뿐이 아니다. 2012년 5월 개관한 어얼둬쓰박물관은 그 건축비만 물경 5억 위안, 약 900억원이 든 데다 ‘영원히 지지 않는 초원 위의 태양’을 상징하는 조금 낯선 디자인이다. 신석기유적지 인근에 황허를 끌어들여 대형 호수와 함께 조성한 어얼둬쓰광장은 약 63만m2(19만여 평)의 면적에 34억 위안(61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106만m2 면적에 조성된 F-1급 국제자동차경기장…, 모두가 인구 200만명의 단일 시가 조성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 것들이니 어얼둬쓰 시정부의 재정능력을 저절로 알게 한다.
그렇지만 어두운 이면도 있다. 역시 세계적 경기침체의 여파다. 당초 2020년까지 70만명 이상을 입주시킬 계획으로 건설한 아파트 입주율은 현재 20%대에 머물고 있다. 각종 기업들의 생산규모가 줄어들면서 유입인구도 줄어든 것이다. 중국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부의 편중도 심각하다. 게다가 일부 계층에서 보이는 과도한 소비행태는 바오더우 인사들의 노골적 멸시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이를 테면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스포츠카를 소유한 이들의 행태다.
사실 어얼둬쓰의 도로 사정이 아무리 시원스럽다고 해도 그것은 도심 일원일 뿐인 데다 기본적으로 화물차의 운행이 많아 스포츠카의 스피드를 안전하게 즐길 만한 여건은 아니다. 수억 원대를 호가하는 그들의 스포츠카는 평소에는 집 안 차고에 주차되어 있다가 가끔씩 트럭 위에 실려 나와 자동차경기장이나 한가한 고속도로 위에서 맘껏 스피드를 뽐낸다. 밑바닥 삶을 사는 사람들보다도, 주연(酒宴)이나 뒤늦게 유행한 골프 정도를 최고 오락으로 여기는 장년의 기득권들에게 더욱 마뜩찮은 행태인 것이다.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여건은 되면서도 상상하지 못한 것이기에 더욱.
어쨌거나 바오더우와 어얼둬쓰는 비슷하면서도 아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여전히 마오쩌둥을 흠모하며 그 과거의 행태에 익숙한 장년, 그러한 장년들에게서 수완을 배우고 아직 결정권을 쥐고 있는 그들과 손을 맞잡으면서도 다른 꿈을 꾸는 신진. 아직은 어느 쪽에도 높고 낮음의 패찰을 붙일 수 없지만 그 다름, 특히 미래의 차이는 각자의 판단에 따른 나눔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귀가 솔깃한 것은 하나같이 말하는 한국에 대한 기대였다. 두 도시 모두 앞으로도 여전히 일정한 경제적 성과를 누릴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런 도시에서 나름 주축이 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문화 방면에서 한국의 관심과 투자, 혹은 합작을 원하고 있다.
중국, 문화발전은 아직…
중국에 거주하다 보면 경제적 성장과 상관없이 삶 곳곳에서 느껴지는 불협화음 때문에 불편한 구석이 많다. 겉은 멀쩡한데 맥없이 뒤틀리거나 망가져 일상의 리듬을 깨고 짜증을 돋우는 것에서, 눈앞이 어찔할 정도로 화려한 외양에도 불구하고 2%가 아니라 5%쯤 부족한 어색함까지. 미국 유학을 갔다온 엘리트 부자가 굳이 중국어를 두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최고급 자재로 치장한 자신의 집으로 안내해 과시하는데, 바닥에 깔린 하늘색 타일과 새빨간 벽지라니. 사흘만 살면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아 서둘러 나오는데 그쪽은 아주 흡족한 표정이었다.
문화, 특히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문화적 행태는 하루아침에 배우거나 익혀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수시로 실감한다. 그렇다고 그들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에게도 아직 그런 면이 있지 않은가. 쉽게 말하자면 어쩔 수 없는 졸부 취향 말이다.
중국에 발을 담근 지 10년쯤이 되니 어렴풋이 그 까닭이 짐작된다. 문화발전 단계를 거스른 급성장. 예를 들어 보겠다. 우리는 흑백, 컬러, 채널방식을 거쳐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여러 방식의 VTR을 사용한 뒤 DVD 세상으로 넘어왔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텔레비전조차 귀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DVD와 함께 방송문화를 소나기 세례처럼 받았다. 그게 무슨 큰 차이냐고? 아니다, 엄청난 차이다.
사진을 예로 들면 더욱 쉽게 이해갈 것이다. 잘 알려진 현대 사진가 대부분은 흑백을 시작으로 컬러시대에 들어와서도 필름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사용하며, 그 기계적 특성에 맞는 대상을 찾아 숨 쉬는 인간과 자연의 체취를, 순간의 의미를 담은 사진을 만들어 냈다. 그것은 단순히 기계적 메커니즘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카메라라는 기계에 그가 축적한 문화적 혼과 감각을 불어넣어 숨을 쉬게 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 이들은 같은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해도 일반인들과는 다른, 생동하는 사진으로 ‘작품’을 만들어 낸다. 바로 그것이 문화발전 단계를 거친 차이인 것이다.
지금 중국인들의 삐걱거림 역시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극복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동안은 우리에게 기회가 된다. 더구나 그들이, 특히 한국인에게 문화적 협력을 진심으로 말하는 것은 비슷한 정서를 가진 까닭이다. 하지만 그 문화적 선도가 어떤 것인지 꼭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어렴풋이 방향은 짐작 간다.
어얼둬쓰, 바오더우만 두고 말하자면 우선 그들의 소비행태에서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도시 상류층의 소비는 주로 베이징과 상하이, 그리고 외국에서 이뤄진다. 그것을 현지에 붙잡은 게 수제 승용차 벤틀리 어얼둬쓰 매장인 것이다. 어지간한 중산층 역시 작심한 쇼핑은 최소한 성도인 후허하오터로 나가서 한다. 다양성은 떨어지지만 쓸 만한 브랜드는 대부분 다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름 아닌 마음먹고 나선 쇼핑에 따르는 다른 즐길 거리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뭔가 새롭고 고급스럽게 여길 수 있는 먹거리까지.
그런 소비의 외부이동은 두 도시로의 인구유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시 정부나 주요 경제 인사들도 그런 사정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만든 것이 앞에서 든 박물관, 광장, 자동차경기장 같은 것들이다. 심지어 어얼둬쓰의 경우 미스 유니버스대회까지 유치하면서. 하지만 그것들은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이지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몇 가지 전통적인 유희시설이 있기는 하다. 몽골파오 체험, 초원의 말타기 등등. 그렇지만 그마저도 세련되지 못해 황량하거나, 그저 베껴 돈만 퍼부어 허접하다. 한두 번만 찾아보면 금방 시들해진다.
최고의 갑부 도시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다. 각 도시의 면적은 엄청 크지만 도심을 기준으로 하면 자동차로 기껏 1시간 정도의 거리이다. 그런 두 도시의 인구는 우리나라 부산시 인구를 넘는 450만명쯤이다. 자원의 도시라니 그저 자원만 쫓는다면 경쟁이 너무 치열하지 않겠는가. 아니, 경쟁이 치열할수록 사람 냄새로 마음을 움직이고 얻을 수 있는 다른 길도 더불어 모색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경제의 속살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내공은 아무렇게나 쌓이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섣불리 중국경제를 말하려는 생각은 없다. 다만, 경제 역시 그 시작과 끝에는 사람이 있기에 그들의 속심을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은 내내 품고 있었다.
네이멍구자치구 어얼둬쓰(鄂尓多斯)시의 젊은 갑부 한 사람을 지인의 소개로 만난 얼마 뒤, <중국 최고 부자도시는 어얼둬쓰> 제하의 특파원 르포(《조선일보》 2012.8.29자)를 읽고 그를 다시 떠올렸다. 인연이 있음인지 2012년 11월 초, 생각지 않은 네이멍구 여행 일정이 잡혔다. 부리나케 어얼둬쓰의 젊은 갑부와 연락을 취하며 내친 김에 바오더우(包斗)시 경제인들도 수소문했다.
바오더우시에 들어서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희토지도(稀土之都)’ 현판이다. 현대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 도시’라는 뜻이니 경제적 위상과 공해가 한꺼번에 떠오른다. 과연 바오더우의 경제적 위상은 대단하다. 인구 250만여 명에 2011년 기준 국내총생산액(GDP) 3005억4000만 위안(시 공식 통계). 인구수로 계산하면 1인당 12만 위안가량이니 미화로 따지면 2만 달러 가까운 간단치 않은 수치이다.
그럴 만도 하다. 희토류를 비롯하여 철광석, 석탄, 금, 동, 망간, 알루미늄, 티타늄 등 매장량이 풍부한 지하자원을 기반으로 한 희토류 등 유색금속업, 철강업 등의 발전은 관련 산업의 확산으로 이어진다. 또 기본적인 제련업·야금업·각종 기계제조업은 다시 전력산업, 중장비 계통의 자동차업·철도 등의 운수업은 물론 군수산업으로도 발전한다. 대표적인 바오더우강철그룹의 경우만 하더라도 철강, 희토류를 주력으로 항공기 및 인공위성 부품제작, 부동산 개발까지 다각적인 사업 확장으로 2011년 기준 자산총액 998억 위안에 이른다.
바오더우는 본래 몽골어인 ‘바오커투(包克圖)’의 음역으로 ‘사슴이 있는 지방’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도 ‘루청(鹿城·사슴성)’이라 부르기도 한다. 시 남쪽을 흐르는 폭넓은 황허와 그 풍부한 수량의 축복으로 드넓게 펼쳐졌을 옛 초원을 생각하면 충분히 상상되는 일이다. 그래서 지금도 주요 생산품에는 유제품과 캐시미어를 위주로 한 방직물이 포함된다. ‘멍뉴(蒙牛)’ 브랜드의 중국 최대 유제품 생산회사 본사도 바오더우에서 멀지 않은 네이멍구자치구 성도(省都) 후허하오터(呼和浩特)시에 있다. 이런 자연의 도시가 광공업의 중심지가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중국 이해하려면 마오쩌둥 정신 이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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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오더우시에서 만난 총상회의 주석. |
“중국을 이해하려면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정신과 처세부터 알고 이해해야 합니다. 마오 주석께는 부인이 네 사람이나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 다툰 적이 없고 모두 마오 주석의 성공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남자는 그렇게 여자를 잘 다루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뜬금없는 소리에 황당하기까지 했다. 아무리 소수민족 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한족(漢族)이고 마오쩌둥의 정치 세례를 받은 50대의 장년들이라지만 개혁개방을 한 지 벌써 몇 년인데 여태 마오라니. 그러나 조금 더 자연스레 오고가는 이야기를 듣자니 비로소 그들의 사고(思考)가 이해된다.
초원의 루청은 이름만으로는 낭만적 상상으로 유인한다. 하지만 아직 대규모 유제업(乳製業)이 시작되기 전의 목축은 영세했고, 양모를 이용한 캐시미어 산업도 가내공업 차원이었으니 초원의 그 삶이 얼마나 신고(辛苦)했을지 쉽게 짐작된다. 그런 1948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이끈 마오쩌둥은 중국경제의 부흥을 꿈꾸며 중공업 발전을 도모한다. 그리고 중공업 발전의 근간이 되는 석탄, 철광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바오더우를 공업발전 중점 지역의 하나로 지정하여 국가적 차원의 개발을 시도한다. 한마디로 정부의 투자 벼락이 쏟아진 것이었다.
물론 그런 투자로 개발되는 산업은 모두 국유기업이 주체였고 개인은 그저 노동자일 뿐이었다. 그래도 태어나 처음으로 맛보는 역동적 삶이었고, 선전선동술에 뛰어난 공산당의 세련된 정치 수사는 젊은이들의 가슴에 벅찬 그 무엇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사실상 홍위병 세대인 그들이지만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개혁개방의 세상이 닥쳐 온 뒤에도 변방에서 느끼는 정치적 변동의 충격은 미미했다. 오히려 기왕의 국유기업에 불어닥친 소유와 경영의 변화 기미는 눈치 빠르고, 소위 ‘시(關係)’를 활용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이제 그 개혁개방은 20년을 더 지났고 국유기업의 소유주체 변화, 이윤추구의 자본주의적 기업활동은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여러 개발사업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생활수준 향상과 더불어 부의 집중을 가져왔다. 아마 필자가 만난 이들도 그런 격동의 파고 속에서 기회를 잡아 특별한 성공을 일궈낸 이들일 것이다.
혹여 그들의 성공에 다소 공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그것을 문제 삼거나 비난할 까닭은 없을 것 같다. 어차피 급격한 변동의 세상에서 공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만약 공정을 최우선으로 삼는 변동이라면 결코 ‘변동’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결과는 얻을 수 없거나, 최소한 수십 년은 더 뒤에 마주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가장 관심을 끈 사람은 안 주석이었다. 총상회라면 우리의 경제인회나 상공회의소 성격을 띤 단체이다. 그 총상회를 이끄는 안 주석은 네이멍자치구 인근 산시(山西)성 출신의 바오더우시 부시장급 현직 공무원으로 두 성 간의 교류와 협력에 지대한 공을 세워 온 이다. 그의 자리는 정부와 기업 간의 실질적 대화 창구로서 각종 허가는 물론 정부의 발전계획과 기업의 참여를 조정하는 요직이다. 막강한 힘과 함께 책임도 수반될 것이다. 그런 안 주석의 최근 공적은 15만m²에 이르는 총상회 건물 건축이라며 동석한 기업인 모두가 입이 마르도록 찬사를 보냈다.
바오더우는 포항시와 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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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수수를 수확하는 바오더우시 한적한 농가 골목에도 고급차가 즐비하다. |
필자의 생각이 지나치게 수동적이라 비난할지 모르겠으나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가 기득권에의 집착이라면, 최우선적 과제인 굶주림 극복과 인권 개선을 위해서라도 일정 부분 기득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 반드시 회피할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아무튼 필자는 7〜8년 전에도 바오더우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밤늦게 도착한 그때의 첫인상은 제대로 눈조차 뜰 수 없고 목이 따가운 공해투성이였던 게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그러나 오늘 바오더우는 오히려 더 들어선 대규모 공업시설과 복잡한 교통에도 훨씬 쾌적한 환경이다.
쏟아진 개발세례에 도시 외곽은 사방천지가 생생하게 눈부신 성장을 증명한다. 번듯하고 산뜻한 고층 아파트나 상업시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도심 곳곳에 녹지가 조성되어 있고 공장지대도 나름 그린(green) 환경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인다. 물론 바오더우에도 세계적 경기침체의 그림자는 드리워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개발 사업이다. 도심 곳곳에 미분양 아파트가 산재하고 대형 상가건물도 문을 열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어쨌든 산업현장은 돌아가고 노동자는 급여를 받는다. 무엇보다 한시도 멈출 수 없는 여러 산업의 근간이 바오더우의 산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세계경제의 회복이 이루어지면 혜택 또한 가장 먼저 누릴 것이라는 약속이기도 하다.
바오더우시는 우리나라 포항시와 결연한 도시이다. 희토류 회사의 지 대표나 중장비 생산업체 대표 등은 당연히 이미 한국과 적잖은 교류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리한 모든 이가 업종을 불문하고 한국의 투자와 협력, 특히 문화산업에서의 진출을 간곡히 원한다. 그저 하는 립서비스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고 현금투자나 앞서 있는 기술에 대한 목마름만도 아닌 듯 보인다. 일단 어얼둬쓰를 마저 돌아본 뒤 한꺼번에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광물위의 도시 어얼둬쓰
바오더우시와 남쪽으로 경계를 면한 어얼둬쓰시가 경제 분야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불과 10여 년 전부터이다. 그렇지만 그 사이 어얼둬쓰가 이뤄낸 위상은 ‘중국 최고 갑부도시’라는 믿기 어려운 수사이다. 일단 한번 수치로 체감해 보자.
면적 8만7000km². 한반도 남쪽 대한민국 전체 면적이 9만9720km²이니 일 개 시라는 말이 무색하다. 시 공식통계에 따르면 그 넓은 땅에 인구는 유동인구를 포함해도 200만명 미만. 2011년 기준 GDP 3200억 위안으로 1인당으로 환산하면 약 16만 위안, 2만6000달러에 달한다. 지난 2년간 세계 경제성장률 상위 도시 조사에서도 당당히 1위(바오더우시가 2위다). 특파원 리포트를 추가하자면 180억원(1억 위안)대 갑부 7000명. 최고급 승용차 벤틀리 수백 대, 영국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 로버와 최고급 스포츠카 페라리 3000여 대가 거리를 씽씽 달리는…, 그야말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물론 그 모든 밑바탕은 지하자원이다. 석탄 매장량, 중국 전체의 6분의 1인 1496억t. 시 전체 면적 70%의 지표면 아래에 석탄이 묻혀 있다. 천연가스 매장량, 전국 3분의 1인 1880억m3. 65억t에 이르는 세계 최대 매장량의 희토류. 그 밖에도 석유 7000억t에 이르는 중탄산 소다석(수화된 나트륨중탄산염인 트로나・Trona), 3000만t이 넘는 유황, 석회암, 대리석 등 그야말로 지하자원에 관한 한 무궁무진하다. 그뿐인가. 전국 생산량의 3분의 1, 세계 생산량의 4분의 1에 달하는 캐시미어(양모)까지. 가히 땅 짚고 헤엄치기일 것 같다.
그러나 지하자원 개발 산업에만 멈춰 있는 것은 아니다. 지하자원을 가공한 각종 에너지 산업, 미국 GTA 등과 합작한 장비 제조업, 자동차 산업, 액정화면, 레이저 설비 등 산업다각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어얼둬쓰는 우리에게 신석기유적지 오로도스로 더 익숙하다. 오로도스는 ‘많은 궁전의 무리’라는 몽골어의 음역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서정(西征)에 나선 칭기즈칸이 이 지역을 지나다가 수려한 경치에 흡족해 시를 읊고, 훗날 자신이 죽으면 이곳에 유해를 묻어 달라고 했다. 칭기즈칸이 죽은 뒤 실제 8동의 백색 궁장(宮庄)을 지었는데 그로 인해 오로도스라는 이름이 생겼다니, 지하자원이라는 후대의 황금을 덮은 푸른 초원 위에 눈부신 백색 궁전을 펼쳤던 것이다.
그렇지만 북쪽의 바오더우시가 아니라 동쪽의 후허하오터시에서 퉈커퉈(托克托)현의 황허(黃河)를 건너 어얼둬쓰로 향하다가 시 중심에 못미처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면 지옥으로 향하는 길인가 싶을 만치 시커먼 하늘과 매캐한 공기가 황급히 방향을 돌리게 한다. 그러나 조금 더 서쪽으로 차를 달려 시 중심이 가까워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빛은 초원의 쾌청함으로 바뀐다. 초원의 도시여서가 아니라 녹색환경 개념을 도입한 도시개발 덕분이다.
자동차에 16억 쓰는 청년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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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얼둬쓰 청년기업가 류종. 매사에 진지하고 겸손하다. |
그는 재벌 2세가 아니다. 교육자였던 아버지의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았는데 사적 욕심보다 이웃을 배려하라는 도가(道家)적 가르침이었다. 금융학을 전공한 그가 대학을 졸업하기 몇 해 전, 아버지가 먼저 어얼둬쓰 개발 바람을 읽고 투자회사를 만들기는 했지만 큰 도움을 받지는 않았다. 자세한 성공 스토리는 우선 그에게 화가 되어 돌아갈 수도 있지만, 당시 도시 중심의 인구래야 수십만에 불과한 변방도시에서 제대로 대학교육을 받고 비슷한 자질과 능력을 가진 친구들과 우호적 관계가 형성되면-그것이 곧 ‘시’가 되는 것이지만-돈을 굴릴 특별한 기회와 판단력은 보다 우월하게 얻어지는 것이니 각자의 상상에 맡기겠다.
어쨌거나 그가 함구하는 재산규모에 관심을 두자 가까운 지인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그의 개인승용차 벤틀리 10억원, 비포장의 도심 외곽을 운행할 때 이용하는 SUV 벤츠 4억원, 베이징 사무실에서 이용하는 벤츠 2억원. 딱 그것만 계산해도 16억원 규모이다. 한량으로 빈둥거리는 졸부가 아닌,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27살의 청년사업가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차량에 그만한 돈을 쓰자면 재산규모가 얼마일지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얼핏 생각해도 순재산의 10% 넘는 돈을 일상용 차량에 쓸 기업가는 없을 것 같다. 더구나 중국에서는.
그런데 필자가 류종에게 관심을 둔 것은 재산보다 생각하는 바-나름의 철학-의 대견함이었다. 이제 27살이고 앞으로도 열심히 일해 회사를 키우겠다고 해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내가 아는 이웃이 모두 잘살도록 돕고 싶다”였다. 쉽게 생각하면 기부가 떠오르지만 그의 포부와 계획은 달랐다.
우선 그는 가까운 친구 몇과 함께 어얼둬쓰에 이미 3만m2 규모의 미술관을 열었다. 처음에는 유명한 중국 화가들의 작품을 구입해 전시회를 열었다. 문화적으로 낙후한 변방도시 사람들에게 최고의 문화와 예술을 접할 기회를 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국미술의 4대 금강(金剛)으로 불리는 장샤오강(張曉剛), 왕광이(王廣義), 웨민쥔(岳敏君), 팡리쥔(方力鈞)이나 쩡판즈(曾梵志) 같은 유명 화가의 그림은 한 점에 100억원이 훌쩍 넘어서기도 하자 길을 바꿨다. 이제는 단순히 미술품을 전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자질 있는 화가와 지망생을 추천받아 2년 동안 숙식 및 작품활동에 관한 모든 것을 지원해 주고 있다. 조건은 단 하나. 미술관을 떠날 때 자신의 작품 두 점을 기부하는 것이다.
그 밖에도 류종은 지역경제와 문화발전을 위해 중국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 중요 인사들과의 교류도 적극 주선하고 있다. 그를 위해 베이징에 상당한 규모의 개인 클럽을 만들어 국제회의장 등으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바오더우의 장년 인사들은 필자가 어얼둬쓰를 입에 올리자 단박에 못마땅해하는 기색이었다. 자신들의 전통과 경륜의 입장에서 보면 어얼둬쓰에서의 행태는 졸부의 돈놀음 같다는 것이었다. 시기심 같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생각하지 못한 행보에 대한 당혹스러움일 것이다.
사실 어얼둬쓰의 변화는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이다. 도심 곳곳을 시원스럽게 가로지르는 10차선 이상의 도로들, 번듯하고 쾌적하게 조성한 아파트 단지, 엄청난 위용으로 이방인을 주눅 들게 하는 각종 관공서. 그뿐이 아니다. 2012년 5월 개관한 어얼둬쓰박물관은 그 건축비만 물경 5억 위안, 약 900억원이 든 데다 ‘영원히 지지 않는 초원 위의 태양’을 상징하는 조금 낯선 디자인이다. 신석기유적지 인근에 황허를 끌어들여 대형 호수와 함께 조성한 어얼둬쓰광장은 약 63만m2(19만여 평)의 면적에 34억 위안(61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106만m2 면적에 조성된 F-1급 국제자동차경기장…, 모두가 인구 200만명의 단일 시가 조성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 것들이니 어얼둬쓰 시정부의 재정능력을 저절로 알게 한다.
그렇지만 어두운 이면도 있다. 역시 세계적 경기침체의 여파다. 당초 2020년까지 70만명 이상을 입주시킬 계획으로 건설한 아파트 입주율은 현재 20%대에 머물고 있다. 각종 기업들의 생산규모가 줄어들면서 유입인구도 줄어든 것이다. 중국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부의 편중도 심각하다. 게다가 일부 계층에서 보이는 과도한 소비행태는 바오더우 인사들의 노골적 멸시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이를 테면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스포츠카를 소유한 이들의 행태다.
사실 어얼둬쓰의 도로 사정이 아무리 시원스럽다고 해도 그것은 도심 일원일 뿐인 데다 기본적으로 화물차의 운행이 많아 스포츠카의 스피드를 안전하게 즐길 만한 여건은 아니다. 수억 원대를 호가하는 그들의 스포츠카는 평소에는 집 안 차고에 주차되어 있다가 가끔씩 트럭 위에 실려 나와 자동차경기장이나 한가한 고속도로 위에서 맘껏 스피드를 뽐낸다. 밑바닥 삶을 사는 사람들보다도, 주연(酒宴)이나 뒤늦게 유행한 골프 정도를 최고 오락으로 여기는 장년의 기득권들에게 더욱 마뜩찮은 행태인 것이다. 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여건은 되면서도 상상하지 못한 것이기에 더욱.
어쨌거나 바오더우와 어얼둬쓰는 비슷하면서도 아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여전히 마오쩌둥을 흠모하며 그 과거의 행태에 익숙한 장년, 그러한 장년들에게서 수완을 배우고 아직 결정권을 쥐고 있는 그들과 손을 맞잡으면서도 다른 꿈을 꾸는 신진. 아직은 어느 쪽에도 높고 낮음의 패찰을 붙일 수 없지만 그 다름, 특히 미래의 차이는 각자의 판단에 따른 나눔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귀가 솔깃한 것은 하나같이 말하는 한국에 대한 기대였다. 두 도시 모두 앞으로도 여전히 일정한 경제적 성과를 누릴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런 도시에서 나름 주축이 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문화 방면에서 한국의 관심과 투자, 혹은 합작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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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얼둬쓰박물관. 초원에 착륙한 우주선을 상징하기도 한다. |
중국, 문화발전은 아직…
중국에 거주하다 보면 경제적 성장과 상관없이 삶 곳곳에서 느껴지는 불협화음 때문에 불편한 구석이 많다. 겉은 멀쩡한데 맥없이 뒤틀리거나 망가져 일상의 리듬을 깨고 짜증을 돋우는 것에서, 눈앞이 어찔할 정도로 화려한 외양에도 불구하고 2%가 아니라 5%쯤 부족한 어색함까지. 미국 유학을 갔다온 엘리트 부자가 굳이 중국어를 두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최고급 자재로 치장한 자신의 집으로 안내해 과시하는데, 바닥에 깔린 하늘색 타일과 새빨간 벽지라니. 사흘만 살면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아 서둘러 나오는데 그쪽은 아주 흡족한 표정이었다.
문화, 특히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문화적 행태는 하루아침에 배우거나 익혀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수시로 실감한다. 그렇다고 그들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에게도 아직 그런 면이 있지 않은가. 쉽게 말하자면 어쩔 수 없는 졸부 취향 말이다.
중국에 발을 담근 지 10년쯤이 되니 어렴풋이 그 까닭이 짐작된다. 문화발전 단계를 거스른 급성장. 예를 들어 보겠다. 우리는 흑백, 컬러, 채널방식을 거쳐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여러 방식의 VTR을 사용한 뒤 DVD 세상으로 넘어왔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텔레비전조차 귀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DVD와 함께 방송문화를 소나기 세례처럼 받았다. 그게 무슨 큰 차이냐고? 아니다, 엄청난 차이다.
사진을 예로 들면 더욱 쉽게 이해갈 것이다. 잘 알려진 현대 사진가 대부분은 흑백을 시작으로 컬러시대에 들어와서도 필름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사용하며, 그 기계적 특성에 맞는 대상을 찾아 숨 쉬는 인간과 자연의 체취를, 순간의 의미를 담은 사진을 만들어 냈다. 그것은 단순히 기계적 메커니즘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카메라라는 기계에 그가 축적한 문화적 혼과 감각을 불어넣어 숨을 쉬게 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런 이들은 같은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해도 일반인들과는 다른, 생동하는 사진으로 ‘작품’을 만들어 낸다. 바로 그것이 문화발전 단계를 거친 차이인 것이다.
지금 중국인들의 삐걱거림 역시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극복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동안은 우리에게 기회가 된다. 더구나 그들이, 특히 한국인에게 문화적 협력을 진심으로 말하는 것은 비슷한 정서를 가진 까닭이다. 하지만 그 문화적 선도가 어떤 것인지 꼭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어렴풋이 방향은 짐작 간다.
어얼둬쓰, 바오더우만 두고 말하자면 우선 그들의 소비행태에서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도시 상류층의 소비는 주로 베이징과 상하이, 그리고 외국에서 이뤄진다. 그것을 현지에 붙잡은 게 수제 승용차 벤틀리 어얼둬쓰 매장인 것이다. 어지간한 중산층 역시 작심한 쇼핑은 최소한 성도인 후허하오터로 나가서 한다. 다양성은 떨어지지만 쓸 만한 브랜드는 대부분 다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름 아닌 마음먹고 나선 쇼핑에 따르는 다른 즐길 거리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뭔가 새롭고 고급스럽게 여길 수 있는 먹거리까지.
그런 소비의 외부이동은 두 도시로의 인구유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시 정부나 주요 경제 인사들도 그런 사정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만든 것이 앞에서 든 박물관, 광장, 자동차경기장 같은 것들이다. 심지어 어얼둬쓰의 경우 미스 유니버스대회까지 유치하면서. 하지만 그것들은 그저 보기만 하는 것이지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몇 가지 전통적인 유희시설이 있기는 하다. 몽골파오 체험, 초원의 말타기 등등. 그렇지만 그마저도 세련되지 못해 황량하거나, 그저 베껴 돈만 퍼부어 허접하다. 한두 번만 찾아보면 금방 시들해진다.
최고의 갑부 도시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다. 각 도시의 면적은 엄청 크지만 도심을 기준으로 하면 자동차로 기껏 1시간 정도의 거리이다. 그런 두 도시의 인구는 우리나라 부산시 인구를 넘는 450만명쯤이다. 자원의 도시라니 그저 자원만 쫓는다면 경쟁이 너무 치열하지 않겠는가. 아니, 경쟁이 치열할수록 사람 냄새로 마음을 움직이고 얻을 수 있는 다른 길도 더불어 모색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