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아내와 이탈리아 피렌체를 여행했다. 두오모 쿠폴라에서 내려다보는 피렌체시가(市街)의 모습은 일품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단테의 집과 산타크로체 성당, 베키오 다리가 특히 좋았다. 거기서 나는 단테와 마키아벨리, 브루니를 만났다. 피사와 시에나로 기차를 타고 가면서 본 토스카나의 푸른 평원은 멋진 보너스였다.
피렌체는 어제와 오늘이 함께 숨 쉬는 도시였다. 600여 년 전 메디치가(家)와 경쟁했던 루첼라이 가문의 저택에서는 에트로(명품 브랜드)가, 메디치가의 문장(紋章)이 선명한 고색창연한 건물에서는 맥도널드 햄버거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경이(驚異) 그 자체였다. 시에나나 피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제의 피렌체는 무엇보다도 거리의 이름 속에서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차 한두 대가 지나가기도 힘들 것 같은 작은 골목길에서도 단테, 구이차르디니, 알비치, 스트로치, 사세티 등 르네상스 시대에 피렌체를 움직였던 문화예술인, 정치인, 거상(巨商), 금융인들의 이름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서양에서 거리나 공공시설에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흔한 일이다. 피렌체 공항의 이름은 아메리고 베스푸치 공항이다.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아메리카대륙이 신(新)대륙이라는 것을 밝혀낸 피렌체 출신 탐험가다. 중간에 비행기를 갈아탄 프랑스공항의 이름은 샤를 드골 공항이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을 하면서 이용한 공항 중에서 심심하게 지역 이름을 붙인 공항은 인천국제공항뿐이다.
우리도 시내 대로에는 충무로, 퇴계로, 율곡로, 세종로 하는 식으로 위인들의 아호(雅號)나 시호(諡號)를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강남대로, 방배로 하는 식으로 별 특색 없는 이름들이 더 많다.
그 이유가 뭘까? 우리에게 기릴 만한 위인들이 적기 때문일까? 아니면 인물에 대한 우리의 평가가 각박하기 때문일까? 아무래도 후자(後者) 쪽일 것 같다. 피렌체의 골목길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 중에도 당대에 정치적 과오를 저지르거나 회사를 말아먹거나, 도덕적인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
피렌체는 어제와 오늘이 함께 숨 쉬는 도시였다. 600여 년 전 메디치가(家)와 경쟁했던 루첼라이 가문의 저택에서는 에트로(명품 브랜드)가, 메디치가의 문장(紋章)이 선명한 고색창연한 건물에서는 맥도널드 햄버거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경이(驚異) 그 자체였다. 시에나나 피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제의 피렌체는 무엇보다도 거리의 이름 속에서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차 한두 대가 지나가기도 힘들 것 같은 작은 골목길에서도 단테, 구이차르디니, 알비치, 스트로치, 사세티 등 르네상스 시대에 피렌체를 움직였던 문화예술인, 정치인, 거상(巨商), 금융인들의 이름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서양에서 거리나 공공시설에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흔한 일이다. 피렌체 공항의 이름은 아메리고 베스푸치 공항이다.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아메리카대륙이 신(新)대륙이라는 것을 밝혀낸 피렌체 출신 탐험가다. 중간에 비행기를 갈아탄 프랑스공항의 이름은 샤를 드골 공항이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을 하면서 이용한 공항 중에서 심심하게 지역 이름을 붙인 공항은 인천국제공항뿐이다.
우리도 시내 대로에는 충무로, 퇴계로, 율곡로, 세종로 하는 식으로 위인들의 아호(雅號)나 시호(諡號)를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강남대로, 방배로 하는 식으로 별 특색 없는 이름들이 더 많다.
그 이유가 뭘까? 우리에게 기릴 만한 위인들이 적기 때문일까? 아니면 인물에 대한 우리의 평가가 각박하기 때문일까? 아무래도 후자(後者) 쪽일 것 같다. 피렌체의 골목길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 중에도 당대에 정치적 과오를 저지르거나 회사를 말아먹거나, 도덕적인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