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부터 2013년 동안 주말에 한 공식 공연 41번뿐
⊙ 연예병사는 불침번 근무만… 그마저도 늦게 歸隊하면 안 서
⊙ 훈련, 휴가, 징계 등에서도 특혜
⊙ 연예병사는 불침번 근무만… 그마저도 늦게 歸隊하면 안 서
⊙ 훈련, 휴가, 징계 등에서도 특혜
- 과거 연예병사들이 군복무 당시 찍은 단체사진.
SBS 시사프로그램 ‘현장 21’을 통해 드러난 연예병사(국방홍보지원대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충격 그 이상이었다. ‘현장 21’은 2회(6월 25일 1부, 7월 2일 2부)에 걸쳐 연예병사들의 근무실태를 공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연예병사들은 위문공연이 있는 날에는 시내 모텔에 숙소를 잡고 자유롭게 밤거리를 활보하며 음주를 즐겼다. 공연이 없는 날에는 사복을 입은 채 국방홍보원에 출근,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전용 체력단련실, 인터넷 사용은 ‘덤’이었다. 선후임 관계없이 호칭은 ‘형’ ‘동생’이었다. 일반사병은 상상할 수 없는 특혜였다.
연예병사의 군기문란 행위는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김관진(金寬鎭) 국방부 장관이 6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연예병사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연예병사가 말하는 苦衷?
이런 상황에서 비판여론을 더욱 악화시킬 만한 발언이 나왔다. 연예병사 출신 A씨가 연예병사의 고충(苦衷)이라며 털어놓은 것이다.
A씨는 지난 7월 3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서 연예병사로 복무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는 제작진의 질문에 “공연 하나를 올리기 위해서 놀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주말에는 쉬지도 못하고 공연도 하고 나름대로 노력도 한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연예병사 출신인 B씨도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예병사 시절 유격 훈련에 다녀오자마자 라디오 DJ 업무에 참여했던 일이 다반사였다”며 “평일에는 국방홍보원 업무를 하고, 주말에는 경계근무와 일반 병(兵) 기본 훈련을 몰아서 한다. 그러다 보니 쉴 틈이 사실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연예병사들은 왜곡된 인식 때문에 남들보다 훨씬 더 힘든 군 생활을 끝내고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 된다. 과연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본 것일까. 전직 연예병사의 주장을 검증해 봤다. 우선 공연 때문에 주말에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 이야기의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 《월간조선》은 국방부로부터 입수한 ‘최근 5년간(2009~2013년) 홍보지원대 군 행사 및 일반 행사 참여 현황’ 자료를 분석했다.
2009년 한 해 동안 위문열차 공연은 총 52회 열렸다. 이 중 주말에 열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상식적으로 주말에 연습이 필요한 월요일 공연은 몇 번 있었는지 살펴봤는데 단 한 번(2009년 9월 21일 육군제73보병사단)뿐이었다.
당시 위문열차 외 군(軍) 내외 공연은 12번 있었는데 4번(3월 28일 국방부 봄맞이 녹색 나눔장터 행사 지원, 4월 11일 현충원 행사 지원, 6월 20일 현충원 호국음악회 행사 지원, 10월 31일 호국음악회 행사 지원)만이 주말에 열렸다. 쉽게 설명하자면 연예병사가 2009년도 한 해 동안 열린 총 64회 공연(위문열차 및 국내외 공연)에 모두 참여했다고 하더라도 주말에 공연한 경우는 4번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다. 1년은 52주다. 물론 위문열차와 군 내외 공연 말고도 국군TV, 국방FM 등 업무가 있다고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연예병사 업무현황’ 자료를 살펴본 결과 국군TV나 국방FM 업무를 맡은 병사들은 거의 위문열차 공연에 나서지 않았다. 분야(가수, 연기, 개그, MC 등)별로 업무가 나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국군TV, 국방FM, 위문열차, 국내외 공연에 모두 참여하는 ‘올라운드(all-round)’ 연예병사는 없다는 것이다.
5년간 주말 공연은 41회
2010년에는 위문열차가 총 50회 열렸는데 주말에 진행된 것은 한 번(2010년 10월 30일 토요일 육군 제23보병사단)뿐이었다. 같은 해 개최된 군 내외 공연 18번 중 주말에 시행된 것은 4번(4월 17일 6·25 60주년 임진강전투 기념행사 지원, 9월 4일 6·25전쟁 60주년 낙동강지구전투 전승기념행사, 10월 7~10일 화령장전투 전승 기념행사, 12월 18일 연합사 한미 친선행사)이었다.
2011년 상황도 비슷했다. 52번의 위문열차 중 주말에 열린 것은 1회(10월 8일 육군 2군단)였다. 과거와 비교하면 군 내외 공연이 주말에 열린 빈도가 높긴 했지만(26회 중 13회) 스케줄을 조정, 특정 연예병사가 다수의 주말 공연에 참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이 국회 국방위 소속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되는 일부 연예병사들 중에는 군의 공식 행사 등에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참여하지 않아 눈총을 받던 이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2012년, 2013년(6월 21일 현재)의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2012년도 48번의 위문열차 공연 중 주말에 진행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52번의 군 내외 공연 중에는 주말 공연이 13회였다. 2013년에는 현재(6월 22일)까지 25번의 위문열차 공연이 열렸는데 지난 5월 4일 개최된 공군 15 특수임무비행단 위문열차 공연만 주말에 시행됐다. 12번의 군 내외 행사 중 주말에 열린 행사는 4회(5월 6~11일 한미동맹 60주년 기념공연, 5월 25일 군가족 힐링캠프, 6월 8일 8사단 민관군 오뚜기 한마음 축제, 6월 22일 춘천지구전투 행사)였다.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2009년부터 2013년(6월 22일)까지 5년간 위문열차 공연과 군 내외 행사는 총 347회 열렸다. 이 중 주말에 공연을 개최한 경우는 41번이었다. 공연이 100번 열린다 치면 그중 주말 공연은 11~12번 정도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일반사병도 주말에 진지(陣地) 보수공사, 보급로·배수로 확보 등의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공식일정만을 분석한 만큼 이의(異議)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연예병사 개개인의 비공식 일정까지 모두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비공식 일정은 문서화하지 않을뿐더러 당사자 기억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예병사가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연의 최대치를 뽑아 내 계산해 보기로 했다. 결과를 보면 연예 사병의 업무 강도를 간접적으로나마 짐작해 볼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최근 전역한 가수 비(정지훈)가 ‘군 내외 공연’에 모두 참석했다는 가정을 했다. 비를 대상으로 삼은 것은 그가 다른 연예병사보다 위문열차 공연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홍보지원대 정지훈(비) 병장 위문공연 현황’ 자료를 보면 2012년 5월부터 2013년 6월 22일까지 비는 총 59회의 위문열차 공연 중 48회에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을 1월이 아닌 5월로 삼은 것은 비가 연예병사로 공연 행사에 투입된 것이 5월이기 때문이다. 비는 2011년 10월 11일 입대, 5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근무하다 2012년 3월 9일 연예병사로 보직을 변경, 복무를 마쳤다. 2012년 5월부터 2013년 6월 22일까지 군 내외 행사는 총 55회 있었다. 결론적으로, 비는 411일 중 103회의 공연을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4일에 한 번씩 공연을 가진 셈이다. 물론 몇 달간 매일 연습해야 하는 공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연예병사의 고충으로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연예병사도 유격, 혹한기 훈련에 참여할까?
“연예병사도 일반 군인들과 똑같은 훈련과 경계 근무를 소화하는 만큼 쉴 틈이 없었다”는 주장도 검증해 봤다.
연예인이 되기 어렵듯 연예병사가 되기도 어렵다. 까다로운 자격요건과 서류절차, 면접을 통과해야만 연예병사가 될 수 있다. 우선 현역 군인으로 입대해 6개월 이상 복무한 앵커 혹은 연예인이어야 한다. 연예인이라고 모두 연예병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탤런트의 경우 TV 드라마에 주연 또는 조연급으로 출연한 경력이 있어야 하며 방송국의 경력 및 출연확인서가 필요하다.
이런 조건을 갖춘 연예인이 서류를 통과해도 국방홍보지원대 운영위원회 심사가 기다린다. 위원장과 홍보지원대 방송팀장 등 7명 이내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치러지는 심사와 면접을 통과해야만 연예병사가 될 수 있다.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연예병사가 되면 국방부 내 근무지원단 근무지원대대 소속이 된다. 하지만 연예병사들은 오전 6시에 기상해 점호를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사병들과 다른 생활을 한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일과를 국방부에서 2km가량 떨어진 국방홍보원에서 하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예병사의 소속과 근무지가 다른 이유에 대해 “국방홍보원 내에는 장병을 배치하기 어렵고 국방부 내에서 효율적으로 각군 병사들을 관리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과연 수면(睡眠)만 대대에서 취하고, 국방홍보원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연예병사가 일반사병과 마찬가지로 유격과 혹한기 등 군 기본훈련을 받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국방부 근무지원단에 문의했다.
다음은 국방부 근무지원단 관계자와의 문답이다.
—연예병사도 유격과 혹한기 같은 대규모 훈련을 받나요.
“받습니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연예병사들도 훈련을 받았습니까.
“네.”
—훈련을 받은 시기가 언제입니까.
“국가 보안이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공연 일정과 훈련 일정이 겹치면 어떻게 합니까.
“그럴 때에는 재훈련을 시행합니다.”
—재훈련이라니요. 연예병사들만 모여서 유격이나 혹한기 훈련을 받는다는 이야기입니까.
“스케줄 때문에 훈련을 받지 못한 연예병사들은 타 부대 훈련할 때 같이 받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일반적으로 유격 등의 훈련은 대대별로 받지 않습니까. 타 부대와 같이 훈련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정확히 무엇입니까.
“17일 정도에 문제를 일으킨 연예병사에 대한 감사 결과가 나옵니다. 더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경계근무도 선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근무는 불침번을 서는데 늦게 복귀하면 안 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제 그만하시지요.”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설명이었지만 일반사병과 똑같은 훈련을 받는다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예비역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친구가 유격조교로 있었는데 그쪽 연예병사는 훈련을 3일인가 하루인가 받고 돌아갔다고 하더군요. 일반적으로 유격 훈련은 5박 6일로 진행됩니다. 또 훈련을 받고 복귀할 때 차를 탔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일반병은 40~50km 행군을 해서 돌아가지 않습니까.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참 나빴습니다.”
징계도 특혜 정황
특혜는 훈련기간에만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잘 알려졌다시피 연예병사는 일반사병의 비해 훨씬 많은 외출 외박과 휴가를 다녀온다.
민주당 신학용(辛鶴用) 의원에 따르면 비뿐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연예인 출신 사병의 휴가 일수는 일반사병보다 최대 5배까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사병의 경우 21개월의 복무기간을 기준으로 정기휴가 일수는 총 28일이며, 포상휴가를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연예병사들이 남이 갖고 있지 못한 자신들만의 재주로 사기진작에 기여한다고 치더라도 지나친 불균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건 사고를 일으킨 연예병사에 대한 징계 수위도 일반병사보다 훨씬 낮았다. ‘최근 5년간 연예병사 징계현황’ 자료를 보면 연예병사에 대한 징계는 5년간 4건에 불과했고, 모두 미약한 처벌에 그쳤다.
2010년 8월 31일 배우 김재원은 라디오 생방송을 마치고 보고 없이 홍보원 후문으로 나가 개인 차량에서 1시간가량 시간을 보내다 외부기관에 적발됐고, 같은 배우 출신의 이진욱은 12월 28일 홍보원 업무 후 부대복귀 전까지 여자친구와 만나 명동역 부근에서 데이트하다가 민간인에게 발각됐음에도 징계는 각각 휴가제한 5일, 근신 5일이었다.
일반적으로 일반병사가 이들처럼 영외이탈(탈영)을 할 경우는 거의 100% 영창행이다.
2011년 10월 13일 가수 정재일은 비밀엄수의무 위반(방송 녹음을 위해 홍보원에서 사용하던 MP3플레이어를 생활관으로 가지고 가 보관하던 중 불시 보안점검 때 적발)으로 휴가제한 2일을 받았다. 최근 1년간 비밀엄수의무 위반 처벌현황 자료를 보니 개인용 USB를 무단 반입하고 사용했다가 적발된 한 육군 일병은 ‘영창 5일’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비밀엄수의무 위반을 한 일반사병들은 대부분 영창을 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6월 1일부터 15일까지 육해공군을 통틀어 총 26명(육군 15명, 해군 5명, 공군 6명)이 비밀엄수의무 위반으로 처벌받았는데 16명이 영창에 가는 징계를 받았다.
2013년 1월 8일에는 가수 비가 여자친구인 배우 김태희와 복무시간에 데이트를 즐긴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지만, 고작 근신 7일이라는 처벌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연예병사 제도 폐지 여론 높아
여론은 연예병사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쏠려 있다. 온라인 설문조사 기업인 ‘두잇서베이(www.dooit.co.kr)’가 6월 25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연예병사 제도 폐지 의견에 동의(同意)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남녀 2118명을 대상으로 ‘연예병사 제도 폐지 찬반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2.13%P, 95% 신뢰수준)를 실시한 결과 74.7%가 연예병사 제도 폐지에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9.3%였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인터넷상에는 연예병사 제도 폐지를 지지하는 게시물이 잇달아 등장, 연예병사 제도 폐지 청원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예병사 제도는 17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현(現) 연예병사 제도는 사단별로 운영했던 ‘문선대’(문화선전대)가 1996년 국방홍보지원대로 통합하면서 출범했다.
1950년에 설립된 문선대는 지금처럼 공식적인 조직을 갖춘 것은 아니었으며 장병이 원소속부대에서 파견 형식으로 6개월에서 1년가량 활동하는 곳이었다.
연예병사 제도 폐지와 관련해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운영개선소위 위원장인 민주당 김진표(金振杓) 의원은 “언론에 보도된 연예병사의 군기문란 행위를 보고 일선에서 묵묵히 병역의무를 다하는 국군장병과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이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분노하고 있다”며 “연예병사 제도는 없애는 게 옳다고 본다”고 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연예병사 제도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장병에 대한 사기진작을 위해 도입했는데 오히려 군의 불신을 야기하고 장병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반면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국군장병들의 문화적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의무를 다하는 연예병사도 있다. 연예병사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폐지는 과도하지 않나 보고 있다”고 연예병사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제도가 좋은데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군(軍) 전문 변호사도 “연예병사들이 민간인처럼 휴대폰을 사용하고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안마시술소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로만 보면 욕이 나올 정도지만, 그 이면에는 제대로 지휘 감독이 안 됐기 때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감정을 자극해 연예병사 제도 폐지 운운하는 건 정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연예병사는 잘만 운영되면 군 이미지 홍보와 군인들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국군TV나 국군FM 등 군 관련 다양한 매체의 콘텐츠를 구성하는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연예병사 제도의 미래는?
연예병사 제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방부는 연예병사 제도를 유지하되 연예병사를 군악대나 의장대처럼 국방부 산하 근무지원단에 편제,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한류 확산 등과 같은 연예병사의 순기능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7월 12일 “조만간 연예병사 복무실태와 관련한 특별감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면서 “감사 결과 발표 때 연예병사 제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발표도 있을 것이다.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감사 결과를 보고한 뒤 자체 검토를 거쳐 제도 존폐를 결정하겠지만, 현재로선 조직개편을 통해 제도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일부 연예병사들의 일탈행위로 국민적 공분이 높아지고 군 내에서도 연예병사 제도 폐지론이 강한 상황이어서 국방부의 유지 결정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연예인이라는 경력과 역할 때문에 일반사병과는 전혀 다른 대우를 받는다면, 그건 군대의 사기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다.⊙
방송에 따르면 연예병사들은 위문공연이 있는 날에는 시내 모텔에 숙소를 잡고 자유롭게 밤거리를 활보하며 음주를 즐겼다. 공연이 없는 날에는 사복을 입은 채 국방홍보원에 출근,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전용 체력단련실, 인터넷 사용은 ‘덤’이었다. 선후임 관계없이 호칭은 ‘형’ ‘동생’이었다. 일반사병은 상상할 수 없는 특혜였다.
연예병사의 군기문란 행위는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김관진(金寬鎭) 국방부 장관이 6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연예병사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연예병사가 말하는 苦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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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5일 오후 8시55분 방송된 SBS ‘현장21’에서 국방홍보지원대원(연예병사)의 군 복무 실태가 공개되며 연예병사 2명이 안마시술소에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
A씨는 지난 7월 3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서 연예병사로 복무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는 제작진의 질문에 “공연 하나를 올리기 위해서 놀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주말에는 쉬지도 못하고 공연도 하고 나름대로 노력도 한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연예병사 출신인 B씨도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예병사 시절 유격 훈련에 다녀오자마자 라디오 DJ 업무에 참여했던 일이 다반사였다”며 “평일에는 국방홍보원 업무를 하고, 주말에는 경계근무와 일반 병(兵) 기본 훈련을 몰아서 한다. 그러다 보니 쉴 틈이 사실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연예병사들은 왜곡된 인식 때문에 남들보다 훨씬 더 힘든 군 생활을 끝내고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 된다. 과연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본 것일까. 전직 연예병사의 주장을 검증해 봤다. 우선 공연 때문에 주말에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 이야기의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 《월간조선》은 국방부로부터 입수한 ‘최근 5년간(2009~2013년) 홍보지원대 군 행사 및 일반 행사 참여 현황’ 자료를 분석했다.
2009년 한 해 동안 위문열차 공연은 총 52회 열렸다. 이 중 주말에 열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상식적으로 주말에 연습이 필요한 월요일 공연은 몇 번 있었는지 살펴봤는데 단 한 번(2009년 9월 21일 육군제73보병사단)뿐이었다.
당시 위문열차 외 군(軍) 내외 공연은 12번 있었는데 4번(3월 28일 국방부 봄맞이 녹색 나눔장터 행사 지원, 4월 11일 현충원 행사 지원, 6월 20일 현충원 호국음악회 행사 지원, 10월 31일 호국음악회 행사 지원)만이 주말에 열렸다. 쉽게 설명하자면 연예병사가 2009년도 한 해 동안 열린 총 64회 공연(위문열차 및 국내외 공연)에 모두 참여했다고 하더라도 주말에 공연한 경우는 4번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다. 1년은 52주다. 물론 위문열차와 군 내외 공연 말고도 국군TV, 국방FM 등 업무가 있다고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연예병사 업무현황’ 자료를 살펴본 결과 국군TV나 국방FM 업무를 맡은 병사들은 거의 위문열차 공연에 나서지 않았다. 분야(가수, 연기, 개그, MC 등)별로 업무가 나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국군TV, 국방FM, 위문열차, 국내외 공연에 모두 참여하는 ‘올라운드(all-round)’ 연예병사는 없다는 것이다.
5년간 주말 공연은 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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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병사가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 |
2011년 상황도 비슷했다. 52번의 위문열차 중 주말에 열린 것은 1회(10월 8일 육군 2군단)였다. 과거와 비교하면 군 내외 공연이 주말에 열린 빈도가 높긴 했지만(26회 중 13회) 스케줄을 조정, 특정 연예병사가 다수의 주말 공연에 참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이 국회 국방위 소속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되는 일부 연예병사들 중에는 군의 공식 행사 등에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참여하지 않아 눈총을 받던 이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2012년, 2013년(6월 21일 현재)의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2012년도 48번의 위문열차 공연 중 주말에 진행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52번의 군 내외 공연 중에는 주말 공연이 13회였다. 2013년에는 현재(6월 22일)까지 25번의 위문열차 공연이 열렸는데 지난 5월 4일 개최된 공군 15 특수임무비행단 위문열차 공연만 주말에 시행됐다. 12번의 군 내외 행사 중 주말에 열린 행사는 4회(5월 6~11일 한미동맹 60주년 기념공연, 5월 25일 군가족 힐링캠프, 6월 8일 8사단 민관군 오뚜기 한마음 축제, 6월 22일 춘천지구전투 행사)였다.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2009년부터 2013년(6월 22일)까지 5년간 위문열차 공연과 군 내외 행사는 총 347회 열렸다. 이 중 주말에 공연을 개최한 경우는 41번이었다. 공연이 100번 열린다 치면 그중 주말 공연은 11~12번 정도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일반사병도 주말에 진지(陣地) 보수공사, 보급로·배수로 확보 등의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공식일정만을 분석한 만큼 이의(異議)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연예병사 개개인의 비공식 일정까지 모두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비공식 일정은 문서화하지 않을뿐더러 당사자 기억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예병사가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연의 최대치를 뽑아 내 계산해 보기로 했다. 결과를 보면 연예 사병의 업무 강도를 간접적으로나마 짐작해 볼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최근 전역한 가수 비(정지훈)가 ‘군 내외 공연’에 모두 참석했다는 가정을 했다. 비를 대상으로 삼은 것은 그가 다른 연예병사보다 위문열차 공연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홍보지원대 정지훈(비) 병장 위문공연 현황’ 자료를 보면 2012년 5월부터 2013년 6월 22일까지 비는 총 59회의 위문열차 공연 중 48회에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을 1월이 아닌 5월로 삼은 것은 비가 연예병사로 공연 행사에 투입된 것이 5월이기 때문이다. 비는 2011년 10월 11일 입대, 5사단 신병교육대 조교로 근무하다 2012년 3월 9일 연예병사로 보직을 변경, 복무를 마쳤다. 2012년 5월부터 2013년 6월 22일까지 군 내외 행사는 총 55회 있었다. 결론적으로, 비는 411일 중 103회의 공연을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4일에 한 번씩 공연을 가진 셈이다. 물론 몇 달간 매일 연습해야 하는 공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연예병사의 고충으로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연예병사도 유격, 혹한기 훈련에 참여할까?
“연예병사도 일반 군인들과 똑같은 훈련과 경계 근무를 소화하는 만큼 쉴 틈이 없었다”는 주장도 검증해 봤다.
연예인이 되기 어렵듯 연예병사가 되기도 어렵다. 까다로운 자격요건과 서류절차, 면접을 통과해야만 연예병사가 될 수 있다. 우선 현역 군인으로 입대해 6개월 이상 복무한 앵커 혹은 연예인이어야 한다. 연예인이라고 모두 연예병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탤런트의 경우 TV 드라마에 주연 또는 조연급으로 출연한 경력이 있어야 하며 방송국의 경력 및 출연확인서가 필요하다.
이런 조건을 갖춘 연예인이 서류를 통과해도 국방홍보지원대 운영위원회 심사가 기다린다. 위원장과 홍보지원대 방송팀장 등 7명 이내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치러지는 심사와 면접을 통과해야만 연예병사가 될 수 있다.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연예병사가 되면 국방부 내 근무지원단 근무지원대대 소속이 된다. 하지만 연예병사들은 오전 6시에 기상해 점호를 받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사병들과 다른 생활을 한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일과를 국방부에서 2km가량 떨어진 국방홍보원에서 하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연예병사의 소속과 근무지가 다른 이유에 대해 “국방홍보원 내에는 장병을 배치하기 어렵고 국방부 내에서 효율적으로 각군 병사들을 관리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과연 수면(睡眠)만 대대에서 취하고, 국방홍보원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연예병사가 일반사병과 마찬가지로 유격과 혹한기 등 군 기본훈련을 받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국방부 근무지원단에 문의했다.
다음은 국방부 근무지원단 관계자와의 문답이다.
—연예병사도 유격과 혹한기 같은 대규모 훈련을 받나요.
“받습니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연예병사들도 훈련을 받았습니까.
“네.”
—훈련을 받은 시기가 언제입니까.
“국가 보안이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공연 일정과 훈련 일정이 겹치면 어떻게 합니까.
“그럴 때에는 재훈련을 시행합니다.”
—재훈련이라니요. 연예병사들만 모여서 유격이나 혹한기 훈련을 받는다는 이야기입니까.
“스케줄 때문에 훈련을 받지 못한 연예병사들은 타 부대 훈련할 때 같이 받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일반적으로 유격 등의 훈련은 대대별로 받지 않습니까. 타 부대와 같이 훈련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정확히 무엇입니까.
“17일 정도에 문제를 일으킨 연예병사에 대한 감사 결과가 나옵니다. 더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경계근무도 선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근무는 불침번을 서는데 늦게 복귀하면 안 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제 그만하시지요.”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설명이었지만 일반사병과 똑같은 훈련을 받는다는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예비역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친구가 유격조교로 있었는데 그쪽 연예병사는 훈련을 3일인가 하루인가 받고 돌아갔다고 하더군요. 일반적으로 유격 훈련은 5박 6일로 진행됩니다. 또 훈련을 받고 복귀할 때 차를 탔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일반병은 40~50km 행군을 해서 돌아가지 않습니까.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참 나빴습니다.”
징계도 특혜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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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병사들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일과를 국방부에서 2㎞가량 떨어진 국방홍보원에서 한다. |
민주당 신학용(辛鶴用) 의원에 따르면 비뿐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연예인 출신 사병의 휴가 일수는 일반사병보다 최대 5배까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사병의 경우 21개월의 복무기간을 기준으로 정기휴가 일수는 총 28일이며, 포상휴가를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연예병사들이 남이 갖고 있지 못한 자신들만의 재주로 사기진작에 기여한다고 치더라도 지나친 불균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건 사고를 일으킨 연예병사에 대한 징계 수위도 일반병사보다 훨씬 낮았다. ‘최근 5년간 연예병사 징계현황’ 자료를 보면 연예병사에 대한 징계는 5년간 4건에 불과했고, 모두 미약한 처벌에 그쳤다.
2010년 8월 31일 배우 김재원은 라디오 생방송을 마치고 보고 없이 홍보원 후문으로 나가 개인 차량에서 1시간가량 시간을 보내다 외부기관에 적발됐고, 같은 배우 출신의 이진욱은 12월 28일 홍보원 업무 후 부대복귀 전까지 여자친구와 만나 명동역 부근에서 데이트하다가 민간인에게 발각됐음에도 징계는 각각 휴가제한 5일, 근신 5일이었다.
일반적으로 일반병사가 이들처럼 영외이탈(탈영)을 할 경우는 거의 100% 영창행이다.
2011년 10월 13일 가수 정재일은 비밀엄수의무 위반(방송 녹음을 위해 홍보원에서 사용하던 MP3플레이어를 생활관으로 가지고 가 보관하던 중 불시 보안점검 때 적발)으로 휴가제한 2일을 받았다. 최근 1년간 비밀엄수의무 위반 처벌현황 자료를 보니 개인용 USB를 무단 반입하고 사용했다가 적발된 한 육군 일병은 ‘영창 5일’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비밀엄수의무 위반을 한 일반사병들은 대부분 영창을 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6월 1일부터 15일까지 육해공군을 통틀어 총 26명(육군 15명, 해군 5명, 공군 6명)이 비밀엄수의무 위반으로 처벌받았는데 16명이 영창에 가는 징계를 받았다.
2013년 1월 8일에는 가수 비가 여자친구인 배우 김태희와 복무시간에 데이트를 즐긴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지만, 고작 근신 7일이라는 처벌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연예병사 제도 폐지 여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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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는 연예병사를 군악대나 의장대처럼 국방부 산하 근무지원단에 편제,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
성인남녀 2118명을 대상으로 ‘연예병사 제도 폐지 찬반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2.13%P, 95% 신뢰수준)를 실시한 결과 74.7%가 연예병사 제도 폐지에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9.3%였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인터넷상에는 연예병사 제도 폐지를 지지하는 게시물이 잇달아 등장, 연예병사 제도 폐지 청원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연예병사 제도는 17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현(現) 연예병사 제도는 사단별로 운영했던 ‘문선대’(문화선전대)가 1996년 국방홍보지원대로 통합하면서 출범했다.
1950년에 설립된 문선대는 지금처럼 공식적인 조직을 갖춘 것은 아니었으며 장병이 원소속부대에서 파견 형식으로 6개월에서 1년가량 활동하는 곳이었다.
연예병사 제도 폐지와 관련해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운영개선소위 위원장인 민주당 김진표(金振杓) 의원은 “언론에 보도된 연예병사의 군기문란 행위를 보고 일선에서 묵묵히 병역의무를 다하는 국군장병과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이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 분노하고 있다”며 “연예병사 제도는 없애는 게 옳다고 본다”고 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연예병사 제도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장병에 대한 사기진작을 위해 도입했는데 오히려 군의 불신을 야기하고 장병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반면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국군장병들의 문화적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의무를 다하는 연예병사도 있다. 연예병사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폐지는 과도하지 않나 보고 있다”고 연예병사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제도가 좋은데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군(軍) 전문 변호사도 “연예병사들이 민간인처럼 휴대폰을 사용하고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안마시술소에 들어가는 행위 자체로만 보면 욕이 나올 정도지만, 그 이면에는 제대로 지휘 감독이 안 됐기 때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감정을 자극해 연예병사 제도 폐지 운운하는 건 정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연예병사는 잘만 운영되면 군 이미지 홍보와 군인들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국군TV나 국군FM 등 군 관련 다양한 매체의 콘텐츠를 구성하는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연예병사 제도의 미래는?
연예병사 제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방부는 연예병사 제도를 유지하되 연예병사를 군악대나 의장대처럼 국방부 산하 근무지원단에 편제,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한류 확산 등과 같은 연예병사의 순기능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7월 12일 “조만간 연예병사 복무실태와 관련한 특별감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면서 “감사 결과 발표 때 연예병사 제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발표도 있을 것이다.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감사 결과를 보고한 뒤 자체 검토를 거쳐 제도 존폐를 결정하겠지만, 현재로선 조직개편을 통해 제도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일부 연예병사들의 일탈행위로 국민적 공분이 높아지고 군 내에서도 연예병사 제도 폐지론이 강한 상황이어서 국방부의 유지 결정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연예인이라는 경력과 역할 때문에 일반사병과는 전혀 다른 대우를 받는다면, 그건 군대의 사기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