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反美주의자들, 80년대말 동구권 몰락 후 친환경 내걸고 좌파 환경운동 벌여
⊙ 그린피스 창설자 패트릭 무어, 흑백논리에 빠진 그린피스 탈퇴
⊙ 87년 6월 민주화 계기로 국내 환경운동의 정치성 강화돼
⊙ 盧武鉉 정부의 87조원 규모 수해방지대책에는 반대 않고 이보다 비용 적은 4대강 사업에는 적극 반대
⊙ 일부 환경운동가, 좌파적 낭만주의에 빠져
朴宰光
⊙ 58세. 연세대 토목공학과 졸업, 서울대 환경공학 석사, 영국 뉴캐슬대 환경공학 박사.
⊙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환경보건연구소 연구원, 미국환경청 자문위원 등 역임.
⊙ 영국문화원 장학생, SCI급 학술논문 70여편 발표.
⊙ 그린피스 창설자 패트릭 무어, 흑백논리에 빠진 그린피스 탈퇴
⊙ 87년 6월 민주화 계기로 국내 환경운동의 정치성 강화돼
⊙ 盧武鉉 정부의 87조원 규모 수해방지대책에는 반대 않고 이보다 비용 적은 4대강 사업에는 적극 반대
⊙ 일부 환경운동가, 좌파적 낭만주의에 빠져
朴宰光
⊙ 58세. 연세대 토목공학과 졸업, 서울대 환경공학 석사, 영국 뉴캐슬대 환경공학 박사.
⊙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환경보건연구소 연구원, 미국환경청 자문위원 등 역임.
⊙ 영국문화원 장학생, SCI급 학술논문 70여편 발표.
- 환경운동연합의 반핵시위. 한국의 환경운동은 반정부적 좌파운동으로 변질됐다.
현대의 환경운동은 1962년 미국의 레이첼 카슨이 쓴 《침묵의 봄》이라는 책에서 합성살충제의 사용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미국에서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면서 물질적 풍요 속에 기존의 가치를 무시하고 월남전에 반대하는 청년층 히피와 기형적 생태보호주의자(eco-freak)들이 생겼다. 이들은 평화와 자연을 숭배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주로 핵폭탄, 고래사냥, 오염 배출자들에 대한 반대시위를 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 캐나다에서 그린피스라는 국제환경보호단체가 자연스럽게 생겼다. 그러나 이러한 순수한 환경보전과 인류평화를 기치로 시작한 시민 환경운동이 1979년 독일에서 시민 환경보호단체들과 연합하면서 정치적으로 변질됐다. 이들 단체는 원자력 사용, 나토 군사행동, 산업화 사회, 공항 확장 등에 반대하는 녹색당을 만들기도 했다.
냉전(冷戰) 종식 이후 환경운동은 반(反)자본주의와 반세계화 사상을 은폐한 채 친(親)환경 녹색운동을 내걸고 대중을 선동한 정치·사회 운동가들에 의해 변질됐다.
그린피스 창설자 중 한 명인 패트릭 무어(Patrick Moore)는 그린피스가 흑백논리로 너무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고 좌익사상은 물론 정치적·사회적 목적에 사로잡혔으며, 환경운동이 반(反)사회적·반기업적·반인간적 성향으로 무분별하게 변하는 것에 염증을 느껴 15년 만에 그린피스에서 탈퇴했다.
1980년 중반부터 선진국들이 보다 강화된 환경법을 제정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면서 설 자리를 잃어 과학과 논리를 무시한 좌파적 환경운동이 시작됐다. 극단 환경운동가들은 대립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방식에 적응을 못한 채 과학을 무시한 환경파괴 불가(zero-tolerance) 자세로 돌아서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정치활동 전개한 일부 환경단체
한국의 환경운동은 공해(公害)산업과 개발위주의 경제정책에 따른 환경오염의 심화 및 확산을 막으려는 사회운동으로부터 시작됐다. 그 후 억압적이고 폐쇄적이던 정치적 기회구조가 개방·개혁·민주화하면서 한국의 환경운동은 자연환경이나 자연파괴에 대한 국민의식 고취와 환경문제를 정책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87년 6월항쟁을 계기로 환경운동은 정치적 성향이 강화됐다. 이 과정에서 환경운동은 좌파적 성향을 많이 띠게 됐다.
한국 환경단체의 효시라는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문제의 원인을 산업화, 도시화, 성장위주의 개발정책, 기업의 이윤추구 활동, 시민 개개인의 무절제한 소비활동으로 규정한다.
구체적인 활동을 보면, 갯벌과 철새보전운동, 산림보전운동, 반핵운동, 환경피해를 입은 지역주민과의 연대활동 등 보존주의와 평면적 의미의 환경정의(環境正義)에만 머물러 있다. 이 단체는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방향성을 갖지 못하고 대부분의 환경이슈에 관여하면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특히 국책사업을 반대하면서 농성, 시위 등 극단적 전략에 집중하고 대안 없는 환경보존과 개발사업에는 대부분 반대하는 이분(二分)론적 환경지상주의를 표방해 사회갈등을 야기시켰다는 비판이 있다.
2000년대 들면서 부안 방폐장, 천성산·사패산터널 반대 등을 통해 급속히 확대돼 온 환경단체의 정치권력화는 일반인으로 하여금 환경운동의 무관심을 불러왔다. 일부 정치투쟁 성격의 활동은 오히려 환경운동에 대한 불신을 가져왔다. 2000년 총선(總選) 이후 주요 선거에서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일부 환경단체는 낙천·낙선 운동도 벌여 왔다. 이들 단체는 환경문제 영역까지 좌파·우파라는 대립적 이념구도를 만드는 데 일익(一翼)을 담당했다.
일부 환경단체는 신규회원 가입 감소로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발생하자, 정부보조와 기업협찬은 물론 대안기업을 통해 활동자금을 마련했다.
환경단체는 환경문제에 극한적 대립각을 세우면서 또 한 차례의 변신을 시도했다. 2005년 식약청 기준을 준수한 비타민 음료에 대한 ‘방부제 함유 논란’ 등 기업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한 예이다. 또 다른 예는 기업경영의 경제·사회·환경적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평가체제’를 만들어 일부 기업들을 평가했다.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환경단체가 기업을 평가한 사례는 없다는 이유로 기업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평가사업은 흐지부지됐다. 이렇게 국내 환경단체들은 대규모 국책사업뿐만 아니라 기업활동까지 간섭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치적 목소리를 높여 왔다.
17개 국책사업 평가해 보니
필자는 ‘국책사업의 환경문제 검증 및 해결방안’을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면서 1991년부터 2011년 말까지 대표적인 17개 국책사업에 대한 환경문제를 정밀 조사했다. 주요 국책사업의 공사중단 일수를 정권별로 분석해 봤다.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 이명박(李明博) 정부에서는 공사가 중단된 적이 없었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때는 새만금 간척사업에서 2년, 사패산 터널에서 1년1개월 등 총 약 3년1개월간 공사가 멈췄다. 노무현(盧武鉉) 정부 때는 고속철도 천성산 원효터널에서 1년4개월, 새만금 간척사업에서 8개월, 사패산터널에서 1년 등 총 3년 동안 중단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발생한 국책사업 공사중단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손실은 약 5조3000억원으로 추정됐다.
문제를 제기한 주체와 시위 횟수는 환경단체 11회, 지역주민 9회, 종교단체 2회였다(중복허용). 이들의 반대이유는 생태계파괴 5건, 지하수고갈 4건, 수질오염 3건, 습지파괴 2건, 서식지파괴 2건, 핵(核)위험성 2건, 주변생활 환경피해 2건, 갯벌파괴 1건, 지반침하 1건, 기타 1건이었다(중복허용). 생태계와 관련된 습지파괴, 서식지파괴, 갯벌파괴를 합치면 생태계 관련 반대는 10건으로 43.5%를 차지했다. 또한 갈등원인으로는 환경문제 14건, 효용성·경제성이 8건, 생활피해 4건, 안정성 2건, 종교수양피해 2건, 보상 1건 등이었다. 하지만 제기된 환경문제 중에 일부 단체가 주장한 환경문제들은 당장 공사를 중단해야 할 만큼 심각한 사안이라 볼 수 없는 것이 적지 않았다.
국책사업을 반대하는 측의 의견들은 과학적인 자료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발생할 것이라는 가정을 기정사실화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충분히 학술적인 토론을 통해 해결이 가능했으나 일방적인 주장을 굽히지 않는 환경단체와 미온적인 정부 측의 대처로 갈등이 심화됐다.
또한 학계도 학자들만의 과학적 토론을 통해 진위를 밝히기보다 방관하거나 찬·반측에 서서 상반된 견해를 제기함으로써 혼란을 가중시켰다.
편향된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환경운동
노무현 정부는 2007년부터 2016년까지 87조4000억원의 예산으로 수해방지 대책을 수립했다. 매년 9조원 가까운 투자를 10년 동안 하는 것으로 4대강 사업보다 훨씬 큰 사업이었으나 아무런 반대가 없었다. 또한 토지보상비로만 99조원이 소요돼 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변하게 만든 행정복합도시·혁신도시 사업과 22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세종시 건설 등도 적극적인 반대가 없었다. 그런데 2007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계획된 4대강 사업은 착공 전부터 환경파괴, 홍수폭탄, 세금폭탄이라면서 반대가 시작됐고 공사 중에도 거의 매일 언론에 사소한 문제들이 제기됐다. 사실상 4대강 사업은 좌파 환경운동의 희생양이 됐다.
2011년 5월부터는 “심판의 날이 왔다”면서 보 건설과 준설로 홍수가 심화돼 ‘대재앙’이 올 것이라고 매스컴에 연일 보도됐다. 그러나 지난 여름 과거보다 2.5배 이상 많은 폭우가 쏟아졌지만, 예년 수준의 비 피해도 없었다. 오히려 동진강, 만경강 등 준설을 하지 않은 하천에서 더 피해가 컸다.
반대측은 비가 4대강이 아닌 다른 하천에 집중돼 피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 지류에 온 비는 대부분 4대강으로 흘러 들어오게 돼 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또한 16개 보 중에서 낙동강 상주보와 금강 공주보 등 9개 보에서 물이 줄줄 새서 부실공사라고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실제로는 물이 스며 나와 비치는 정도에 불과했으나 일각에서는 보의 안전성까지 의심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마치 곧 붕괴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할 정도였다. 보와 같은 콘크리트 구조물은 한 번에 콘크리트를 타설할 수 없기 때문에 수차에 걸쳐 타설한다. 이 과정에서 이음매에 미세한 틈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콘크리트 댐은 누수허용치가 있고 누수(漏水)된 물을 빼내고 점검을 하기 위한 터널을 설치한다.
또한 ‘구미보의 지반이 침하돼 줄줄 샌다’고 보도했으나 샌 곳은 용꼬리 장식품과 보 경계 이음부의 틈이 벌어진 것으로 보 구조물과는 아무 상관도 없었다. 콘크리트 전문가도 아닌데 전문가로 포장돼 국민을 오도한 한 사례이다. 이 사이 매스컴은 국민들에게 4대강 사업이 졸속에 부실공사로 필요없는 사업이라는 인식만 심어 줬다.
반핵운동이 反원전운동으로 잘못 진화
냉전시대 핵전쟁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한 운동이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까지 집어삼키면서 전세계적으로 반핵(反核)운동은 곧 반(反)원전과 같은 선상에서 진행됐다. 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 매스컴이다. 최악의 자연재해로 인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누출된 방사성 물질에 대한 인체 위해성만 강조됐다.
그 결과 일부 국가에서 방사선 누출을 우려해 핵개발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2011년 원전 포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패트릭 무어는 ‘1979년부터 18년 동안 미국의 15개 원전 고용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원인별 사망률이 60% 낮다’는 2004년 컬럼비아 대학의 한 연구결과를 인용, 다른 기술에 비해 원전은 훨씬 안전하며 위험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면서 과거 원전을 반핵운동에 포함시켰던 자신의 과오를 뉘우쳤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의 저자로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교수인 리처드 뮬러는 “원자력에 대한 일반인의 오해가 아주 심각해서 설득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대통령이라면 원전을 더 건설하고 핵폐기물 저장소도 건설하겠다”고 했다.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인간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지구가 더워지고 있어 곧 파멸 속으로 빠질 것이라면서 풍차와 태양광패널에 의존하는 시골생활의 좌파적 낭만주의에 빠져 있다. 이들은 가난이 인생의 숭고한 삶의 방식이라 간주하고 모든 대형개발에 반대한다. 그래서 수력·조력 발전이 가장 친환경적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라는 것조차 부인한다.
옥스퍼드대학의 폴 콜리어 교수는 “자연을 그대로 놓아 두자는 것은 모두 못살자는 것과 같다”는 말로 흑백논리를 앞세워 개발을 반대하는 환경론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래서 패트릭 무어는 “산림을 보존하기보다 나무를 더 심고 더 사용하며, 수력발전을 할 수 있으면 더 해야 하고, 가장 안전하고 저렴한 원자력을 이용하며, 유전학을 더 활용하고, 가난이 가장 최악의 환경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선진국에서는 당사자들 스스로 또는 제3자의 중재로 대화를 통해 협상을 하면서 갈등을 해결한다. 협상이 안되면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상생적인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 미디에이션(mediation) 과정을 거친다. 일반적인 중재와 다른 것은 미디에이션 과정에서 모든 의사결정권을 당사자들이 갖는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런 방법들을 통해 갈등을 해결한다.
국책사업에서 제기되는 환경문제를 과연 환경파괴냐 아니냐의 흑백논리에 의해 결정한다면 결코 어떠한 국책사업도 추진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환경문제로 국론을 분열시킨 대부분의 사업은 정부 주도의 국책사업이었다. 특히 대통령 선거공약인 경우 더 큰 사회적 논란을 가져왔다. 이는 정치적인 동기에서 발단됐거나 사업 규모가 커서 쉽게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환경갈등 해결방안
환경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
첫째, 정부는 향후 모든 국책사업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한다. 정부는 문제점이 나타날 경우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반대측 주장도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렇게 해야 이익집단의 무조건적, 비논리적인 반대가 없어지고 국민의 화합을 유도하면서 건설적인 방향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치적,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들을 미온적으로 진행시킬 수밖에 없는 현직의 행정관료나 정치인을 배제하고, 추진력 있고 국가관이 뚜렷한 중립적인 인사를 컨트롤타워로 발탁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그동안 일부 환경단체들이 국책사업을 반대한 주요 논거는 ‘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환경보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환경보전만이 선(善)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국가사업을 반대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환경단체들은 정부를 탓하기 전에 자신들이 과연 소통을 할 의지가 있고 민주적인 과정을 밟고 있는지도 성찰해 보아야 한다. 또한 자신들의 집단적 위치를 이용해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 부당한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나 돌아봐야 한다. 반대할 경우에도 과학적인 논리에 의해 보편타당성이 있는지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종교인들은 환경문제를 이념문제처럼 접근하고, 생명파괴, 자연파괴라는 단순논리의 종교적 이유로 간여해서는 안 된다. 분란의 주체보다 화합과 소통의 주체로 사회를 이끌어 가야 한다.
셋째, 매스컴의 역할도 중요하다. 사회가 다양화하면서 매스컴의 역할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매스컴의 순기능은 사회의 이질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구성원들에게 편파적인 정보전달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역기능을 초래하고 정치적 안정을 위협할 수도 있다. 매스컴은 철저하게 공공성과 공정성에 근거해 객관적으로 정부사업을 평가하고 보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계를 포함한 전문가집단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토론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이 충돌할 경우,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는 협의회를 구성해 경제성, 기술적 타당성, 환경영향 등을 신속히 검토해 정부와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 국민들도 반대에만 귀를 기울이지 말고 국책사업에 찬성하는 학자들을 어용(御用)으로 몰아붙이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新환경운동 선언해야
정치인들의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복지정책으로 촉발된 유럽발 경제위기로 미래는 어느 때보다 밝지 않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청년실업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 중지를 모아 한 마음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이제는 대안 없는 반대를 지양하고,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신(新)환경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정치적 목적과 흑백논리를 앞세운 비현실적인 환경운동을 지양하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사는 상생의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개발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신중히 추진돼야 하며, 저탄소 녹색성장 및 자원순환형 녹색사회를 이룩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이념적, 지역적, 정치적 잣대보다 국가의 밝은 미래와 국민의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잣대로 환경갈등을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냉전(冷戰) 종식 이후 환경운동은 반(反)자본주의와 반세계화 사상을 은폐한 채 친(親)환경 녹색운동을 내걸고 대중을 선동한 정치·사회 운동가들에 의해 변질됐다.
그린피스 창설자 중 한 명인 패트릭 무어(Patrick Moore)는 그린피스가 흑백논리로 너무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고 좌익사상은 물론 정치적·사회적 목적에 사로잡혔으며, 환경운동이 반(反)사회적·반기업적·반인간적 성향으로 무분별하게 변하는 것에 염증을 느껴 15년 만에 그린피스에서 탈퇴했다.
1980년 중반부터 선진국들이 보다 강화된 환경법을 제정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면서 설 자리를 잃어 과학과 논리를 무시한 좌파적 환경운동이 시작됐다. 극단 환경운동가들은 대립에서 대화를 통한 해결방식에 적응을 못한 채 과학을 무시한 환경파괴 불가(zero-tolerance) 자세로 돌아서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정치활동 전개한 일부 환경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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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의 변질에 환멸을 느껴 자신이 설립한 그린피스에서 탈퇴한 패트릭 무어. |
한국 환경단체의 효시라는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문제의 원인을 산업화, 도시화, 성장위주의 개발정책, 기업의 이윤추구 활동, 시민 개개인의 무절제한 소비활동으로 규정한다.
구체적인 활동을 보면, 갯벌과 철새보전운동, 산림보전운동, 반핵운동, 환경피해를 입은 지역주민과의 연대활동 등 보존주의와 평면적 의미의 환경정의(環境正義)에만 머물러 있다. 이 단체는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방향성을 갖지 못하고 대부분의 환경이슈에 관여하면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특히 국책사업을 반대하면서 농성, 시위 등 극단적 전략에 집중하고 대안 없는 환경보존과 개발사업에는 대부분 반대하는 이분(二分)론적 환경지상주의를 표방해 사회갈등을 야기시켰다는 비판이 있다.
2000년대 들면서 부안 방폐장, 천성산·사패산터널 반대 등을 통해 급속히 확대돼 온 환경단체의 정치권력화는 일반인으로 하여금 환경운동의 무관심을 불러왔다. 일부 정치투쟁 성격의 활동은 오히려 환경운동에 대한 불신을 가져왔다. 2000년 총선(總選) 이후 주요 선거에서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일부 환경단체는 낙천·낙선 운동도 벌여 왔다. 이들 단체는 환경문제 영역까지 좌파·우파라는 대립적 이념구도를 만드는 데 일익(一翼)을 담당했다.
일부 환경단체는 신규회원 가입 감소로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발생하자, 정부보조와 기업협찬은 물론 대안기업을 통해 활동자금을 마련했다.
환경단체는 환경문제에 극한적 대립각을 세우면서 또 한 차례의 변신을 시도했다. 2005년 식약청 기준을 준수한 비타민 음료에 대한 ‘방부제 함유 논란’ 등 기업에 대한 감시와 규제가 한 예이다. 또 다른 예는 기업경영의 경제·사회·환경적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평가체제’를 만들어 일부 기업들을 평가했다.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환경단체가 기업을 평가한 사례는 없다는 이유로 기업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평가사업은 흐지부지됐다. 이렇게 국내 환경단체들은 대규모 국책사업뿐만 아니라 기업활동까지 간섭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치적 목소리를 높여 왔다.
17개 국책사업 평가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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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3월 9일 지율 승려 등 종교인들이 참석한 천성산을 위한 시민-종교 단체 발족식. |
노태우(盧泰愚), 김영삼(金泳三), 이명박(李明博) 정부에서는 공사가 중단된 적이 없었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때는 새만금 간척사업에서 2년, 사패산 터널에서 1년1개월 등 총 약 3년1개월간 공사가 멈췄다. 노무현(盧武鉉) 정부 때는 고속철도 천성산 원효터널에서 1년4개월, 새만금 간척사업에서 8개월, 사패산터널에서 1년 등 총 3년 동안 중단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발생한 국책사업 공사중단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손실은 약 5조3000억원으로 추정됐다.
문제를 제기한 주체와 시위 횟수는 환경단체 11회, 지역주민 9회, 종교단체 2회였다(중복허용). 이들의 반대이유는 생태계파괴 5건, 지하수고갈 4건, 수질오염 3건, 습지파괴 2건, 서식지파괴 2건, 핵(核)위험성 2건, 주변생활 환경피해 2건, 갯벌파괴 1건, 지반침하 1건, 기타 1건이었다(중복허용). 생태계와 관련된 습지파괴, 서식지파괴, 갯벌파괴를 합치면 생태계 관련 반대는 10건으로 43.5%를 차지했다. 또한 갈등원인으로는 환경문제 14건, 효용성·경제성이 8건, 생활피해 4건, 안정성 2건, 종교수양피해 2건, 보상 1건 등이었다. 하지만 제기된 환경문제 중에 일부 단체가 주장한 환경문제들은 당장 공사를 중단해야 할 만큼 심각한 사안이라 볼 수 없는 것이 적지 않았다.
국책사업을 반대하는 측의 의견들은 과학적인 자료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발생할 것이라는 가정을 기정사실화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충분히 학술적인 토론을 통해 해결이 가능했으나 일방적인 주장을 굽히지 않는 환경단체와 미온적인 정부 측의 대처로 갈등이 심화됐다.
또한 학계도 학자들만의 과학적 토론을 통해 진위를 밝히기보다 방관하거나 찬·반측에 서서 상반된 견해를 제기함으로써 혼란을 가중시켰다.
편향된 매스미디어를 이용한 환경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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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2009년 9월 20일 부산 삼락공원에서 열린 ‘4대강 정비사업 중단 시민행동의 날’ 행사에 참석해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2011년 5월부터는 “심판의 날이 왔다”면서 보 건설과 준설로 홍수가 심화돼 ‘대재앙’이 올 것이라고 매스컴에 연일 보도됐다. 그러나 지난 여름 과거보다 2.5배 이상 많은 폭우가 쏟아졌지만, 예년 수준의 비 피해도 없었다. 오히려 동진강, 만경강 등 준설을 하지 않은 하천에서 더 피해가 컸다.
반대측은 비가 4대강이 아닌 다른 하천에 집중돼 피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 지류에 온 비는 대부분 4대강으로 흘러 들어오게 돼 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또한 16개 보 중에서 낙동강 상주보와 금강 공주보 등 9개 보에서 물이 줄줄 새서 부실공사라고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실제로는 물이 스며 나와 비치는 정도에 불과했으나 일각에서는 보의 안전성까지 의심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마치 곧 붕괴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할 정도였다. 보와 같은 콘크리트 구조물은 한 번에 콘크리트를 타설할 수 없기 때문에 수차에 걸쳐 타설한다. 이 과정에서 이음매에 미세한 틈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콘크리트 댐은 누수허용치가 있고 누수(漏水)된 물을 빼내고 점검을 하기 위한 터널을 설치한다.
또한 ‘구미보의 지반이 침하돼 줄줄 샌다’고 보도했으나 샌 곳은 용꼬리 장식품과 보 경계 이음부의 틈이 벌어진 것으로 보 구조물과는 아무 상관도 없었다. 콘크리트 전문가도 아닌데 전문가로 포장돼 국민을 오도한 한 사례이다. 이 사이 매스컴은 국민들에게 4대강 사업이 졸속에 부실공사로 필요없는 사업이라는 인식만 심어 줬다.
반핵운동이 反원전운동으로 잘못 진화
냉전시대 핵전쟁에 대한 두려움에서 시작한 운동이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까지 집어삼키면서 전세계적으로 반핵(反核)운동은 곧 반(反)원전과 같은 선상에서 진행됐다. 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 매스컴이다. 최악의 자연재해로 인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누출된 방사성 물질에 대한 인체 위해성만 강조됐다.
그 결과 일부 국가에서 방사선 누출을 우려해 핵개발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2011년 원전 포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패트릭 무어는 ‘1979년부터 18년 동안 미국의 15개 원전 고용자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원인별 사망률이 60% 낮다’는 2004년 컬럼비아 대학의 한 연구결과를 인용, 다른 기술에 비해 원전은 훨씬 안전하며 위험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면서 과거 원전을 반핵운동에 포함시켰던 자신의 과오를 뉘우쳤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의 저자로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 교수인 리처드 뮬러는 “원자력에 대한 일반인의 오해가 아주 심각해서 설득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대통령이라면 원전을 더 건설하고 핵폐기물 저장소도 건설하겠다”고 했다.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인간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지구가 더워지고 있어 곧 파멸 속으로 빠질 것이라면서 풍차와 태양광패널에 의존하는 시골생활의 좌파적 낭만주의에 빠져 있다. 이들은 가난이 인생의 숭고한 삶의 방식이라 간주하고 모든 대형개발에 반대한다. 그래서 수력·조력 발전이 가장 친환경적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라는 것조차 부인한다.
옥스퍼드대학의 폴 콜리어 교수는 “자연을 그대로 놓아 두자는 것은 모두 못살자는 것과 같다”는 말로 흑백논리를 앞세워 개발을 반대하는 환경론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래서 패트릭 무어는 “산림을 보존하기보다 나무를 더 심고 더 사용하며, 수력발전을 할 수 있으면 더 해야 하고, 가장 안전하고 저렴한 원자력을 이용하며, 유전학을 더 활용하고, 가난이 가장 최악의 환경문제다”라고 주장했다.
선진국에서는 당사자들 스스로 또는 제3자의 중재로 대화를 통해 협상을 하면서 갈등을 해결한다. 협상이 안되면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상생적인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 미디에이션(mediation) 과정을 거친다. 일반적인 중재와 다른 것은 미디에이션 과정에서 모든 의사결정권을 당사자들이 갖는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런 방법들을 통해 갈등을 해결한다.
국책사업에서 제기되는 환경문제를 과연 환경파괴냐 아니냐의 흑백논리에 의해 결정한다면 결코 어떠한 국책사업도 추진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환경문제로 국론을 분열시킨 대부분의 사업은 정부 주도의 국책사업이었다. 특히 대통령 선거공약인 경우 더 큰 사회적 논란을 가져왔다. 이는 정치적인 동기에서 발단됐거나 사업 규모가 커서 쉽게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환경갈등 해결방안
환경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
첫째, 정부는 향후 모든 국책사업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한다. 정부는 문제점이 나타날 경우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반대측 주장도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렇게 해야 이익집단의 무조건적, 비논리적인 반대가 없어지고 국민의 화합을 유도하면서 건설적인 방향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치적,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들을 미온적으로 진행시킬 수밖에 없는 현직의 행정관료나 정치인을 배제하고, 추진력 있고 국가관이 뚜렷한 중립적인 인사를 컨트롤타워로 발탁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그동안 일부 환경단체들이 국책사업을 반대한 주요 논거는 ‘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환경보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환경보전만이 선(善)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국가사업을 반대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환경단체들은 정부를 탓하기 전에 자신들이 과연 소통을 할 의지가 있고 민주적인 과정을 밟고 있는지도 성찰해 보아야 한다. 또한 자신들의 집단적 위치를 이용해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 부당한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나 돌아봐야 한다. 반대할 경우에도 과학적인 논리에 의해 보편타당성이 있는지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종교인들은 환경문제를 이념문제처럼 접근하고, 생명파괴, 자연파괴라는 단순논리의 종교적 이유로 간여해서는 안 된다. 분란의 주체보다 화합과 소통의 주체로 사회를 이끌어 가야 한다.
셋째, 매스컴의 역할도 중요하다. 사회가 다양화하면서 매스컴의 역할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매스컴의 순기능은 사회의 이질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구성원들에게 편파적인 정보전달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역기능을 초래하고 정치적 안정을 위협할 수도 있다. 매스컴은 철저하게 공공성과 공정성에 근거해 객관적으로 정부사업을 평가하고 보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계를 포함한 전문가집단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토론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이 충돌할 경우,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는 협의회를 구성해 경제성, 기술적 타당성, 환경영향 등을 신속히 검토해 정부와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 국민들도 반대에만 귀를 기울이지 말고 국책사업에 찬성하는 학자들을 어용(御用)으로 몰아붙이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新환경운동 선언해야
정치인들의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복지정책으로 촉발된 유럽발 경제위기로 미래는 어느 때보다 밝지 않다.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청년실업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 중지를 모아 한 마음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이제는 대안 없는 반대를 지양하고,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신(新)환경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정치적 목적과 흑백논리를 앞세운 비현실적인 환경운동을 지양하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사는 상생의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개발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신중히 추진돼야 하며, 저탄소 녹색성장 및 자원순환형 녹색사회를 이룩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이념적, 지역적, 정치적 잣대보다 국가의 밝은 미래와 국민의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잣대로 환경갈등을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