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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조선총독부, 최후의 인터뷰 (조갑제 著 | 조갑제닷컴 刊)

광복 후에도 건재했던 총독부 관료와 친일파

김정우    hg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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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일제(日帝) 36년’ 동안 우리 민족의 가슴에 ‘이민족(異民族)에 의한 식민지배’라는 불도장을 찍어 놓은 일제 식민통치자들과 그 후예들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양하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2인자였던 정무총감을 비롯한 조선총독부의 국·과장급 고급 관료들, 일제하에서 민족운동을 탄압했던 조선인 특고(特高·특별고등)경찰과 헌병, 한국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의 손자, 한일병합 청원에 앞장섰던 친일파 이용구(李容九)의 아들, 구(舊) 일본 대본영 참모 출신의 기업인으로 한일(韓日) 간 막후 밀사 역할을 했던 세지마 류조 등….
 
  저자를 처음 만났을 때 “남산에 아직도 박문사(博文寺·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기 위해 일제가 지었던 절)가 있습니까?”라고 물으면서 “이토는 한국의 독립을 원했으며, 군국주의자가 아니었다”고 강변하는 이토 히로부미 손자의 이야기는 읽는 이에게 쓴웃음을 짓게 한다. 하지만 광복 후 일본인으로 귀화한 이용구의 아들이 한일국교정상화 지지에 앞장섰다거나, 일제 총독부의 경무과장·보안과장, 황해·전남지사를 지낸 야기 노부오(八木信夫)가 전두환(全斗煥) 정권 시절까지 한국을 드나들면서 한일친선(?) 활동을 벌였다는 얘기에 이르러서는 머리털이 곤두서는 느낌이 든다. 일제하에서 특고경찰이나 헌병으로 근무했던 자들이 광복 후 경찰이나 정보기관에 근무하면서 사찰과 고문, 정치공작이라는 악습을 남겨 놓았다는 얘기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 실린 글은 대부분 1980년대 초반 월간조선(月刊朝鮮)에 실렸던 것이다. 때문에 지금은 대한민국의 정체성(正體性)과 정통성을 옹호하는 대표적인 논객이 된 저자가 청년 시절 품었던 현대사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는 “일제 때도 행복이 있었고 보람이 있었으며 배움이 있었다”면서 “이 시대를 헤쳐 온 사람들의 노고와 고민에 대한 이해 없이 메마른 좌경적 심성으로 그들을 간단하게 재단(裁斷)하는 것은 인간 존재에 대한 모독일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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