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신장 점령, 위구르족 漢化枯死 정책 실시
⊙ 産兒제한과 강제이주로 위구르족 씨 말려
⊙ 1964년부터 1996년까지 총 46번의 핵실험을 신장에서 강행, 주민 148만명 핵 오염에 노출,
19만명 사망
⊙ 신장 지역은 에너지의 寶庫(보고). 중국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30%, 석탄매장량의 40% 차지
朴炫度 서강대 종교연구소 책임연구원
⊙ 産兒제한과 강제이주로 위구르족 씨 말려
⊙ 1964년부터 1996년까지 총 46번의 핵실험을 신장에서 강행, 주민 148만명 핵 오염에 노출,
19만명 사망
⊙ 신장 지역은 에너지의 寶庫(보고). 중국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30%, 석탄매장량의 40% 차지
朴炫度 서강대 종교연구소 책임연구원
- 지난 7월 5일 우루무치 시내에서 중국 인민무장경찰 병력이 위구르인 시위대를 겹겹이 차단하고 있다.
지난 7월 5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위구르족 유혈시위는 표면상으로는 광둥성(廣東省) 사오관(韶關)시 소재 한 완구공장에서 위구르 청년 두 명이 漢族(한족) 청년에게 맞아 죽은 것이 발단이다. 한족 여성 공원 두 명이 위구르 청년에게 성폭행당했다는 헛소문이 인터넷에서 퍼지자 분노한 한족 청년들이 폭행치사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중국 공안(경찰)이 사건 초반에 엄정하게 잘 처리했으면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었던 일이 중국 정부 공식집계로 184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사건으로 커져 버렸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 보면 인터넷 헛소문은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준 역할에 불과하다. 위구르인들이 活火山(활화산)처럼 일어난 것은 지난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신장을 점령한 이래 종교·문화, 정치·경제적으로 위구르족 漢化枯死(한화고사) 정책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신장에는 튀르크語系(어계) 위구르語(어)를 쓰는 800만명 가량의 위구르인들이 산다. 튀르크어계 사람들로는 터키, 이란의 아제리족,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인구다. 위구르인들은 터키와 달리 아랍문자로 글을 쓴다. 이들 대다수는 전통적으로 이슬람교를 信奉(신봉)해 온 무슬림들이다.
이슬람교를 回敎라고 부르는 이유
위구르는 현대 중국어로 웨이우얼(維吾爾)이라고 한다. 중국 기록에 위구르는 北魏(북위: 386~558) 때부터 다양하게 표기되다가 唐(당)나라 시대에 들어 回紇(회흘)로 통일됐다. 문헌에 따르면 788년 위구르인들의 요청에 따라 紇(흘)을 매를 뜻하는 용맹한 의미의 (흘)로 바꾸었고, 두 표현 모두 쓰였다.
위구르인들이 점차 이슬람교를 받아들임에 따라 중국 문헌은 회흘을 위구르인, 무슬림 두 가지 뜻으로 혼용해서 썼는데, 한자문화권에서 이슬람교를 回敎(회교), 무슬림을 回回(회회)라고 한 것 역시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14세기 이후 회회는 무슬림을 가리키지만, 그리스도교인을 十字回回(십자회회), 유대인을 藍帽回回(남모회회), 무슬림을 白帽回回(백모회회)라고 부른 데에서 볼 수 있듯 이국적인 풍속을 지닌 외국인을 지칭할 때도 쓰였다. 몽골 원 조정이 色目人(색목인)이라 부른 사람들이다.
오늘날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回族(회족)은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고안한 民族名(민족명)으로, 오랜 세월 중국에 살다가 漢化(한화)된 무슬림 후손들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회족이라고 해서 모두 무슬림은 아니다. 중국 회족의 공통점은 이슬람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다.
현대 중국에서 회족과 위구르족은 다른 민족이다. 위구르족은 회족 무슬림을 무슬림 뿌리를 상실하고 한화되어 한족에게 굽실거린다고 못마땅하게 여긴다. 회족은 중국 전역에 퍼져 있지만 위구르족은 위구르 밀집지역에 바로 인접한 寧夏(닝샤)·靑海(칭하이)·甘肅(간수) 3개 지역에 집중되어 산다.
약 160만㎡로 우리나라의 8배에 달하고 중국 영토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신장은 몽골·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 등 모두 8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최서단 지역으로, 중국을 중앙아시아와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 정부는 신장이 西漢時代(서한시대: 기원전 206~기원후 24) 이래 변함없는 중국 영토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구르인을 비롯해 카자흐인, 키르기스인 등 튀르크어계에 속하는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던 이곳을 중국이 장악하기 시작한 때는 청나라 乾隆帝(건륭제)가 이 지역을 정복한 1759년이다.
청나라는 이후 잠시 물러났다가 1876년 러시아를 견제하려던 영국의 도움으로 再侵(재침)하여 1884년 新疆(신강), 즉 새로운 영토라는 이름으로 자국의 판도 안에 編入(편입)했다.
산아제한과 강제이주로 위구르족 씨 말려
1911년 청나라가 몰락한 후 위구르인들은 ‘東(동)튀르케스탄(셰르키 튀르케스탄)’이라는 國號(국호)로 1933~34년, 1944~49년 두 차례에 걸쳐 독립국가를 건설했다. 중국공산당은 1949년 이곳을 다시 점령, 1955년 신장위구르자치구로 만든 후 오늘날에 이른다.
13개의 민족이 모여 사는 이곳의 현재 인구는 약 2000만명이다. 인구비율로 보면 위구르족(45%)과 한족(41%)이 주류를 이루고, 카자흐족(7%), 회족(5%)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현재의 인구비율은 중국 정부가 이곳을 漢化(한화)시키기 위한 人爲的(인위적) 노력의 산물이다. 1940년대에 주민의 80% 이상은 위구르인들이었고, 반면 한족의 비율은 불과 5%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1954년 한족 중심으로 신장생산건설병단을 구성해 西部大開發(서부대개발)에 나서면서 지속적으로 한족 이주를 장려하는 동시에 위구르족 減少(감소)정책을 竝行(병행)하여 오늘날 한족과 위구르족의 비율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위구르족 감소는 産兒(산아)제한과 강제이주를 통해 이뤄진다. 무슬림 문화의 특징인 대가족을 유지하던 위구르족은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의 통제를 받으면서 인구증가세가 둔화됐다. 부부당 1명의 자녀밖에 갖지 못하는 한족과 달리 도시거주자는 2자녀, 농촌거주자는 최대 3자녀까지 가질 수 있지만 정부로부터 출산 허가를 받고 아이를 가져야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 허가 없이 임신할 경우 3만 위안(560만원)의 벌금을 내는데, 강제 낙태시술을 당하기도 한다. 신혼부부가 출산 허가를 받기까지는 보통 3~4년이 걸린다고 한다. 가구당 자녀 수가 제한되기에 재혼 부부는 아이를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경우를 당하기도 한다.
법적 허용 자녀 수를 넘어 임신을 할 경우 정부에서 낙태시술을 강제한다. 인구증가를 억제해 빈곤비율을 줄이겠다는 정책이지만, 한족에 비해 극소수인 위구르인들에게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은 가난 퇴치용이 아니라 민족 말살용으로 보일 뿐이다.
출산제한과 더불어 중국 정부는 2006년부터 18~25세의 가임기 위구르족 여성을 다른 지방으로 移住就業(이주취업)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부모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토지를 몰수한다고 으름장을 놓으니 사실상 강제이주 정책이다.
핵실험으로 19만명 사망
세계위구르회의에 따르면 2006~07년 사이에 이렇게 신장을 떠난 젊은 여성의 수가 24만명에 달한다. 이주 여성들이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강제노동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5000위안(94만원)에 달하는 벌금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위구르인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는 核(핵) 오염이다. 중국은 지난 1964년부터 1996년까지 총 46번의 핵실험을 모두 신장 롭누르에서 행했다. 이 중 23번은 대기 중에서, 22번은 지하에서 행했고, 한 번의 실험은 실패했다.
일본 물리학자 다카다 준(高田純) 교수는 지난 32년간 148만명의 주민이 핵 오염에 노출됐고, 19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세 차례의 큰 핵실험은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400만 배에 달하는 방사능을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핵실험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이 지역 내 모든 질병과 사망, 기형아 출산 등에 대해 緘口(함구)해 왔다. 신장 지역 주민의 암 발생률은 여타 지역보다 30% 가량 높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불임률, 기형아 출산율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핵실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신장 지역 주민들에 대해 정부차원의 보상이나 치료는 없는 실정이다. 과학자들은 世代(세대)에 걸쳐 질병이 유전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갖은 수단을 써서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장악하려는 이유는 지하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중국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30%, 석탄 매장량의 40%를 차지하는 에너지의 寶庫(보고)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현재 중국 내 석유 생산량의 7분의 1을 점유하고 있는데, 생산량이 해마다 늘어 2008년에는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다칭(大慶)유전에 이어 국내 2위 생산기지가 됐다.
2005년에는 이곳 타림분지에서 상하이(上海)에 이르는 약 4000㎞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건설됐다. 작년부터는 이곳에서 간수성을 지나 東南海岸(동남해안) 광저우(廣州)에 닿는 9000㎞ 길이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이 시작됐다. 이란에서 시작되어 이곳을 거쳐 파키스탄에 이르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도 추진되고 있다.
이런 경제적·전략적 요충지인 신장을 중국이 포기할 가능성은 털끝만큼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지역 원주민 위구르인들에게 대처한 방법은 중국이 근대사에서 그토록 비난하던 西歐(서구)와 일본의 식민주의 정책을 그대로 빼닮았다.
위구르 문화 말살정책 추진
국제사면위원회가 ‘정치범 처형이 이뤄지는 곳’으로 부르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중국이 저지른 인권유린은 몇 권을 책으로 써도 모자랄 판이다.
위구르인들은 ‘자치구’라는 말에 현혹되어 중국 정부를 향해 1955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약속한 자치를 요구한다. 그러나 마오쩌둥의 소수민족 자치는 스탈린의 그것처럼 소수민족의 문화와 삶의 양식이 궁극적으로 사회주의에 同化(동화)되어 사라지는 것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인정하지 않은 진정한 의미의 자치를 요구해 보았자 소용없는 일이다.
위구르족을 중국 사회주의에 강제로 동화시키기 위해 공산당 정권은 문화적 동질성을 제공하는 이슬람을 와해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모스크를 파괴하고, 무슬림 복장을 금지했으며, 예배 지도자들은 투옥했다. 문화혁명(1966~1976년) 때는 모스크를 이슬람교에서 금지하는 동물인 돼지를 키우는 농장으로 만들고, 각 가정마다 두 마리 이상 돼지를 키우도록 강제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신장 지역 무슬림들의 종교활동을 탄압하고 있다. 1990년 바란에서 모스크 건축을 허가하지 않는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가 경찰과의 충돌로 번져, 약 3000명에 이르는 死傷者(사상자)가 발생했다.
1995년 이래 중국 공산당은 위구르 무슬림들이 집에서 이슬람 종교 교육이나 예배를 드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18세 이하 청소년은 종교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 모스크에 가지도 못하고, 라마단 단식도 못하며,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도 종교교육은 받을 수 없다. 학생들은 코란 대신 공산당 이론을 암기해야 하고, 위구르 문화와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한 교과서로 공부해야 한다.
국제사면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윈난성(雲南省) 회족 무슬림 지역에서 공부하던 8~14세 위구르 소년 160명이 체포되어 신장 우루무치 지역으로 보내지고 바이쟈후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 중 10명은 부모가 2만 위안(376만원)의 벌금을 낸 후 석방됐지만, 부모가 벌금을 내지 못한 아이들은 불법 종교 활동 참여죄로 기소된다고 한다.
신장자치구 당국은 수시로 무슬림 지도자들을 불러 사상을 검열한다. 각 모스크마다 사복 정보원이 위구르 공산당원이나 관리가 예배에 참석하고 있는지 조사해 징벌을 내린다. 일반인들은 자기가 사는 지역 밖에 있는 모스크나 예배모임에 참석할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내야 하는데 그 금액이 두세 달 소득에 맞먹는다.
혹독한 탄압 서슴지 않아
인권단체인 위구르인권프로젝트(Uyghur Human Rights Project)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호탄 지역 일치에 살던 에민 니야즈 씨는 12명의 일행과 함께 우연히 인근 카리카슈에 있는 사원에 갔다가 500위안(9만4000원)에 달하는 벌금 을 냈다. 그가 사는 일치 지역 주민의 1인당 연간소득이 3000위안(56만4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무거운 경제적 징벌이다.
벌금을 내고 경찰서에서 풀려난 후 일행 13명은 마을 사람들 앞에 불려 나가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는 自我批判(자아비판)을 하며 자신들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고 알려야 했다.
이런 사실은 언론통제로 인해 지역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는다.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과격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을 적발해 지역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일 뿐, 이 지역 무슬림들의 종교생활을 결코 탄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위구르인들이 한자리에 3명 이상 모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위구르인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튀르크인들의 마을 공동체 모임인 메슈레프(meshrep)를 금지한 것도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1997년 2월 굴자(중국명 伊寧·이링)에서 메슈레프가 여러 젊은이를 마약·알코올 중독으로부터 치료하는 등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이 대중운동으로 번질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던 중국 정부는 주민들의 축구경기 관람을 불법집회로 규정해 경기장에 탱크를 투입했다. 이에 분노한 주민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서자 시위대에 발포하여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중국의 위구르 대책은 잔혹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수많은 무슬림 지도자들은 반란 혐의로 총살당했다. 위구르 작가들은 ‘조국 분열을 조장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됐다. 그 내용을 보면 단순히 위구르어로 글을 쓰기만 해도 반란죄가 적용될 정도였다.
1990년대 들어 소련이 붕괴된 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튀르크어계에 속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잇따라 독립하자 위구르인들도 크게 고무됐다.
중국은 위구르인들이 중앙아시아 튀르크 형제들과 연계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1996년 러시아·타지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과 함께 상하이 파이브(Shanghai Five)를 결성했다. 2001년에는 여기에 우즈베키스탄까지 더해 상하이협력기구로 확장했다.
‘嚴打’라는 작전 펼쳐 분리운동 철저 분쇄
중국은 경제적·정치적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는 이들 5개 국가의 도움으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인들이 동튀르케스탄으로 독립하는 것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구르 독립운동가들이 상하이협력기구 가입 국가로 넘어가면, 중국은 이들을 범죄자로 규정해 身柄(신병)인도를 요구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이들 국가로부터 위구르 인사들을 넘겨받아 반란죄로 처형했다.
1998년부터 중국 정부는 ‘嚴打(엄타)’라는 작전명으로 위구르 지역 통제를 강화하고, 분리주의자 색출에 나서 대규모 체포·처형을 강행했다. 이후 위구르 독립운동은 현저히 약화됐다. 1만5000명으로 구성된 非(비)군사요원들이 신장에 투입되어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중국의 비인도적 정책은 위구르인들의 이슬람 정체성을 강화하는 반작용을 불러일으켰다. 위구르 이슬람 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과격 무슬림 분리주의운동 단체인 동튀르케스탄이슬람운동(ETIM)도 조직됐다. 중국은 위구르와 관계된 거의 모든 반 중국 활동의 주동자로 이 단체를 지목했다.
9·11 사태 이후 美(미) 부시 행정부는 이 단체가 “피해자가 누구인지 아랑곳하지 않고 비무장 민간인들을 상대로 폭력을 자행했다”면서 ‘신중한 검토 끝에’ 테러분자로 등록했다.
그러나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 당시 검거한 위구르인들을 중국으로 송환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최근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위구르인 수감자 17명을 팔라우로 보낼 예정이다.
사실 대다수 위구르인은 ETIM의 이슬람국가 건설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위구르인들의 反中(반중) 시위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자연발생적이고 비조직적인 항거라고 보는 것이 옳다.
2002년 3월 국제사면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9월 1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중국 정부는 신장에서 3000명을 체포했고, 적어도 20명을 정치적 이유로 처형했다. 9·11 이후 중국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구실로 위구르 인권탄압을 정당화하고 있다.
재미 있는 것은 중국이 서방국가들에는 위구르 무슬림을 테러리스트라고 선전하고, 무슬림 국가들에는 ‘지극히 親(친)서방적인 거짓 무슬림’이라고 비방한다는 사실이다.
취업, 경제활동 차별 극심
현재 신장 지역의 경제성장은 중국 다른 지역보다 빠르다. 소득수준이 東南(동남) 해안지역을 제외하면 중국에서 가장 높다. ‘국가사회주의 경제의 마지막 보루가 신장’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중국 정부가 자원개발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장 경제의 국가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적하듯 貧富(빈부)의 차가 극심하고 부자와 가난한 자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부유층은 한족이고, 빈곤층은 한족과 외모에서 확연히 다른 위구르족이다.
이러한 빈부차의 원인은 고용차별이다. 중국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신장생산건설병단 공무직 840자리 중 약 800개가 한족 차지였다.
위구르족의 낮은 교육수준, 중국어 능력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경제적 기회의 불균형은 공무직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직종의 80~90%는 한족이 장악하고 있다.
과거 위구르족이 장악했던 중앙아시아 무역주도권도 이제는 한족 차지다. 위구르족 자영업자들은 “정부에서 은행에 돈을 내려 보내도 대출금융 서비스는 한족들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선점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티베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한족들이 경제권을 쥐고 있다. 지역경제의 80%를 장악한 중국군, 국영 석유회사, 건설사가 한족들을 집중 고용하고 있다. 신장 최대 도시 우루무치 시민의 95%가 한족이다.
위구르 무슬림들은 도시 빈민,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관광 상품으로 전락했다. 높은 실업률과 취업 불평등은 가난을 가속화했고, 마약·에이즈에 주민들은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한족과 다른 외모, 삶의 방식을 지닌 위구르인들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고자 애쓰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이미 지난 2002년 5월 신장대학교는 위구르어로 하는 강의를 모두 폐지했다.
이처럼 한족 주도로 변하는 사회에서 살아남는 동시에 문화와 언어를 지키기 위해 남자아이는 한족학교에, 여자아이는 위구르나 카자흐족 학교에 보내는 가정이 늘었다. 그러나 이처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한 노력은 머지않은 미래에 兩性不平等(양성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독립운동의 구심점 없어
엄밀히 말해서 위구르인들의 민족감정에 불을 붙인 것은 바로 중국이다. 원래 위구르인들은 수는 많았지만 신장 지역의 여러 오아시스 지역이나 광활한 스텝 지역에 散在(산재)했을 뿐 위구르인이라는 동질감을 共有(공유)하지 못했다.
과거 두 차례 건립됐던 독립국가 동튀르케스탄은 민족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는 그 존속기간이 너무 짧았다. 6년이 채 안되었으니 말이다. 위구르 민족감정이 강력하게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1955년 중국이 위구르인들이 사는 신장 지역을 자치구로 묶은 이후부터였다.
현재 중국 정부의 강력한 무력 대응으로 위구르 분리운동은 動力(동력)을 잃은 상태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분리든 자치든 간에 위구르족의 반 중국 투쟁은 신장지역 내에서 물리적으로 직접 저항하기보다는, 해외에 거주하는 위구르인들이 중심이 된 세계위구르회의나 미국·일본 등에 소재한 위구르인 협회가 주로 사이버 공간에서 중국에 항의 메시지를 전하고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춰보면 이번 시위는 상당히 예외적이고, 그만큼 신장 위구르인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컸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달라이 라마를 구심점으로 단결하는 티베트와 달리 위구르족에게는 독립운동을 이끌 역량을 지닌 국내외적인 권위를 가진 인물이 없다. 중국 정부가 자랑하는 ‘성공한 위구르 여성 실업가’에서 반중국 투사로 변신한 ‘위구르인의 代母(대모)’ 레비야 카디르 여사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한계가 있다.
위구르인 대다수가 무슬림이라는 사실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슬람을 테러와 연관시키는 현대인들의 편견 때문이다.
중국 정부에 의해 투옥된 카디르 여사를 구해내고, 받아들였던 데서 보듯이 위구르족을 도울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정도다. 하지만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지정학적 위치나 중국의 위상 등을 고려해 오바마 행정부도 그저 조심스럽게 중국과 위구르 양쪽에 자제를 요구할 뿐이다.
이슬람 문화를 공유하는 전 세계 무슬림 국가들도, 신장 위구르인들을 동쪽 끝에 위치한 튀르크 형제로 생각하는 터키도, 이래저래 중국 눈치만 보고 있다.
어쩌면 국제적 무관심과 求心力(구심력) 부족으로 한족에 동화될 위기에 처한 위구르인들의 안타까운 현실보다는, 지속적인 자원발굴과 한족 이주로 인한 인구 증가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닥칠 신장 지역의 수자원 고갈과 생태환경 변화가 더 중요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힘없는 사람들에게 국제정세는 늘 그렇게 냉혹하다.⊙
중국 공안(경찰)이 사건 초반에 엄정하게 잘 처리했으면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었던 일이 중국 정부 공식집계로 184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사건으로 커져 버렸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 보면 인터넷 헛소문은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준 역할에 불과하다. 위구르인들이 活火山(활화산)처럼 일어난 것은 지난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신장을 점령한 이래 종교·문화, 정치·경제적으로 위구르족 漢化枯死(한화고사) 정책을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신장에는 튀르크語系(어계) 위구르語(어)를 쓰는 800만명 가량의 위구르인들이 산다. 튀르크어계 사람들로는 터키, 이란의 아제리족,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인구다. 위구르인들은 터키와 달리 아랍문자로 글을 쓴다. 이들 대다수는 전통적으로 이슬람교를 信奉(신봉)해 온 무슬림들이다.
이슬람교를 回敎라고 부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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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경찰이 항의하는 위구르인 여성을 몽둥이로 구타하고 있다. |
위구르인들이 점차 이슬람교를 받아들임에 따라 중국 문헌은 회흘을 위구르인, 무슬림 두 가지 뜻으로 혼용해서 썼는데, 한자문화권에서 이슬람교를 回敎(회교), 무슬림을 回回(회회)라고 한 것 역시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다.
14세기 이후 회회는 무슬림을 가리키지만, 그리스도교인을 十字回回(십자회회), 유대인을 藍帽回回(남모회회), 무슬림을 白帽回回(백모회회)라고 부른 데에서 볼 수 있듯 이국적인 풍속을 지닌 외국인을 지칭할 때도 쓰였다. 몽골 원 조정이 色目人(색목인)이라 부른 사람들이다.
오늘날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回族(회족)은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고안한 民族名(민족명)으로, 오랜 세월 중국에 살다가 漢化(한화)된 무슬림 후손들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회족이라고 해서 모두 무슬림은 아니다. 중국 회족의 공통점은 이슬람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다.
현대 중국에서 회족과 위구르족은 다른 민족이다. 위구르족은 회족 무슬림을 무슬림 뿌리를 상실하고 한화되어 한족에게 굽실거린다고 못마땅하게 여긴다. 회족은 중국 전역에 퍼져 있지만 위구르족은 위구르 밀집지역에 바로 인접한 寧夏(닝샤)·靑海(칭하이)·甘肅(간수) 3개 지역에 집중되어 산다.
약 160만㎡로 우리나라의 8배에 달하고 중국 영토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신장은 몽골·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 등 모두 8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최서단 지역으로, 중국을 중앙아시아와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 정부는 신장이 西漢時代(서한시대: 기원전 206~기원후 24) 이래 변함없는 중국 영토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구르인을 비롯해 카자흐인, 키르기스인 등 튀르크어계에 속하는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던 이곳을 중국이 장악하기 시작한 때는 청나라 乾隆帝(건륭제)가 이 지역을 정복한 1759년이다.
청나라는 이후 잠시 물러났다가 1876년 러시아를 견제하려던 영국의 도움으로 再侵(재침)하여 1884년 新疆(신강), 즉 새로운 영토라는 이름으로 자국의 판도 안에 編入(편입)했다.
산아제한과 강제이주로 위구르족 씨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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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7일 위구르인들이 우루무치 시내로 진주하는 중국 군경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
13개의 민족이 모여 사는 이곳의 현재 인구는 약 2000만명이다. 인구비율로 보면 위구르족(45%)과 한족(41%)이 주류를 이루고, 카자흐족(7%), 회족(5%)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현재의 인구비율은 중국 정부가 이곳을 漢化(한화)시키기 위한 人爲的(인위적) 노력의 산물이다. 1940년대에 주민의 80% 이상은 위구르인들이었고, 반면 한족의 비율은 불과 5%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1954년 한족 중심으로 신장생산건설병단을 구성해 西部大開發(서부대개발)에 나서면서 지속적으로 한족 이주를 장려하는 동시에 위구르족 減少(감소)정책을 竝行(병행)하여 오늘날 한족과 위구르족의 비율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위구르족 감소는 産兒(산아)제한과 강제이주를 통해 이뤄진다. 무슬림 문화의 특징인 대가족을 유지하던 위구르족은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의 통제를 받으면서 인구증가세가 둔화됐다. 부부당 1명의 자녀밖에 갖지 못하는 한족과 달리 도시거주자는 2자녀, 농촌거주자는 최대 3자녀까지 가질 수 있지만 정부로부터 출산 허가를 받고 아이를 가져야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 허가 없이 임신할 경우 3만 위안(560만원)의 벌금을 내는데, 강제 낙태시술을 당하기도 한다. 신혼부부가 출산 허가를 받기까지는 보통 3~4년이 걸린다고 한다. 가구당 자녀 수가 제한되기에 재혼 부부는 아이를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경우를 당하기도 한다.
법적 허용 자녀 수를 넘어 임신을 할 경우 정부에서 낙태시술을 강제한다. 인구증가를 억제해 빈곤비율을 줄이겠다는 정책이지만, 한족에 비해 극소수인 위구르인들에게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은 가난 퇴치용이 아니라 민족 말살용으로 보일 뿐이다.
출산제한과 더불어 중국 정부는 2006년부터 18~25세의 가임기 위구르족 여성을 다른 지방으로 移住就業(이주취업)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부모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토지를 몰수한다고 으름장을 놓으니 사실상 강제이주 정책이다.
핵실험으로 19만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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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구르인 부녀자들이 우루무치 시내에서 중국 인민무장경찰들에게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
위구르인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는 核(핵) 오염이다. 중국은 지난 1964년부터 1996년까지 총 46번의 핵실험을 모두 신장 롭누르에서 행했다. 이 중 23번은 대기 중에서, 22번은 지하에서 행했고, 한 번의 실험은 실패했다.
일본 물리학자 다카다 준(高田純) 교수는 지난 32년간 148만명의 주민이 핵 오염에 노출됐고, 19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세 차례의 큰 핵실험은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400만 배에 달하는 방사능을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핵실험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이 지역 내 모든 질병과 사망, 기형아 출산 등에 대해 緘口(함구)해 왔다. 신장 지역 주민의 암 발생률은 여타 지역보다 30% 가량 높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불임률, 기형아 출산율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핵실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신장 지역 주민들에 대해 정부차원의 보상이나 치료는 없는 실정이다. 과학자들은 世代(세대)에 걸쳐 질병이 유전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갖은 수단을 써서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장악하려는 이유는 지하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중국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30%, 석탄 매장량의 40%를 차지하는 에너지의 寶庫(보고)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현재 중국 내 석유 생산량의 7분의 1을 점유하고 있는데, 생산량이 해마다 늘어 2008년에는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다칭(大慶)유전에 이어 국내 2위 생산기지가 됐다.
2005년에는 이곳 타림분지에서 상하이(上海)에 이르는 약 4000㎞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건설됐다. 작년부터는 이곳에서 간수성을 지나 東南海岸(동남해안) 광저우(廣州)에 닿는 9000㎞ 길이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이 시작됐다. 이란에서 시작되어 이곳을 거쳐 파키스탄에 이르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도 추진되고 있다.
이런 경제적·전략적 요충지인 신장을 중국이 포기할 가능성은 털끝만큼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지역 원주민 위구르인들에게 대처한 방법은 중국이 근대사에서 그토록 비난하던 西歐(서구)와 일본의 식민주의 정책을 그대로 빼닮았다.
위구르 문화 말살정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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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8일 소총으로 무장한 중국군이 우루무치 시내로 들어오고 있다. |
위구르인들은 ‘자치구’라는 말에 현혹되어 중국 정부를 향해 1955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약속한 자치를 요구한다. 그러나 마오쩌둥의 소수민족 자치는 스탈린의 그것처럼 소수민족의 문화와 삶의 양식이 궁극적으로 사회주의에 同化(동화)되어 사라지는 것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것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인정하지 않은 진정한 의미의 자치를 요구해 보았자 소용없는 일이다.
위구르족을 중국 사회주의에 강제로 동화시키기 위해 공산당 정권은 문화적 동질성을 제공하는 이슬람을 와해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모스크를 파괴하고, 무슬림 복장을 금지했으며, 예배 지도자들은 투옥했다. 문화혁명(1966~1976년) 때는 모스크를 이슬람교에서 금지하는 동물인 돼지를 키우는 농장으로 만들고, 각 가정마다 두 마리 이상 돼지를 키우도록 강제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신장 지역 무슬림들의 종교활동을 탄압하고 있다. 1990년 바란에서 모스크 건축을 허가하지 않는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가 경찰과의 충돌로 번져, 약 3000명에 이르는 死傷者(사상자)가 발생했다.
1995년 이래 중국 공산당은 위구르 무슬림들이 집에서 이슬람 종교 교육이나 예배를 드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18세 이하 청소년은 종교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 모스크에 가지도 못하고, 라마단 단식도 못하며,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도 종교교육은 받을 수 없다. 학생들은 코란 대신 공산당 이론을 암기해야 하고, 위구르 문화와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한 교과서로 공부해야 한다.
국제사면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윈난성(雲南省) 회족 무슬림 지역에서 공부하던 8~14세 위구르 소년 160명이 체포되어 신장 우루무치 지역으로 보내지고 바이쟈후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 중 10명은 부모가 2만 위안(376만원)의 벌금을 낸 후 석방됐지만, 부모가 벌금을 내지 못한 아이들은 불법 종교 활동 참여죄로 기소된다고 한다.
신장자치구 당국은 수시로 무슬림 지도자들을 불러 사상을 검열한다. 각 모스크마다 사복 정보원이 위구르 공산당원이나 관리가 예배에 참석하고 있는지 조사해 징벌을 내린다. 일반인들은 자기가 사는 지역 밖에 있는 모스크나 예배모임에 참석할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내야 하는데 그 금액이 두세 달 소득에 맞먹는다.
혹독한 탄압 서슴지 않아
인권단체인 위구르인권프로젝트(Uyghur Human Rights Project)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호탄 지역 일치에 살던 에민 니야즈 씨는 12명의 일행과 함께 우연히 인근 카리카슈에 있는 사원에 갔다가 500위안(9만4000원)에 달하는 벌금 을 냈다. 그가 사는 일치 지역 주민의 1인당 연간소득이 3000위안(56만4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무거운 경제적 징벌이다.
벌금을 내고 경찰서에서 풀려난 후 일행 13명은 마을 사람들 앞에 불려 나가 자신들의 죄를 고백하는 自我批判(자아비판)을 하며 자신들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고 알려야 했다.
이런 사실은 언론통제로 인해 지역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는다.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과격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을 적발해 지역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일 뿐, 이 지역 무슬림들의 종교생활을 결코 탄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위구르인들이 한자리에 3명 이상 모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위구르인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튀르크인들의 마을 공동체 모임인 메슈레프(meshrep)를 금지한 것도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1997년 2월 굴자(중국명 伊寧·이링)에서 메슈레프가 여러 젊은이를 마약·알코올 중독으로부터 치료하는 등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이 대중운동으로 번질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던 중국 정부는 주민들의 축구경기 관람을 불법집회로 규정해 경기장에 탱크를 투입했다. 이에 분노한 주민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서자 시위대에 발포하여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중국의 위구르 대책은 잔혹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수많은 무슬림 지도자들은 반란 혐의로 총살당했다. 위구르 작가들은 ‘조국 분열을 조장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됐다. 그 내용을 보면 단순히 위구르어로 글을 쓰기만 해도 반란죄가 적용될 정도였다.
1990년대 들어 소련이 붕괴된 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튀르크어계에 속하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잇따라 독립하자 위구르인들도 크게 고무됐다.
중국은 위구르인들이 중앙아시아 튀르크 형제들과 연계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1996년 러시아·타지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과 함께 상하이 파이브(Shanghai Five)를 결성했다. 2001년에는 여기에 우즈베키스탄까지 더해 상하이협력기구로 확장했다.
‘嚴打’라는 작전 펼쳐 분리운동 철저 분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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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7일 레비아 카디르 세계위구르회의 의장이 이끄는 시위대가 동튀르케스탄 국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워싱턴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위구르 독립운동가들이 상하이협력기구 가입 국가로 넘어가면, 중국은 이들을 범죄자로 규정해 身柄(신병)인도를 요구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이들 국가로부터 위구르 인사들을 넘겨받아 반란죄로 처형했다.
1998년부터 중국 정부는 ‘嚴打(엄타)’라는 작전명으로 위구르 지역 통제를 강화하고, 분리주의자 색출에 나서 대규모 체포·처형을 강행했다. 이후 위구르 독립운동은 현저히 약화됐다. 1만5000명으로 구성된 非(비)군사요원들이 신장에 투입되어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중국의 비인도적 정책은 위구르인들의 이슬람 정체성을 강화하는 반작용을 불러일으켰다. 위구르 이슬람 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과격 무슬림 분리주의운동 단체인 동튀르케스탄이슬람운동(ETIM)도 조직됐다. 중국은 위구르와 관계된 거의 모든 반 중국 활동의 주동자로 이 단체를 지목했다.
9·11 사태 이후 美(미) 부시 행정부는 이 단체가 “피해자가 누구인지 아랑곳하지 않고 비무장 민간인들을 상대로 폭력을 자행했다”면서 ‘신중한 검토 끝에’ 테러분자로 등록했다.
그러나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 당시 검거한 위구르인들을 중국으로 송환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최근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위구르인 수감자 17명을 팔라우로 보낼 예정이다.
사실 대다수 위구르인은 ETIM의 이슬람국가 건설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위구르인들의 反中(반중) 시위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자연발생적이고 비조직적인 항거라고 보는 것이 옳다.
2002년 3월 국제사면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9월 1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중국 정부는 신장에서 3000명을 체포했고, 적어도 20명을 정치적 이유로 처형했다. 9·11 이후 중국 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구실로 위구르 인권탄압을 정당화하고 있다.
재미 있는 것은 중국이 서방국가들에는 위구르 무슬림을 테러리스트라고 선전하고, 무슬림 국가들에는 ‘지극히 親(친)서방적인 거짓 무슬림’이라고 비방한다는 사실이다.
취업, 경제활동 차별 극심
현재 신장 지역의 경제성장은 중국 다른 지역보다 빠르다. 소득수준이 東南(동남) 해안지역을 제외하면 중국에서 가장 높다. ‘국가사회주의 경제의 마지막 보루가 신장’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중국 정부가 자원개발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장 경제의 국가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적하듯 貧富(빈부)의 차가 극심하고 부자와 가난한 자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부유층은 한족이고, 빈곤층은 한족과 외모에서 확연히 다른 위구르족이다.
이러한 빈부차의 원인은 고용차별이다. 중국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신장생산건설병단 공무직 840자리 중 약 800개가 한족 차지였다.
위구르족의 낮은 교육수준, 중국어 능력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경제적 기회의 불균형은 공무직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직종의 80~90%는 한족이 장악하고 있다.
과거 위구르족이 장악했던 중앙아시아 무역주도권도 이제는 한족 차지다. 위구르족 자영업자들은 “정부에서 은행에 돈을 내려 보내도 대출금융 서비스는 한족들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선점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티베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한족들이 경제권을 쥐고 있다. 지역경제의 80%를 장악한 중국군, 국영 석유회사, 건설사가 한족들을 집중 고용하고 있다. 신장 최대 도시 우루무치 시민의 95%가 한족이다.
위구르 무슬림들은 도시 빈민,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관광 상품으로 전락했다. 높은 실업률과 취업 불평등은 가난을 가속화했고, 마약·에이즈에 주민들은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한족과 다른 외모, 삶의 방식을 지닌 위구르인들은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고자 애쓰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이미 지난 2002년 5월 신장대학교는 위구르어로 하는 강의를 모두 폐지했다.
이처럼 한족 주도로 변하는 사회에서 살아남는 동시에 문화와 언어를 지키기 위해 남자아이는 한족학교에, 여자아이는 위구르나 카자흐족 학교에 보내는 가정이 늘었다. 그러나 이처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한 노력은 머지않은 미래에 兩性不平等(양성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독립운동의 구심점 없어
엄밀히 말해서 위구르인들의 민족감정에 불을 붙인 것은 바로 중국이다. 원래 위구르인들은 수는 많았지만 신장 지역의 여러 오아시스 지역이나 광활한 스텝 지역에 散在(산재)했을 뿐 위구르인이라는 동질감을 共有(공유)하지 못했다.
과거 두 차례 건립됐던 독립국가 동튀르케스탄은 민족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는 그 존속기간이 너무 짧았다. 6년이 채 안되었으니 말이다. 위구르 민족감정이 강력하게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1955년 중국이 위구르인들이 사는 신장 지역을 자치구로 묶은 이후부터였다.
현재 중국 정부의 강력한 무력 대응으로 위구르 분리운동은 動力(동력)을 잃은 상태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분리든 자치든 간에 위구르족의 반 중국 투쟁은 신장지역 내에서 물리적으로 직접 저항하기보다는, 해외에 거주하는 위구르인들이 중심이 된 세계위구르회의나 미국·일본 등에 소재한 위구르인 협회가 주로 사이버 공간에서 중국에 항의 메시지를 전하고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춰보면 이번 시위는 상당히 예외적이고, 그만큼 신장 위구르인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컸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달라이 라마를 구심점으로 단결하는 티베트와 달리 위구르족에게는 독립운동을 이끌 역량을 지닌 국내외적인 권위를 가진 인물이 없다. 중국 정부가 자랑하는 ‘성공한 위구르 여성 실업가’에서 반중국 투사로 변신한 ‘위구르인의 代母(대모)’ 레비야 카디르 여사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한계가 있다.
위구르인 대다수가 무슬림이라는 사실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슬람을 테러와 연관시키는 현대인들의 편견 때문이다.
중국 정부에 의해 투옥된 카디르 여사를 구해내고, 받아들였던 데서 보듯이 위구르족을 도울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정도다. 하지만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지정학적 위치나 중국의 위상 등을 고려해 오바마 행정부도 그저 조심스럽게 중국과 위구르 양쪽에 자제를 요구할 뿐이다.
이슬람 문화를 공유하는 전 세계 무슬림 국가들도, 신장 위구르인들을 동쪽 끝에 위치한 튀르크 형제로 생각하는 터키도, 이래저래 중국 눈치만 보고 있다.
어쩌면 국제적 무관심과 求心力(구심력) 부족으로 한족에 동화될 위기에 처한 위구르인들의 안타까운 현실보다는, 지속적인 자원발굴과 한족 이주로 인한 인구 증가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닥칠 신장 지역의 수자원 고갈과 생태환경 변화가 더 중요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힘없는 사람들에게 국제정세는 늘 그렇게 냉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