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세계 검색시장의 60.8% 점유…시가 총액 삼성전자의 1.5배
스탠포드大 동창생 2명이 1998년 설립
- 구글의 공동 창립자이자 제품담당 사장인 래리 페이지(왼쪽)와 기술담당 사장인 세르게이 브린(오른쪽).
지난 3월 중순, 美 버클리大 경영대학원 교수회관.
미국의 간판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한국기업 「삼성」·「LG」 등이 속속 모여들었다. 회사를 소개하고, 人材(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한 취업설명회 자리였다.
기업의 인사담당자와 학생들은 명함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각인시키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여느 취업설명회가 그렇듯이 인기가 좋은 회사에는 많은 학생들이 북적였고, 그렇지 않은 회사에는 냉랭한 기운이 돌았다.
학생들의 발걸음을 가장 많이 붙든 곳 중 하나는 미국 벤처기업인 「구글」이었다. 구글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눈은 흥미로 가득차 있었다. 구글은 미국의 「포춘」誌가 올해 초 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100大 회사」 가운데 1위에 선정됐다.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구글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本社(본사)를 두고 있는 인터넷 검색업체다.
스탠포드大 동창생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1998년 9월 회사를 설립해, 10년 동안 社勢(사세)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컴스코어」의 조사에 따르면, 2007년 7월 기준으로 이 회사는 全세계 검색시장의 60.8%를 점유하고 있다.
「구글닷컴」을 비롯한 全세계의 구글 사이트에서는 36개 언어로 된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인용문·지도·뉴스 헤드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內 모든 도시의 전화번호부와 수십억 개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구글은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용되는 검색매체가 아니다. 「네이버」·「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벤처회사들이 업계의 우위를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全세계 검색 시장의 절반 이상을 구글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으로 볼 때, 세계 시장에서 이 회사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두 청년이 대학교 기숙사에서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낸 자그마한 벤처회사가 10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구글은 오늘날 세계 벤처회사들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그 경쟁력의 원천을 알아봤다.
대학 캠퍼스 분위기
지난 4월11일,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40여 분을 차로 달려 실리콘밸리에 도착했다. 4월 중순이지만, 샌프란시스코의 바람에서는 서울의 초여름 냄새가 물씬 풍겼다. 창 밖으로 내리쬐는 햇살이 다소 뜨겁다 싶을 정도였다. 구글 본사는 실리콘밸리內의 「마운틴뷰」라는 곳에 있다.
회사에 도착했을 즈음, 길을 잘못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사무실로 보이는 건물이 없었다. 차를 돌려 나가려 하는데, 몇몇 사람들이 까만 바탕에 알록달록한 색깔로 「구글」이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을 발견하고서야, 제대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글 본사의 첫인상은 「대학 캠퍼스」였다. 청바지에 티셔츠 걸쳐 입은 사람들, 잔디밭에 주저앉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 사람들, 양손에 음료수와 먹을거리를 잔뜩 들고 대화하는 사람들에게서 일반적인 회사원의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社內(사내)를 한가롭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이 경치 좋은 유원지인지, 대학의 캠퍼스인지, 회사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20여 분간을 헤매다가 약속장소인 구글타운內 43번가 로비에서 홍보 담당자인 제이 낸캐로우氏와 에이린 로드리구에즈氏를 만났다.
「대학 캠퍼스로 잘못 온 줄 알고 되돌아가려고 했다」고 하자, 낸캐로우씨가 익숙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학교에 온 것 같다는 표현이 정확할 겁니다. 우리는 본사 건물을 「캠퍼스」라고 부릅니다. 구글이 이 지역에 둥지를 틀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딱딱한 사무실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공간, 편안한 공간으로 꾸미자고. 구글 직원들은 사무실 책상에 얽매여 있지 않습니다. 캠퍼스 잔디밭, 카페테리아의 소파, 수영장 등 어떤 곳이든 편한 곳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제이 낸캐로우씨의 에스코트를 받아 구글 사무실 탐방에 나섰다. 그의 말처럼 사무실은 럭셔리한 대학교 교정 같았다. 사무실의 매층 가운데 카페테리아가 있었고, 포켓볼 당구대, 푹신푹신한 소파가 놓여 있었다. 벽면에는 화이트 보드가 붙어 있는데, 별 의미 없이 끄적거린 듯한 직원들의 낙서가 빼곡했다. 사무실의 한가운데에 있는 비닐로 만든 모형 비행기며 레고 놀이터, 색색의 풍선들은 마치 놀이동산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탁월한 직원복지 혜택
낸캐로우씨는 『고정관념을 깬 사무실의 모습은 직원들에 대한 배려』라고 했다.
『구글은 의료 프로그램이나 퇴직금·스톡옵션 등에 대한 혜택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최상의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사 안에 있는 11개 전문 카페테리아에서는 구글 직원뿐 아니라 직원 가족들에게까지 무료의 유기농 음식을 제공합니다.
요리 메뉴에는 한국음식은 물론이고, 다양한 나라의 요리가 있습니다. 좀전에 본 카페테리아는 「마이크로키친」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음료수·과일·땅콩 등 다양한 간식을 직원들에게 무제한으로 제공합니다』
─ 구글이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을 직원들에게 공짜로 제공한다는 것으로 유명하죠.
『음식뿐만이 아닙니다.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지역 일대에는 37인승의 셔틀버스가 하루에 130여 편 운행돼요. 직원들이 편하게 출퇴근할 수 있게 하려는 배려차원이죠. 셔틀버스는 친환경 바이오디젤을 사용합니다. 건물은 태양열을 이용해서 유지되는 친환경 건물입니다.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피트니스센터며, 배구·농구대·수영장 등 운동시설이 곳곳에 배치돼 있습니다. 마사지와 스파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무료 세탁소·헤어숍이 있고요』
─ 직원들의 복지 혜택에 쏟아 붓는 돈이 만만치 않겠군요.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다른 회사보다 훨씬 많은 수준입니다. 이 모든 것들의 기본은 직원들이 편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입니다』
구글의 복지혜택에 대해 설명하는 낸캐로우씨의 얼굴에서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구글의 이런 배려는 창업 초기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직원들이 가장 소중하다. 우리는 회사와 세상을 더욱 좋게 만드는 일에 기여하고 있는 우리의 재능 있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낸캐로우씨와 함께 본사 43번 건물 1층에 위치한 「찰리스 카페」에 갔다.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 「TGIF」라는 행사가 열린다.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한 주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발언하는 시간이다.
『직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더 이상 한 곳에 모일 수는 없지만, 여러 방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한 주 동안 회사에서 일어난 일을 격의 없이 토론합니다. 구글은 경영진과 직원들의 관계가 수평적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기업 탐방에 나서기 전 구글로부터 회사 설명서를 건네받았고, 브리핑을 들었다.
회사 소개 자료에 따르면, 오늘날 구글의 모태가 된 때는 1995년이다. 창업자는 스탠포드大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생이었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다. 이들은 「인터넷상의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검색 기술을 개발해, 全세계 사용자들에게 빠르게 전파하자」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고 한다.
「구글」은 수학 용어 「구골」에서 유래
社名(사명)인 「구글(Google)」은 수학 용어인 「구골(Googol)」에서 유래됐다. 구골은 1 뒤에 0이 100개 있는 수다. 이런 큰 수만큼 인터넷의 광대한 정보를 모두 검색토록 하겠다는 것이 시초였다.
공학도였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1996년 1월부터 검색엔진의 공동개발에 나섰다. 이들은 당시 컴퓨터 분야의 최대 難題(난제)로 꼽혔던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관련성 있는 정보만 찾아내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반을 찾게 됐다.
두 천재 공학도가 만들어 낸 것은 「페이지랭크」라는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5억 개의 변수와 20억 개 이상의 용어로 된 세밀한 공식을 사용해, 웹 페이지의 중요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가령 사용자가 구글의 검색창에 찾고자 하는 검색어를 치면,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가장 관련성이 높고 신뢰할 만한 결과를 먼저 게시하는 기술이다.
이들이 발명한 검색엔진이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둘은 자그마한 사무실을 차렸다. 당시 全세계적으로 「닷컴 열풍」이 불던 때였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두 창립자는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로 직접 회사를 차리는 데 별로 관심이 없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그린의 친구이자 「야후」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필로가 검색엔진 회사를 직접 시작해 볼 것을 권유했다. 이때부터 둘은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1998년 9월, 마침내 「구글인코퍼레이션」이 문을 열었다.
구글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고, 1999년 2월에는 매일 50만 건이 넘는 검색을 처리하는 수준이 됐다. 회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두 곳에서 투자를 유치하게 됐다. 2000년에는 야후와 파트너십을 맺어 매일 1800만 건의 검색을 처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의 대표적 포털인 「넷이지」·일본 NEC의 「빅로브」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구글은 현재 무료 웹 메일 서비스인 「지메일」을 포함해 「구글 캘린더」·「구글 툴바」·「구글 워드프로세서와 스프레드시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본격적인 수익 창출원이 된 것은 온라인 광고시장이었다. 본사 홍보 담당자인 낸캐로우氏와 로드리구에즈氏의 설명이다.
『구글의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애드워즈」와 「애드센스」였습니다. 「애드워즈」는 고객이 검색창에 자신이 요청하는 검색어를 치면 곧장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고객이 광고를 클릭할 때에만 광고회사들이 구글에 비용을 지불하는데, 현재 233개국에서 47가지의 화폐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애드센스」는 사이트와 사이트 콘텐츠를 정확히 타깃팅해서 문자나 이미지로 광고하는 툴을 말합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애드센스」란 고객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그 고객이 찾을 법한 사이트를 미리 띄워 주는 식의 온라인 광고기술이다. 가령 고객이 대학 졸업반이고 평소 구인 사이트를 즐겨 본다면, 그의 이메일 옆 광고판에 구인·구직 사이트를 광고하는 형식이다.
매출 4년 만에 15배 증가
2001년에는 버클리大 박사 출신이자 컴퓨터 네트워크 회사 「노벨인코퍼레이션」 사장, 시스템 회사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CTO를 역임한 에릭 슈미츠가 구글의 최고경영자로 합류했다. 탁월한 검색 기술과 CEO의 영향 덕에 구글의 매출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03년 1조5000억원이었던 구글의 매출은 3조2000억원(2004년), 6조1000억원(2005년), 10조6000억원(2006년)을 기록했다. 2007년 매출은 총 16조7000억원, 순이익은 4조원대를 기록했다.
구글이 2004년 기업 공개를 한 이후, 株價(주가)는 천정부지로 솟았다. 한때 나스닥 시장에서 구글의 한 株 가격은 747달러를 넘어설 정도였다. 2007년 10월31일 기준, 구글의 시가총액은 오일 회사인 「엑손모빌」·다국적 기업「GE」·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미국 전체에서 4위를 기록했다.
지난 4월12일을 기준으로 구글의 株당 가격은 458.57달러, 시가총액은 145조원을 넘는다. 국내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인 100조원대의 1.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미국의 하이테크 기업인 「IBM」(시가총액 2008년 4월12일 기준 161조원대), 「인텔」(123조원대), 「휼렛패커드」(113조원대) 등이 50여년을 건재해 왔던 회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태생 10년의 구글의 성장세는 놀랄 만한 수준이다.
직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4년 말 5600여 명이었던 직원은 2007년 9월 말 현재 1만5900명으로 늘었다. 이 중 미국 이외의 국가에 있는 직원은 3분의 1이다. 구글에 하루 평균 입사를 희망하는 지원자 수는 3000명, 이력서는 1300개에 달한다. 한 달에 구글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순방문자 수는 5억2800만 명이다.
「꿈의 직장」
회사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마친 후, 구글에서 상품 매니저로 활약하고 있는 鄭棋鉉(정기현·33)씨를 만났다. 구글 본사에는 재미교포를 포함해 30~40여 명의 한국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국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했던 鄭씨는 美 버클리大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2006년 5월부터 구글 본사에 합류했다. 鄭씨와의 대화는 구글 본사 43번 빌딩의 「찰리스 카페」에서 이뤄졌다.
구글이 직원의 복지혜택 차원에서 실시한다는 「유기농 식당 서비스」는 대단해 보였다. 중국음식, 일본 초밥, 이탈리아 피자와 파스타, 미국식 스테이크와 햄버거에 이르기까지 다국적 음식이 직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냉장고에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소다와 아이스크림 등을 보고 있자니, 「구글 직원들은 매일 뷔페로 식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식사를 하기에 조금 늦은 오후 1시 30분이었지만, 식당은 직원들로 붐볐다. 누가 직원이고, 누가 방문객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하얀색 이름표를 단 사람은 일반직원, 빨간색은 임시직원, 녹색은 인턴사원이라고 했다. 기자의 눈에는 「구글 방문자」라는 이름표를 붙인 사람들이 절반인 것 같았다. 이처럼 구글에 쏟아지는 세인들의 관심은 커 보였다. 간단한 샐러드와 싱싱해 보이는 초밥 몇 점을 접시에 담아 鄭棋鉉씨와 마주 앉았다.
─ 직장인들이 말하는 「꿈의 직장」에서 일하는 기분이 어떠세요.
『어느 직장이나 비슷하지 않을까요? 가끔 서울에 가면 지인들이 「회사에서 밥 잘 준다면서요? 마사지는 자주 받습니까?」 라고 물을 때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구글의 이미지가 복지혜택만을 강조한 「꿈의 직장」이라는 식으로 굳어지는 것 같아서 걱정되었습니다. 사실은 일하느라 시간이 빠듯한 적이 많습니다. 어제도 밤 11시가 돼서야 퇴근했으니까요』
『자유로운 분위기가 업무 능력 향상』
─ 유기농 식사에 출퇴근 없는 근무 환경을 보고,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구글에 대한 오해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구글의 기업문화가 자유로운 분위기이다 보니,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더 좋은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많죠. 구글의 직원들은 사무실에 있든 없든 늘 회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합니다. 보통 밤 10시에 팀원들에게 업무상 이메일을 보내면, 대부분은 30분 내에 답변하는 편입니다. 자유스러운 회사 분위기가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고 봅니다』
─ 한국에서 직장생활할 때와 이 곳에서 일할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구글은 경영진이든 일반직원이든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편입니다. 물론 자금이나 인사 등에 극비사항이 있지만, 구글의 제품설계(「서비스」를 말한다) 방향 등에 대해서는 모든 직원들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입사 첫날부터 경영진이 보는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구글의 직원들은 회사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 비전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 회사의 비전이 뭔가요.
『全세계의 다양한 정보를 조합해서 이용자들에게 가져다 준다는 기본적인 미션이죠. 어떤 일을 하든 간에 기본적인 이 전제를 마음에 새기고 일을 합니다. 구글에서 일하면서 느낀 또 다른 점은 권력의 이양이 실질적인 프로젝트 책임자에게 주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평사원이 회장에게 직접 보고
─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였나요.
『회사에 입사하고 3개월 지났을 때였습니다. 제 담당이었던 「구글 서비스」에 대해서 연구를 했고, 에릭 슈미츠 회장에게 보고하게 됐습니다. 저는 당연히 상사가 보고할 줄 알았어요. 그래도 회장 보고 아닙니까. 그런데 뜻밖에 상사는 「책임자인 자네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정확히 보고하라」고 하더군요. 회장 단과 경영진 10명이 있는 자리에서 얼떨결에 보고하게 된 겁니다.
서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이후 여태까지 대여섯 번을 회장 앞에서 보고했습니다. 「책임자에게 권한을 확실하게 이양해 주는 것」이 구글의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구글은 반드시 돈 되는 사업만 찾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 기업이란 「이윤 창출」이 목적인데, 돈 되는 사업만 찾지 않는다는 뜻은.
『보통 기업은 투자 대비 수익이 얼마나 나올 것이냐에 대해 검토하고, 그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구글은 그보다 이용자의 입장을 먼저 생각합니다. 슈미츠 회장에게 몇 번 보고를 하면서 늘 마지막에 한 가지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당신의 제안이 과연 고객들이 바라는 유용한 것일까?」였습니다. 「돈을 이만큼 투자했는데 효과가 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가」라는 질문은 받은 적이 없습니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 구글의 모든 직원들이 공유하는 전제입니다』
기자는 입사 3개월차인 「초짜 사원」이 회장 앞에서 실무 보고를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적잖이 놀랐다. 국내 기업에서는 좀처럼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유스러운 근무환경 속에서 직원들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이뤄질까.
『다면평가로 이뤄집니다. 상사의 평가도 있지만, 본인이 지정한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서 비판과 독려를 하는 평가 시스템제입니다. 상사가 부하직원을 승진 리스트에 올리지 않습니다. 직원이 스스로 본인이 승진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대상자로 올립니다. 물론 평가는 다면평가로 이뤄지지만. 구글의 독특한 문화라고 생각됩니다』
독특한 직원 평가
─ 같은 부서 직원이라면 모를까, 다른 부서 직원이 누군가를 평가하기란 쉽지 않을 텐데요.
『구글에는 소위 말하는 「부서 이기주의」가 없습니다. 구글의 모든 직원은 같은 부서든 他 부서든 상관없이 모든 질문에 대해서 성심껏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령 구글 이메일을 담당하는 직원이라도, 구글 지도 파트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면담을 요청하면 거절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안이든 직원들끼리 정직하게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모든 직원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鄭씨는 에릭 슈미츠 회장에 대한 또 다른 에피소드 를 얘기했다.
『한번은 급하게 결재받아야 할 일이 있어서 회장실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정식 미팅은 아니었고요. 막상 회장 방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명색이 회장인데, 제 사무실보다 작더군요. 세 평 남짓할까요, 책상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미국의 기업문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종종 슈미츠 회장이나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이 구내식당에서 바지 주머니 뒤에 포크를 꽂고 배식대에 서 있는 모습을 봅니다. 그들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고(웃음)』
한국 시장 공략
李源鎭(이원진·40) 구글코리아 대표이사는 「사용자에게 초점을 맞춰 생각하자는 것은 구글의 웹에 대한 철학 중 하나」라는 것에는 동의한다. 李대표는 지난해 4월부터 구글코리아를 맡고 있다.
『구글은 서비스 초창기부터 사용자가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株主의 이익을 위해 고객들의 작은 희생을 감수하는 경우가 있지만, 구글은 수익모델이 된다고 해도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콘텐츠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 검색업체를 이용하는 고객 중에 무분별한 온라인 광고에 대해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광고의 경우,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분합니까.
『구글을 이용하면서 광고를 전혀 본 적이 없는 사용자가 있을 겁니다. 구글 검색 결과 페이지와 관련성이 없는 경우에 광고를 올리는 것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구글은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하기 때문에 검색 내용을 보는 데 방해가 되는 팝업 광고는 절대 허용하지 않습니다』
─ 구글이 원하는 인재상이라면.
『서로를 돕고 수평적인, 오픈된 근무환경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구글과 문화가 맞는 「구글리」한 사람이라고 표현하죠. 구글은 기본적으로 누구에게 지시를 받거나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찾아 하도록 만드는 문화입니다.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동료들 간에 유기적인 협조를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구글의 인재상입니다』
구글은 2004년 9월 한국 뉴스검색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6년 10월에 한국 R&D센터 설립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 LG전자·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고, 구글코리아 경영진을 선임해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 본사의 홍보 담당자와 함께 수킨더 싱 캐시디 사장을 만났다.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닷컴」과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서 전략 및 사업개발 업무를 맡은 그녀는 현재 구글의 아시아태평양 및 남미 사업부의 사장을 맡고 있다.
그녀의 사무실 한쪽에는 한국어로 「축제와 함께 구글 버스를 만나 보세요」라고 쓰인 구글 체험 서비스 광고 문안이 전시돼 있었다. 구글이 한국의 검색 시장에 대해 공격적 경영에 나섰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시아 시장은 경쟁력 크지만 복잡』
─ 아시아 시장은 어떤 곳입니까.
『경쟁력이 크지만, 복잡한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는 중국·인도 등 땅 덩어리가 크고 인구가 많은 곳이 있지만, 한국·일본·대만처럼 작은 나라들이 있죠. 미국이나 라틴 아메리카와는 다른 시장입니다.
여러 국가가 모여 있다는 점에서 유럽과 비교될 수 있지만, 또한 그렇지 않아요. 유럽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아시아는 완전히 다릅니다.
인도·베트남은 국가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상황이 안정되지 않은 편이죠. 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이 그렇고요. 반면 한국과 일본·호주는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굉장히 성숙한 시장입니다.
한국이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고, 일본이 꾸준히 경제대국의 지위를 유지한다는 것을 세계인들이 모두 알고 있죠. 결국 아시아 시장은 독특한 문화가 존재하면서 각각의 국가가 독자적인 시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렇게 복잡다단한 아시아 시장을 구글은 어떻게 분류합니까.
『한국·일본·중국·호주·인도·싱가포르를 가장 큰 곳으로 나눠서 접근합니다』
─ 구글은 全세계 검색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런 위상에 비해 한국에서의 이미지는 약합니다. 한국에서 검색 1위 업체는 로컬 브랜드인 「네이버」라는 곳입니다.
『한국의 여러 검색 업체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을 잘 알고 있죠. 한국어를 하지 못해 「네이버」를 이용한 적은 없지만, 굉장히 경쟁력 있는 웹 검색엔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이미 구글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웹서치를 기능적으로 돕고, 광고 얼라이언스를 맺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 포기 안 한다』
─ 구글이 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1등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까.
『구글이 北아시아 시장에서 아직 1등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北아시아 시장은 한국·일본·중국·대만·홍콩 등이죠. 하지만 인도·호주 등에서는 선전하고 있고, 아시아 전체에서 1등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별로 사용자 성향이 다른 점이 영미권에서처럼 1등을 하지 못하는 이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시장에서 1등을 하지 못한 두 번째 이유는 언어의 차이에 있는 것 같습니다. 구글과 같은 글로벌 검색업체는 自國의 언어를 사용하는 로컬 검색업체의 강점을 아직 능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령 이탈리아語나 스페인語는 비교적 글로벌 언어가 되었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만다린語) 등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글은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습니까.
『2년 반 전부터 아시아 지역에 R&D 센터를 세우는 등 공격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중국·일본·한국에 R&D센터가 세워져 있죠. 해당 국가의 로컬 엔지니어들이 기술적인 문제를 많이 극복했다고 판단됩니다.
중국의 경우, 요즘은 과거와 달리 구글 웹서치의 質(질)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철저하게 로컬라이징을 하고 있는 것이죠. 일본에서는 구글이 현재 7~10%의 마켓을 가지게 되었고, 홍콩에서는 야후를 이겼습니다. 지속적인 변화가 있다고 봅니다』
─ 한국 시장만을 위한 공략법이 따로 있습니까.
『구글은 글로벌 업체이지만, 철저하게 로컬라이징을 시도했습니다. 홍콩·대만·한국의 구글 홈페이지는 기존의 글로벌 홈페이지와 다른 부분이 있죠. 이미 론칭한 구글코리아가 능력 있는 엔지니어 등을 통해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해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로컬 이용자의 성향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있죠. 구글의 한국 시장 전략에 대해서는 보안적인 부분이어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구글코리아와 충분히 논의하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한국시장은 포기했다」,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나라를 포기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와 2주 전에 시드니에서 만났습니다. 한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습니다(웃음)』
『아시아 시장, 단시간內 승부할 수 없다』
─ 요즘 가장 고민스러운 일은 뭔가요.
『걱정이라기보다는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 중입니다. 아시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시아 시장이 공격적이고 단기간 내에 승부를 낼 수 있는 시장이라는 식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깊숙이 들어가 보면 정말 복잡다단한 곳이고, 단기간 내에 승부할 수 없는 시장이죠. 잠재력은 크지만 투자를 해야 하고, 사용자의 의식 변화를 위해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 시장입니다. 관리자 입장으로서 빠른 시간 내에 승부를 보기를 바라는 기대치가 조금 걱정스럽기는 합니다』
─ 실리콘밸리에는 구글 이외에 「애플」, 「선마이크로시스템즈」, 「페이스북」과 같은 벤처회사들이 있습니다. 시가총액 면이나, 구직 희망자의 면에서 구글이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구글이 빠른 시간 내에 실리콘밸리의 대표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亞太지역 총괄 사장을 맡기 전에 구글 로컬(미국) 부문 중에서 구글 지도를 맡았습니다. 구글 사이트에서 이용자에게 위성으로 지도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과연 해야 하는지가 논의되던 시점이었습니다.
당시 창업주인 세르게이 그린씨가 위성지도 제공 업체를 인수해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때 제 생각은 「숭고하기까지 한 생각인데, 과연 그 회사를 사서 어떻게 해야 돈이 되는 거지?」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런데 세르게이 그린씨는 주저함이 없었어요. 돈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구글이 사용자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괜찮다」는 생각을 먼저 갖고 있었거든요.
구글은 당장 눈앞에 돈이 안 되더라도 사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합니다. 눈앞의 이익을 따지지 않죠.
결국 세르게이는 그 지도 제공 업체를 샀고, 오늘날 구글의 자랑인 지도검색 엔진인 「구글어스」가 탄생했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투자 대비 얼마의 돈을 뽑을 수 있느냐를 생각하지만, 구글은 사용자의 입장을 우선 고려합니다. 세르게이는 「위성사진? 그거 사용자들이 참 좋아하겠는데」라며 과감하게 위성지도 제공 업체를 샀습니다』
그녀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이어 갔다.
『2007년에는 이런 일이 있었죠. 2006년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린 겁니다. 내부에서 부동산을 사야 하나,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하나 열심히 생각 중이었죠.
그런데 프로젝트 팀에서 좀더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하이퀄러티 애드」를 찾아보자고 했습니다. 고객들이 필요에 의해서 온라인 광고를 클릭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었죠.
결국 우리의 모든 돈을 그곳에 집중했습니다. 고객을 진정으로 생각하느냐, 말로만 고객을 생각하느냐죠. 그것이 다른 회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오늘날 구글을 이룩해 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의 매력』
─ 야후나 다른 검색 사이트를 이용합니까.
『야후와 제휴를 맺은 상태여서, 구글의 모든 사이트에서 야후에 올라온 정보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구글 이외의 사이트는 저한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죠(웃음)』
─ 한국에는 여전히 검색매체로서 구글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한번 사용해 보세요. 한번 사용하고 나면, 구글의 매력에 푹 빠질 테니까요』●
미국의 간판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한국기업 「삼성」·「LG」 등이 속속 모여들었다. 회사를 소개하고, 人材(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한 취업설명회 자리였다.
기업의 인사담당자와 학생들은 명함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각인시키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여느 취업설명회가 그렇듯이 인기가 좋은 회사에는 많은 학생들이 북적였고, 그렇지 않은 회사에는 냉랭한 기운이 돌았다.
학생들의 발걸음을 가장 많이 붙든 곳 중 하나는 미국 벤처기업인 「구글」이었다. 구글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눈은 흥미로 가득차 있었다. 구글은 미국의 「포춘」誌가 올해 초 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100大 회사」 가운데 1위에 선정됐다.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구글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本社(본사)를 두고 있는 인터넷 검색업체다.
스탠포드大 동창생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1998년 9월 회사를 설립해, 10년 동안 社勢(사세)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컴스코어」의 조사에 따르면, 2007년 7월 기준으로 이 회사는 全세계 검색시장의 60.8%를 점유하고 있다. 「구글닷컴」을 비롯한 全세계의 구글 사이트에서는 36개 언어로 된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인용문·지도·뉴스 헤드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內 모든 도시의 전화번호부와 수십억 개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구글은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용되는 검색매체가 아니다. 「네이버」·「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벤처회사들이 업계의 우위를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全세계 검색 시장의 절반 이상을 구글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으로 볼 때, 세계 시장에서 이 회사의 위상은 독보적이다. 두 청년이 대학교 기숙사에서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낸 자그마한 벤처회사가 10년 만에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구글은 오늘날 세계 벤처회사들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그 경쟁력의 원천을 알아봤다.
 |
| 美 서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 본사의 전경. |
대학 캠퍼스 분위기
 |
| 구글의 홍보 담당자 에이린 로드리구에즈씨. |
회사에 도착했을 즈음, 길을 잘못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사무실로 보이는 건물이 없었다. 차를 돌려 나가려 하는데, 몇몇 사람들이 까만 바탕에 알록달록한 색깔로 「구글」이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을 발견하고서야, 제대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구글 본사의 첫인상은 「대학 캠퍼스」였다. 청바지에 티셔츠 걸쳐 입은 사람들, 잔디밭에 주저앉아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 사람들, 양손에 음료수와 먹을거리를 잔뜩 들고 대화하는 사람들에게서 일반적인 회사원의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社內(사내)를 한가롭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이 경치 좋은 유원지인지, 대학의 캠퍼스인지, 회사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
| 구글의 홍보 담당자 제이 낸캐로우씨. |
「대학 캠퍼스로 잘못 온 줄 알고 되돌아가려고 했다」고 하자, 낸캐로우씨가 익숙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학교에 온 것 같다는 표현이 정확할 겁니다. 우리는 본사 건물을 「캠퍼스」라고 부릅니다. 구글이 이 지역에 둥지를 틀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딱딱한 사무실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공간, 편안한 공간으로 꾸미자고. 구글 직원들은 사무실 책상에 얽매여 있지 않습니다. 캠퍼스 잔디밭, 카페테리아의 소파, 수영장 등 어떤 곳이든 편한 곳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제이 낸캐로우씨의 에스코트를 받아 구글 사무실 탐방에 나섰다. 그의 말처럼 사무실은 럭셔리한 대학교 교정 같았다. 사무실의 매층 가운데 카페테리아가 있었고, 포켓볼 당구대, 푹신푹신한 소파가 놓여 있었다. 벽면에는 화이트 보드가 붙어 있는데, 별 의미 없이 끄적거린 듯한 직원들의 낙서가 빼곡했다. 사무실의 한가운데에 있는 비닐로 만든 모형 비행기며 레고 놀이터, 색색의 풍선들은 마치 놀이동산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탁월한 직원복지 혜택
 |
| 구글 직원과 직원의 가족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구글의 카페테리아 전경. 점심시간을 넘긴 시간인데도 직원들로 북적인다. |
『구글은 의료 프로그램이나 퇴직금·스톡옵션 등에 대한 혜택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최상의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사 안에 있는 11개 전문 카페테리아에서는 구글 직원뿐 아니라 직원 가족들에게까지 무료의 유기농 음식을 제공합니다.
요리 메뉴에는 한국음식은 물론이고, 다양한 나라의 요리가 있습니다. 좀전에 본 카페테리아는 「마이크로키친」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음료수·과일·땅콩 등 다양한 간식을 직원들에게 무제한으로 제공합니다』
─ 구글이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음식을 직원들에게 공짜로 제공한다는 것으로 유명하죠.
『음식뿐만이 아닙니다.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지역 일대에는 37인승의 셔틀버스가 하루에 130여 편 운행돼요. 직원들이 편하게 출퇴근할 수 있게 하려는 배려차원이죠. 셔틀버스는 친환경 바이오디젤을 사용합니다. 건물은 태양열을 이용해서 유지되는 친환경 건물입니다.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피트니스센터며, 배구·농구대·수영장 등 운동시설이 곳곳에 배치돼 있습니다. 마사지와 스파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무료 세탁소·헤어숍이 있고요』
─ 직원들의 복지 혜택에 쏟아 붓는 돈이 만만치 않겠군요.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다른 회사보다 훨씬 많은 수준입니다. 이 모든 것들의 기본은 직원들이 편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것입니다』
구글의 복지혜택에 대해 설명하는 낸캐로우씨의 얼굴에서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구글의 이런 배려는 창업 초기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직원들이 가장 소중하다. 우리는 회사와 세상을 더욱 좋게 만드는 일에 기여하고 있는 우리의 재능 있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낸캐로우씨와 함께 본사 43번 건물 1층에 위치한 「찰리스 카페」에 갔다.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 「TGIF」라는 행사가 열린다.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한 주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하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발언하는 시간이다.
『직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더 이상 한 곳에 모일 수는 없지만, 여러 방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한 주 동안 회사에서 일어난 일을 격의 없이 토론합니다. 구글은 경영진과 직원들의 관계가 수평적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기업 탐방에 나서기 전 구글로부터 회사 설명서를 건네받았고, 브리핑을 들었다.
회사 소개 자료에 따르면, 오늘날 구글의 모태가 된 때는 1995년이다. 창업자는 스탠포드大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생이었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다. 이들은 「인터넷상의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검색 기술을 개발해, 全세계 사용자들에게 빠르게 전파하자」는 목표를 세우게 됐다고 한다.
「구글」은 수학 용어 「구골」에서 유래
 |
| 업무가 끝난 후, 구글의 메인 광장에서 음악회를 준비 중인 직원들의 모습. |
공학도였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1996년 1월부터 검색엔진의 공동개발에 나섰다. 이들은 당시 컴퓨터 분야의 최대 難題(난제)로 꼽혔던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서 관련성 있는 정보만 찾아내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반을 찾게 됐다.
두 천재 공학도가 만들어 낸 것은 「페이지랭크」라는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5억 개의 변수와 20억 개 이상의 용어로 된 세밀한 공식을 사용해, 웹 페이지의 중요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가령 사용자가 구글의 검색창에 찾고자 하는 검색어를 치면, 사용자가 찾고자 하는 가장 관련성이 높고 신뢰할 만한 결과를 먼저 게시하는 기술이다.
이들이 발명한 검색엔진이 주위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둘은 자그마한 사무실을 차렸다. 당시 全세계적으로 「닷컴 열풍」이 불던 때였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두 창립자는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로 직접 회사를 차리는 데 별로 관심이 없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그린의 친구이자 「야후」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필로가 검색엔진 회사를 직접 시작해 볼 것을 권유했다. 이때부터 둘은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1998년 9월, 마침내 「구글인코퍼레이션」이 문을 열었다.
구글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고, 1999년 2월에는 매일 50만 건이 넘는 검색을 처리하는 수준이 됐다. 회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두 곳에서 투자를 유치하게 됐다. 2000년에는 야후와 파트너십을 맺어 매일 1800만 건의 검색을 처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의 대표적 포털인 「넷이지」·일본 NEC의 「빅로브」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구글은 현재 무료 웹 메일 서비스인 「지메일」을 포함해 「구글 캘린더」·「구글 툴바」·「구글 워드프로세서와 스프레드시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본격적인 수익 창출원이 된 것은 온라인 광고시장이었다. 본사 홍보 담당자인 낸캐로우氏와 로드리구에즈氏의 설명이다.
『구글의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애드워즈」와 「애드센스」였습니다. 「애드워즈」는 고객이 검색창에 자신이 요청하는 검색어를 치면 곧장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고객이 광고를 클릭할 때에만 광고회사들이 구글에 비용을 지불하는데, 현재 233개국에서 47가지의 화폐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애드센스」는 사이트와 사이트 콘텐츠를 정확히 타깃팅해서 문자나 이미지로 광고하는 툴을 말합니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애드센스」란 고객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그 고객이 찾을 법한 사이트를 미리 띄워 주는 식의 온라인 광고기술이다. 가령 고객이 대학 졸업반이고 평소 구인 사이트를 즐겨 본다면, 그의 이메일 옆 광고판에 구인·구직 사이트를 광고하는 형식이다.
매출 4년 만에 15배 증가
 |
|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츠 회장. |
2003년 1조5000억원이었던 구글의 매출은 3조2000억원(2004년), 6조1000억원(2005년), 10조6000억원(2006년)을 기록했다. 2007년 매출은 총 16조7000억원, 순이익은 4조원대를 기록했다.
구글이 2004년 기업 공개를 한 이후, 株價(주가)는 천정부지로 솟았다. 한때 나스닥 시장에서 구글의 한 株 가격은 747달러를 넘어설 정도였다. 2007년 10월31일 기준, 구글의 시가총액은 오일 회사인 「엑손모빌」·다국적 기업「GE」·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미국 전체에서 4위를 기록했다.
지난 4월12일을 기준으로 구글의 株당 가격은 458.57달러, 시가총액은 145조원을 넘는다. 국내의 간판기업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인 100조원대의 1.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미국의 하이테크 기업인 「IBM」(시가총액 2008년 4월12일 기준 161조원대), 「인텔」(123조원대), 「휼렛패커드」(113조원대) 등이 50여년을 건재해 왔던 회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태생 10년의 구글의 성장세는 놀랄 만한 수준이다.
직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4년 말 5600여 명이었던 직원은 2007년 9월 말 현재 1만5900명으로 늘었다. 이 중 미국 이외의 국가에 있는 직원은 3분의 1이다. 구글에 하루 평균 입사를 희망하는 지원자 수는 3000명, 이력서는 1300개에 달한다. 한 달에 구글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순방문자 수는 5억2800만 명이다.
「꿈의 직장」
 |
| 구글 상품매니저 鄭棋鉉씨 |
구글이 직원의 복지혜택 차원에서 실시한다는 「유기농 식당 서비스」는 대단해 보였다. 중국음식, 일본 초밥, 이탈리아 피자와 파스타, 미국식 스테이크와 햄버거에 이르기까지 다국적 음식이 직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냉장고에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소다와 아이스크림 등을 보고 있자니, 「구글 직원들은 매일 뷔페로 식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식사를 하기에 조금 늦은 오후 1시 30분이었지만, 식당은 직원들로 붐볐다. 누가 직원이고, 누가 방문객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하얀색 이름표를 단 사람은 일반직원, 빨간색은 임시직원, 녹색은 인턴사원이라고 했다. 기자의 눈에는 「구글 방문자」라는 이름표를 붙인 사람들이 절반인 것 같았다. 이처럼 구글에 쏟아지는 세인들의 관심은 커 보였다. 간단한 샐러드와 싱싱해 보이는 초밥 몇 점을 접시에 담아 鄭棋鉉씨와 마주 앉았다.
─ 직장인들이 말하는 「꿈의 직장」에서 일하는 기분이 어떠세요.
『어느 직장이나 비슷하지 않을까요? 가끔 서울에 가면 지인들이 「회사에서 밥 잘 준다면서요? 마사지는 자주 받습니까?」 라고 물을 때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구글의 이미지가 복지혜택만을 강조한 「꿈의 직장」이라는 식으로 굳어지는 것 같아서 걱정되었습니다. 사실은 일하느라 시간이 빠듯한 적이 많습니다. 어제도 밤 11시가 돼서야 퇴근했으니까요』
『자유로운 분위기가 업무 능력 향상』
─ 유기농 식사에 출퇴근 없는 근무 환경을 보고,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구글에 대한 오해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구글의 기업문화가 자유로운 분위기이다 보니,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더 좋은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많죠. 구글의 직원들은 사무실에 있든 없든 늘 회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합니다. 보통 밤 10시에 팀원들에게 업무상 이메일을 보내면, 대부분은 30분 내에 답변하는 편입니다. 자유스러운 회사 분위기가 오히려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고 봅니다』
─ 한국에서 직장생활할 때와 이 곳에서 일할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구글은 경영진이든 일반직원이든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 편입니다. 물론 자금이나 인사 등에 극비사항이 있지만, 구글의 제품설계(「서비스」를 말한다) 방향 등에 대해서는 모든 직원들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입사 첫날부터 경영진이 보는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구글의 직원들은 회사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 비전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 회사의 비전이 뭔가요.
『全세계의 다양한 정보를 조합해서 이용자들에게 가져다 준다는 기본적인 미션이죠. 어떤 일을 하든 간에 기본적인 이 전제를 마음에 새기고 일을 합니다. 구글에서 일하면서 느낀 또 다른 점은 권력의 이양이 실질적인 프로젝트 책임자에게 주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
| 금요일 오후, 근무를 끝낸 구글 직원들이 광장에 모여 담소를 즐기고 있다. |
평사원이 회장에게 직접 보고
─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였나요.
『회사에 입사하고 3개월 지났을 때였습니다. 제 담당이었던 「구글 서비스」에 대해서 연구를 했고, 에릭 슈미츠 회장에게 보고하게 됐습니다. 저는 당연히 상사가 보고할 줄 알았어요. 그래도 회장 보고 아닙니까. 그런데 뜻밖에 상사는 「책임자인 자네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정확히 보고하라」고 하더군요. 회장 단과 경영진 10명이 있는 자리에서 얼떨결에 보고하게 된 겁니다.
서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이후 여태까지 대여섯 번을 회장 앞에서 보고했습니다. 「책임자에게 권한을 확실하게 이양해 주는 것」이 구글의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구글은 반드시 돈 되는 사업만 찾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 기업이란 「이윤 창출」이 목적인데, 돈 되는 사업만 찾지 않는다는 뜻은.
『보통 기업은 투자 대비 수익이 얼마나 나올 것이냐에 대해 검토하고, 그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구글은 그보다 이용자의 입장을 먼저 생각합니다. 슈미츠 회장에게 몇 번 보고를 하면서 늘 마지막에 한 가지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당신의 제안이 과연 고객들이 바라는 유용한 것일까?」였습니다. 「돈을 이만큼 투자했는데 효과가 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가」라는 질문은 받은 적이 없습니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이 구글의 모든 직원들이 공유하는 전제입니다』
기자는 입사 3개월차인 「초짜 사원」이 회장 앞에서 실무 보고를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적잖이 놀랐다. 국내 기업에서는 좀처럼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유스러운 근무환경 속에서 직원들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이뤄질까.
『다면평가로 이뤄집니다. 상사의 평가도 있지만, 본인이 지정한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서 비판과 독려를 하는 평가 시스템제입니다. 상사가 부하직원을 승진 리스트에 올리지 않습니다. 직원이 스스로 본인이 승진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대상자로 올립니다. 물론 평가는 다면평가로 이뤄지지만. 구글의 독특한 문화라고 생각됩니다』
독특한 직원 평가
─ 같은 부서 직원이라면 모를까, 다른 부서 직원이 누군가를 평가하기란 쉽지 않을 텐데요.
『구글에는 소위 말하는 「부서 이기주의」가 없습니다. 구글의 모든 직원은 같은 부서든 他 부서든 상관없이 모든 질문에 대해서 성심껏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령 구글 이메일을 담당하는 직원이라도, 구글 지도 파트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면담을 요청하면 거절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안이든 직원들끼리 정직하게 답변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모든 직원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鄭씨는 에릭 슈미츠 회장에 대한 또 다른 에피소드 를 얘기했다.
『한번은 급하게 결재받아야 할 일이 있어서 회장실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정식 미팅은 아니었고요. 막상 회장 방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명색이 회장인데, 제 사무실보다 작더군요. 세 평 남짓할까요, 책상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미국의 기업문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종종 슈미츠 회장이나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이 구내식당에서 바지 주머니 뒤에 포크를 꽂고 배식대에 서 있는 모습을 봅니다. 그들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고(웃음)』
한국 시장 공략
 |
| 수킨더 싱 캐시디 사장 |
『구글은 서비스 초창기부터 사용자가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株主의 이익을 위해 고객들의 작은 희생을 감수하는 경우가 있지만, 구글은 수익모델이 된다고 해도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콘텐츠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 검색업체를 이용하는 고객 중에 무분별한 온라인 광고에 대해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광고의 경우,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분합니까.
『구글을 이용하면서 광고를 전혀 본 적이 없는 사용자가 있을 겁니다. 구글 검색 결과 페이지와 관련성이 없는 경우에 광고를 올리는 것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구글은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하기 때문에 검색 내용을 보는 데 방해가 되는 팝업 광고는 절대 허용하지 않습니다』
─ 구글이 원하는 인재상이라면.
『서로를 돕고 수평적인, 오픈된 근무환경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구글과 문화가 맞는 「구글리」한 사람이라고 표현하죠. 구글은 기본적으로 누구에게 지시를 받거나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찾아 하도록 만드는 문화입니다.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동료들 간에 유기적인 협조를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구글의 인재상입니다』
구글은 2004년 9월 한국 뉴스검색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6년 10월에 한국 R&D센터 설립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 LG전자·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고, 구글코리아 경영진을 선임해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 본사의 홍보 담당자와 함께 수킨더 싱 캐시디 사장을 만났다.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닷컴」과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에서 전략 및 사업개발 업무를 맡은 그녀는 현재 구글의 아시아태평양 및 남미 사업부의 사장을 맡고 있다.
그녀의 사무실 한쪽에는 한국어로 「축제와 함께 구글 버스를 만나 보세요」라고 쓰인 구글 체험 서비스 광고 문안이 전시돼 있었다. 구글이 한국의 검색 시장에 대해 공격적 경영에 나섰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시아 시장은 경쟁력 크지만 복잡』
─ 아시아 시장은 어떤 곳입니까.
『경쟁력이 크지만, 복잡한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는 중국·인도 등 땅 덩어리가 크고 인구가 많은 곳이 있지만, 한국·일본·대만처럼 작은 나라들이 있죠. 미국이나 라틴 아메리카와는 다른 시장입니다.
여러 국가가 모여 있다는 점에서 유럽과 비교될 수 있지만, 또한 그렇지 않아요. 유럽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아시아는 완전히 다릅니다.
인도·베트남은 국가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상황이 안정되지 않은 편이죠. 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이 그렇고요. 반면 한국과 일본·호주는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굉장히 성숙한 시장입니다.
한국이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고, 일본이 꾸준히 경제대국의 지위를 유지한다는 것을 세계인들이 모두 알고 있죠. 결국 아시아 시장은 독특한 문화가 존재하면서 각각의 국가가 독자적인 시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렇게 복잡다단한 아시아 시장을 구글은 어떻게 분류합니까.
『한국·일본·중국·호주·인도·싱가포르를 가장 큰 곳으로 나눠서 접근합니다』
─ 구글은 全세계 검색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런 위상에 비해 한국에서의 이미지는 약합니다. 한국에서 검색 1위 업체는 로컬 브랜드인 「네이버」라는 곳입니다.
『한국의 여러 검색 업체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을 잘 알고 있죠. 한국어를 하지 못해 「네이버」를 이용한 적은 없지만, 굉장히 경쟁력 있는 웹 검색엔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이미 구글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웹서치를 기능적으로 돕고, 광고 얼라이언스를 맺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 포기 안 한다』
─ 구글이 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 1등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까.
『구글이 北아시아 시장에서 아직 1등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北아시아 시장은 한국·일본·중국·대만·홍콩 등이죠. 하지만 인도·호주 등에서는 선전하고 있고, 아시아 전체에서 1등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별로 사용자 성향이 다른 점이 영미권에서처럼 1등을 하지 못하는 이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시장에서 1등을 하지 못한 두 번째 이유는 언어의 차이에 있는 것 같습니다. 구글과 같은 글로벌 검색업체는 自國의 언어를 사용하는 로컬 검색업체의 강점을 아직 능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령 이탈리아語나 스페인語는 비교적 글로벌 언어가 되었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만다린語) 등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글은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습니까.
『2년 반 전부터 아시아 지역에 R&D 센터를 세우는 등 공격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중국·일본·한국에 R&D센터가 세워져 있죠. 해당 국가의 로컬 엔지니어들이 기술적인 문제를 많이 극복했다고 판단됩니다.
중국의 경우, 요즘은 과거와 달리 구글 웹서치의 質(질)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철저하게 로컬라이징을 하고 있는 것이죠. 일본에서는 구글이 현재 7~10%의 마켓을 가지게 되었고, 홍콩에서는 야후를 이겼습니다. 지속적인 변화가 있다고 봅니다』
─ 한국 시장만을 위한 공략법이 따로 있습니까.
『구글은 글로벌 업체이지만, 철저하게 로컬라이징을 시도했습니다. 홍콩·대만·한국의 구글 홈페이지는 기존의 글로벌 홈페이지와 다른 부분이 있죠. 이미 론칭한 구글코리아가 능력 있는 엔지니어 등을 통해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해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로컬 이용자의 성향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있죠. 구글의 한국 시장 전략에 대해서는 보안적인 부분이어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구글코리아와 충분히 논의하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한국시장은 포기했다」,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나라를 포기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와 2주 전에 시드니에서 만났습니다. 한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습니다(웃음)』
『아시아 시장, 단시간內 승부할 수 없다』
─ 요즘 가장 고민스러운 일은 뭔가요.
『걱정이라기보다는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 중입니다. 아시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시아 시장이 공격적이고 단기간 내에 승부를 낼 수 있는 시장이라는 식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깊숙이 들어가 보면 정말 복잡다단한 곳이고, 단기간 내에 승부할 수 없는 시장이죠. 잠재력은 크지만 투자를 해야 하고, 사용자의 의식 변화를 위해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 시장입니다. 관리자 입장으로서 빠른 시간 내에 승부를 보기를 바라는 기대치가 조금 걱정스럽기는 합니다』
─ 실리콘밸리에는 구글 이외에 「애플」, 「선마이크로시스템즈」, 「페이스북」과 같은 벤처회사들이 있습니다. 시가총액 면이나, 구직 희망자의 면에서 구글이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구글이 빠른 시간 내에 실리콘밸리의 대표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亞太지역 총괄 사장을 맡기 전에 구글 로컬(미국) 부문 중에서 구글 지도를 맡았습니다. 구글 사이트에서 이용자에게 위성으로 지도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과연 해야 하는지가 논의되던 시점이었습니다.
당시 창업주인 세르게이 그린씨가 위성지도 제공 업체를 인수해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때 제 생각은 「숭고하기까지 한 생각인데, 과연 그 회사를 사서 어떻게 해야 돈이 되는 거지?」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런데 세르게이 그린씨는 주저함이 없었어요. 돈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구글이 사용자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괜찮다」는 생각을 먼저 갖고 있었거든요.
구글은 당장 눈앞에 돈이 안 되더라도 사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합니다. 눈앞의 이익을 따지지 않죠.
결국 세르게이는 그 지도 제공 업체를 샀고, 오늘날 구글의 자랑인 지도검색 엔진인 「구글어스」가 탄생했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어떤 일을 결정할 때 투자 대비 얼마의 돈을 뽑을 수 있느냐를 생각하지만, 구글은 사용자의 입장을 우선 고려합니다. 세르게이는 「위성사진? 그거 사용자들이 참 좋아하겠는데」라며 과감하게 위성지도 제공 업체를 샀습니다』
그녀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이어 갔다.
『2007년에는 이런 일이 있었죠. 2006년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린 겁니다. 내부에서 부동산을 사야 하나,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하나 열심히 생각 중이었죠.
그런데 프로젝트 팀에서 좀더 이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하이퀄러티 애드」를 찾아보자고 했습니다. 고객들이 필요에 의해서 온라인 광고를 클릭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었죠.
결국 우리의 모든 돈을 그곳에 집중했습니다. 고객을 진정으로 생각하느냐, 말로만 고객을 생각하느냐죠. 그것이 다른 회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오늘날 구글을 이룩해 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의 매력』
─ 야후나 다른 검색 사이트를 이용합니까.
『야후와 제휴를 맺은 상태여서, 구글의 모든 사이트에서 야후에 올라온 정보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구글 이외의 사이트는 저한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죠(웃음)』
─ 한국에는 여전히 검색매체로서 구글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한번 사용해 보세요. 한번 사용하고 나면, 구글의 매력에 푹 빠질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