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급 장교 3000∼4000명 배출
「12만6138명 배출, 현역 장성 17명」
1961년 6월1일 창설된 ROTC(학군사관후보생)의 40년 간 성적표다. ROTC제도는 4년제 대학생 중 일부를 선발, 2년 간(3~4학년) 군사교육을 시킨 뒤 소위로 임관시켜 2년4개월 간 장교로 복무토록 하는 것.
ROTC는 매년 3000∼4000명의 초급장교를 배출, 소대장 등 軍 초급장교의 중추로 자리 잡아왔다. 창설 당시엔 전국 16개 종합대학에만 ROTC를 교육하는 學軍團이 설치돼 있었으나 지금은 설치대학이 97개로 늘어났다.
이 중 육군은 92개며, 해군은 한국해양대학 등 4개 대학, 공군은 항공대 1개 대학이다. ROTC는 특히 신설 및 지방 대학에 인기가 높아 27개 대학이 학군단 신설을 국방부에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명칭도 미국 제도를 본따 「예비역 장교 훈련단」으로 출발했으나 5기생 때부터 자주국방 사상 고취를 위해 「학생군사훈련단(학훈단)」으로 바뀌었고, 1971년 현재 이름인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으로 변경됐다.
學軍 장교들은 대부분 의무복무 기간을 마치고 전역하지만 이 중 5∼10%는 장기 복무를 지원, 직업군인의 길을 걷는다.
「별」을 단 사람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 52명이 장군이 됐으며, 이 중 17명이 현역으로 있다. 현역 대장은 없지만 예비역 대장은 朴世煥(박세환·現 한나라당 의원·1期) 前 2군사령관과 金辰浩 前 합참의장(現 민주당 안보위원장·2期) 등 2명이다. 朴 前 2군사령관은 ROTC 출신 첫 대장, 金 前 합참의장은 ROTC 출신 첫 합참의장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ROTC 1期는 朴 前 사령관을 비롯, 모두 10명의 장군을 배출해 지난해 말 첫 준장이 나온 13期까지의 ROTC 중 가장 많은 별이 나왔다. 기수별로 보면 2期는 3명이며, 3期 6명, 4期 5명(현역 1명) 5期 7명(현역 1명), 6期 6명(현역 3명), 7期 5명(현역 3명), 8期 1명(이하 모두 현역), 9期 1명, 10期 3명, 11期 2명, 12期 2명, 13期 2명의 장성을 배출했다.
3期에선 金泳三 정부 시절 4년이 넘게 기무사령관을 역임, 사실상 최장수 기무사령관이었던 林載文(임재문) 前 기무사령관(예비역 중장)과 베트남戰 참전경험을 토대로 「전투 감각」이라는 책을 써 軍內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徐慶錫(서경석) 前 3군 부사령관(예비역 중장), 嚴三鐸(엄삼탁·現 ROTC 중앙회장·예비역 소장) 前 병무청장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현역 장성으로는 중장 4명을 비롯, 소장 7명, 준장 6명 등이 軍에서 활동중이다. 對北 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홍순호(4期) 국방정보본부장은 서울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단장 및 군단장이 된 기록을 갖고 있다. 5월 말 전역 예정인 노연웅(5期) 2군 부사령관, 이선민(6期) 前 7군단장, 조영호(7期) 9군단장 등도 현역 중장으로 있다.
「진급 차별」(ROTC) 對 「逆차별」(육사)
지금까지 52명의 장성이 배출된 데 대해 현역 및 예비역 ROTC들은 육사 출신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며 불만스러워한다. 육사 출신들은 매 期數당 40∼43명이 「별」을 달지만, ROTC는 3∼10명 정도만이 장군이 됐다는 것.
1999년엔 육군 준장 진급문제에 대해 예비역 ROTC들의 모임인 ROTC 중앙회가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ROTC중앙회는 『육사는 449명의 진급심사 대상자(대령) 중 34명이 준장 진급자로 선발된 반면, ROTC는 53명 중 단 1명만이 선발됐다』고 주장했다. 육사의 경쟁률은 11 對 1인 반면 ROTC는 53 對 1에 달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육사는 185명 중 25명(14.6%)이, ROTC는 7명 중 1명(14.3%)이 각각 선발돼 장성 진급률은 비슷했다고 해명했다.
당시 ROTC 중앙회는 또 경쟁률이 소령 → 중령 진급자의 경우 육사는 1.6 對 1인 데 비해 ROTC는 10 對 1, 중령 → 대령 진급자의 경우 육사는 5 對 1인 반면 ROTC는 20 對 1에 달해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1998년 ROTC 중앙회보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최근 ROTC 출신 소령, 중령들의 진급비율은 소령이 29.1%(육사 80%), 중령이 18.6%(육사 77%)로 육사보다 크게 낮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육사 출신들은 오히려 「逆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반론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ROTC는 계급별로 일정 인원이 할당돼 있는 「할당제」를 통해 배려받고 있으며, 장성들의 경우 學軍 출신이 워낙 적어 거의 경쟁 없이 사단장이나 군단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8期 및 9期의 경우 장군이 한 명씩 밖에 없어 學軍 몫으로 경쟁 없이 사단장에 진출,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육사 출신 장성은 『學軍 출신에 대해선 정책적인 배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령 이상의 계급에선 學軍이 숫자가 적은 데 따른 혜택을 많이 보고 있다』며 『솔직히 「할당제」 없이 완전경쟁 체제로 진급심사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육사 출신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學軍 출신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현재 진급 및 보직인사 시스템은 구조적으로 非육사 출신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20여 년 동안 軍생활을 한 學軍 출신 A중령은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진급은 능력에 대한 평가결과에 따라 이뤄지는데 그 평가를 하는 사람이 육사 출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평상시 잘 대해 주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엔 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사관학교 출신 후배의 손을 들어 줘 배신감을 느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인 평가가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회의적입니다.
또 진급에 유리한 전방부대의 작전·인사참모 등 주요 보직엔 非육사 출신이 별로 없습니다. 해마다 비슷한 진급 空席(공석)을 할당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각 期別로 능력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해마다 출신별로 거의 똑같은 숫자로 육사 ○명, 학군 ○명, 3士 ○명 식으로 할당하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정말 우리 軍이 발전하려면 출신 간 벽을 무너뜨려야 하며 그 일은 육사 출신이 앞장서야 합니다.』
미국은 장기복무가 원칙
육사 출신 등 軍 일각에선 우리나라 ROTC의 진급률을 미국과 비교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美軍 장성의 경우 웨스트포인트(육사) 출신이 29%인 데 비해 ROTC 출신은 50%에 달해 우리보다 ROTC 진급률이 훨씬 높다.
하지만 미국 ROTC는 우리와 달리 대학교 1학년 때부터 4년 간 교육, 군사학 교육시간이 2118시간에 달해 웨스트포인트(1660시간)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육사는 1948시간인 데 비해 3士는 1844시간, ROTC는 704시간이다.
미국은 年間 8000여 명이 배출돼 4000여 명이 현역복무를 하는데 우리처럼 短期 복무자는 없고 대부분 長期 복무자다. 그러다 보니 전체 장교의 70%를 ROTC가 차지하고 있고, 육사는 19%, 간부 후보생(OCS) 출신은 11%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1992∼1998년의 경우 3600여 명의 ROTC 임관 장교 중 9.6%만이 長期 복무를 신청하는 등 평균 3∼10% 정도가 長期 복무를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구조적인 차이를 감안해 미국과 비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정보화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ROTC가 우수한 장교인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앞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 우수한 ROTC 확보와 보다 많은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엔 軍 안팎에서 별로 이견이 없는 듯하다.
ROTC 복무기간 연장 놓고 국방부 차관보 경질되기도
ROTC 개선방안과 관련해 軍內에선 任官 후 복무기간을 2년4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지역·권역별 통합 학군단을 만들어 군사기초 훈련은 향토사단에서, 入營(입영) 훈련은 전투병과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복무연장은 그동안 많은 논란과 갈등을 빚어온 「뜨거운 감자」다. 1995년 軍 개혁방안의 하나로 ROTC 복무연장이 추진되다 예비역 ROTC 등이 반발하는 바람에, 파문의 책임을 물어 국방부 차관보가 경질되기도 했다.
젊은이들이 ROTC를 지원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복무 기간이 짧다는 것이기 때문에 복무 기간이 길어지면 지원자가 급감, ROTC 존폐 위기로까지 발전될 수 있다는 게 반대 이유였다.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KIDA) 현익재 선임연구원은 1999년 말 「학군제도의 발전방향에 대한 제언」이라는 논문을 통해 미국 제도와 비교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군 學軍 제도는 현역으로 활용할 초급 장교의 양성을 우선하고 있는 반면, 美軍 ROTC제도는 일부 현역 복무를 지원하지만, 主목적은 예비역 장교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美軍 ROTC제도는 후보생 전원에게 장학금 지급이라는 확실한 유인 및 동기유발 수단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學軍 제도는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짧은 복무 기간을 주요 유인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學軍장교 의무복무 기간은 軍 내외적으로 아주 민감한 사항이며 이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 자체를 회피하는 경향도 있다. 근본적인 여건이 변화되지 않으면, 예를 들어 복무기간 조정과 다른 경제적인 유인 수단으로 후보생 전원 장학금 지급과 같은 방안이 전제되지 않으면 美軍 ROTC제도는 한국군 學軍 제도와 비교될 수 있는 모델이 아니다>
그의 지적처럼 국방부와 육군에선 최근 학군장교 복무기간 연장문제에 대해선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 언제 타오를지 모르는 불로 內燃(내연)하고 있다. 年2回 임관과 지역·권역별 통합학군단 방안에 대해서도 전통과 뿌리를 없애는 조치라며 ROTC 관계자들은 반대하고 있다.
女軍 ROTC 허용 문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 여성계에서 여학생들에 대해서도 학군단 入團(입단)을 허용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軍 당국에선 이미 2020년까지 女軍 인력을 현재의 1.4%에서 5% 수준으로 늘리기 위한 청사진이 「촘촘히」 짜여져 있고, 학군단 정원 증가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망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한 예비역 장성은 ROTC 개선방안과 관련, 『美 육군 ROTC는 ROTC 출신 첫 합참의장이었던 콜린 파월 美 국무장관과 3명의 육군참모총장 등 쟁쟁한 인물을 많이 배출했다』며 『軍 안팎에서 함께 노력, 우리 ROTC도 그런 인물을 낳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1961년 6월1일 창설된 ROTC(학군사관후보생)의 40년 간 성적표다. ROTC제도는 4년제 대학생 중 일부를 선발, 2년 간(3~4학년) 군사교육을 시킨 뒤 소위로 임관시켜 2년4개월 간 장교로 복무토록 하는 것.
ROTC는 매년 3000∼4000명의 초급장교를 배출, 소대장 등 軍 초급장교의 중추로 자리 잡아왔다. 창설 당시엔 전국 16개 종합대학에만 ROTC를 교육하는 學軍團이 설치돼 있었으나 지금은 설치대학이 97개로 늘어났다.
이 중 육군은 92개며, 해군은 한국해양대학 등 4개 대학, 공군은 항공대 1개 대학이다. ROTC는 특히 신설 및 지방 대학에 인기가 높아 27개 대학이 학군단 신설을 국방부에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명칭도 미국 제도를 본따 「예비역 장교 훈련단」으로 출발했으나 5기생 때부터 자주국방 사상 고취를 위해 「학생군사훈련단(학훈단)」으로 바뀌었고, 1971년 현재 이름인 「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으로 변경됐다.
學軍 장교들은 대부분 의무복무 기간을 마치고 전역하지만 이 중 5∼10%는 장기 복무를 지원, 직업군인의 길을 걷는다.
「별」을 단 사람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 52명이 장군이 됐으며, 이 중 17명이 현역으로 있다. 현역 대장은 없지만 예비역 대장은 朴世煥(박세환·現 한나라당 의원·1期) 前 2군사령관과 金辰浩 前 합참의장(現 민주당 안보위원장·2期) 등 2명이다. 朴 前 2군사령관은 ROTC 출신 첫 대장, 金 前 합참의장은 ROTC 출신 첫 합참의장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ROTC 1期는 朴 前 사령관을 비롯, 모두 10명의 장군을 배출해 지난해 말 첫 준장이 나온 13期까지의 ROTC 중 가장 많은 별이 나왔다. 기수별로 보면 2期는 3명이며, 3期 6명, 4期 5명(현역 1명) 5期 7명(현역 1명), 6期 6명(현역 3명), 7期 5명(현역 3명), 8期 1명(이하 모두 현역), 9期 1명, 10期 3명, 11期 2명, 12期 2명, 13期 2명의 장성을 배출했다.
3期에선 金泳三 정부 시절 4년이 넘게 기무사령관을 역임, 사실상 최장수 기무사령관이었던 林載文(임재문) 前 기무사령관(예비역 중장)과 베트남戰 참전경험을 토대로 「전투 감각」이라는 책을 써 軍內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徐慶錫(서경석) 前 3군 부사령관(예비역 중장), 嚴三鐸(엄삼탁·現 ROTC 중앙회장·예비역 소장) 前 병무청장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현역 장성으로는 중장 4명을 비롯, 소장 7명, 준장 6명 등이 軍에서 활동중이다. 對北 정보를 총괄하고 있는 홍순호(4期) 국방정보본부장은 서울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단장 및 군단장이 된 기록을 갖고 있다. 5월 말 전역 예정인 노연웅(5期) 2군 부사령관, 이선민(6期) 前 7군단장, 조영호(7期) 9군단장 등도 현역 중장으로 있다.
「진급 차별」(ROTC) 對 「逆차별」(육사)지금까지 52명의 장성이 배출된 데 대해 현역 및 예비역 ROTC들은 육사 출신에 비해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며 불만스러워한다. 육사 출신들은 매 期數당 40∼43명이 「별」을 달지만, ROTC는 3∼10명 정도만이 장군이 됐다는 것.
1999년엔 육군 준장 진급문제에 대해 예비역 ROTC들의 모임인 ROTC 중앙회가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ROTC중앙회는 『육사는 449명의 진급심사 대상자(대령) 중 34명이 준장 진급자로 선발된 반면, ROTC는 53명 중 단 1명만이 선발됐다』고 주장했다. 육사의 경쟁률은 11 對 1인 반면 ROTC는 53 對 1에 달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육사는 185명 중 25명(14.6%)이, ROTC는 7명 중 1명(14.3%)이 각각 선발돼 장성 진급률은 비슷했다고 해명했다.
당시 ROTC 중앙회는 또 경쟁률이 소령 → 중령 진급자의 경우 육사는 1.6 對 1인 데 비해 ROTC는 10 對 1, 중령 → 대령 진급자의 경우 육사는 5 對 1인 반면 ROTC는 20 對 1에 달해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1998년 ROTC 중앙회보에 실린 한 논문에 따르면 최근 ROTC 출신 소령, 중령들의 진급비율은 소령이 29.1%(육사 80%), 중령이 18.6%(육사 77%)로 육사보다 크게 낮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육사 출신들은 오히려 「逆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반론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ROTC는 계급별로 일정 인원이 할당돼 있는 「할당제」를 통해 배려받고 있으며, 장성들의 경우 學軍 출신이 워낙 적어 거의 경쟁 없이 사단장이나 군단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8期 및 9期의 경우 장군이 한 명씩 밖에 없어 學軍 몫으로 경쟁 없이 사단장에 진출,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육사 출신 장성은 『學軍 출신에 대해선 정책적인 배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령 이상의 계급에선 學軍이 숫자가 적은 데 따른 혜택을 많이 보고 있다』며 『솔직히 「할당제」 없이 완전경쟁 체제로 진급심사가 이뤄지기를 바라는 육사 출신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學軍 출신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현재 진급 및 보직인사 시스템은 구조적으로 非육사 출신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20여 년 동안 軍생활을 한 學軍 출신 A중령은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진급은 능력에 대한 평가결과에 따라 이뤄지는데 그 평가를 하는 사람이 육사 출신인 경우가 많습니다. 평상시 잘 대해 주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엔 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사관학교 출신 후배의 손을 들어 줘 배신감을 느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인 평가가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회의적입니다.
또 진급에 유리한 전방부대의 작전·인사참모 등 주요 보직엔 非육사 출신이 별로 없습니다. 해마다 비슷한 진급 空席(공석)을 할당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각 期別로 능력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해마다 출신별로 거의 똑같은 숫자로 육사 ○명, 학군 ○명, 3士 ○명 식으로 할당하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정말 우리 軍이 발전하려면 출신 간 벽을 무너뜨려야 하며 그 일은 육사 출신이 앞장서야 합니다.』
미국은 장기복무가 원칙육사 출신 등 軍 일각에선 우리나라 ROTC의 진급률을 미국과 비교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美軍 장성의 경우 웨스트포인트(육사) 출신이 29%인 데 비해 ROTC 출신은 50%에 달해 우리보다 ROTC 진급률이 훨씬 높다.
하지만 미국 ROTC는 우리와 달리 대학교 1학년 때부터 4년 간 교육, 군사학 교육시간이 2118시간에 달해 웨스트포인트(1660시간)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육사는 1948시간인 데 비해 3士는 1844시간, ROTC는 704시간이다.
미국은 年間 8000여 명이 배출돼 4000여 명이 현역복무를 하는데 우리처럼 短期 복무자는 없고 대부분 長期 복무자다. 그러다 보니 전체 장교의 70%를 ROTC가 차지하고 있고, 육사는 19%, 간부 후보생(OCS) 출신은 11%에 불과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1992∼1998년의 경우 3600여 명의 ROTC 임관 장교 중 9.6%만이 長期 복무를 신청하는 등 평균 3∼10% 정도가 長期 복무를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구조적인 차이를 감안해 미국과 비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정보화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ROTC가 우수한 장교인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앞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 우수한 ROTC 확보와 보다 많은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엔 軍 안팎에서 별로 이견이 없는 듯하다.
ROTC 복무기간 연장 놓고 국방부 차관보 경질되기도ROTC 개선방안과 관련해 軍內에선 任官 후 복무기간을 2년4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지역·권역별 통합 학군단을 만들어 군사기초 훈련은 향토사단에서, 入營(입영) 훈련은 전투병과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복무연장은 그동안 많은 논란과 갈등을 빚어온 「뜨거운 감자」다. 1995년 軍 개혁방안의 하나로 ROTC 복무연장이 추진되다 예비역 ROTC 등이 반발하는 바람에, 파문의 책임을 물어 국방부 차관보가 경질되기도 했다.
젊은이들이 ROTC를 지원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복무 기간이 짧다는 것이기 때문에 복무 기간이 길어지면 지원자가 급감, ROTC 존폐 위기로까지 발전될 수 있다는 게 반대 이유였다.
국방부 산하 한국국방연구원(KIDA) 현익재 선임연구원은 1999년 말 「학군제도의 발전방향에 대한 제언」이라는 논문을 통해 미국 제도와 비교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군 學軍 제도는 현역으로 활용할 초급 장교의 양성을 우선하고 있는 반면, 美軍 ROTC제도는 일부 현역 복무를 지원하지만, 主목적은 예비역 장교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美軍 ROTC제도는 후보생 전원에게 장학금 지급이라는 확실한 유인 및 동기유발 수단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學軍 제도는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짧은 복무 기간을 주요 유인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學軍장교 의무복무 기간은 軍 내외적으로 아주 민감한 사항이며 이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 자체를 회피하는 경향도 있다. 근본적인 여건이 변화되지 않으면, 예를 들어 복무기간 조정과 다른 경제적인 유인 수단으로 후보생 전원 장학금 지급과 같은 방안이 전제되지 않으면 美軍 ROTC제도는 한국군 學軍 제도와 비교될 수 있는 모델이 아니다>
그의 지적처럼 국방부와 육군에선 최근 학군장교 복무기간 연장문제에 대해선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 언제 타오를지 모르는 불로 內燃(내연)하고 있다. 年2回 임관과 지역·권역별 통합학군단 방안에 대해서도 전통과 뿌리를 없애는 조치라며 ROTC 관계자들은 반대하고 있다.
女軍 ROTC 허용 문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 여성계에서 여학생들에 대해서도 학군단 入團(입단)을 허용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軍 당국에선 이미 2020년까지 女軍 인력을 현재의 1.4%에서 5% 수준으로 늘리기 위한 청사진이 「촘촘히」 짜여져 있고, 학군단 정원 증가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망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한 예비역 장성은 ROTC 개선방안과 관련, 『美 육군 ROTC는 ROTC 출신 첫 합참의장이었던 콜린 파월 美 국무장관과 3명의 육군참모총장 등 쟁쟁한 인물을 많이 배출했다』며 『軍 안팎에서 함께 노력, 우리 ROTC도 그런 인물을 낳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