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의 知能化로 사고 60%, 적체 30% 줄어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추진회사도 설립
●내년 11월까지 서해안 고속도로 6차선, 중부고속도로 8차선, 중앙고속도로 4차선으로 늘어나 귀성길 운행 시간이 半으로 단축
●『길은 출생만 있지 소멸이 없다. 고속도로 보수공사는 길을 치료해 주는 것』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을 음악과 향기나는 문화공간으로 바꿔 우리나라 화장실 文化를 先導中
『미래의 고속도로는 「지능을 갖춘 정보 고속도로」입니다』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추진회사도 설립
●내년 11월까지 서해안 고속도로 6차선, 중부고속도로 8차선, 중앙고속도로 4차선으로 늘어나 귀성길 운행 시간이 半으로 단축
●『길은 출생만 있지 소멸이 없다. 고속도로 보수공사는 길을 치료해 주는 것』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을 음악과 향기나는 문화공간으로 바꿔 우리나라 화장실 文化를 先導中
경부고속도로 개통 30주년을 맞아 인터뷰에 응한 한국도로공사 鄭崇烈(정숭렬ㆍ63) 사장은 빠르면 5년 안에 道路(도로)가 知能(지능)을 갖는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道路 밑에 깔고 있는 전자ㆍ통신ㆍ제어장치는 도로의 손발이 되고, 道路 옆에 설치하는 카메라는 도로의 눈이 되어, 도로가 스스로 교통정보를 알려주고 교통사고도 예방하는 시대가 온다는 이야기다.
『지능을 갖춘 정보 고속도로 시대의 자동차는 도로와 교신하는 통신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게 될 것』이라고 鄭崇烈 사장은 전망했다. 졸음 운전이나 운전미숙으로 자동차가 도로 차단벽에 충돌 위험이 생길 경우엔 도로가 차에 警報(경보)를 보내게 되며, 서울에서 지방으로 갈 경우 고속도로 진입 전에 버튼 몇개를 누르면 가장 빠른 길과 도착 예정 시각을 道路가 차에 알려준다는 것이다.
道路에 부는 이 정보화 바람이 ITS (Intelligent Transport System), 「지능형 교통 시스템」이다. 미국은 1991년, 국가 정책사업으로 ITS 연구를 위한 기구를 만들었고, 유럽은 유럽의회(EC) 주도 아래 추진중이며, 일본은 미국 및 유럽에 맞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중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과 연계를 펼치고 있다.
정부도 1999년 4월, 「지능형 교통 시스템」개발을 위해 「ITS 코리아」란 법인을 설립했다.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건설교통부, 정보통신부, 경찰청 등 국가 기관과 국토연구원, 교통개발연구원, 한국통신학회 등 연구기관, 그리고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 SK텔레콤, LG정보통신 등 관련 업계가 참여하는 「ITS 코리아」 회장이 한국도로공사 鄭崇烈 사장이다.
도로와 자동차가 교신하는 시대
鄭사장은 ITS의 필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자동차 대수가 작년 말에 1000만 대를 넘었고 조만간엔 2000만 대를 돌파할 것입니다. 차량이 늘어나는 만큼 도로를 건설해야 하지만 땅은 좁고 예산은 없기 때문에 교통 적체는 피할 수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가 도로의 효율성을 높이는 지능형 교통시스템입니다. ITS는 기존의 도로교통 체계에 첨단 정보통신 기술과 제어기술 등을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시스템입니다. 도로에 통신시설을 하고 자동차에 통신시설을 부착해 도로-자동차-사람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ITS에 대비해 도로공사는 고속도로의 절반 이상에 차량검지기를 설치했습니다. 차량검지기는 차가 검지기를 통과하는 순간부터 다음 검지기에 도달할 때까지의 시간과 속력을 체크해 도로공사 중앙컴퓨터에 보내는 장치입니다. 어느 고속도로의 어느 지점에서 차가 시속 몇㎞로 달리고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내용을 지금은 고속도로 전광판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주고 있는데 ITS가 본격화되면 도로와 자동차가 직접 교신하게 됩니다. 미국과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ITS를 시작했지만 아직은 도로와 교신하는 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발은 늦었지만 기술 수준은 뒤지지 않습니다. ITS 국제 기준 마련에 대비해 국제적인 협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도로공사가 서울 외곽 순환 고속도로인 판교, 성남, 청계고속도로를 통과하는 승용차와 노선버스를 대상으로 시행 예정인 「논스톱 통행료 징수 시스템」도 ITS 사업의 일환이다. 이 시스템은 상ㆍ하행선 각각 1차로에 설치된 자동 인식 감지장치와 자동차에 부착된 「인식표(Tag)」에 의해 차가 정차하지 않고 자동적으로 요금 징수(Tag에 입력된 요금을 제하는 것)되는 방식이다. 톨게이트를 지날 때 통행료를 내거나 통행카드를 뽑았다가 도착지 톨게이트에서 요금을 내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시스템인데, 그 효과를 鄭사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돈 받는 곳을 설치하면 1시간에 450대의 차량이 통과할 수 있는 반면에 논스톱 시스템의 경우에는 시간당 통과 차량이 1400대로 증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적체에 따른 시간 낭비는 물론, 연료비를 줄일 수 있으며 영업소 운영에 따른 경비절감 효과도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유료도로의 90% 이상이 논스톱 시스템입니다. ITS에 관한 연구는 일본이 앞서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실용화한 곳은 싱가포르입니다』
교통혼잡과 교통사고 예방 효과
鄭사장은 『지능형 교통 시스템 기반 확충을 위해 도로공사는 올해중 도로 130㎞에 光통신망을 추가 설치, 光통신망을 갖춘 도로를 1693㎞로 늘릴 계획이며 교통적체와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자동차간 거리 제어시스템, 야간 장애물 감지기술, 도로와 차량 간 통신을 이용한 속도제한 경보 시스템, 문자 호출기용 교통정보 시스템 및 영상 교통정보 시스템, 도로 노면 및 도로 주변상태를 감지, 경고하는 첨단 도로시스템 개발은 정부 관련부서와 민간 차원에서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차량의 통행량에 따라 교차로 신호주기를 자동조절하는 新신호 시스템과 기다리는 버스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대중 교통정보 안내시스템, 주요 지점의 소통상태를 보여주는 대형 전광판, 과속이나 신호위반 차량을 적발해 벌금고지서를 자동 발급하는 無人(무인) 자동단속 카메라 등은 일부 지역에서 실시중이라고 했다.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는 교통환경 아래에서 삶을 쾌적하고 풍요롭게 하는 출발점이 ITS』라고 전제한 鄭사장은 『ITS는 교통혼잡을 20~30% 줄이고, 교통사고를 40~60% 감소시키며 전자 통신 등 관련사업을 발전시키는 부가가치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ITS가 되면 자동차값 인상이 우려되는데, 鄭사장은 『자동차 에어컨의 경우에도 처음엔 원하는 사람만 달았지만 지금은 의무적으로 설치돼 있는 것처럼 ITS도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자는 한국도로공사 사장에게 꼭 묻고 싶은 질문이 하나 있었다. 명절 때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고속도로의 주차장화에 대해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도로공사 입장에서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 질문에 鄭사장은 『내년 11월 이후에는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히 막히는 곳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서울~대전 구간은 종전의 5시간에서 2시간40분으로, 서울~부산은 12시간30분에서 7시간으로, 서울~광주는 11시간30분에서 5시간 이내로 단축될 것입니다』
鄭사장은 그 근거를 이렇게 말했다.
『고속도로 교통량은 8차선 편도의 경우, 하루 8만5000대를 수용할 수 있으나 명절에는 11만 대 이상이 몰리기 때문에 30% 상당이 초과돼 지체와 정체는 필연적입니다. 현재 고속도로를 통한 귀성길은 경부고속도로 8차로와 중부고속도로 4차로 등 12차선뿐입니다. 그러나 내년 11월에 6차선의 서해안 고속도로가 새로 개통되고 중부고속도로 8차선 확장공사가 끝나며, 중앙고속도로 4차선이 늘어납니다. 현재의 12개 차선이 26개 차선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수송 능력도 하루 26만 대에서 56만 대로 30만 대 이상이 늘어나 현재보다 2배 이상 운행시간이 단축되는 것입니다. 차량검지기에서 입수한 교통정보를 통해 고속도로별 혹은 시간대별 분산 이동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내년 말 이후에는 고속도로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므로 연휴, 휴가, 명절 때의 교통 大亂(대란)은 완전히 사라질 것입니다』
鄭사장에게 내년 11월 개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중인 서해안 고속도로의 안전성을 물어보았다. 작년 8월, 서해안 고속도로의 핵심 교량인 길이 7.3㎞의 서해대교에서 무게 1200t의 鐵製(철제) 작업대가 초속 41m의 바람에 쏠려 지상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鄭사장의 설명이다.
『캐나다의 기술자문을 받아 건설중인데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순간적인 돌풍이 불 때를 고려해 교량을 축소한 모형을 통해 風洞(풍동)시험도 실시했습니다. 그 지역에서 초속 60m의 돌풍이 분 적이 없지만, 최대 초속 60m의 돌풍 속에서 행해진 시험이었지만 끄떡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다 보면 곳곳에서 보수 공사와 마주칩니다. 처음부터 부실공사를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 아닙니까.
『모든 물자와 장비, 심지어 사람까지도 출생 후 사망이란 과정을 거칩니다. 그렇지만 길은 출생만 있지 소멸이란 게 없습니다. 길은 대대손손 물려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치료해주는, 유지 보수가 있는 겁니다. 보수 공사에 따른 교통적체를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공사구간의 길이를 4㎞ 이내로 제한하고 공사장간의 거리를 10㎞ 이상 유지하게 하여 교통소통이 원활히 되도록 애를 쓰고 있습니다』
「길 文化」
鄭사장은 『길에도 문화가 있다』고 말하고, 「길 문화」라 이름 붙였다.
『言路(언로)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말의 길, 즉 말에도 길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역사의 흐름에서 볼 때 言路가 열려있는 사회나 조직은 발전해 왔습니다. 우리 일상 생활은 길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닙니다. 길이 발달된 곳은 삶을 풍요롭게 하고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길이 있기에 어디든 통할 수 있고, 통할 수 있기 때문에 풍요로운 삶이 가능한 것입니다. 길이 막히면 짜증스럽고 훤히 뚫리면 상쾌하듯이 도로 사정에 따라 생활의 편리함과 불편함이 생기기도 합니다.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는 그냥 불도저로 밀었습니다. 지금은 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자연을 파괴하지 않기 위해 사전에 환경영향에 대한 평가를 받습니다.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은 노선을 우회하거나 터널 및 교량으로 처리하여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영동고속도로에는 야생동물 이동을 위한 전용 통로 4개가 설치돼 있고, 경부고속도로 회덕 분기점 등 194곳에 잣나무 단풍나무 등 수림대를 조성, 고속도로 이용時(시) 울창한 樹林(수림)과 사계절 꽃을 감상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인 고속도로」, 「생태 고속도로」 조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를 총체적으로 저는 「길 문화」라 부릅니다』
─그렇게 하려면 도로공사가 돈이 많아야 하지 않습니까.
『도로공사의 올해 예산은 8조1000억원입니다. 도로 건설비가 4조, 유지 보수비 및 인건비가 2조, 원리금 상환이 2조원입니다. 도로공사의 총 자본금은 8조8000억원인데 작년도의 경우, 매출액 1조6132억원에 당기 순이익이 304억원입니다. 고속도로는 국가예산으로 건설돼야 하지만 재정 여건이 원활치 못해 도로공사에서 건설비의 절반을 사채로 충당해 왔기 때문에 부채 상환이 부담되지만, 지난해 기획예산처의 公기업 경영평가에서 도로공사가 5개 우수기관에 포함될 만큼 우량기업입니다』
군수사령관으로 예편
鄭崇烈 사장은 한국도로공사의 첫 공채 사장이다. 그는 1998년 6월에 있은 도로공사 사장 공채에서 26대 1의 경쟁을 뚫고 임기 3년의 사장이 되었다. 도로공사 사장은 도로의 군사적 성격 때문에 예비역 장성들이 주로 차지했는데 鄭사장도 예비역 장성 출신이다. 그는 전남 순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59년 陸士(육사) 15기로 입학한 후, 사단장,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을 거쳐 육군 군수사령관을 끝으로 1989년 중장으로 예편했다.
예편 후, 부산에서 생활하던 그는 재향군인회에 의해 (주)중앙고속 대표로 발탁되었다. 중앙고속은 재향군인회에서 운영하는 고속버스 회사다. 3년 반 가량 중앙고속 경영을 맡고 난 다음에는 재향군인회 사무총장이 되었고, 1997년 대통령 선거 때 국민회의에 입당, 국가경영전략회의 안보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 정부 출범 후 그에게도 몇 자리가 주어졌으나 그는 한국도로공사가 적성에 맞는다며 고사하다가 공채 사장에 응모해 사장이 되었다. 도로공사를 고집한 이유를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군대 생활 35년 가운데 중대장 대대장 사단장 등 지휘관 경력을 제외하고 참모로서 근무한 분야가 軍需(군수)입니다. 사단 군수참모 시절엔 全軍(전군) 군수관리 평가 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아 중령에서 대령으로 특진하기도 했습니다. 군수분야 중에서도 길 닦고 막사 짓는 참모역할을 오래 해, 도로와 인연이 깊습니다. 도로 건설과 유지, 관리가 제 적성인 셈이지요』
이력서에 따르면 鄭사장은 장군 시절인 1985년에 한남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에서 1990년 사이에는 서울대·연세대·부산대 경영대학원에서 최고 경영자 과정을 수료하고, 도로공사 사장 시절인 1999년에는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최고 경영자 과정을 마쳤다.
결혼 기념일이 도로공사 설립일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건설과 유지를 담당하기 위해 1969년 2월15일에 설립되었다. 경부고속도로는 이듬해인 1970년 7월7일에 개통됐다.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될 무렵 鄭사장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까.
『20사단 소속 대위였습니다. 그 무렵 비무장 지대에 무장간첩 3명이 침투해 수색 중대장이 희생되었습니다. 제가 후임 수색 중대장을 맡아 對 간첩 작전에 나섰죠. 이 작전에서 희생된 중대장의 시신을 찾아내고 침투한 무장간첩 3명을 사살했습니다. 저는 화랑무공훈장을 받았고 중대원 120명은 훈ㆍ표창을 받았습니다. 육사 15기 동기생 중에서는 제일 먼저 훈장을 받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군인으로서의 제 길에 전환점이 되었기 때문에 1970년은 기억에 남는 해입니다』
鄭사장은 대위 시절인 1969년 2월15일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도로공사 설립일이다. 때문에 도로공사 설립일은 鄭사장에겐 결혼 기념일이 된다. 鄭사장은 『지난 2월15일이 제 결혼 31주년이면서 도로공사 창립 31주년』이라며 『인연이란 참 묘하다』고 말했다.
鄭사장에게 경부고속도로 개통 30년의 의미를 물어보았다.
『경부고속도로는 朴正熙(박정희) 대통령이 가난을 몰아내기 위해 밀어붙인 大役事(대역사)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대들보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하는 계기를 경부고속도로가 마련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150달러에 불과할 때 서울~부산간 428㎞를 428억원을 들여 개통했습니다. 지금은 도로 건설비의 40% 이상이 땅 보상비로 나가지만 그때는 문전옥답을 내놓는 게 애국이라 생각하고 경쟁적으로 내놓았습니다. 스님들은 돈을 시주하고, 대학생들은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군인들과 나환자들도 거들었습니다.
경부고속도로는 1970년 7월7일에 개통되었는데 개통되기까지 殉職(순직)한 사람이 77명입니다. 애환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경부고속도로는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라고 부릅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애쓴 모든 사람이 참여하여 하나가 되는 축제의 場을 만들 계획입니다』
180㎝ 가량의 큰 키에 목소리가 걸걸한 鄭사장은 도로공사 안에서 「불도저」로 통한다. 辛鍾和(신종화) 도로공사 홍보실장은 鄭사장의 경영 스타일에 대해 『잠시라도 가만히 있는 분이 아니다. 아는 사람도 많고 만나는 사람도 많다. 많은 사람을 만나니까 아이디어도 많다. 도로공사가 하는 일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려 하고, 사장 스스로도 강연을 많이 다닌다. 업무보고가 있으면 보름 전부터 술자리나 모임에 나가지 않고 예상 질문과 답변을 본인의 것으로 소화하는 적극적인 분』이라고 말했다.
화장실 文化 개선 지시
사장 부임 후, 그는 『업무는 오전 9시부터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회의나 간담회 등은 오전 9시 이전에 끝내고 현장에 나가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그는 정부 투자기관은 국민들에 대한 對 서비스기관이므로 지역사회나 고객을 「섬기는 경영」을 하라고 강조했다. 톨게이트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도로공사 직원들이 고속도로 이용객에 인사를 하기 시작한 것도 이 지시 때문이다.
그는 도로공사의 슬로건을 「안전한 길, 편하게, 빠르게」로 정했다. 「안전한 길」을 위해 도로공사는 올해의 역점사업으로 화물차 積載函(적재함) 박스화를 추진하고 있다. 鄭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고객의 43%가 화물차에서 떨어지는 물건으로 인한 위험을 체험했다고 말합니다. 적재물 낙하로 인한 사고는 화물차를 뒤따르는 무방비의 후속 차량에 치명적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교통사고보다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고속도로 이용 차량의 35%가 화물차입니다. 화물차가 짐을 잘못 실었거나 도로에 짐을 흘리면서 생긴 사고가 고속도로 전체 사고의 40%를 차지합니다. 근본 대책은 화물차 적재함을 박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외국에서는 거의 모든 화물차에서 적재함이 박스로 되어 있습니다.
화물차가 도로에 뒤집히면 화물을 치우는 데 몇 시간이 걸리지만 박스화가 되면 교통지체를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박스화에 따른 개조 비용이 만만찮고 業界(업계) 반발도 심해, 강제로 시행할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은 있지만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생명보호를 위해 도로공사는 작년 7월부터 積載 불량 화물차는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없다는 점을 알리고 올해 1월부터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1월1일부터 3월18일까지 4만4230대의 화물차에 대해 시정하도록 조처하고, 2만9355대는 고속도로 진입을 금지했습니다. 적재 상태가 아주 좋지 않은 413대는 고발했습니다. 적재불량 및 落下物(낙하물)에 의한 사고가 작년 1월부터 2월 사이에는 58건이었는데 단속에 나선 올 1월부터 2월에는 사고가 70% 가량 줄었습니다』
슬로건의 두 번째인 「편하게」는 고속도로 휴게소 문화 개선 사업으로 나타난다. 첫 변화가 화장실 문화의 변모다. 鄭사장 부임 후, 전국 98개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에서 악취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화장실이 꽃과 그림으로 새롭게 단장되고 24시간 세미클래식 음악과 새 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향기가 흘러나왔다. 여성을 위한 화장대가 화장실 안에 설치되고 유아용 기저귀 갈이대가 마련됐다.
새롭게 단장한 고속도로 화장실은 경향신문, 문화일보, 국민일보가 선정한 「99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한국관광공사 주최의 「전국 공중 화장실 베스트 5」에 경산휴게소가 선정됐고,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문화시민운동 중앙협의회와 조선일보사가 공동 주최한 「아름다운 화장실」에 이천휴게소 등 5개가 선정돼 최우수상, 우수상, 특별상을 휩쓸었다.
화장실 문화의 大변화를 주도한 사람이 鄭사장이다. 그는 작년 2월, 도로공사 직원들을 일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 출장보내 휴게소 운영실태를 조사하고 출장 보고서를 토대로 휴게소 운영업체에 협조를 구한 다음, 작년 6월1일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鄭사장은 화장실을 개선한 휴게소에 대해서는 實査(실사)를 하고 시설 개선비의 상당액을 지원하는 한편, 운영업체들의 동참을 강도높게 유도했다. 화장실을 깨끗이 한 휴게소에서 매출이 올라가면서 업체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 개선 작업에서 유독 화장실 청결에 역점을 둔 이유를 鄭사장에게 물어보았다.
『대위 시절, 오키나와 美軍부대에 교육갔을 때 수세식 화장실을 처음 보았습니다. 사용법을 몰라 굉장히 애를 먹었죠. 미군이 들어가 있는 화장실은 밖에서 발이 보이는데 교육생들이 들어간 곳은 발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변기에 걸터앉는 게 아니라 변기 위에 발을 올려놓았기 때문입니다. 유쾌하지 못한 과거의 기억이 화장실 문화를 생각하게 했던 것입니다』
화장실 문화 개선과 함께 그는 고속도로 휴게소內 편의점 상품 가격을 일괄 20% 인하토록 유도하고, 휴게소內 주유소의 기름값도 휘발유는 ℓ당 20원, 경유는 ℓ당 10원씩 내리도록 했다. 鄭사장은 『고객 눈높이에 맞춘 휴게소 시설 개선 후, 월 평균 12건이던 民願(민원)이 5건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세계 12위의 고속도로 보유국
鄭사장이 내건 슬로건의 세 번째인 「빠르게」는 앞에서 언급한 「지능형 교통 시스템」 개발과 고속도로의 확장으로 이어진다. 도로는 고속도로, 國道(국도), 市道(시도), 郡道(군도) 등 7가지 종류가 있는데 도로공사가 관장하는 것은 고속도로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는 21개 노선, 2040㎞로, 고속도로 길이에 있어서는 세계 12위국이다. 올해에는 14개 노선 1438㎞를 신설하고 16개 구간 560㎞를 확장한다.
鄭사장은 『2004년까지 3400㎞의 고속도로를 건설해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좁힐 것이며 국가 간선망 건설 체계에 따라 2020년에는 東西(동서) 9개축, 南北(남북) 7개축, 총 연장 6160㎞의 격자형 고속도로망을 구축, 아시아 하이웨이망과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鄭사장의 좌우명은 「성실과 정직」이다. 마지막으로 도로공사와 경기도 성남시 분당 주민과의 통행료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수익자 부담이 원칙입니다. 일부 주민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여러 차례 협의를 거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