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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의 편지

“눈앞의 적(敵)보다 뒤만 돌아다 보는 대통령이 더 두렵다”

글 :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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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조선》은 2월호에 ‘문재인 전기(文在寅 傳奇)’, 5월호에 ‘심리학으로 분석해 본 문재인-안철수의 권력의지’를 잇따라 보도했다. 200자 원고지로 각각 230장, 80장에 달하는 방대한 기사들은 문 대통령이 남긴 모든 기록을 참고한 것으로, 그의 인생관-국가관을 살필 수 있다.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당시 기사의 한 대목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의지가 자발적인 게 아니라 타의(他意)에 의해서 생긴 것이라는 심리학자 김태형의 분석이었다. 이것은 그가 대통령이 됐을 때 어떤 정치를 할지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의 분석 글을 그대로 인용해 본다.
 
  “문재인은 ‘진심으로 정치하기 싫은 정치인’ ‘고독과 두려움을 느끼며 홀로 링 위에 선 복서’다.” “어릴 적 문 후보는 부모님한테 사랑받기 위해 자기 욕구를 포기하는 것이 습성화됐다.” “문재인의 대권 도전이 본인에게도 나라에도 좋은 일이 되려면 하루빨리 어중간한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권력의지의 부재(不在)가 그를 과거지향으로 만들었나
 
  안타깝게도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 심리학자가 분석하고 예측한 틀에서 그다지 멀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의 100일간 행보는 그야말로 눈부셨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과거지향적’임을 알 수 있다. ‘미래지향적’인 정책은 그다지 찾기 힘들다.
 
  툭하면 과거만 돌아다 보는 대통령의 행태(行態)는 분석하기가 쉽다. 유장한 인간의 역사(歷史)에서 유례(類例)를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월간조선》은 9월호에 ‘내분(內紛)의 연구-안에서 싸우다 망한 중국 왕조’ 기사를 실었다. 중국의 진(晉)-송(宋)-명(明)을 분석한 기사다.
 
  이 글을 읽다 보면 독자 여러분께서는 “이것이 진짜 1천 년 전 중국의 역사인지 혹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을 중국에 빗대 희화화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그만큼 우리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망한 중국 왕조가 범했던 실수들의 총합(總合)처럼 느껴진다.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가진 원전(原電)의 문을 닫고, 국정원의 과거 잘못을 캐내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과오를 뒤지는 새 김정은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돌연 뒤를 돌아보며 ‘대한민국은 상해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을 건국절로 본다”고 했다.
 
 
  느닷없는 1919년 건국 파문 왜 이 시점에 일으키나
 
  자기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인고(忍苦)의 세월을 겪은 것일지언정 모든 공과(功過)는 국민 된 사람으로서 이어받아야 하는 게 마땅하며 거기에는 철저한 반성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뚱딴지같은 대통령의 ‘1919년 건국절 발언’에는 모순이 많아 보인다.
 
  첫째, 정부라는 것은 국민-영토-주권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게 헌법의 대전제다. 법조인 출신인 문 대통령도 이것을 알 것이다. 둘째, 1919년 상해(上海) 땅에서 세워진 임시정부는 한반도 내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에게 어떠한 ‘주권’도 부여하지 못했다.
 
  셋째, 임시정부를 세운 그 자체는 대단한 쾌거지만 국민들은 일제에 의해 징용 가고 종군위안부로 끌려가고 있었던 것을 ‘건국절’은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넷째, 1919년에 건국했다면 대한제국이 1910년 일본에 강제 병합당하고 나라를 잃은 시기가 불과 9년에 불과하다는 말인가?
 
  나는 문 대통령이 북핵이라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왜 갑자기 100년 전을 돌아보며 ‘건국절’ 파문으로 또다시 나라를 쫙 갈라놓으려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진짜 《월간조선》이 보도한 대로 5년 내내 백스텝만 밟다 권좌(權座)에서 내려올 생각이 아니면 도무지 하기 힘든 발상인 것이다.
 
  국민들이 더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의 핵 공갈에 미국이 선제공격에 나서는 등의 파국(破局)이 올 때 과연 우리는 뒤만 돌아다 보고 있는 지도자를 믿고 나라의 운명을 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벌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상대는 히틀러를 숭배했다는 김정일의 아들 김정은인 것이다.
 
 
  히틀러 대 처칠의 승부를 보면 김정은을 이길 방법이 보인다
 
  실제로 김정일의 스승이었던 고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김정일이 히틀러를 숭배한다고 증언했다. 희대의 미치광이 아돌프 히틀러는 어떤 인물인가. 2차 세계대전 직전 히틀러가 한 전략을 되짚어보면 김정은이 히틀러와 비슷한 불장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히틀러는 영국과 프랑스의 지도부가 독일의 위협에 직면했으면서도 결전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파리에서 ‘거대한 환상’과 같은 반전(反戰) 영화가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는 프랑스 지도층의 정신이 썩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치 〈택시운전사〉에 빠진 오늘날의 우리와 비슷하다.
 
  히틀러가 1936년 라인란트에 군대를 진주시키고 1938년 오스트리아, 1939년 체코슬로바키아를 점령한 것은 ‘이렇게 해도 영국과 프랑스는 무력(武力)으로 저지하지 못할 것이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때 영국 수상이 처칠이 아니었다면 독일은 유럽의 패자(覇者)가 됐을 것이다.
 
  처칠은 히틀러를 가장 정확히 알고 연구했던 사람이다. 그는 히틀러에 대한 양보는 결국 더 큰 전쟁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경고했지만 모두가 믿지 않았다. 그렇다면 처칠은 어떻게 전력의 열세를 딛고 히틀러를 이길 수 있었을까. 이것은 2차 대전이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히틀러는 국가주의자였지만 처칠은 애국자였다. 히틀러는 처칠을 호전적인 독일인의 적(敵), 시대착오적 반동주의자로 봤고 처칠은 히틀러를 야만시대 악(惡), 과학기술로 무장한 야만인이라고 봤다. 히틀러는 증오심이 넘쳤고 처칠은 관대함이 넘쳤다. 이 차이가 승패를 가른 것이다.
 
 
  대통령의 ‘전쟁은 안 된다’ 발언은 김정은의 오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히틀러에 김정은을 대입(代入)시킨다면 우리가 북한의 핵 공갈을 이겨낼 방법을 처칠의 대응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광복절 행사에서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은 안 된다.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했다.
 
  언뜻 민족의 자존감을 높이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발언 같지만 문 대통령의 이런 사고는 위험천만하기 그지없다. 그 이유는 첫째, 김정은은 이런 문 대통령의 발언을 히틀러가 영국과 프랑스에서 느꼈던 결전 의지의 부족으로 오판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동맹을 흔들 개연성이 있다.
 
  북한은 여러 차례 미국의 영토 괌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한미상호방위조약대로라면 미국은 한국이 침략받을 때 당연히 개입하고 한국 역시 미국이 공격받을 때 당연히 도와야 한다. 그게 말 그대로 ‘상호방위조약’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만 몸을 보전하고 미국은 위험해진다면 미국이 이에 동의할 수 있을까?
 
  만일 이런 사태가 생긴다면 미국은 ‘코리아패싱(Korea Passing)’, 즉 한국에 통보조차 하지 않고 독자적인 군사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자기 스스로 영토를 지킬 능력도 없으면서 “내 허락 없이 전쟁은 안 된다”는 지도자에게 미국은 동맹의식을 느끼지 못할 것이며 속으로는 헛웃음을 지을 것이다.
 
  미국이 한국을 무시하고 일본과 손잡고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우리는 미국·일본에 왕따당하고 중국·러시아에 우습게 보이며 피에 굶주린 이리 같은 북한의 이빨 앞에 노출된 한 마리 양(羊)에 불과한 신세가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과연 국민들이 문 대통령을 지도자로 인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는 하루라도 빨리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과 민주주의적 사고에 충실하는 한편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고 전쟁을 불사(不辭)할 각오가 있을 때 적 스스로가 두려움을 갖는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 대통령의 그간 행적을 보면 자신의 잘못을 금세 깨닫는 보기 드문 장점(長點)이 있기에 국민들을 안심시킬 날이 머지않아 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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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키히로    (2017-09-17)     수정   삭제 찬성 : 3   반대 : 1
너희들이 좋아하는 박근혜 대통령 기사나 쓰거라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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