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新黨)의 모습을 기자로서 제가 처음 본 것은 1987년 신민주공화당 때 였습니다. 1노(盧·노태우) 3김(金, 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맞붙은 그해 대통령선거에서 JP(김종필)의 선거유세를 취재했기 때문이죠. 1987년 12월 대선을 불과 1달여 앞두고 창당(10월30일)했으니 당 형편이 오죽했겠습니까. 대형 마트 옆에서 편의점 운영하는, 딱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당의 의사결정도 JP와 그를 수행하던 조용직 대변인 정도가 했고, 당 사무처는 구 공화당 당료들이 꾸려 갔습니다. 어차피 단독 기사는 없으니 기사 부담은 크지 않았습니다. 만약 기사를 많이 써야 했다면 기자 2년차인 제가 맡을 일이 아니었습니다. 노태우 후보의 민주정의당, 김영삼 후보의 통일민주당, 김대중 후보의 평화민주당 기사를 쓴 뒤 ‘한편 신민주공화당은~’ 하는 식이어서 취재기자들조차 ‘한편당’이라고 자조(自嘲)를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저에게는 ‘정당이란 게 별거 아니구나’ 정도의 흐릿한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뚝딱 만들어 대선까지 치렀으니 말입니다. 정당이라고 다 같은 정당이라고 말할 게 아니라는 교훈도 그때 얻었습니다. 수권(受權) 정당과 ‘한편 정당’의 차이는 정말 큽니다.
1992년에는 정당 만드는 것을 처음부터 봤습니다. 민주자유당에서 제 담당은 민정계(民正系·3당 합당 전 민정당 계보라는 뜻)였습니다. 그런데 민정계의 대표 주자 이종찬(李鍾贊) 의원이 불공정을 이유로 YS와의 대선후보 경선을 거부하고 탈당해 신당을 만들었습니다. 새정치연합으로 부르다가 곧바로 새한국당으로 바꿉니다. 탈당 때 기세는 좋았는데, 점점 지지율이 받쳐 주지 못하자 당사 얻을 돈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민자당을 추가 탈당한 김용환, 박철언, 유수호 의원 등으로부터 돈을 일부 거둬 당사를 임차했습니다. 당사와 사무처 요원만 있다고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 지지가 제일 중요한데, 이종찬 의원의 경우 2강(김영삼·김대중) 1중(정주영)에 끼질 못했죠. 그러니 갈등이 생기더군요. 안되는 집안은 분열로 더욱 안되는, 그야말로 악순환(惡循環)이었습니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으로 대선 후보를 바꿔야 한다는 말이 설왕설래하다 이종찬 의원과 소속 의원 전원(5명)이 갈라섭니다. 앞서 새한국당 당사 임차에 돈을 냈던 셋 외에 이자헌, 한영수 의원 등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통일국민당으로 이적(移籍)합니다.
건설 현장 사무소처럼 운영한 정주영당
취재 대상이 이리저리 당적 이동을 하다 보니 기자도 따라 옮기게 되었습니다. 1992년에만 제가 취재한 정당이 민자당→새한국당→통일국민당으로 세 번이나 바뀐 것입니다. 국민당은 그해 2월에 정식 창당했고, 저는 10월에 취재를 맡게 됐습니다. 신생 정당의 모습이었지요. 아시다시피 국민당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당(私黨)’입니다. 그렇지만 창당 1달여 만에 치른 총선에서 지역구 24석, 전국구 7석을 얻었습니다. 교섭단체(20석)를 넘어 버린 것이지요. 10월이면 제법 정당의 모양을 갖췄으려니 생각했는데 실제 가 보니 전혀 아니었습니다. ‘현대그룹의 광화문 현장사무소’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사무처 요직이란 요직은 모두 현대그룹에서 파견 형식으로 나온 회사원들이었고, 자금(資金)은 그들을 거치지 않으면 집행이 되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소속 국회의원들은 ‘회사 임원’처럼 ‘회장님’한테 중형차인 쏘나타 한 대씩 받고, 용돈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황당했던 것은 정보의 소통이었습니다. 정당이 민심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이 정당은 완전히 따로 놀더군요. 여론조사도 국민당 작품은 다른 것과 달랐습니다. 당시 1위인 김영삼 후보와 대등하거나 심지어는 정주영 후보가 1위인 조사 결과가 대표에게 보고되곤 했습니다. “조작 아니냐”는 저를 야단치던 현대 출신 당직자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문화를 접해 보지 못했던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더 큰 충격은 대선 후 일어났습니다.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松下政經塾)을 본떠 정치인 양성학교를 만들겠다던 굳은 맹세는 정 후보의 대선 낙선과 함께 쓰레기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러곤 곧 ‘현장사무소’를 철수했습니다. 건설회사 CEO 출신답게 건물을 준공하거나 짓지 않기로 하면 곧바로 철거하더군요. 정경숙 기사를 썼던 제가 자책을 해야 할 판이었습니다.
‘거짓 폭로’의 희생양이 된 이인제당
신당 만들기를 다시 보게 된 것은 1997년이었습니다. 신한국당 9룡(龍, 이회창·이인제·이한동·이수성·이홍구·박찬종·김덕룡·최병렬·최형우씨) 중 비주류 일부를 담당하게 되었지요. 이회창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고 난 뒤 아들 병역문제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인제 경기도지사가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했는데, 이때도 제가 이 지사 담당이었습니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한때 3위로 떨어지는 등 신한국당이 지리멸렬해지자 그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이인제 지사의 몫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창당에 돈이 필요한 시점인데, 수백억 돈을 대 주겠다고 약속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국회의장을 지낸 이만섭씨가 대표가 되고, 학계의 명망가였던 장을병 의원이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대선 1개월여 전쯤인 11월 4일 창당했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죠. 특정 신문이 YS의 청와대가 이인제 신당을 지원했다는 ‘거짓 폭로’를 보도하는 등 허위·왜곡·과장 보도가 연일 뉴스를 타면서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은 폭락하고 말았습니다. 돈을 대겠다는 사람은 연락이 안 되고, 추가 합류하겠다고 하던 현역 의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말을 바꾸었습니다. 그게 정치의 현실이었습니다.
취재기자로서 진실을 밝히는 데는 한계가 너무나 뚜렷했습니다. 제1당인 신한국당이 의혹 부풀리기에 나서니 “절대 아니다”는 얘기만 전하던 국민신당 기자가 어떻게 팩트(fact)를 추적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 문제와 관련해 당시 대표를 맡았던 이만섭 전 국회의장을 10년 뒤에 만나 물었더니 “사기야, 사기. 나도 기자를 했지만 그러면 안 돼”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실제 이 전 의장은 회고록에도 허위라고 명백히 적었습니다. 정치 고수도 이 일만큼은 꼭 남겨 두고 싶었나 봅니다.
‘사람 선택’에 명운 걸린 안철수당
2016년 1월, 안철수 의원이 신당인 ‘국민의당’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창당준비위원회를 마치고, 2월 2일 창당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한길, 김영환, 주승용, 황주홍 의원 등이 줄줄이 합류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특히 야권 표의 저수지인 호남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원내교섭단체는 곧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호남 자민련이 될 것’이란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현실을 직시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 저의 평가입니다.
취재기자로서가 아니라 편집 데스크로서 지켜보는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그다음’입니다. 보수도 진보도 아니라는 좌표 설정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위험하기도 합니다. 양쪽을 다 잡을 수 있지만, 다 놓칠 수도 있습니다. 원심력과 구심력이 다 작동할 수 있는 지점이 중간입니다.
‘그다음’의 알파(α)요 오메가(Ω)는 사람입니다. 국민의당은 너무 많은 현역 의원을 공천하면 구(舊)정치 비판을 받게 되고, 많은 수를 공천 탈락시키면 새정치 명분은 얻겠지만 조직 분란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안철수 의원이 246개나 되는 지역구에 다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현실은 그에게 ‘안정적인 구정치’냐 ‘모험적인 새정치’냐의 선택을 강요할 것입니다.
부패 전력자 배제 등의 입당·공천 기준 역시 정치를 조금 해 본 사람이라면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됩니다. 정치판이란 곳은 원래 ‘깨끗한’ 사람이 모여드는 곳이 아닙니다. 안 의원 본인도 “여의도 갔더니 잡놈들 정말 많더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곧 닥쳐올 야권 후보 단일화 압력 역시 그가 넘기엔 힘에 부칠 것 같은 느낌입니다. 특히 ‘새누리당을 이겨야 한다’는 기대를 하고 있는 호남에서 압력이 거세지면 버티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워낙 변수(變數)가 많아 아직까진 총선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호남과 운동권의 분리(分離)는 한국정치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정당이란 게 별거 아니구나’ 정도의 흐릿한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뚝딱 만들어 대선까지 치렀으니 말입니다. 정당이라고 다 같은 정당이라고 말할 게 아니라는 교훈도 그때 얻었습니다. 수권(受權) 정당과 ‘한편 정당’의 차이는 정말 큽니다.
1992년에는 정당 만드는 것을 처음부터 봤습니다. 민주자유당에서 제 담당은 민정계(民正系·3당 합당 전 민정당 계보라는 뜻)였습니다. 그런데 민정계의 대표 주자 이종찬(李鍾贊) 의원이 불공정을 이유로 YS와의 대선후보 경선을 거부하고 탈당해 신당을 만들었습니다. 새정치연합으로 부르다가 곧바로 새한국당으로 바꿉니다. 탈당 때 기세는 좋았는데, 점점 지지율이 받쳐 주지 못하자 당사 얻을 돈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민자당을 추가 탈당한 김용환, 박철언, 유수호 의원 등으로부터 돈을 일부 거둬 당사를 임차했습니다. 당사와 사무처 요원만 있다고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 지지가 제일 중요한데, 이종찬 의원의 경우 2강(김영삼·김대중) 1중(정주영)에 끼질 못했죠. 그러니 갈등이 생기더군요. 안되는 집안은 분열로 더욱 안되는, 그야말로 악순환(惡循環)이었습니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으로 대선 후보를 바꿔야 한다는 말이 설왕설래하다 이종찬 의원과 소속 의원 전원(5명)이 갈라섭니다. 앞서 새한국당 당사 임차에 돈을 냈던 셋 외에 이자헌, 한영수 의원 등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통일국민당으로 이적(移籍)합니다.
건설 현장 사무소처럼 운영한 정주영당
취재 대상이 이리저리 당적 이동을 하다 보니 기자도 따라 옮기게 되었습니다. 1992년에만 제가 취재한 정당이 민자당→새한국당→통일국민당으로 세 번이나 바뀐 것입니다. 국민당은 그해 2월에 정식 창당했고, 저는 10월에 취재를 맡게 됐습니다. 신생 정당의 모습이었지요. 아시다시피 국민당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당(私黨)’입니다. 그렇지만 창당 1달여 만에 치른 총선에서 지역구 24석, 전국구 7석을 얻었습니다. 교섭단체(20석)를 넘어 버린 것이지요. 10월이면 제법 정당의 모양을 갖췄으려니 생각했는데 실제 가 보니 전혀 아니었습니다. ‘현대그룹의 광화문 현장사무소’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사무처 요직이란 요직은 모두 현대그룹에서 파견 형식으로 나온 회사원들이었고, 자금(資金)은 그들을 거치지 않으면 집행이 되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소속 국회의원들은 ‘회사 임원’처럼 ‘회장님’한테 중형차인 쏘나타 한 대씩 받고, 용돈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황당했던 것은 정보의 소통이었습니다. 정당이 민심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이 정당은 완전히 따로 놀더군요. 여론조사도 국민당 작품은 다른 것과 달랐습니다. 당시 1위인 김영삼 후보와 대등하거나 심지어는 정주영 후보가 1위인 조사 결과가 대표에게 보고되곤 했습니다. “조작 아니냐”는 저를 야단치던 현대 출신 당직자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문화를 접해 보지 못했던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더 큰 충격은 대선 후 일어났습니다.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松下政經塾)을 본떠 정치인 양성학교를 만들겠다던 굳은 맹세는 정 후보의 대선 낙선과 함께 쓰레기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러곤 곧 ‘현장사무소’를 철수했습니다. 건설회사 CEO 출신답게 건물을 준공하거나 짓지 않기로 하면 곧바로 철거하더군요. 정경숙 기사를 썼던 제가 자책을 해야 할 판이었습니다.
‘거짓 폭로’의 희생양이 된 이인제당
신당 만들기를 다시 보게 된 것은 1997년이었습니다. 신한국당 9룡(龍, 이회창·이인제·이한동·이수성·이홍구·박찬종·김덕룡·최병렬·최형우씨) 중 비주류 일부를 담당하게 되었지요. 이회창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고 난 뒤 아들 병역문제로 지지율이 떨어지자 이인제 경기도지사가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했는데, 이때도 제가 이 지사 담당이었습니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한때 3위로 떨어지는 등 신한국당이 지리멸렬해지자 그 반사이익은 고스란히 이인제 지사의 몫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창당에 돈이 필요한 시점인데, 수백억 돈을 대 주겠다고 약속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국회의장을 지낸 이만섭씨가 대표가 되고, 학계의 명망가였던 장을병 의원이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대선 1개월여 전쯤인 11월 4일 창당했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죠. 특정 신문이 YS의 청와대가 이인제 신당을 지원했다는 ‘거짓 폭로’를 보도하는 등 허위·왜곡·과장 보도가 연일 뉴스를 타면서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은 폭락하고 말았습니다. 돈을 대겠다는 사람은 연락이 안 되고, 추가 합류하겠다고 하던 현역 의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말을 바꾸었습니다. 그게 정치의 현실이었습니다.
취재기자로서 진실을 밝히는 데는 한계가 너무나 뚜렷했습니다. 제1당인 신한국당이 의혹 부풀리기에 나서니 “절대 아니다”는 얘기만 전하던 국민신당 기자가 어떻게 팩트(fact)를 추적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 문제와 관련해 당시 대표를 맡았던 이만섭 전 국회의장을 10년 뒤에 만나 물었더니 “사기야, 사기. 나도 기자를 했지만 그러면 안 돼”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실제 이 전 의장은 회고록에도 허위라고 명백히 적었습니다. 정치 고수도 이 일만큼은 꼭 남겨 두고 싶었나 봅니다.
‘사람 선택’에 명운 걸린 안철수당
2016년 1월, 안철수 의원이 신당인 ‘국민의당’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창당준비위원회를 마치고, 2월 2일 창당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한길, 김영환, 주승용, 황주홍 의원 등이 줄줄이 합류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고, 특히 야권 표의 저수지인 호남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원내교섭단체는 곧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호남 자민련이 될 것’이란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현실을 직시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 저의 평가입니다.
취재기자로서가 아니라 편집 데스크로서 지켜보는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그다음’입니다. 보수도 진보도 아니라는 좌표 설정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위험하기도 합니다. 양쪽을 다 잡을 수 있지만, 다 놓칠 수도 있습니다. 원심력과 구심력이 다 작동할 수 있는 지점이 중간입니다.
‘그다음’의 알파(α)요 오메가(Ω)는 사람입니다. 국민의당은 너무 많은 현역 의원을 공천하면 구(舊)정치 비판을 받게 되고, 많은 수를 공천 탈락시키면 새정치 명분은 얻겠지만 조직 분란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안철수 의원이 246개나 되는 지역구에 다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현실은 그에게 ‘안정적인 구정치’냐 ‘모험적인 새정치’냐의 선택을 강요할 것입니다.
부패 전력자 배제 등의 입당·공천 기준 역시 정치를 조금 해 본 사람이라면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됩니다. 정치판이란 곳은 원래 ‘깨끗한’ 사람이 모여드는 곳이 아닙니다. 안 의원 본인도 “여의도 갔더니 잡놈들 정말 많더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곧 닥쳐올 야권 후보 단일화 압력 역시 그가 넘기엔 힘에 부칠 것 같은 느낌입니다. 특히 ‘새누리당을 이겨야 한다’는 기대를 하고 있는 호남에서 압력이 거세지면 버티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워낙 변수(變數)가 많아 아직까진 총선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다만 호남과 운동권의 분리(分離)는 한국정치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