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국회 출입기자증을 처음 받았습니다. 외교·통일 분야를 취재하다 정당·국회를 맡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기자증을 달고 국회의사당에 갔지요. 본회의장과 각종 상임위·특위 회의실이 있는 본관 출입문은 정말 컸습니다. 문도 세 개씩이나 됐습니다. 한꺼번에 50명은 들어가겠더라고요. 거길 걸어 들어가려는데 경위들이 막는 것입니다. “이쪽으로 출입하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여긴 누가 드나들어요?” “의원님들요.”
대충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국 저는 아주 큰 출입문 옆의 슬라이딩 도어를 밀고 들어갔습니다. “앞으로는 북쪽 출입문을 이용해 주세요”라는 경고를 뒤로한 채. 북쪽 출입문이란 당시 기자실과 가까운 북쪽 출입구를 말하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땐 제 나이가 30대 초반으로 젊고 국회의원에 대한 존경심도 나름 있었기에 큰 문제의식이 없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의문은 커져 갔습니다. 사소한 일 같지만, 다른 공공기관도 다 비슷하긴 하지만, 왜 큰 문을 ‘나리들’만 이용할까 하는 것입니다. 그것뿐인가요. 민원인들은 아예 뒷문으로 다녀야 합니다. ‘나리들’을 뽑아 놓은 ‘주인들’이 왜 죄지은 사람처럼 뒷문으로 드나들어야 합니까. 실제 이 문제를 놓고 국회의원과 얘기를 나눠 봤는데, 아무 답변이 없더라고요. “보통사람 주제에 왜 정문으로 드나들려고 그래” 하는 투였습니다.
요즘 그 ‘나리들’은 입만 열면 국민을 섬기겠다고 합니다. ‘나리들’이 뭘 어떻게 섬겼습니까. 5월 말에 임기를 끝낸 18대 국회에서 섬김을 받았다고 느껴 본 적이 있습니까. 무시당하고 우롱당한 듯한 기억만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19대 국회엔 좀 나아질까요.
즉흥적인 새누리당의 특권 포기 선언
새누리당이 6월 8일과 9일 연 연찬회에서 국회 쇄신안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했답니다. 이어 특권 폐지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었습니다.
이들이 없애겠다는 특권을 들여다봤습니다. 불체포특권이 있습니다. 현행범이 아니고는 회기중 체포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걸 실천하려면 헌법을 고쳐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일단 선언을 하겠다고 합니다. ‘방탄(防彈)국회’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그 옛날 국회는 동료 의원의 비리를 마냥 감싸기만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반성부터 해야지요. 방탄국회 책임은 새누리당에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지금 민주통합당도 한 치 다르지 않지요. 어찌됐든 특권 포기를 선언한 곳은 새누리당입니다. 과거, 특권을 누리는 수준을 넘어 남용(濫用)을 했으니 그에 합당한 반성이 따라야 합니다. 그게 보이지 않습니다.
단 하루만 국회의원을 해도 월 120만원의 연금을 받도록 한 ‘헌정회육성법’도 바꾸겠다네요.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진짜 살기가 어려운 전직 의원들에게는 여전히 주겠다고 합니다. 이 문제의 본질은 국회의원을 하루 했느냐 4년 했느냐가 아닙니다. 하루를 했든 4년을 했든 줄 것이냐 말 것이냐 입니다. 제가 웃긴다고 생각하는 것은 국회의원에게 연금을 주겠다는 발상입니다. 그들은 그야말로 선출직입니다. 일반직 공무원처럼 ‘생계(生計)’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닙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주는 월정액도 처음엔 세비(歲費)라고 불렀다가 이제는 수당(手當), 활동비(活動費)라 부르고 있습니다.
보통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직업을 갖습니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만, 좋아하지 않는 일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다릅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대개는 다른 직업이 있습니다. 그 직업을 스스로 포기하고 정치를 선택한 사람들한테 왜 노후까지 국민들이 호주머니를 털어야 하나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그 방안대로라면 앞으로 전직 국회의원 생계 평가기관이 생길 판입니다. 그냥 모두에게 주는 게 돈이 덜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누리당은 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맥락에서 국회의원의 활동은 노동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노동’의 범위가 불분명합니다. 법안을 만들기 위해선 현장조사도 해야 하고, 때론 도서관에서 관련자료를 찾기도 해야 합니다. 국회가 열려 있는 동안만 수당을 준다 칩시다. 우리 ‘나리들’ 중 국회 회기 중에도 골프를 치는 사람 여럿 봤습니다. 이런 분한테 수당을 주면 결국 골프 비용을 대 주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일일이 사찰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19대 국회가 개원조차 못하고 있다 해서 이런 것을 내놓는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즉흥적, 눈가림용입니다.
늘어나기만 하는 국회 예산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우선 국회의원이 받는 수당의 종류를 보셨습니까. 차량유지비, 차량유류비, 사무실 운영비, 사무실 전화요금, 사무실 우편요금, 지역구 의원의 정책자료 발송료, 공무수행 출장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연 2회 해외시찰 국고지원…. 여기에다 신청하면 주는 의정활동 지원 매식비, 정책홍보물 유인비, 정책자료 발간비….
마치 돈을 쌓아 놓고 핑계만 있으면 주려는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입니다. 이게 다 국민들 허리띠 졸라맬 때 슬금슬금 각종 핑계로 늘려 놓았기 때문입니다.
일반 근로자들이 월 3만원 더 받으려고 싸울 때 ‘나리들’은 뚝딱 몇십만 원짜리 수당을 만든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입만 열면 ‘국민에 봉사’ 운운합니다. 그렇게 엄청난 돈을 받고 하는 봉사가 있다면 저도 열 일 제쳐 놓고 하겠습니다.
이것만 있습니까. 후원회를 만들어 매년 1억5000만원까지 모금할 수 있게 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있거나 연말이 되면 출판기념회라는 것도 합니다. 제가 보기에 책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것을 모아 놓고 출판기념회라는 것을 엽니다. 국회의원은 여기에서도 알짜 돈을 챙깁니다. 작년 말 어느 친박(親朴) 실세는 출판기념회를 통해 7억원을 챙겼다는 소문이 국회 안팎에 파다합니다. 이 돈은 어디 신고할 필요도 없는 그야말로 쌈짓돈입니다.
사정이 이러한데 이런 것들을 손대겠다는 말은 어느 누구도 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선 어떻습니까. 작년 한 해 미국 하원에 제출된 ‘세비 5% 삭감 법안’이 20개가 넘습니다. 몇몇 의원들은 거액의 국고보조로 운영하는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합니다. “많은 국민이 기본적 의료 서비스도 못 받고 있는데 나 혼자만 특권을 누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랍니다. 영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정홍보비용을 폐지하는 등 의회 예산을 10% 줄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의회 구내식당에서 파는 식음료 보조금도 없애 버렸답니다. 돈 씀씀이를 줄이려는 그들의 노력, 정말 부럽지 않습니까.
국민 돈 펑펑 쓰는 특권 언급 없어
국회 의원동산이란 곳을 가 보셨습니까. 말 그대로 동산입니다. 나무가 있고, 잔디밭이 있습니다. 저는 두달 전에 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거기 한옥이 있더라고요.
물어보니 작년 5월 G20 국회의장회의 행사를 위한 접견실 명목으로 지었다 하네요. 257평 규모고요, 41억원이 들었답니다. 심하게 말해 저한테 맡기면 10억이면 짓겠더라고요. 더 근본적인 것은 그걸 왜 지었느냐는 것이지요. 국회 곳곳을 둘러보면 접견실로 쓸 만한 곳이 10군데도 넘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이지요.
5월 23일 준공식을 한 국회 제2국회의원회관은 한술 떠 뜹니다. 바깥은 고효율 복층 유리, 내부는 온통 대리석이라 합니다. 지하 5층에 지상 10층 10만6732㎡(3만2286평) 크기라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네요.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민들이 허덕이고 있을 때인 2009년 4월, 우리 ‘나리들’은 사무실을 넓게 쓰려고 1882억원을 선뜻 썼습니다.
이뿐입니까. 국회 예산은 그야말로 고무풍선입니다. 정부가 깎아도 국회에서 여야가 짝짜꿍으로 다시 늘려 놓습니다. 유권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이렇게 써도 될까요. 이렇게 헤프게 써 놓고도 그들은 아무런 반성조차 하지 않습니다. 자기 돈이라면 이렇게 썼겠습니까. 제가 또 쓸데없이 국회를 나무랐군요. 제가 보기엔 특권 내려놓기의 본질이 그게 아닌데 싶어서 푸념 좀 했습니다.
앞으로 대선이 있습니다. 누가 진정으로 우리같이 힘없는 유권자를 살피는지를 하나하나 기록해 둡시다.⊙
대충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국 저는 아주 큰 출입문 옆의 슬라이딩 도어를 밀고 들어갔습니다. “앞으로는 북쪽 출입문을 이용해 주세요”라는 경고를 뒤로한 채. 북쪽 출입문이란 당시 기자실과 가까운 북쪽 출입구를 말하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땐 제 나이가 30대 초반으로 젊고 국회의원에 대한 존경심도 나름 있었기에 큰 문제의식이 없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의문은 커져 갔습니다. 사소한 일 같지만, 다른 공공기관도 다 비슷하긴 하지만, 왜 큰 문을 ‘나리들’만 이용할까 하는 것입니다. 그것뿐인가요. 민원인들은 아예 뒷문으로 다녀야 합니다. ‘나리들’을 뽑아 놓은 ‘주인들’이 왜 죄지은 사람처럼 뒷문으로 드나들어야 합니까. 실제 이 문제를 놓고 국회의원과 얘기를 나눠 봤는데, 아무 답변이 없더라고요. “보통사람 주제에 왜 정문으로 드나들려고 그래” 하는 투였습니다.
요즘 그 ‘나리들’은 입만 열면 국민을 섬기겠다고 합니다. ‘나리들’이 뭘 어떻게 섬겼습니까. 5월 말에 임기를 끝낸 18대 국회에서 섬김을 받았다고 느껴 본 적이 있습니까. 무시당하고 우롱당한 듯한 기억만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19대 국회엔 좀 나아질까요.
즉흥적인 새누리당의 특권 포기 선언
새누리당이 6월 8일과 9일 연 연찬회에서 국회 쇄신안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했답니다. 이어 특권 폐지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었습니다.
이들이 없애겠다는 특권을 들여다봤습니다. 불체포특권이 있습니다. 현행범이 아니고는 회기중 체포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걸 실천하려면 헌법을 고쳐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일단 선언을 하겠다고 합니다. ‘방탄(防彈)국회’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그 옛날 국회는 동료 의원의 비리를 마냥 감싸기만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반성부터 해야지요. 방탄국회 책임은 새누리당에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지금 민주통합당도 한 치 다르지 않지요. 어찌됐든 특권 포기를 선언한 곳은 새누리당입니다. 과거, 특권을 누리는 수준을 넘어 남용(濫用)을 했으니 그에 합당한 반성이 따라야 합니다. 그게 보이지 않습니다.
단 하루만 국회의원을 해도 월 120만원의 연금을 받도록 한 ‘헌정회육성법’도 바꾸겠다네요.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진짜 살기가 어려운 전직 의원들에게는 여전히 주겠다고 합니다. 이 문제의 본질은 국회의원을 하루 했느냐 4년 했느냐가 아닙니다. 하루를 했든 4년을 했든 줄 것이냐 말 것이냐 입니다. 제가 웃긴다고 생각하는 것은 국회의원에게 연금을 주겠다는 발상입니다. 그들은 그야말로 선출직입니다. 일반직 공무원처럼 ‘생계(生計)’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닙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주는 월정액도 처음엔 세비(歲費)라고 불렀다가 이제는 수당(手當), 활동비(活動費)라 부르고 있습니다.
보통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직업을 갖습니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만, 좋아하지 않는 일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다릅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대개는 다른 직업이 있습니다. 그 직업을 스스로 포기하고 정치를 선택한 사람들한테 왜 노후까지 국민들이 호주머니를 털어야 하나요. 전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그 방안대로라면 앞으로 전직 국회의원 생계 평가기관이 생길 판입니다. 그냥 모두에게 주는 게 돈이 덜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누리당은 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맥락에서 국회의원의 활동은 노동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노동’의 범위가 불분명합니다. 법안을 만들기 위해선 현장조사도 해야 하고, 때론 도서관에서 관련자료를 찾기도 해야 합니다. 국회가 열려 있는 동안만 수당을 준다 칩시다. 우리 ‘나리들’ 중 국회 회기 중에도 골프를 치는 사람 여럿 봤습니다. 이런 분한테 수당을 주면 결국 골프 비용을 대 주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일일이 사찰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19대 국회가 개원조차 못하고 있다 해서 이런 것을 내놓는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주려 해도 즉흥적, 눈가림용입니다.
늘어나기만 하는 국회 예산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우선 국회의원이 받는 수당의 종류를 보셨습니까. 차량유지비, 차량유류비, 사무실 운영비, 사무실 전화요금, 사무실 우편요금, 지역구 의원의 정책자료 발송료, 공무수행 출장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연 2회 해외시찰 국고지원…. 여기에다 신청하면 주는 의정활동 지원 매식비, 정책홍보물 유인비, 정책자료 발간비….
마치 돈을 쌓아 놓고 핑계만 있으면 주려는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입니다. 이게 다 국민들 허리띠 졸라맬 때 슬금슬금 각종 핑계로 늘려 놓았기 때문입니다.
일반 근로자들이 월 3만원 더 받으려고 싸울 때 ‘나리들’은 뚝딱 몇십만 원짜리 수당을 만든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입만 열면 ‘국민에 봉사’ 운운합니다. 그렇게 엄청난 돈을 받고 하는 봉사가 있다면 저도 열 일 제쳐 놓고 하겠습니다.
이것만 있습니까. 후원회를 만들어 매년 1억5000만원까지 모금할 수 있게 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있거나 연말이 되면 출판기념회라는 것도 합니다. 제가 보기에 책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것을 모아 놓고 출판기념회라는 것을 엽니다. 국회의원은 여기에서도 알짜 돈을 챙깁니다. 작년 말 어느 친박(親朴) 실세는 출판기념회를 통해 7억원을 챙겼다는 소문이 국회 안팎에 파다합니다. 이 돈은 어디 신고할 필요도 없는 그야말로 쌈짓돈입니다.
사정이 이러한데 이런 것들을 손대겠다는 말은 어느 누구도 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선 어떻습니까. 작년 한 해 미국 하원에 제출된 ‘세비 5% 삭감 법안’이 20개가 넘습니다. 몇몇 의원들은 거액의 국고보조로 운영하는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합니다. “많은 국민이 기본적 의료 서비스도 못 받고 있는데 나 혼자만 특권을 누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랍니다. 영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정홍보비용을 폐지하는 등 의회 예산을 10% 줄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의회 구내식당에서 파는 식음료 보조금도 없애 버렸답니다. 돈 씀씀이를 줄이려는 그들의 노력, 정말 부럽지 않습니까.
국민 돈 펑펑 쓰는 특권 언급 없어
국회 의원동산이란 곳을 가 보셨습니까. 말 그대로 동산입니다. 나무가 있고, 잔디밭이 있습니다. 저는 두달 전에 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거기 한옥이 있더라고요.
물어보니 작년 5월 G20 국회의장회의 행사를 위한 접견실 명목으로 지었다 하네요. 257평 규모고요, 41억원이 들었답니다. 심하게 말해 저한테 맡기면 10억이면 짓겠더라고요. 더 근본적인 것은 그걸 왜 지었느냐는 것이지요. 국회 곳곳을 둘러보면 접견실로 쓸 만한 곳이 10군데도 넘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이지요.
5월 23일 준공식을 한 국회 제2국회의원회관은 한술 떠 뜹니다. 바깥은 고효율 복층 유리, 내부는 온통 대리석이라 합니다. 지하 5층에 지상 10층 10만6732㎡(3만2286평) 크기라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네요.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민들이 허덕이고 있을 때인 2009년 4월, 우리 ‘나리들’은 사무실을 넓게 쓰려고 1882억원을 선뜻 썼습니다.
이뿐입니까. 국회 예산은 그야말로 고무풍선입니다. 정부가 깎아도 국회에서 여야가 짝짜꿍으로 다시 늘려 놓습니다. 유권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이렇게 써도 될까요. 이렇게 헤프게 써 놓고도 그들은 아무런 반성조차 하지 않습니다. 자기 돈이라면 이렇게 썼겠습니까. 제가 또 쓸데없이 국회를 나무랐군요. 제가 보기엔 특권 내려놓기의 본질이 그게 아닌데 싶어서 푸념 좀 했습니다.
앞으로 대선이 있습니다. 누가 진정으로 우리같이 힘없는 유권자를 살피는지를 하나하나 기록해 둡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