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날씨도 이제는 완연한 겨울입니다. 감기는 나이를 가리지 않습니다. 감기 자체야 큰 병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저항력이 약해지면 건강을 해치기 십상입니다. 집 안과 집 밖, 회사와 회사 밖, 자동차 안과 자동차 밖을 드나들 때 기온차를 염두에 두고 30초라도 적응 시간을 가지면 한결 버티기 쉽습니다. 과학적으론 잘 모르겠지만, 제 경험입니다.
날씨도 쌀쌀한데 지금 정치권은 더 어수선합니다. 각종 돈 문제 때문입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청원경찰들의 친목단체인 청목회가 국회의원을 상대로 입법 로비를 벌였다는 것을 놓고 찬반 논란이 거셉니다. 1인당 10만원씩을 걷어 특정 국회의원에게 넣어 준 행위만 보면 합법이기 때문이지요. 국회의원들은 “왜 합법적인 정치자금 후원을 수사대상으로 삼느냐”는 불만이고, 검찰은 “미리 국회의원과 짜고 법을 바꿔 주는 것을 조건으로 후원금을 받았다면 ‘뇌물’이지 후원금이 아니다”는 입장입니다.
‘10만원 기부’ 도입은 신선한 변화
사실 이것처럼 딱 판가름하기 어려운 것도 드뭅니다. 양측 주장에 다 일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1인당 10만원 이하를 실명으로 기부하면 연말에 세액(稅額)공제를 해 주는 법이 만들어진 것은 2004년 3월입니다. 자기가 낸 세금에서 정치자금을 낸 만큼 돌려주는 것이니 유권자 입장에선 손해 보는 일이 없습니다. 처음엔 주민세를 포함해 11만원을 준 적도 있습니다. 국회의원 후원해서 생색나고, 10만원을 내면 11만원을 돌려받으니 이거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였지요. 나중이 돼서야 낸 만큼만 돌려주는 것으로 바뀌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이 제도는 국회의원들이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한목에 받지 못하도록, 즉 소액 기부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입니다. 괜찮은 제도 아닌가요. 저도 조금은 귀찮지만 선배나 후배 국회의원에게 10만원씩을 기부하고 세액공제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제도가 없었다면 제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국회의원을 후원할 수 있었겠습니까. 제 월급으로 그럴 형편이 못되거든요.
이 제도는 도입 첫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회의원들이 ‘개미처럼’ 열심히 후원자들을 찾아다니며 호소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뇌물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기업총수들이 연말 등에 일부러 외국에 나가서 들어오지 않는다는 등의 기사도 한동안 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정치인이 다짜고짜 기업총수 비서실에 들러 죽치다가 용돈을 받아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거든요. 당시 어느 기업총수는 생판 얼굴도 모르는 정치인이 비서실을 ‘점령’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피신했지만 계속되는 시위에 결국은 손을 들고 말았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기업 아니고는 돈 나올 곳이 없던 야당이 특히 그랬습니다.
그러니 정치인들로선 이 제도야말로 ‘신이 준 선물’이었던 셈입니다.
일부 정치인의 ‘집단 기부’ 유도로 취지 변질
정치인의 욕심이 여기서 그쳤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일부 정치인들이 손쉽게 돈을 모으려고 집단과 접촉하기 시작한 것이 화근(禍根)이 됐습니다. 기업이나 노조를 압박해 전 직원으로부터 10만원씩을 받아내는 것과 같은 편법을 동원하기 시작한 겁니다. 기업·노조 입장에선 그렇게 해 주고 부탁을 안 할 리 없습니다. 거래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1000명으로부터 10만원씩을 모아줄 테니 우리 기업 편의 좀 봐달라”고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정치인으로선 갑자기 1억원이란 후원금이 ‘합법적으로’ 생기니 거절하기 쉽지 않지요. ‘개미처럼’ 발품을 팔 일이 없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몇몇 정치인들이 이런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이익단체들도 이제는 그런 맹점을 이용해 정치인을 압박하는 일을 서슴지 않습니다. “얼마를 모아 줄 테니 법을 이렇게 바꿔 달라”고 노골적인 청부(請負) 입법을 하기도 하지요.
이런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10만원 정치자금 기부’를 없앨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없앴을 경우의 부작용은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정치자금법을 이렇게 고치자는 등 여러 대안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치에 돈이 필요하고, 유권자들이 그 돈을 흔쾌히 내놓기 싫은 상황에서 어떤 해법을 모색해야 할까요. 정치인이 돈을 어느 정도 모을 수는 있도록 길을 터야 하는데, 그렇다고 정치인이 이익단체들과 짜고 다량의 소액 기부를 받는 일도 막아야 하는, 이렇게 진퇴양난이니 솔로몬의 지혜라도 구해야 할 판입니다.
‘10만원’은 원래 나라 살림에 쓰여야 할 돈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이 10만원의 성격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건 유권자 개인의 돈도, 정치자금도 아닙니다. 그건 세금입니다. 원래 나라 살림에 쓰여야 하는 돈입니다. 그 돈을 국회의원들이 부정부패에 휩싸이지 않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흐름만 정치인 쪽으로 돌려놓은 것뿐입니다.
그러니 이 돈을 기업·노조·이익단체가 정치인과 흥정하는 데 쓴다면, 세금을 불법행위에 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게 세도(稅盜)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정치인이 기업에서 큰 돈을 후원받지 않고, 개인으로부터 작은 돈을 받아서 쓰도록 하자는 취지, 이걸 잘 살리는 데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제 생각은 현 제도를 바꾸지 말자는 것입니다. 바꿔 봤자 악용하는 사람이 있는 한 달라질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일도양단(一刀兩斷) 식이 아니라서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치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인정하되 소액기부를 ‘거래’하는 행위를 차단하자는 것입니다. 10명이 됐든 그 이상이 됐든 불법적인 거래 행위가 개입돼 있다면 처벌을 하는 식입니다. 정치를 하다 보면 정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지는 일도 있다고 하더라고요.(그게 거짓일 수도 있습니다만) 제 얘기는 검찰이나 경찰이 최대한 밝혀 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면 그건 합법으로 인정해 주자는 것입니다. 거리를 무단횡단(無斷橫斷)한 모든 사람이 처벌을 받지는 않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위반행위가 크든 아니면 ‘재수없게’ 들켰든 드러난 행위만을 처벌하자는 것입니다.
투명한 정치자금엔 최대한 관대해야
정치자금과 관련해 하나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특별당비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공천헌금’이란 것입니다. 과거엔 여기에도 합법이란 게 있었습니다. 물론 특별당비로 불렸지요. 그런데 2008년 총선 때부턴 그런 것이 없어졌습니다.
‘헌금’도 드러날 경우 예외없이 처벌하는 것이 최근의 판례입니다. 법원이 이렇게 추상같은 칼날을 들이댄다 해서 공천헌금이 없어질까요. 한나라당의 2008년 전국구 공천 때 헌금이 있었는지 지금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듣기로 헌금을 요구받았다는 사람은 있습니다. 그 사람은 헌금을 거절했고, 당연히 전국구 공천이 안됐지요. 아마도 누군가는 공천헌금을 챙겼을 개연성이 있습니다.
서청원(徐淸源) 전 친박연대 대표와 비교해 봅시다. 지금 옥중에 있는 서 전 대표에 대한 조사에서 서 전 대표는 전국구 공천자로부터 특별당비를 받아 당의 선거자금으로 쓴 것으로 돼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용하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원래 공천헌금 처벌조항을 만들 때의 취지도 합법적인 정치자금 통로는 막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즉 공천을 받은 사람이 당에 특별당비를 내고 이를 투명하게 집행하는 것까지 처벌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돈정치의 불가피성과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절충한 것이었지요. 그것이 어느새 투명하든 불법이든 공천과 관련해 돈이 오가는 것을 금지하는 쪽으로 운용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장 6·2 지방선거에서 공천헌금이 없어졌을까요. 드러난 것이 없을 뿐입니다. 아마도 헌금은 모두 처벌을 받으니 누군가 받아서 공금(公金)에 넣지 않고 썼을 것입니다. 공천헌금 처벌이 불법을 조장한 셈입니다. 어떤 게 현명한 대처법일까요. 한 해를 보내며 이런 것도 생각해 보자고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한 해 정리 깔끔하게 하십시오.⊙
날씨도 쌀쌀한데 지금 정치권은 더 어수선합니다. 각종 돈 문제 때문입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청원경찰들의 친목단체인 청목회가 국회의원을 상대로 입법 로비를 벌였다는 것을 놓고 찬반 논란이 거셉니다. 1인당 10만원씩을 걷어 특정 국회의원에게 넣어 준 행위만 보면 합법이기 때문이지요. 국회의원들은 “왜 합법적인 정치자금 후원을 수사대상으로 삼느냐”는 불만이고, 검찰은 “미리 국회의원과 짜고 법을 바꿔 주는 것을 조건으로 후원금을 받았다면 ‘뇌물’이지 후원금이 아니다”는 입장입니다.
‘10만원 기부’ 도입은 신선한 변화
사실 이것처럼 딱 판가름하기 어려운 것도 드뭅니다. 양측 주장에 다 일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1인당 10만원 이하를 실명으로 기부하면 연말에 세액(稅額)공제를 해 주는 법이 만들어진 것은 2004년 3월입니다. 자기가 낸 세금에서 정치자금을 낸 만큼 돌려주는 것이니 유권자 입장에선 손해 보는 일이 없습니다. 처음엔 주민세를 포함해 11만원을 준 적도 있습니다. 국회의원 후원해서 생색나고, 10만원을 내면 11만원을 돌려받으니 이거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였지요. 나중이 돼서야 낸 만큼만 돌려주는 것으로 바뀌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이 제도는 국회의원들이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한목에 받지 못하도록, 즉 소액 기부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입니다. 괜찮은 제도 아닌가요. 저도 조금은 귀찮지만 선배나 후배 국회의원에게 10만원씩을 기부하고 세액공제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제도가 없었다면 제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국회의원을 후원할 수 있었겠습니까. 제 월급으로 그럴 형편이 못되거든요.
이 제도는 도입 첫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회의원들이 ‘개미처럼’ 열심히 후원자들을 찾아다니며 호소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뇌물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기업총수들이 연말 등에 일부러 외국에 나가서 들어오지 않는다는 등의 기사도 한동안 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정치인이 다짜고짜 기업총수 비서실에 들러 죽치다가 용돈을 받아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거든요. 당시 어느 기업총수는 생판 얼굴도 모르는 정치인이 비서실을 ‘점령’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피신했지만 계속되는 시위에 결국은 손을 들고 말았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기업 아니고는 돈 나올 곳이 없던 야당이 특히 그랬습니다.
그러니 정치인들로선 이 제도야말로 ‘신이 준 선물’이었던 셈입니다.
일부 정치인의 ‘집단 기부’ 유도로 취지 변질
정치인의 욕심이 여기서 그쳤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일부 정치인들이 손쉽게 돈을 모으려고 집단과 접촉하기 시작한 것이 화근(禍根)이 됐습니다. 기업이나 노조를 압박해 전 직원으로부터 10만원씩을 받아내는 것과 같은 편법을 동원하기 시작한 겁니다. 기업·노조 입장에선 그렇게 해 주고 부탁을 안 할 리 없습니다. 거래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1000명으로부터 10만원씩을 모아줄 테니 우리 기업 편의 좀 봐달라”고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정치인으로선 갑자기 1억원이란 후원금이 ‘합법적으로’ 생기니 거절하기 쉽지 않지요. ‘개미처럼’ 발품을 팔 일이 없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몇몇 정치인들이 이런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이익단체들도 이제는 그런 맹점을 이용해 정치인을 압박하는 일을 서슴지 않습니다. “얼마를 모아 줄 테니 법을 이렇게 바꿔 달라”고 노골적인 청부(請負) 입법을 하기도 하지요.
이런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10만원 정치자금 기부’를 없앨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없앴을 경우의 부작용은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정치자금법을 이렇게 고치자는 등 여러 대안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치에 돈이 필요하고, 유권자들이 그 돈을 흔쾌히 내놓기 싫은 상황에서 어떤 해법을 모색해야 할까요. 정치인이 돈을 어느 정도 모을 수는 있도록 길을 터야 하는데, 그렇다고 정치인이 이익단체들과 짜고 다량의 소액 기부를 받는 일도 막아야 하는, 이렇게 진퇴양난이니 솔로몬의 지혜라도 구해야 할 판입니다.
‘10만원’은 원래 나라 살림에 쓰여야 할 돈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이 10만원의 성격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건 유권자 개인의 돈도, 정치자금도 아닙니다. 그건 세금입니다. 원래 나라 살림에 쓰여야 하는 돈입니다. 그 돈을 국회의원들이 부정부패에 휩싸이지 않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흐름만 정치인 쪽으로 돌려놓은 것뿐입니다.
그러니 이 돈을 기업·노조·이익단체가 정치인과 흥정하는 데 쓴다면, 세금을 불법행위에 쓰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게 세도(稅盜)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정치인이 기업에서 큰 돈을 후원받지 않고, 개인으로부터 작은 돈을 받아서 쓰도록 하자는 취지, 이걸 잘 살리는 데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제 생각은 현 제도를 바꾸지 말자는 것입니다. 바꿔 봤자 악용하는 사람이 있는 한 달라질 것이 별로 없습니다. 일도양단(一刀兩斷) 식이 아니라서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치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인정하되 소액기부를 ‘거래’하는 행위를 차단하자는 것입니다. 10명이 됐든 그 이상이 됐든 불법적인 거래 행위가 개입돼 있다면 처벌을 하는 식입니다. 정치를 하다 보면 정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벌어지는 일도 있다고 하더라고요.(그게 거짓일 수도 있습니다만) 제 얘기는 검찰이나 경찰이 최대한 밝혀 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면 그건 합법으로 인정해 주자는 것입니다. 거리를 무단횡단(無斷橫斷)한 모든 사람이 처벌을 받지는 않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위반행위가 크든 아니면 ‘재수없게’ 들켰든 드러난 행위만을 처벌하자는 것입니다.
투명한 정치자금엔 최대한 관대해야
정치자금과 관련해 하나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특별당비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공천헌금’이란 것입니다. 과거엔 여기에도 합법이란 게 있었습니다. 물론 특별당비로 불렸지요. 그런데 2008년 총선 때부턴 그런 것이 없어졌습니다.
‘헌금’도 드러날 경우 예외없이 처벌하는 것이 최근의 판례입니다. 법원이 이렇게 추상같은 칼날을 들이댄다 해서 공천헌금이 없어질까요. 한나라당의 2008년 전국구 공천 때 헌금이 있었는지 지금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듣기로 헌금을 요구받았다는 사람은 있습니다. 그 사람은 헌금을 거절했고, 당연히 전국구 공천이 안됐지요. 아마도 누군가는 공천헌금을 챙겼을 개연성이 있습니다.
서청원(徐淸源) 전 친박연대 대표와 비교해 봅시다. 지금 옥중에 있는 서 전 대표에 대한 조사에서 서 전 대표는 전국구 공천자로부터 특별당비를 받아 당의 선거자금으로 쓴 것으로 돼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용하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원래 공천헌금 처벌조항을 만들 때의 취지도 합법적인 정치자금 통로는 막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즉 공천을 받은 사람이 당에 특별당비를 내고 이를 투명하게 집행하는 것까지 처벌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돈정치의 불가피성과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절충한 것이었지요. 그것이 어느새 투명하든 불법이든 공천과 관련해 돈이 오가는 것을 금지하는 쪽으로 운용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장 6·2 지방선거에서 공천헌금이 없어졌을까요. 드러난 것이 없을 뿐입니다. 아마도 헌금은 모두 처벌을 받으니 누군가 받아서 공금(公金)에 넣지 않고 썼을 것입니다. 공천헌금 처벌이 불법을 조장한 셈입니다. 어떤 게 현명한 대처법일까요. 한 해를 보내며 이런 것도 생각해 보자고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한 해 정리 깔끔하게 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