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야 소피아 사원. 그리스 정교회의 성당에서 이슬람 모스크로, 박물관으로 바뀌었다가 2020년 7월 에르도안 대통령에 의해 다시 모스크로 돌아갔다.
작년 12월 말, 6년 만에 이스탄불을 여행했다. 유럽의 끄트머리이고 이슬람 국가인 튀르키예(터키) 땅이지만, 그래도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유럽 땅’을 밟은 것이다.
이스탄불은 한국의 경주, 일본의 교토(京都)와 함께 세계 3대 천년고도(千年古都) 중 하나다. 4세기에 콘스탄티노플이 건설된 이래 1600년 가까이 제국의 수도였다. 1100년간은 동로마제국(비잔틴제국), 500년은 오스만튀르크제국의 수도였고, 오늘날에는 튀르키예의 ‘경제수도’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스탄불은 ‘유럽 속의 이슬람 도시’다. 동로마제국 시절의 수도교(水道橋)와 테오도시우스성벽, 로마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의 성당, 이슬람교의 모스크, 현대식 마천루들,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도시가 세상에 또 있을까?
봄날의 이스탄불도 좋았지만, 12월의 이스탄불도 좋았다. 우기(雨期)여서 비가 오면 날씨가 추워진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이스탄불에 머무는 일주일 동안 기온은 15~16℃ 정도로 제주도보다 따뜻한 날씨였다. 걸어 다니기 딱 좋았다. 현지 젊은이들 중에는 반팔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이들도 많았다. 하늘은 눈부시도록 새파랬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후 4시 반이면 해가 떨어진다는 것 정도였다.
이스탄불은 관광객들에게 가성비가 좋은 도시다. 1튀르키예리라(TL)가 44원 정도. 6년 전에는 285원이었다. 튀르키예인은 고단하겠지만, 관광객들은 행복하다. 호텔의 경우 파리나 로마에서 15~18㎡ 정도의 방에서 묵을 정도의 비용이면 30㎡ 이상 되는 넓은 방을 이용할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 요금은 15TL(한화 660원 정도)인데, 환승은 안 된다. 음식 값도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무척 싼 수준이다. 특히 면으로 된 매트와 같은 토산품(土産品)은 아주 착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이스탄불은 애연가(愛煙家)들의 천국이다. 길거리에서는 물론이고 식당, 카페, 호텔에서도 마음대로 담배를 피울 수 있다. 이스탄불은 개와 고양이의 천국이기도 하다. 아야 소피아 사원 앞이건, 이슬람 성인을 모신 아야 에펜디건, 도로나 테이블, 벤치를 차지하고 쿨쿨 자고 있는 개나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다. 송아지만 한 개가 스타벅스 가게 안을 어슬렁거려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이스탄불은 한국의 경주, 일본의 교토(京都)와 함께 세계 3대 천년고도(千年古都) 중 하나다. 4세기에 콘스탄티노플이 건설된 이래 1600년 가까이 제국의 수도였다. 1100년간은 동로마제국(비잔틴제국), 500년은 오스만튀르크제국의 수도였고, 오늘날에는 튀르키예의 ‘경제수도’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스탄불은 ‘유럽 속의 이슬람 도시’다. 동로마제국 시절의 수도교(水道橋)와 테오도시우스성벽, 로마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의 성당, 이슬람교의 모스크, 현대식 마천루들,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도시가 세상에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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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마라해(海)와 보스포루스해협을 바쁘게 오가는 선박들. 왼쪽에 술레이마니예 모스크가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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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공불락(難攻不落)’으로 이름을 떨쳤던 비잔틴 성벽. 대부분이 세월의 무게 속에 무너져내려 황성(荒城)이 되어버렸지만, 1453년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오스만제국의 메메드 2세가 입성한 이곳은 근사하게 복원되어 있다. |
이스탄불은 관광객들에게 가성비가 좋은 도시다. 1튀르키예리라(TL)가 44원 정도. 6년 전에는 285원이었다. 튀르키예인은 고단하겠지만, 관광객들은 행복하다. 호텔의 경우 파리나 로마에서 15~18㎡ 정도의 방에서 묵을 정도의 비용이면 30㎡ 이상 되는 넓은 방을 이용할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 요금은 15TL(한화 660원 정도)인데, 환승은 안 된다. 음식 값도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무척 싼 수준이다. 특히 면으로 된 매트와 같은 토산품(土産品)은 아주 착한 가격에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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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을 결정한 아드난 멘데레스(1883~1961년) 전 총리의 영묘(靈廟). 멘데레스는 이슬람 전통을 다소간 회복하려다가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후 처형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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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해군 장교이자 작가였던 피에르 로티(1850~1923년)가 연인과 사랑을 나누었다는 피에르 로티 언덕의 카페. 금각만(金角灣)이 내려다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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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거리’ 이스티크랄. 오후 5시가 채 되지 않았는데도 벌써 해가 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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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이스탄불의 중심지 탁심광장에 들어선 탁심모스크의 야경. 이슬람 정체성을 회복해가는 튀르키예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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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식당에서도 국부 아타튀르크의 사진을 걸어놓은 것이 인상적이어서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종업원이 잽싸게 달려와 포즈를 취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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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튀르키예공화국 건국 100주년을 맞아 거리 곳곳에는 국부 아타튀르크의 사진과 국기가 내걸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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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스타벅스’ 중 하나라는 스타벅스 베벡의 테라스에서 본 보스포루스해협. 아침 9시인데도 여명의 기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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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로티 언덕 카페의 고양이. 버젓이 테이블 위를 차지하고 앉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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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성인 에펜디를 모신 아야 에펜디에서 만난 고양이.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주무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