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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의사들의 건강의학 칼럼 ② 치매 예방법

원인에 따라 증상이 다른 치매, 치료법도 달리해야

글 : 예병석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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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직임 줄이고 누워 지내는 생활습관은 인지 저하 초래
⊙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굳게 믿는 망상, 이유 없이 예민해지고 화내
⊙ 일주일에 맥주 2병 이상의 알코올 섭취는 치매 위험 높여

예병석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同 대학원 박사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삼성서울병원 임상 강사, 연세대 의과대 신경과학교실 부교수, 現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의사
예병석 교수는 “대표적인 치매의 원인 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 치매, 뇌혈관질환 등이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은 치매 환자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92만4870명이다. 2015년 62만5259명과 비교해 약 4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치매 유병률도 9.54%에서 10.33%로 늘었다. 2030년에는 치매 환자 수 136만864명, 유병률 10.48%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치매의 발생 여부는 신경심리검사만으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와 예후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지므로, 치매의 진단 그 자체보다 오히려 감별진단이 더욱 중요하다. 치매를 유발하는 질환은 90가지가 넘는다. 대표적인 치매의 원인 질환은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 치매, 뇌혈관질환 등이 있다.
 
  치매의 원인 질환 가운데 하나인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라는 2가지 단백질이 쌓이면서 질환이 발생한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만 쌓이는 시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광범위하게 쌓여서 수년 이상 시간이 지나면 타우 단백질이 해마 주변으로 쌓이기 시작하며 기억력 저하가 나타난다. 이후 타우가 다른 뇌 부위로 퍼지면 언어 기능이나 시공간 능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치매, 정확한 원인 질환 파악이 우선
 
  루이소체 치매는 뇌 속의 또 다른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의 침착에 의해 발생한다. 알파-시누클레인은 파킨슨병의 원인 단백질이기도 하다. 알파-시누클레인이 쌓이면서 중뇌에 있는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를 침범하면 뇌 속에서 도파민이 줄어들면서 동작과 걸음이 느려지고 굳어지는 파킨슨 운동 증상이 나타난다. 알파-시누클레인이 더 위로 퍼져 대뇌를 침범하면 헛것을 보는 환시 증상과 집중력이나 시공간 기능의 기복을 보이는 인지 변동이 일어난다. 뇌혈관질환에 의한 인지 기능 저하는 병변이 생기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병변이 많아질수록 전두엽 기능 저하, 성격 변화, 보행 장애, 발음 장애 등이 심해진다. 성격이 급해지고 잘 참지 못하며 화가 늘어나는 것이 특징인데, 그러면서도 평상시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 게으른 모습을 보인다.
 

  원인 질환을 감별할 수 있는 검사로는 MRI, PET 등이 있다. MRI는 뇌혈관질환을 잘 찾아주는 검사다. 뇌혈관질환에는 큰 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뇌경색, 작은 혈관이 서서히 막히는 뇌허혈증,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3가지가 있다. 이 3가지가 인지 기능을 떨어뜨려 치매 증상이 나타날 때 혈관성 치매라 부른다. MRI는 이 3가지 질환을 모두 잘 찾는다.
 
  PET 검사는 베타-아밀로이드의 침착을 확인해주는 아밀로이드 PET, 도파민의 감소 정도를 알려주는 도파민 운반체 PET, 뇌 기능의 변화를 알려주는 포도당(혹은 FDG) PET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PET, 루이소체 치매는 도파민 운반체 PET 검사로 확진 수준의 임상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에서 침착되는 타우 단백질과 루이소체 치매에서 나타나는 도파민의 감소는 특징적인 뇌 기능의 변화를 초래하고, 또 혼합형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소체 치매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매우 흔하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진단에는 포도당 PET가 가장 큰 도움을 준다.
 
 
  원인에 따라 달라지는 치료약
 
서울시의 한 치매안심센터에서 어르신들이 디지털 치료제 ‘슈퍼 브레인’ 프로그램으로 숫자 맞히기나 도형 맞추기 게임 등 인지 기능 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소체 치매가 생기면 뇌 속의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이 많이 줄어드는데,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로 증상 완화나 호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루이소체 치매는 아세틸콜린의 감소가 심해 약물로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알츠하이머병이 진행하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굳게 믿는 망상 증상, 그리고 이유 없이 예민해지고 화를 내는 공격성이 생기는데, 이를 완화하는 약물로 NMDA 수용체 억제제가 있다. 루이소체 치매의 파킨슨 운동 증상은 도파민제나 도파민 효현제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나, 인지 기능의 변동이나 환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약물의 사용 순서를 잘 지켜 치료하는 것이 인지 기능의 악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뇌혈관질환에 의해 이미 발생한 인지 기능이나 운동 기능의 저하는 약물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대신 뇌혈관 병변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항혈소판제와 같은 예방 약물 복용과,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과 같은 뇌혈관질환의 위험 질환을 철저하게 관리하며 지속적인 운동요법을 시행하면 추가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 인지 활동, 건강한 식생활이 필요하다. 평소 움직임을 줄이고 누워 지내는 생활습관은 인지 저하를 초래한다. 루이소체 치매나 뇌혈관질환에서는 보행 장애로 인한 운동 부족이 병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유산소 운동, 특히 걷기가 병의 진행과 재발을 막는 데 더욱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중요한 치매 예방 지침 중 하나다. 유산소 운동으로 뇌에 혈액,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고, 여러 신경을 자극해 노화를 방지할 수도 있다.
 
  인지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배우고 암기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그 내용을 일상에서 활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중요한 점은 인지 활동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당사자가 재미를 느낄 수 없고 주변에서 호응해주지 않으면 오랫동안 그 습관이 이어질 수 없다. 주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다.
 
 
  꾸준한 운동, 인지 활동, 식생활 3박자로 치매 예방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중요하므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 견과류(하루 한 움큼)에 올리브 오일을 곁들인 샐러드로 포만감을 채운 뒤 식사를 하는 걸 추천한다. 또한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뇌 건강에 좋다. 단, 만성 신부전이나 간성 혼수처럼 단백질 섭취가 해가 되는 질환이 있는 환자는 예외다. 일주일에 맥주 2병 이상의 알코올 섭취는 치매 위험을 높이므로 절주가 필요하다. 잠을 잘 자는 것도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
 

  6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는 경우 뇌 PET-CT 촬영 검사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치매센터의 치매 예방수칙 3.3.3을 통해 치매 예방법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3권(勸, 권유), 3금(禁, 금지), 3행(行, 행동)인데, ▲걷기 ▲채소, 과일 등을 통한 다양한 영양소 섭취 ▲충분한 인지 활동이 3권이며, ▲음주 ▲흡연 ▲뇌 손상이 3금, 마지막으로 ▲주변 사람과의 소통 ▲치매 조기 발견 ▲주기적 건강검진이 3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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