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梅花

“매화에 물 주거라” - 퇴계 이황의 유언

글 : 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gsmoon@chosun.com

사진 : 이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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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금둔사는 한 해가 지기 전 꽃을 피운다는 납월매가 유명하다.
갓 피어난 매화에 마지막 겨울비가 아롱져 있다.
  사군자(四君子)는 매란국죽(梅蘭菊竹)을 말한다. 사군자 중에서도 으뜸이 매화다. 선비들은 매화를 좋아했다. 추운 날씨를 이겨내고 꽃을 피워내는 게 굳은 기개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은은한 매향(梅香)은 지성의 향취를 닮았다. 매화만큼 별명이 많은 꽃도 드물다.
 

  일찍 피면 조매(早梅), 해가 바뀌는 그믐달에 피면 납월매(臘月梅), 추운 날씨에 피면 동매(冬梅), 눈 속에서 피면 설중매(雪中梅), 빛깔이 희면 백매(白梅), 붉으면 홍매(紅梅), 푸르면 청매(靑梅)라 부른다. 심지어 매화를 볼 수 있는 음력 2월을 매견월(梅見月)이라고 한다.
 
  전국 방방곡곡에는 이름난 매화가 많다. 한국의 4대 매화는 전남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 강원도 강릉 오죽헌의 율곡매, 전남 구례 화엄사의 백매, 전남 승주 선암사의 선암매다.
 
경남 양산 통도사는 자장매가 유명하다. 자장율사가 이 절을 창건했기에 붙은 이름이다.
  그런가 하면 조선시대 지성의 양대 산맥이었던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는 도산매가 있고 경남 산청 조식의 산천재에는 남명매가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보며 꽃을 피우고 있다. 산청에서는 남명매와 단성면 단속사 터에 있는 ‘정당매’, 남사마을의 ‘원정매’를 합쳐 ‘산청 3매’라고 칭하기도 한다.
 
  호남 5매도 있다. 전남대학교 본관 앞에 있는 대명매는 명나라에서 구해 왔다고 하며 담양군 지실마을의 계당매는 송강 정철의 후손이 심은 것이다. 계당매 근처에는 호남 5매에는 끼지 못하지만 용(龍)이 나무를 칭칭 감고 도는 듯한 와룡매도 있다. 그 외에 앞서 말한 고불매와 전남 고흥의 수양매, 선암사의 선암매가 호남 5매다.⊙
 
꽃색깔이 붉어 홍매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
  이육사 ‘광야(曠野)’

 
청매는 백매 같지만 멀리서 보면 은은한 청색이 감돈다.

봄철 최대의 축제장인 전남 광양의 매화축제 장면이다.
올해는 조류독감 때문에 취소됐다.

광주광역시 전남대 본관 앞 대명매는 호남 5매 중 하나로 꼽힌다.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 있는 도산매다. 퇴계 선생은 숨을 거두기 직전 “매화에 물 주거라”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전남 담양 식영정 고목 사이로 갓 피어난 매화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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