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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을 찾아서

제주 자연을 입은 갈옷 명장 양순자

글·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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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즙으로 물들인 천을 청정 자연 바람과 햇볕에 말려 갈천을 만드는 양순자 명인. 그의 얼굴 위로 햇살이 쏟아진다.
  청정 제주의 자연이 고스란히 스민 갈색 천이 바닷바람에 펄럭인다. 자연이 키워 낸 감과 햇살에 사람의 손길까지 더해져 완성되는 갈옷은 제주의 대표적인 토산품이다. 비와 바람에 잘 견디도록 질긴 광목에 감물을 들여 만든 것으로 과거 제주인의 평범한 작업복이자 일상복이었다. 갈천 염색 공예 명인(名人) 양순자(67)씨는 20여 년 동안 제주 전통 의복인 갈옷을 연구하고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제주가 고향인 양순자 명인은 미국 뉴욕 패션전문학교(FIT)를 졸업하고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중 일찌감치 갈옷의 가치를 알아보고 고향으로 돌아와 갈천 염색을 연구하는 데 매진했다. 1998년 제주 갈옷 브랜드 몽생이를 세우고 갈옷과 모자, 가방, 스카프, 양말, 티셔츠, 속옷, 에코인형, 침구류, 벽지 등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천에 감물이 제대로 들게 하기 위해서는 주재료인 감이 큰 몫을 한다. 양순자 명인은 종자 좋은 감나무씨를 받아다 묘목을 키워 감 열매를 얻고 있다.
  천에 감물 들이는 과정은 제주의 기후변화만큼이나 복잡하고 신비롭다. 종자 좋은 풋감을 아이 주먹만 할 때 따서 절구에 넣어 빻고, 이것을 천에 적셔 발로 밟아 물들인 다음 사나흘 볕에 말려야 갈빛으로 제 색을 낸다. 천에 감물이 들고 나면 물로 씻고 말리기를 여러 번, 더 이상 색이 빠지지 않을 때까지 이 작업을 반복해야 비로소 갈천이 완성된다.
 
아이 주먹만 한 풋감을 절구에 넣어 찧는 작업. 옛날엔 감물 들이는 날이면 절구 옆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열매에서 나온 고소한 씨를 주워 먹곤 했다.
  감과 쑥, 화산석 등을 넣어 만든 천연 옷감은 색이 은은하면서도 보송보송하고 보습이 좋다. 국내 유명인들이 즐겨 찾으며 일본 및 미국, 스웨덴 등에서도 친환경 기능성 패션 의류로 각광을 받는다.
 
  “갈옷은 제주도만의 독특한 특산품이에요. 제주 땅에서 난 것을 가지고 제주 사람의 손으로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이지요. 제가 하는 일은 이를 현대화하고 세계화하는 작업이에요. 제대로 만든 우리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감즙을 적신 천은 사나흘 볕에 말려야 붉게 색이 오른다. 이것을 다시 물에 빨아 볕에 널기를 반복하며 남은 감물을 빼 줘야 제대로 된 갈천이 나온다.

발로 밟아 감물 들이는 작업.

물에 담갔다가 빼기를 반복하며 남은 감물을 빼 주고 있다.

갈천 위로 바람이 불자 갈색 파도가 일렁인다.

양순자 명인이 디자인한 갈옷.

제주도의 자연을 담아 낸 컵 받침.

완성된 갈천으로 바느질해 갖가지 상품을 만드는 양순자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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