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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生)과 사(死),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쉼박물관

글·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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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영혼과 관련한 혼귀, 신주, 명기, 복완 등의 물건을 실은 작은 가마다. 발인의 행렬에 있어 상여보다 앞서 나간다. 이것은 죽음과 동시에 분리된 영적인 것이 육신보다 앞서 움직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에게 있어 죽음이란 삶의 유한성을 인정하는 여정이 아닐까. 인간은 출생의 문(門)을 통해 세상으로 나와 시간의 길 위를 걷다가 결국 죽음이라는 문을 거쳐야 한다. 이렇게 삶과 죽음은 서로의 동기가 되어 생(生)이라는 여행을 떠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망자(亡者)를 장지까지 운반하는 상여. 이승에서 마지막 타는 가마다. 상여의 외부는 집의 형태를 본떠 만들었다. 그 위로 살아있는 동안 누리지 못했던 행복과 기쁨을 꽃, 용, 도깨비로 장식했다.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장치인 셈이다.
  인간의 죽음을 주제로 전통적 관점에서 고찰해 낸 박물관이 있다. 서울 종로구 홍지동에 자리한 쉼박물관이다. ‘죽음은 두렵지만 의식은 성대하고 유쾌하다’란 문구처럼 박물관 곳곳의 우리 조상이 품었던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과 해학이 담긴 1000여 점의 물품이 눈길을 붙든다. 실제 장례에 사용했던 상여와 혼백을 모시는 작은 가마인 요여, 상여에 부착하는 각종 목조형물, 전통 장례 방법을 담은 〈상례비요〉 등 다양한 볼거리를 1층과 2층에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홍지동 언덕 자락에 자리한 쉼박물관. 살림집을 개조해 만든 곳이다.
  쉼박물관의 박기옥(76) 관장은 20대 때부터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옛 물건을 수집해 왔다. 그리고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인 2007년 10월 살림집을 개조해 ‘쉼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쉼’에는 남편의 임종을 지켜보며 죽음 또한 삶의 연장이란 확신으로 ‘꽃상여 타고 기쁘게 쉬러 가는 것’이란 철학이 들어 있다. 박 관장은 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우리의 국장(國葬) 문화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적어도 국장만큼은 국화로 장식한 운구차가 아닌 전통 상여로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식당을 개조해 만든 전시 공간. 상여에 장식했던 갖가지 꼭두 장식과 제기 등을 볼 수 있다.

상여에 장식한 용. 용은 상상의 동물로 풍요와 안전을 기원하며 권위의 상징으로 여겼다.

주중환 소설 〈장한몽〉의 남녀 주인공, 이수일과 심순애를 테마로 한 꼭두인형. 사랑을 택하자니 돈이 울고, 돈을 취하자니 사랑이 우는 심순애의 가슴 절절한 이야기다.

새는 신의 사자로서 예시자, 전달자이며, 천상과 지상의 연결자이다. 상여에서 많이 쓰이는 새는 지상의 영혼을 천상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박기옥 관장이 45년간 모아온 세계 각국의 인형.

박기옥 쉼박물관 관장.
 

물구경 꽃구경, 순지에 분채·금분, 130x130cm, 2015.
  쉼박물관은 갤러리진선과 공동 기획으로 라오미 작가의 개인전을 9월 16일 부터 11월 29일 까지 열고 있다. 전시는 〈바리데기〉 설화 작품을 모티브로 한다. 바리데기의 의미는 현실에서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고 저승으로 인도하기 위해 베푸는 사령제(死靈祭)로서, 무속의식에서 구연된다. 라오미 작가는 한국의 전통 민담, 전설을 마치 이야기하듯 화폭에 담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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