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그림과 사진’은 한 달 동안 사회 구성원의 머릿속에 큰 잔영(殘影)을 드리운 사진을 선정해, 사진이 담고 있는 시대적 고민과 연관되는 예술 작품을 비교·대조하는 기획이다. 사실을 추구하는 보도사진과 시대의 철학을 담고 있는 예술 작품의 교류가 목적이다.
‘그림과 사진’은 한 달 동안 사회 구성원의 머릿속에 큰 잔영(殘影)을 드리운 사진을 선정해, 사진이 담고 있는 시대적 고민과 연관되는 예술 작품을 비교·대조하는 기획이다. 사실을 추구하는 보도사진과 시대의 철학을 담고 있는 예술 작품의 교류가 목적이다.
- 빨간집 / 130×193㎝ / 장지에 채색 / 김윤
자정(子正)의 ‘빨간 집’이다. 이즈음이 가장 바쁜 시간이다.
그림 안에 아무도 없다. 일하는 중이다.
그 순간 여성 화가 김윤은 쾌락을 파는 서울 영등포 집창촌(集娼村)을 바라본다. 작가가 우연히 마주친 집창촌의 풍경은 이렇다.
“내가 좋아하는 도미노피자를 배달해 먹고 택배도 받고 외출도 해요. 신기한 하이힐을 신고 화려한 조명 아래 서면 마치 상자에 담긴 알록달록 늘씬한 바비 인형 같았어요.”
성매매특별법 이후 공공연히 성을 파는 집창촌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성매매는 오히려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화가는 ‘성이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인지, 성이 노동인지, 신체 호르몬의 장난인지, 인간에게 성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그림을 그렸다.
현실이 아닌 꿈을 꾸는 것 같고, 선과 면이 안개처럼 뿌옇게 흐트러진 것은 작가가 자신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핀업걸(Pin-up Girl)은 섹스 심벌의 다른 이름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성적 매력이 있는 글래머(glamour) 모델 사진을 전투모나 사물함에 핀으로 고정시키면서 유래했다.
즉 전쟁에 지친 군인들의 원초적 판타지를 자극했던 이미지다.
여성 화가 권은주는 핀업걸을 꼬아서 보고 있다. 특히 육체에 주목한다.
몸이라는 껍데기 안에 있는 근육에 주목한다.
이상야릇한 육체파 모델 피부를 벗기면 드러나는 흉한 근육을 보여주고 있다.
‘껍질을 벗으면 모두 같다’는 의미로 보인다.
요즈음 길거리를 걸으면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는 성매매 전단지를 쉽게 볼 수 있다.
현실에서 존재하기 힘든 체형인 경우가 많다.
현대인은 환상의 핀업걸에게 성욕을 느끼며 살고 있다.⊙
그림 안에 아무도 없다. 일하는 중이다.
그 순간 여성 화가 김윤은 쾌락을 파는 서울 영등포 집창촌(集娼村)을 바라본다. 작가가 우연히 마주친 집창촌의 풍경은 이렇다.
“내가 좋아하는 도미노피자를 배달해 먹고 택배도 받고 외출도 해요. 신기한 하이힐을 신고 화려한 조명 아래 서면 마치 상자에 담긴 알록달록 늘씬한 바비 인형 같았어요.”
성매매특별법 이후 공공연히 성을 파는 집창촌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성매매는 오히려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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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스커트 / 130×162㎝ / 장지에 채색 / 김윤 |
현실이 아닌 꿈을 꾸는 것 같고, 선과 면이 안개처럼 뿌옇게 흐트러진 것은 작가가 자신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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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5월 서울 영등포 집창촌 거리에서 성매매 종사자들이 온 몸에 시너를 뿌리고 울부짖고 있다. 이들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사진=조선일보 오종찬 기자) |
즉 전쟁에 지친 군인들의 원초적 판타지를 자극했던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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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무기 / 53×45㎝ / 장지에 혼합재료 / 권은주 |
몸이라는 껍데기 안에 있는 근육에 주목한다.
이상야릇한 육체파 모델 피부를 벗기면 드러나는 흉한 근육을 보여주고 있다.
‘껍질을 벗으면 모두 같다’는 의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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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명적 유혹 / 72×60㎝ / 장지에 채색 / 권은주 |
현실에서 존재하기 힘든 체형인 경우가 많다.
현대인은 환상의 핀업걸에게 성욕을 느끼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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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알받이 / 117×91㎝ / 장지에 혼합재료 / 권은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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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근처 유흥가의 성매매 광고 전단지(사진=조선일보 채승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