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등지원위원회 제공
- 13세의 소년 김태순이 가슴에 응징사 흉장을 달고 부동자세로 서 있다(김태순 기증).
일제강점기, 13세의 어린 나이에 일본 홋카이도 미쓰비시광업 신시모카와 광산에 강제적으로 끌려간 김태순의 사진. 왼쪽가슴에 일제의 징용에 응한 사람임을 뜻하는 ‘응징사(應徵士)’ 흉장을 달고 부동자세로 서 있는 소년의 모습은 일제의 잔혹함과 처절했던 당시 상황을 말해준다. 중국 만주 부대에 군인으로 동원됐다가 행방불명된 배정근이 사용했던 각반(발목 보호를 위해 감싸는 띠)에는 ‘아버지 유품, 아빠 배정근, 딸 배난옥’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어린 딸을 두고 떠나야 했던 아버지의 서글픈 마음이 담겨 있다. 결혼 하루 만에 ‘조선여자 근로정신대’라는 미명하에 동원된 10대 초반 어린 여자 아이들의 사진은 열대의 땅 남태평양에서부터 동토의 땅 사할린까지 끌려다닌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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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징사 흉장. |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등지원위원회(위원장 박인환)는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된 한국인들의 피해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강제동원 관련 기록 중 미공개 자료를 포함한 353점의 중요 자료들을 선별해 강제동원 수집자료집 《조각난 그날의 기억》을 출간했다. 이번에 수록된 자료는 사진 183점, 문서 109점, 박물 59점, 명부 2점이다. 자료집에는 강제동원 전 기념으로 만들었던 깃발부터 동원지 작업장에서 사용한 도장, 응징사 흉장, 창씨명을 포함한 인적사항과 보직이 기재된 육군전시명부 등 종류와 형태가 다양하다. 비록 70여 년의 세월에 바래 찢기고 오래되어 삭아버린 문서들이지만 식민지하 강제동원 희생자들의 절규가 담긴 또 하나의 살아 있는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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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노동력 동원으로 일본 도야마현 후지코시사에 들어간 김희경이 기숙사 동료들과 촬영한 기념사진(김희경 기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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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후지코시사 노무자 신분증. 신분증에는 소속, 입사일, 본적지, 생년월일 등이 적혀 있다(배순례 기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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