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삼성전자 제공
- 제주 들불축제에서 폭죽소리를 들으며 사진을 찍는 수진.
참신할 수 있지만, 같은 정도로 무모할 수도 있는 기획이었다. 앞 못 보는 아이들에게 사진 찍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강영호 사진작가의 발상은, 그러나 결국 결실을 보았다. 한빛맹학교 아이들 11명이 찍은 사진 200여 장으로 지난 3월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유아트스페이스에서 연 인사이트전(insight展)이라는 전시회가 그것이다. 카메라와 전시 비용은 삼성전자에서 후원했다.
전시회장 벽에 걸린 사진 어디에서도 정해진 법칙을 충실히 지킨 능숙함은 없었다. 그 대신 사진 한 장, 한 장이 마치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고 하면 너무 감상(感傷)적인 감상(鑑賞)일까. 사진으로 소통을 한다는 게 꼭 망막에 맺힌 상(像)만 이야기하는 것일까. 사진을 매개로 해 사진을 찍은 사람과 보는 사람이 온 몸으로 마주할 수 있다면, 일생에 한 번이라도 서로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소통이 아니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전시회의 ‘주인공’, 아이들은 연방 무언가 소곤거리며 서로 어깨를 걸고 전시회장 곳곳을 종종거리며 누볐다. 6일간의 짧다면 짧은 전시였다. 한빛맹학교 아이들과 전시회장에 와 사진을 보고 간 사람들의 마음깊은 바닥에는 쉽게 걷어낼 수 없는 비옥한 퇴적층이 엷게 쌓였을 것 같다. 우리가 ‘연대’, ‘배려’라고 부르는 것들은 아마 그런 곳에서 생겨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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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끝이 따뜻한 쪽이 태양이 있는 쪽이야 최형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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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는 거북이 같다 김보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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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우깡을 던진다 신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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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제 최형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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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산굼부리에서 갈대를 만져보고 느껴 사진을 찍는 신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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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도소리에 사진을 찍고 있는 윤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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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날 가장 친한 친구를 만져보고 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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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마지막 출사를 마치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