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눈이 오름에서 바라본 제주 동부의 오름과 들판.
눈 덮인 오름의 능선과 나무가 어우러져 수묵화 같은 풍경을 그려낸다.
제주도에 밤새 함박눈이 내렸다. 눈은 어제의 흔적을 지우려는 듯 온 섬을 하얗게 덮고 또 덮었다. 푸르던 산과 숲은 순백의 설국(雪國)이 됐다. 눈으로 뒤덮인 제주도 중산간지대(中山間地帶·200~500m)는 봉긋 솟은 오름(기생화산)과 검은색 현무암의 돌담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엮어냈다. 산길을 따라 흰 눈과 돌이 만나 흑백의 조화를 이루며 수묵화(水墨畵)가 펼쳐지니 눈(雪) 덕에 눈(目)이 호강한다.
눈보라가 지나고 푸른 하늘이 고개를 내밀자 세상이 깨어난 듯 설원(雪原)은 손님들로 시끌벅적해진다. 목장에서는 조랑말 무리가 눈보라를 일으키며 추위를 쫓는다. 한 귀퉁이에선 꿩이 푸드덕 거리며 먹이를 찾아 헤맨다. 밭에서는 농부들이 언 땅을 뚫고 나온 무를 캐느라 바쁘고, 눈 덮인 들판에선 썰매를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추위로 움츠러들기는커녕 오히려 눈이 와서 반가운가 보다.
식물이라고 꽁꽁 입 다물고 있으란 법이 있으랴. 눈 속에 핀 동백은 농염한 붉은색을 뽐내고, 노란 수선화는 활짝 꽃망울을 피워낸다. 나뭇가지에 갓 자란 새싹들은 얼음을 뚫고 나올 듯 기세등등하다. 밤새 내린 눈으로 산으로 향하는 길은 동화 속 나라마냥 하얀 설국이다. 눈과 오름, 꽃과 나무가 만들어낸 자연 그대로의 환상의 섬 제주도. 아기자기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겨울 이야기를 사진으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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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랑말들이 눈밭을 힘차게 달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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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숫가에 내려앉은 작은 새들의 지저귐이 귀에 들리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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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꿩 한 마리가 눈밭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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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쌓인 밭에서는 언 땅을 뚫고 자란 무를 수확하는 손길이 바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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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륜구동 오토바이를 타고 눈 쌓인 오름 위를 달리는 재미도 제주도에서 맛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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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장의 설원에서는 눈썰매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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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록볼록, 배추 위로 쌓인 눈이 이색적인 풍경을 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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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기다리는 새싹들은 눈에 아랑곳 않고 쑥쑥 자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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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위로 수선화가 활짝 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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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열매와 흰 눈이 대조를 이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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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 나온 새싹들이 간밤 추위에 꽁꽁 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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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속에 활짝 핀 동백꽃이 고운 자태를 뽐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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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탱글탱글 잘 여문 한라봉 위로 눈이 살짝 내려앉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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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눈으로 덮인 중산간지대의 사려니 숲길. 고도 550m의 길 양쪽을 따라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자라는 울창한 자연림이 펼쳐져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