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수만을 찾은 쇠기러기와 가창오리 떼가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떠돌아다니는 겨울 나그네, 철새가 올해도 어김없이 천수만을 찾았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 날, 우리나라 대표 철새 도래지인 충청남도 서산시 천수만 간월호 일대에서 반가운 겨울 손님을 만나고 왔다.
‘푸드득.’
사람 발자국 소리에 놀란 기러기 떼가 일제히 날아올랐다. 논두렁을 까맣게 덮은 기러기 떼가 날아오르자 저 멀리서 대답이라도 하듯 오리 떼가 ‘꽥꽥’거리며 모습을 드러낸다. 노을이 물들 무렵 천수만은 잠자리를 찾아 일제히 날아오르는 가창오리와 쇠기러기 떼로 장관(壯觀)을 이룬다.
서산시가 지난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천수만에는 기러기 12만여 마리와 가창오리 8만여 마리,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모두 30여 종, 20여만 마리의 철새가 날아와 겨울나기 채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6만여 마리가 늘어난 것.
올해 철새가 많이 찾아온 이유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지난여름 이 일대를 휩쓸고 간 태풍 ‘곤파스’의 역할이 크다고 한다. 태풍으로 이 일대 논농사가 심각한 피해를 입어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해야 할 정도였는데 그 덕분에 철새들의 먹이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 년 농사를 망친 농민들의 한숨 속에서 새들이 풍년을 맞은 셈이다.
철새 떼가 찾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천수만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산시는 천수만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관광 안내소와 철새보호를 위한 감시초소를 설치하고 버스 투어 등 탐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깊어 가는 겨울, 철새의 힘찬 비상(飛上)을 지켜보며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
‘푸드득.’
사람 발자국 소리에 놀란 기러기 떼가 일제히 날아올랐다. 논두렁을 까맣게 덮은 기러기 떼가 날아오르자 저 멀리서 대답이라도 하듯 오리 떼가 ‘꽥꽥’거리며 모습을 드러낸다. 노을이 물들 무렵 천수만은 잠자리를 찾아 일제히 날아오르는 가창오리와 쇠기러기 떼로 장관(壯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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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기념물(제205-2호)인 노랑부리저어새 무리가 먹이를 찾아 날아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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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녘을 까맣게 덮은 기러기 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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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가에서 먹이 사냥을 하는 물떼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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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날개를 펼쳐 물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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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기념물(제201-1호)인 큰고니. 어린 고니는 회백색을 띤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