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瑛浩
⊙ 1977년생. 중앙대 사진학과 졸업.
⊙ 유라시아대륙 1만8000km 자전거횡단(2006년), 타클라마칸 사막 단독 도보종단(2009년),
갠지스강 전 구간 무동력 종주(2010년).
⊙ 1977년생. 중앙대 사진학과 졸업.
⊙ 유라시아대륙 1만8000km 자전거횡단(2006년), 타클라마칸 사막 단독 도보종단(2009년),
갠지스강 전 구간 무동력 종주(2010년).
히말라야를 굽이돌며 몰아치는 강물은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강한 기운으로 엄청난 협곡(峽谷)을 만들어 냈다. 그 물살은 인간의 땅으로 내려오면서 점차 힘을 잃는 듯했지만 여전히 거친 히말(Himal)의 야성을 뿜어 내며 도시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하얀 포말에 섞인 강가의 거친 숨소리에 ‘시바야, 시바야(Shiva·신을 부르는 주문)’를 외치는 인간의 애절한 찬양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무엇이 그토록 그들의 애절한 외침을 만들었으며 무엇이 그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였을까.
리시케시와 하리드와르 지역을 순례하던 즈음인 4월엔 인도 최대의 힌두교 축제인 쿰부멜라의 열기가 여전히 도시를 가득 메웠다. 쿰부멜라는 인도의 4대 성지(聖地)를 돌아가며 3년에 한번씩 열린다. 올해의 쿰부멜라는 힌두교도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하리드와르에서 12년만에 열렸다. 도시는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었다. 거대한 갠지스가 흐르듯 사람들은 거대한 인간의 물줄기를 만들며 도시의 이곳저곳으로 둥둥 떠다니는 듯했다.
일생에 한 번이라도 이 축제에 참여한다는 것은 힌두교도에겐 일생일대의 꿈이자 축복이다. 이른 아침이면 강가에 나와 목욕하며 신(神)께 경배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낮엔 각지에서 열리는 설교와 찬양모임에서 목청을 높여 그들의 신을 애타게 불러 댄다. 그리고 하루가 마무리될 즈음, 사람들은 다시 강가에 모여 그들의 의식을 행한다. 갠지스의 하늘은 붉은 석양으로 물들고 강물은 붉은 꽃과 촛불로 화려하게 장식된다. 허공은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소리와 찬양으로 가득하다. 그 순간,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은 오로지 신을 위한 것이며 존재하는 모든 것 역시 신을 위한 것이다.
강물 위를 떠다니는 촛불이 생명력을 다할 무렵 하늘엔 어둠이 내리고 요란하던 강가엔 정적이 흐른다. 그러곤 어둠을 가르는 붉은 불기둥이 하늘로 치켜 오른다. 숨죽이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불기둥을 에워싼다. 비록 내 몸이 저 불에 타더라도 신께 바쳐진 성화라면 그것 역시 일생의 축복이라 생각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밝고 강한 붉은 빛에 취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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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쿰부멜라 축제가 끝나도 열기가 식지 않은 하리드와르. 그들의 뜨거운 신앙심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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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자들은 강의 원류(源流)를 바라보며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그들의 영혼이 그곳에 더욱 가까이 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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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리드와르의 강가에 몸을 담그는 것은 성스러운 체험이다. 그들은 뜨거운 신앙심으로 차디찬 강물을 견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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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렌지색은 힌두 수행자를 상징한다. 그가 서 있는 사원의 화려한 외경과 어두운 실내의 경계는 마치 서로 다른 세계로 가는 관문처럼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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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 가장 낮은 곳에 꽃을 바친다. 이것이 그들이 신께 절대적 사랑을 고백하는 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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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퍼런 저녁하늘을 가르던 불기둥은 신성한 것이다. 신도들은 일제히 손을 뻗어 그 기운을 받으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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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배의식은 붉은 불기둥이 하늘을 가름으로 마무리된다. 사람들은 이 불을 신성히 여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