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롬열차로 뮈르달역을 출발하면 눈앞에 시원하게 피요르 마을이 펼쳐진다.
베르겐(Bergen)은 노르웨이 제2도시이자, 피요르 관광의 출발점이다. 사람들은 베르겐을 ‘피요르의 수도’라고 한다. 오슬로 중앙역에서 열차를 타고 800km를 서쪽으로 달려 뮈르달(Myrdal)로 간다. 중간에 ‘스파클링 워터’로 유명한 보스(Voss)도 지난다.
피요르를 볼 수 있는 산악열차 ‘플롬(Flam)’을 타기 위해 해발 865m인 뮈르달역에 내렸다. 20년의 난공사(難工事) 끝에 1944년 개통한 ‘플롬 전철’은 피요르의 명물이다.
20여 개의 터널을 지나 경사를 오르내리며 아찔한 협곡을 지나자 창밖으로 설산(雪山)이 맑은 호수에 떠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총 204km의 송네피요르(Songefjord)다. 플롬은 송네피요르의 지류(支流) ‘아울란스피요르(Aurlans fjord)’의 가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을 이름이다.
빙하기 말기, 녹아내린 거대한 빙하는 해안을 깎아 U자형 계곡을 만들었고, 그 사이에 물이 차올라 지금의 비경(祕景)을 빚어냈다고 한다. 빙하가 할퀸 상처는 노르웨이 서쪽 해안을 따라 남단에서 북단까지 약 2000km에 걸쳐 있다.
산악열차 플롬 직원 세실리에 보예(Cecilie Boge)씨는 “산악열차와 유람선으로 이어지는 ‘노르웨이 인 어 넛셀’(Norway in a Nutshell)이란 관광상품은 예약조차 힘든 인기 투어”라며 “뮈르달역에 서서 보면 왜 피요르가 ‘조물주의 선물’로서 관광객을 유혹하는지 알게 된다”고 했다.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깎아낸 절벽 꼭대기에서 ‘훌드라(Huldra)’의 전설을 머금은 폭포수가 장엄하게 쏟아질 때마다, 열차에 타고 있던 노르웨이인들과 외국인들은 얼굴을 마주보며 “와우~!”하며 탄성을 질렀다. 기자도 유람선을 타고 구드방엔(Gudvangen)까지 두 시간 동안 배터리가 바닥나는 줄도 모르고 연방 카메라를 눌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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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뮈르달항에서 크루즈를 타면 피요르의 장관이 펼쳐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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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 해안의 목조주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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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겐의 구심점은 브뤼겐(Bryggen) 지역이다. 브뤼겐은 세계문화유산 지역으로 등록된 곳이다. 1350년 한자동맹에 가입한 노르웨이 베르겐은 중세 독일 상인들인 한자(Hansa)가 거주했던 자취가 여전하다. 브뤼겐은 베르겐이 한자동맹의 중심지로 활동했던 1370년에서 1754년까지 한자상인들의 거주지와 일터가 있던 곳이다. 한자박물관에 들어서면 생선을 말리는 방과 상인들의 사무실, 생선을 끌어올린 호이스트도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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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을 잔디로 덮는 전통 바이킹들의 주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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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슬로에 뭉크 박물관이 있다면 베르겐엔 그리그 기념관이 있다. ‘솔베이지의 노래’를 작곡한 그리그는 이름 자체로 노르웨이 사람들을 뭉클하게 만든다. 노르웨이 신화에 나오는 요정 ‘트롤’ 스토리에 매료됐던 그리그는 바닷가 앞에 집을 짓고 피아노를 연주했다. 그리그는 생을 다한 뒤에도 이곳에 묻히고 싶어했다. 그 뜻에 따라 마을 사람들은 바위벽에 구멍을 내고 아내 니나(Nina)와 합장묘를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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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롬바나(Flamsbana)’는 일명 ‘플롬레일웨이(The Flam Railway)’라고 부르며, 플롬에서 해발 863m의 미르달까지의 약 20km를 여행하는 관광철도다. 1923년 착공해 1944년에 완성했다. 총 6km에 이르는 20개의 터널을 통과하게 되고, 전 구간의 80%가 55%의 경사도로 이뤄져 있다. 편도 1시간씩 왕복 2시간의 기차여행이다. 20개의 터널 중 18개는 수작업으로 뚫었고, 1m를 뚫는 데 한 달씩이나 걸렸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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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겐은 시가지는 항구를 중심으로 발달했고, 16세기 때 번성했던 어시장과 그 앞 광장에는 생선과 꽃을 파는 노점들이 즐비하다. 어시장에서 게맛살 햄버거를 파는 베르겐 아가씨가 “게살이 방금 들어와 싱싱하다”며 관광객들의 손에 게맛살을 한 줌 올려주는 ‘인심’을 발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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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의 가두리 대구양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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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즈를 통해 피요르를 보는 것은 피요르 관광의 백미(白眉)다. ‘플롬’항에서 크루즈를 타고 ‘구드방엔’ 방면으로 가는 관광객들이 플롬항으로 돌아오는 여객선을 바라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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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롬열차가 허덕이며 산을 오르는 도중 아름다운 폭포(높이 93m)를 만나게 된다. 관광객들의 사진촬영을 위해 열차는 5분간 정차한다. 폭포의 웅장함에 빠져들라치면 음산하고 소름끼치는 음악과 함께 홀연 폭포와 앞의 폐가에서 붉은 옷을 입은 산발한 여인이 나타나 흐느적거리는 춤을 춘다. 이 요정은 앞은 사람, 뒤는 여우라는 전설이다. 이 산에 살고 있다는 ‘훌드라(Huldra)’는 앞 얼굴로 순진한 청년을 유혹해 가두어 놓고 데리고 살다가 싫증나면 여우의 입으로 잡아먹는다는 스칸디나비아판 ‘구미호(九尾狐)’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