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헤야 데야, 어기여 차차!” 새벽부터 먼바다에 다녀온 선원들이 구성진 가락에 맞춰 싱싱한 멸치들을 풀어놓는다. 장정(壯丁) 예닐곱 명이 그물을 털자 멸치들이 은빛 몸을 반짝이며 후두둑 떨어진다. 이를 구경하는 관광객들은 멸치가 튀어 오를 때마다 박수와 탄성을 쏟아 낸다.
봄바람이 기분 좋게 불어오는 4월, 한창 제철을 맞은 멸치를 맛보기 위해 부산 기장군의 대변항을 찾았다.
“아지매(아줌마를 이르는 부산사투리), 한입 맛보고 가이소.”
소문을 듣고 달려온 관광객들로 대변항은 일찍부터 북적거렸다. 항구에 일렬로 늘어선 천막에는 먹기 좋게 다듬어진 멸치와 갓 건져낸 미역, 볕에 잘 말린 가자미, 오동통한 오징어 등 온갖 수산물이 총집합했다. 즉석에서 천일염(天日鹽)으로 버무린 멸치젓갈은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 나갔다.
한쪽 귀퉁이에서는 오순도순 모여 앉은 상인들이 멸치를 손질하고, 뒤로는 ‘어부지리’로 멸치를 주워 먹으려는 갈매기들이 아우성이다. 갈매기들에게 질세라 멸치회를 한 점 집어 물었다. 다른 양념이 필요 없다. 물에 씻은 김치에 손질한 멸치를 얹고 그 위에 초장을 얹어 먹으니 그 맛이 기가 막히다. 비리지도 않고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싱싱한 멸치회를 맛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길쭉하고 몸이 통통한 기장 멸치는 매년 4월부터 5월 초·중순까지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
| 볕이 좋은 한낮, 가자미들을 말리는 손길이 분주하다. |
“아지매(아줌마를 이르는 부산사투리), 한입 맛보고 가이소.”
소문을 듣고 달려온 관광객들로 대변항은 일찍부터 북적거렸다. 항구에 일렬로 늘어선 천막에는 먹기 좋게 다듬어진 멸치와 갓 건져낸 미역, 볕에 잘 말린 가자미, 오동통한 오징어 등 온갖 수산물이 총집합했다. 즉석에서 천일염(天日鹽)으로 버무린 멸치젓갈은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 나갔다.
 |
| 살이 통통하게 오른 오징어. |
 |
| 상인들은 싱싱한 멸치를 즉석에서 천일염에 버무려 젓갈로 만들어 판다. |
 |
| 멸치구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