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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대사 인터뷰 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우크라이나 대사

“한국,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해 현대전 전술 학습해야”

글 : 류종수  연세대 보건대학원 겸임교수·서울의과학연구소(SCL Healthcare Group)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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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잔혹하고 정당치 못한 전쟁”
⊙ “분쟁의 장기화는 없을 것. 현재 전쟁의 규모와 양상을 볼 때 더 많은 지원이 ‘지금, 바로’ 필요”
⊙ “강대국이나 도발적인 국가가 무력으로 주장 실현하는 행위에 면죄부 주면 안 돼”
⊙ “푸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국가 지도자로 만든 장본인”

柳鐘守
1962년생. 연세대 보건학 박사 / 美뉴욕플러싱 YMCA 이사장, 뉴욕가톨릭재단 부총장, 유엔재단 새천년개발사업 고문, 現 바레인왕국 국가보건의료최고위원회 고문, 남미개발은행(IDB) 남미국가 진단검사역량 강화사업 수석책임역, 서울의과학연구소(SCL) 국제사업 고문, 연세대 보건대학원 초빙교수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대사가 우크라이나 항공산업의 상징인 ‘므리야’ 비행기 그림 앞에 서 있다. 사진=류종수 제공
  기막힌 우연이라 해야 할까.
 
  드미트로 포노마렌코(Dmytro Ponomarenko)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2022년 2월 24일 외교부를 찾았다. 대사 신임장 사본을 외교부에 제출하기 위해서였다. 공교롭게도 그날이 러시아의 침공일이었다. 때마침 주한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에서 목격했다.
 
  “살아 있는 동안,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할 것입니다. 그래요. 잊을 수 없지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앞두고 필자는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대사를 만났다. 전시(戰時) 상황이란 점에서 우리의 대화는 긴박했고 밀도가 있었다. 소통과 번역의 한계를 절감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오랫동안 대화를 주고받았다. 포노마렌코 대사의 말이다.
 
  “제가 주한대사 신임장 사본을 대한민국 외교부 차관에게 제출하고 외교부 현관을 나오는데, 문서 봉투를 손에 들고 외교부 건물로 황급하게 들어오는 주한 러시아 대사를 보았습니다.”
 
  그때가 오전 10시경이었고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대사관으로 돌아왔다.
 
  오전 11시쯤(한국시각)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을 역임한 옥사나 마르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가 처음으로 러시아의 침공 사실을 우크라이나 대사들의 비공식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알렸다.
 
  ― 침공 사실을 접하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그때까지도 옥사나 대사가 상황의 심각성을 과대평가한다고 생각했어요. 매일 러시아 침공에 대한 여러 의견이 설왕설래하던 시기였으니까요.”
 

  ― 당시 러시아의 공격을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전망 내지 분석하고 있었나요.
 
  “러시아가 이미 점령하고 있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부근으로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어요. 적군들이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를 포함한 전면 공격을 감행하리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죠.”
 
  옥사나 대사의 소셜네트워크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한다.
 
  “조금 전에 보았던 러시아 대사가 외교부 본부로 들고 온 그 봉투에는 아마도 러시아 정부가 외국 정부에 전하는 ‘우크라이나 침공 성명서’가 담겨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불행하게도 이후 몇십 분도 채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자국 대사들에게 러시아의 침공 사실과 국제사회 대응지침들을 내려보냈다. 이후 엄청난 일들이 숨 가쁘게 전개되었다.
 
 
  경제학자 이미지 겸비한 외유내강형 직업외교관
 
우크라이나 지지 모임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포노마렌코 대사. 대사 바로 옆이 옥사나 포노마렌코 대사 부인이다. 사진=우크라이나 주한대사관
  1972년생인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키예프 국립무역경제대에서 경제학과 무역학을 전공하고 우크라이나 3대 은행 중 하나인 JSC은행에서 1년간 근무하다가 외교 공무원의 길을 걷게 된다.
 
  우크라이나 외교부 소속의 외교 아카데미로 진학한 포노마렌코 대사는 경제 및 통상 전문 외교관으로 성장한다. 주한대사로 부임하기 전 우크라이나 외교부 경제통상국장으로 재직(1년 6개월)했을 만큼 경제통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한국에 부임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리미아(우크라이나어로 크름, 러시아어로 크림)를 무력 점령,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중재로 협상을 진행할 때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 경제협력 담당 대사로 이른바 ‘민스크 협상’에 참여한 일이 있다. 러시아에 점령된 돈바스 지역의 경제 및 사회복구 협력을 책임지는 임무를 수행한 것이다.
 
  “2014년부터 2015년 말까지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서 OSCE 중재로 협상을 벌일 때 우크라이나 외교부를 대표해 러시아군 감축과 긴장 완화를 설득한 일이 있어요. 그러나 지금까지 전쟁을 종식시키지도, 평화를 이뤄내지도 못하고 있어요.”
 
  ― 평화를 방해하는 세력이 ‘괴뢰 정부’의 형태로 등장했지요.
 
  “친러시아계 사람들이 많은 돈바스 지역의 ‘공화국이라 명칭한’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에 러시아에서 꼭두각시 괴뢰 정부를 만들었습니다. 모스크바가 조종한 것이지요.
 
  점령된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반환하는 협상을 방해하기 위해 이 괴뢰 정부들이 군사적인 공격이나 도발을 끊임없이 자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역사의 정의로운 편에 서서 싸워”
 
2022년 3월 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와의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포노마렌코 대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러시아, 독일, 프랑스가 노르망디 협의체(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 70주년 기념식이 열린 2014년 6월 6일 노르망디에서 우크라이나, 러시아, 독일, 프랑스 지도자들이 만나 그룹을 만들었다)에서 평화협상을 벌였으나, 무장해제와 전투중지를 선제 조건으로 내세운 우크라이나의 입장으로 평행선을 달려왔다고 한다.
 
  “민스크 합의는 국제조약으로 여겨질 수 없고, 정치적 합의 성격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민스크 합의조차도 이행하지 않았고, 영토 경계선을 침범하는 군사적 도발을 이어왔습니다.”
 
  결국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는 전면적인 침략을 감행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을 맞았습니다.
 
  “오는 2월 24일이면 제가 사랑하는 조국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른 지 1년이 됩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지난 10개월 이상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겪지 못한 가장 잔혹하고 정당하지 못한 군사적 침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경은 2500km나 될 정도로 깁니다. 거리로 치자면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폴란드의 바르샤바에 이릅니다. 그중 1390km에 걸쳐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전개되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역사의 정의로운 편에 서서 싸우기 때문에 세계의 민주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옆에 서 있습니다. 2022년 9월 독일 람슈타인(Rammstein)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어연합체 회의 때 50개국 국방장관이 자리를 같이했습니다. 1942년 히틀러에 대항하는 연합체 모임 때는 26개국만이 참여했었죠. 현재 우크라이나 군대는 러시아군이 침범한 영토들을 성공적으로 탈환 중에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대는 러시아군이 무적군대라는 엉터리 신화를 밝히고, 아울러 전쟁범죄를 자행하는 그들의 야만적인 얼굴을 국제사회에 내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절대로 우크라이나인들을 쓰러뜨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한 뼘의 땅도, 단 한 사람도 러시아에 편입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이를 막기 위해 단호히 결의하고 함께 뭉쳐 싸우고 있습니다.”
 
 
  휴지 조각이 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 분쟁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성공적인 전투들은 우방국가들이 지원하는 군사원조가 효과적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모든 점령된 영토를 되찾을 것입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분쟁의 장기화는 없을 것입니다. 이는 유럽에서 지속가능한 안보가 실현되고, 유엔헌장을 준수하는 국제법의 실천이 복구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방의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우리는 이 전쟁에서 승리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전쟁의 규모와 양상을 볼 때 더 많은 지원이 ‘지금, 바로’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한 일이 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3국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 등이 경제 지원과 안전 보장을 해준다는 ‘핵과 평화의 교환’이었다.
 
  과거 핵탄두와 ICBM 등을 소유한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핵보유국이었다. 그러나 이 각서에 따라 1996년 6월까지 비핵화를 완료했다. 포노마렌코 대사의 말이다.
 
  “1994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국가 영토보전과 주권보장 및 경제적 지원을 받는 대신 핵탄두 1700여 기, 대륙간탄도미사일 170여 기를 포기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국가안전보장을 명확하게 하겠다는 서방국가들의 보장이 명확하지 않은 각서에 서명한 것이었죠. 이를 증명하듯 부다페스트 조약이 체결된 지 20년 후인 2014년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의 크름반도 침공과 강제합병에 합당한 군사적인 도움을 우크라이나에 주지 않았습니다. ‘무력개입을 보증한다’는 명확한 약속이 아닌 ‘일반적인 보증’으로 명시된 것이 이유였지요. 푸틴은 이런 사실을 서방의 약점이자 무방비로 인지하고 2022년 2월에 잔인한 침략을 감행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꿈은 살아 있다”

 
  포노마렌코 대사 집무실의 중앙 벽면에 위치한 긴 탁자에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착용하는 전투모가 자리하고 있었다. 대러 항쟁의 결의가 물씬 느껴졌다.
 
  또 집무실 벽면에는 우크라이나 유명작가의 비행기 그림이 걸려 있었다. 우크라이나 항공산업의 상징인 ‘안토노프-225 므리야(AN-225 Mriya)’였다.
 
  “이 비행기의 애칭이 ‘꿈’을 뜻하는 므리야입니다. AN-225는 1980년대 소련 우주왕복선 수송을 위해 개발한 세계 최대의 수송기입니다. 단 한 대만 제작됐지요. 구소련의 붕괴 이후에는 대형 재난구조장비들과 구호식량을 싣고 세계 곳곳을 다닌 비행기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 나흘 만에 폭격으로 파괴되었죠. 므리야 비행기는 파괴되었지만, 강력한 자유민주주의 유럽국가를 만들겠다는 우크라이나인들의 꿈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를 한국인들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천연자원과 고급 인적 자원이 풍부한 나라입니다. 한반도의 3배 면적으로 국토의 80%가 경작이 가능하고, 대부분의 땅이 비옥한 흑토(黑土)여서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의 식탁에 빵을 공급해 줄 수 있는 ‘빵 바구니(Bread Basket)’입니다.”
 
  ― 산업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의 저력이 궁금합니다.
 
  “철강과 석탄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구소련의 경제성장의 기반이 되었지요. 그리고 항공기와 우주선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연구 인력들을 갖춘 세계 8대 항공우주산업 국가 중 하나입니다. 푸틴은 국경을 마주한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잠재력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되고, 나토의 안보동맹체제에 가입해 미국과 서방의 일원이 된다는 것에 큰 위기감을 느낀 것이지요.”
 
 
  스탈린에 의한 1932년 대기근 사태
 
  구소련 시절, 스탈린의 집단농장 정책에 우크라이나가 반발하자 인위적 곡물 수탈과 가축 탈취를 자행, 1932~33년간 우크라이나에서 400만~700만 명에 달하는 아사자(餓死者)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여의도 국회에서 1932년과 33년 당시 스탈린이 우크라이나에 자행한 대기근(大飢饉·홀로도모르·Holodomor)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우크라이나 종이 예술 아티스트가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었죠.
 
  스탈린은 우크라이나 농촌 지역의 곡물들과 경작용 소, 식용 가축들을 없애버리고, 심지어 다음 해에 뿌려야 할 종묘(種苗)까지 빼앗았습니다. 먹지 못해 아사한 농민과 어린이의 숫자가 400만 명에서 700만 명에 달했습니다.
 
  이런 뼈아픈 역사를 경험한 우크라이나인들은 늘 독립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마음 깊이 소원해왔습니다. 한데 90년이 지난 지금 스탈린이 아닌 독재자 푸틴이 등장해 세계의 ‘빵 바구니’ 곡창지대에서 생산되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공급을 막아 세계 식량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위적 기아 참극이 독재자 푸틴에 의해 재현되고 있는 셈입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 곡창지대를 공격하고, 흑해의 곡물 수송길을 막는 것은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등 식량부족 국가의 국민과 아이들을 아사시키는 행위입니다. 다행히 유엔과 여러 나라의 중재와 협력으로 흑해를 통해 전 세계로 공급되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곡물사업(Grain from Ukraine)’이 EU국가들과 한국, 일본 등의 참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한국의 적극적 무기 지원 기대”

 
  포노마렌코 대사는 “강대국이나 더 도발적인 국가가 무력으로 그들의 주장들을 실현하는 행위에 면죄부를 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70년 전 미국과 유엔의 군사적 도움으로 소련과 중국, 북한의 공산주의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역과 국제 교류협력을 통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을 했지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한국 또한 미국·유럽의 대응과 동일하게 우크라이나의 방어와 공격에 대한 무기 지원을 해주기를 기대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 정부는 러시아와의 갈등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19~20세기 동북아 주변국과 외세에 의해 한반도의 운명이 잔인하게 좌지우지됐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정학적인 위치와 국제정치, 경제 및 패권 투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무척 어려운 입장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중견국(middle power)’의 입장은 항상 균형적이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나 세계질서를 파괴하는 침략자는 신랄하게 비난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침략당한 국가에는 최대의 지원으로 침략자로부터 자국을 방어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강대국이나 더 도발적인 국가가 무력으로 그들의 주장들을 실현하는 행위에 면죄부를 주면 안 됩니다. 대한민국도 잠재적인 침략자들의 공격과 위협이 있을 시 홀로 버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 저는 확신합니다.
 
  아무리 국방 역량이 탁월하다고 해도, 우방국들과 국제사회의 지원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이것이 제 개인적인 한반도의 역사와 생존방법에 대한 이해입니다. 우크라이나 대사로서는 여전히 대한민국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무기 지원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드론 등 각종 무기와 전략 학습 기회 될 것”
 
  포노마렌코 대사는 “1만5000달러짜리 이란산 드론들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미사일 방어망을 뚫고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북한과 대치 중인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해 현대 시가전의 전술을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탄절 다음 날인 2022년 12월 26일 오전에 북한의 드론 도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한국인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6·25전쟁 이후 가장 많이 방어체계를 걱정하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한국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북한과 평화협정 없이 휴전 중인 국가로서 각종 무기와 군사전략 전개 등을 학습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러시아가 이란산 1만5000달러짜리 드론으로 공격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하늘을 질주하는 오토바이’라고 했습니다. 드론의 엔진 소음 때문이었죠. 수십만 달러 하는 미사일로 드론들을 격추하려 했으나, 이런 전술은 너무 비싸고 효과적이지도 못했습니다. 수백만 달러의 대공(對空) 방어 시스템도 오토바이처럼 신출기묘하게 하늘을 질주하는 드론을 막아내지 못했고, 막대한 피해를 보았습니다. 이런 피해를 겪으며 재래식 대응 방법들을 개발하게 되었고, 이제 드론들을 효과적으로 격추하고, 또 드론으로 성공적으로 공격하는 기술과 전술들을 얻게 되었죠.
 
  전쟁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입니다. 실제로 전쟁에 참여해본 경험만이 강력한 공격과 방어력을 가진 군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구랍 12월 22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전 세계 우크라이나 대사들의 연례회의에서 많은 의제가 논의되었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청소년 및 어린이 납치, 입양에 대한 대응 논의였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파악한 러시아에 납치된 아동들만 1만5000여 명입니다. 전쟁 중이라 러시아 점령지에서 납치된 전체 아동 숫자는 파악이 안 되지만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러시아 국가아동관리국 조직을 이용해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까지 러시아 전역의 양육가정에 보내어 세뇌시키고 이들이 러시아인이 되도록 정신을 조작하고 있습니다.
 
  국제법은 이런 사례를 ‘인종말살’ 범죄로 규정하고 있지만,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잔혹한 범죄 행위를 자행하는 푸틴 집단에게 국제법은 아무런 방해 요소가 되지 않습니다.”
 
 
  “젤렌스키, 모든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대신해 싸워”
 
  2022년 12월 21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공격 위험에도 미 군용기를 타고 다국적 공군의 방어를 받으며 미국을 전격 방문했다.
 
  3시간의 백악관 방문과 1시간의 미국 의회 방문 동안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여론과 전 세계의 언론으로부터 처칠에 버금가는 “용감하고 지략이 탁월한 리더”로 평가받았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과 세계의 모든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을 대신해 러시아의 제국주의 야망과 싸우고 있다”고 표현했다.
 
  “푸틴의 무차별적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전력(電力)과 편의시설이 파괴되고, 평화롭게 살아야 할 시민들은 학살되고 있습니다. 푸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국가 지도자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자 ‘우크라이나에 남아 국민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키겠다’고 말하며 ‘우크라이나를 탈출할 수 있는 비행기를 보내는 대신 러시아와 싸울 수 있는 무기를 보내달라’고 미국과 서방국가 지도자들에게 요청했습니다.
 
  강한 용기와 불굴의 투쟁으로 잔인한 독재자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방어하는 젤렌스키의 모습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대통령을 지지하고, 또 국제사회가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푸틴의 러시아군만큼 위험한 존재”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 결정을 내렸다. 2022년 3월 9일 인천공항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대사와 함께 긴급 의료품 40만t 수송에 앞서 전달식을 하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주한대사관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 대사관 직원들은 매일 24시간 경계태세로 비상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공격이 너무 난폭하고 무자비해서, 우크라이나인의 4분의 1 이상이 전력(電力) 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거와 편의시설을 파괴해 우크라이나인의 삶을 극도로 비참하게 만드는 것이 푸틴의 의도입니다. 가정용 발전기가 많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한국인들도 우크라이나를 많이 돕고 있어요. 대한민국 정부는 고강도 발전기들과 여러 필요한 기계를 포함하여 1억 달러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작년(2022년)에 해주었습니다.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계속적인 지원을 기대합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인들이 겪는 고통을 한국인들이 잘 이해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북한과 평화협정도 없이 대치하고 있고, 쉬지 않고 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하는 북한 김정은은 푸틴의 러시아 군대만큼 위험한 존재입니다. 은퇴한 한국 대사께서 ‘한국과 우크라이나 그리고 대만이 3차 세계대전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지역’이라고 했어요. 국제사회는 3차 세계대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고, 덴마크도 유럽 지역 공동방어협력전략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에 미군이 주둔해 두 나라를 지켜주고 있어요. 우크라이나도 나토동맹국이 되어 유럽국가들과 미군의 방어를 받아야 합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구소련의 해체 당시 독립했지만 러시아에 인접한 동부 지역인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추종자들과 친러 분리주의자들은 2014년 러시아의 군사 지원과 자금 지원으로 우크라이나 정부, 유엔과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자칭 공화국을 만들었다. 크리미아반도가 러시아 군대가 주둔하는 위성 지역이 되면서 영토 갈등은 심화됐다. 그리고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무력 침공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이 전쟁을 당연히 이길 것!”
 
우크라이나 전통복장을 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대사와 부인 옥사나 포노마렌코, 그리고 아들.
  유럽에서 가장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혹한기에 큰 절망감을 가지도록 공습을 무차별적으로 가하고 있다.
 
  ―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이 심할 것 같은데 어떻게 맞서고 있나요.
 
  “수도 키이우와 다른 대도시의 시민은 이런 상황에서도 강하게 연대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군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민간인 시설을 폭격하고 무고한 시민을 죽이는 러시아의 테러 행위에 저항하고 있어요.”
 
  ― 결국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으로 봅니까.
 
  “당연히 우리가 이길 겁니다! 모두가 러시아 군대를 허약한 ‘진흙발의 거상(巨像·colossus with feet of clay·불완전한 기초, 허약한 토대를 뜻하는 관용적인 표현)’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무기 지원과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막고, 러시아의 영토 확장 야욕을 저지할 것입니다.
 
  우리 우크라이나인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발언했듯이, 자유세계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세계 안보를 위해 우크라이나인들이 세계를 대신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이런 대의명분 속에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우리 우크라이나 정부는 1991년 독립하면서 크리미아반도를 포함한 유엔과 국제사회로부터 보장받은 모든 영토를 되돌려 받는 완전한 영토 회복이 이번 전쟁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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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록강    (2023-02-09) 찬성 : 2   반대 : 0
우크라는 러시아 대대전술단에 드론에 사제폭탄 떨구는 수준이지만 한국이었으면 대대전술단 하나에 자주포병대대 하나 붙혀 분당 1톤씩 때려줬고, 한국 기계화부대면 지금 모스크바 어디쯤
작살내고 있었을걸...뭘 배우라는건지
  book7303@naver.com    (2023-02-08) 찬성 : 2   반대 : 2
너무 많은 걸 바라는군, 우 대사님! 자숙하기바라오 , 나 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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