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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提言 ⑧ ‘安保는 生命이다: 대통령과 국가안보’

조태용 前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문재인 정부의 안보는 백척간두, 외교는 고립무원”

글 : 정호윤  기획위원ㆍ국정리더십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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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核 보유 북한을 과거 군사력으로 보면 우리 안보 허물어져
⊙ 韓美동맹 약화하면 中의 방공식별구역 침범 더 심해질 것
⊙ 국가안보는 대통령의 제일 책무, 일주일에 한 번은 NSC 회의 주재해야
⊙ 韓美동맹을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을 포함하는 다양한 선택지 마련
⊙ 달랑 세 번 만나서 이뤄낸 남북군사합의는 말도 안 되는 합의

鄭皓尹
1979년생. 중앙대 법대 졸업 /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제1부속실 및 홍보수석실 행정관, 국회 정책보좌관,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연구위원, 여의도연구소 객원연구원 역임

※ 편집자 註
이번 호에서는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여덟 번째 제언으로 조태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전 외교부 1차관)의 ‘安保는 生命이다: 대통령과 국가안보’ 강연 내용을 소개한다. 조태용 전 차장은 이번 강연에서 “현 문재인 정부에서 ‘안보는 백척간두, 외교는 고립무원’의 상태”라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주한미군의 철수, 제2의 남북군사합의가 현실화할지도 모른다”는 강한 우려를 표했다. 또한 현재의 비핵화 협상과 평화체제 논의 등에 있어 우리나라가 배제된 채, 미북 간의 대화로 흘러가는 현상과 지소미아 파기 등으로 우리의 선택지를 좁히는 것에도 우려를 표하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을 포함하는 다양한 선택지를 우리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강연 내용이 독자들에게도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국가안보의 현실과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 깊이 고찰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나는 1980년에 외교부 들어가서 38년을 있었고, 마지막 2년을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실에서 근무했다. 외교가에 이런 명언이 있다. ‘강자는 힘이 있기에 마음대로 할 것이고, 약자는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The strong will do what they can, the weak will suffer what they must).’ 그리스 시대 명언인데, 꽤 유명한 말이다. 이 명언은 과거나 현재나 통용된다.
 
  베트남전쟁 당시에 파병한 여러 나라가 군인 계급 대위를 기준으로 미국으로부터 전투수당을 받았는데, 한국 대위는 190달러, 미국 대위는 570달러, 필리핀 대위는 475달러, 태국 대위는 407달러, 베트남 대위는 123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바꿔서 이야기하면, 1963년 당시에는 우리 형편이 필리핀이나 태국보다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와 비교했을 때, 이렇게 우리나라가 발전했다. 나라 경제, 나라 안보는 그 나라의 형편을 따라간다. 베트남전쟁 시절 우리나라 형편이 이렇게 안 좋았다. 우리가 나라 경제를 이만큼 키워온 것이다. 그걸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형편이 어떠한가. 세계 10대 경제국이고, 여러 가지 지표를 보면 세계 10위에서 15위 안에 다 들어간다. 아주 눈부신 발전을 했다. 이렇게 발전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안보(安保)는 백척간두에 서 있고, 외교는 고립무원 상태로 있는 것 같다.
 
  외교부터 말하면, 현재 한미(韓美)문제는 이완되고 있다. 우리 책임도 있고, 미국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과의 관계는 최악이다. 반대로 중국과의 관계는 어떤가. 이런 합의를 해주면 안 되지만, 사드 문제를 중국이 원하는 대로 해줬는데, 사드 보복은 아직도 안 끝났다. 도대체 합의를 했는데, 왜 그럴까. 러시아와의 관계도 안 좋다.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미·일·중·러와 관계가 다 안 좋다. 그래서 외교는 고립무원이라고 말하고 싶다.
 
 
  通美封南 재확인한 트럼프-김정은의 판문점 회담
 
조태용 전 차장은 “通美封南을 막기 위해 우리는 ‘우리를 빼놓고 가면 안 된다’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안보는 백척간두라고 했는데, 12년 전의 북한과 현재의 북한은 다르다. 사실상의 핵(核) 보유 국가가 됐다. 중·단거리 미사일을 갖고 있고, 단거리 미사일 교체를 위해 ‘이스칸데르’, 초대형 방사포, 한국군이 가진 ‘에이타킴스’와 비슷한 것을 실험한 상황이다. ICBM과 확실히 중단거리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구식 단거리 미사일을 교체하기 위해, 올해 들어서 다구경 초대형 방사포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대지(地對地) 미사일도 개발하고, 실험 중이기도 하다. 우리는 북한이 옛날의 군사력으로 우리를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생각이 우리 안보를 허물고 있다.
 
  알다시피 지난 6월 판문점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이 53분간 대화를 했다. 판문점은 한반도, 즉 우리 땅인데, 회담장에 우리는 없었다. 이것이 맨날 이야기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인데, 이를 막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를 빼놓고 가면 안 된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를 빼놓고 한반도 평화를 논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통미봉남이라는 북한의 오랜 희망이 눈앞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매우 비통한 심정이었다.
 
  기왕이면 남·북·미, 세 정상(頂上)이 같이 이야기하는 세션을 만들어본다든지 해야 한다. 도저히 안 될 것 같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야기하며 설명을 하는 세션을 갖든지, 그것도 어려우면 폼페이오 장관이 우리 대통령에게 무언가 보고하는 모습을 담아야 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없어서 아쉬웠다. 결국 아무것도 안 되고 끝이 났다. 이런 것을 보고 있으면서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국가안보는 대통령의 핵심 책무이다. 국가안보는 대통령이 챙기는 것이다. 요즘 의원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어떤 형태든 경제는 총리에게 주더라도, 국가안보는 대통령의 몫이다. 대통령의 국가안보 책무는 헌법 제66조 제2항을 보면 나와 있다. 그만큼 중요한 이야기이다. 대통령은 다른 일보다 먼저 국가안보를 챙기는 것이 맞다.
 
  제도적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이야기해보자. 대통령이 주관하여 국무총리가 오고, 외교안보관계 장관들이 다 온다. 즉 국가정보원장,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온다.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총리가 주재하는 경우는 없다.
 
 
  일주일에 한 번은 NSC회의 主宰해야
 
  국무회의는 일주일에 한 번 한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에는 대통령과 총리가 번갈아가며 격주로 했다. 그러나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무조건 대통령이 했다. 이것을 보았을 때, 국가안보는 대통령의 책무임을 알 수 있다.
 
  매주 NSC 상임위원회를 하는데, 위원장은 청와대 안보실장이다. 참석자는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안보실 차장 등이다. 사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격식을 갖춘 회의이기 때문에 조금 더 소규모 회의를 많이 하고, 브리핑도 많이 받아야 한다. 잘됐던 정부도 있고, 미흡했던 정부도 있다.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쯤은 참석을 하거나, 아니면 브리핑이라도 수시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제도적 문제를 말하면, 청와대를 보면 비서실과 안보실이 있다. 어떤 때는 여기에 정책실이 함께 있던 적도 있다. 그런데 실장들이 다 장관급으로 동격이다 보니, 모이기가 어렵다. 요새는 안보가 경제랑 겹치는 영역이 많다. 사이버안보에 대해 대처를 하려고 해도 법률을 만드는 주무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 개성공단을 폐쇄할 때도 두 장관을 불러서 회의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매번 경제장관을 못 부르니까, 안보 쪽과 경제 쪽이 단절될 때가 있다. 청와대의 내부 소통을 통해서 일정 부분 보완할 수는 있겠지만, 내가 볼 때는 경제부처 장관도 참석을 정례화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의 경우에는 재무부 장관은 NSC의 거의 고정멤버다. NSC 회의를 할 때 경제가 따로 놀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안보와 경제가 함께 가도록 해야 한다.
 
 
  방산산업 수출까지 꾀하는 일본, 군사력도 더 강해질 것
 
  과거에는 일본 방산품의 구매자가 일본 자위대만 있어서 규모의 경제가 안 되었는데, 수출의 벽을 없앤 후를 보면 10년 후에는 분명 일본이 5위 안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미국·러시아·영국 등의 순서가 방산품 수출 순위였는데, 여기에 일본도 들어간다. 이것은 거꾸로 말하면 일본의 군사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일본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그러면 안 된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맞지만, 안보 정책을 짜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비판뿐만 아니라, 안보에 대한 현실적인 도전으로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이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면, “당신은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인정하는 것이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안보정책을 펴는 입장에서 보면 비판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도전으로 봐서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中, 한반도 아우르는 해역까지 영향력 행사
 
2015년 11월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조태용 국가안보실 제1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이 2013년에 유사 이래 처음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했다. 2013년 말은 박근혜 정부의 첫해였는데, 우리도 과거에 미군이 만든 방공식별구역을 바꾸고 싶었던 터라, 이때 중국이 방공식별구역 선포를 하자 우리도 그에 대한 대응조치로 방공식별구역을 조정했다. 중국이 처음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때, ‘우리랑 영유권 주장이 겹치는 이어도로 우리의 대응태세를 시험해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중국은 서해에서도 조금 올라오고 남해 쪽으로도 들어왔다. 2015, 2016년에는 동해에도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처음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처음으로 합동훈련을 시작했다. 그리고 러시아의 군용기는 서해의 태안반도까지 왔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중국이 한반도를 아우르는 해역까지 영향력을 어느 정도 행사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단계로 들어간 것이다. 과거에는 서해의 일정 선만 군사훈련하지 말라고 했지만, 이제는 그 정도가 아니라 한반도를 돌아서 동해까지 가서, 동해도 상관이 있는 지역이라 말한다.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도 없고, 협정도 없다. 공군이 발달하고 나니, 과거처럼 영해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군에 대한 공군의 대비가 중요해졌다. 이것을 제일 먼저 잘한 것이 미국이다. 아직 국제법 논쟁이 있지만, 활동범위를 주장하겠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이 부분은 중요하다.
 
  중국은 제1도련선, 제2도련선, 제3도련선이 있다. 사실 제1도련선에 한반도가 들어가 있다. 따라서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안보 상황의 변화에 따라 중국이 한반도를 포함하고 동해까지 영향력을 주장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자주 국방력도 있지만,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의식하기 때문에 중국이 조심한다. 하지만 만일에 미국의 존재감이 떨어지면 어떻게 되겠나. 그것은 우리가 지난 7월 23일 동해에서 난리가 났을 때, 10월 22일에 서해에서 난리가 났을 때 봤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애치슨 선언’과 미국의 한국전 참전
 
  이제 미국 이야기를 좀 하겠다. 애치슨 선언은 미국에서 태평양을 방위선으로 보여주었는데, 거기에 한반도와 대만이 빠져 있었다. 이것이 6·25전쟁이 일어난 직접적인 이유다.
 
  우리는 학교 때 애치슨이라는 사람이 경솔하게 선언을 하는 바람에 한국전쟁이 일어났다고 배웠다. 그러나 사실과 다르다. 애치슨 국무장관은 당시 미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애치슨이 선언하니까, 애치슨이 욕을 다 먹었다.
 
  워싱턴에서 한 애치슨 선언의 타깃은 우리나라가 아니었다. 자세히 보면 중국이었다. 1949년 10월에 중국이 통일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대만으로 넘어갔을 때, 중국에 어떤 이념의 정부가 들어서든 중국과 관계를 맺을 의사가 있다는 선언이다. 애치슨 선언은 사실 한반도와는 무관하고, 새로 설립한 중화인민공화국과 이야기하자는 취지이다. 애치슨 선언이 한국에서는 다르게 해석되고, 와전된 것이다.
 
  그러던 미국이 한국전 참전과 지상군을 보낸 것이 어떻게 보면 놀랍다. 원래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말이다. 이걸 뒤집어 생각하자. 지금은 2만8000명이 넘는 주한미군과 작전계획이 다 있지만, 1950년에는 아무 계획이 없던 상황이었는데 한국전쟁으로 의도하지 않게 한미동맹이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제도가 완전하다고 신뢰하고 있기에는 안보환경이 험난하다. 미국은 한미동맹을 맺을 생각이 없었기에 당시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
 
  우리나라는 사실 호주 같은 나라에 비하면 낫다. 호주는 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동맹을 맺기를 원했다. 하지만 미국이 동맹에 대한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바로 체결이 안 됐고, 미국이 호주에 한국전쟁 참전을 요청하면서, 그때 파병을 해서 열심히 싸워준 결과로 호주도 미국과 동맹을 맺었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만 미국과 동맹을 맺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떠나겠다는 미국을 잡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가 5만명을 베트남에 파병 중일 때인 1971년 7월에 미국 닉슨 대통령이 주한미군 7사단을 철수시키겠다고 하니까,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 군의 베트남 파병을 빌미로 이를 취소시키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때 미군은 7사단을 뺐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결국 군대는 파병한 나라의 입장과 필요성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김정은, 트럼프 힘 빠지길 기다려
 
  다음으로 북한 이야기를 좀 하겠다.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인데 왜 그렇게 말 안 하나. 북핵문제는 과연 협상으로 해결 가능한가. 미북 협상은 전적으로 신뢰 가능한가. 이런 것들이 중요한 질문이 될 거다.
 
  하노이 미북회담 결렬 이유는 무엇인가. 싱가포르에서 북한이 성공을 거둬서 그 마음 때문에 실패했다. 서로 간에 계산법이 달랐던 것 같다. 북한은 자신감, 오만감이 있었다. 미국은 나쁜 합의를 할 필요가 없어서 거부했고, 그래서 실패로 끝났다고 본다. 이것이 결렬되었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의 근본적 이야기가 다시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럼 후속 상황은 어떤가. 굉장히 복잡하다. 경우의 수가 많다. 김정은은 올해 말까지 지켜보겠다고 하면서, 새로운 방안을 만들어 오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는 바쁠 것이 없다. 트럼프는 천천히 가려고 할 것이다. 미국에서 야당도 좋아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정은은 다르다. 김정은은 대북제재가 있기 때문에 바쁘다. 스톡홀름 협상이 결렬되는 것을 보니까, 김정은은 트럼프가 가장 약할 때 협상해야 좋은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 같다. 트럼프 탄핵 이야기가 있고, 또 내년 대선(大選) 국면이 되면 더 약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딜을 할 게 아니라, 조금 뒤에 하자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스톡홀름 실무협상에서의 새로운 계산법을 보라. 좋은 조건이 없으면 바로 결렬시키고 오라 하고 보낸 것 같다. 김정은이 협상팀에게 일단 가보고 새로운 방안과 계산법을 찾아보라고 명령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협상태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지켜보는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북한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내가 6자 회담 대표를 2년 하면서 지켜본 북한의 특징은 평양에서 나올 때 받은 기본훈령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경직된 조직문화와 수령의 절대적 파워 때문에 첫 훈령은 바뀌지를 않는다. 예를 들어, 보통 협상에 나가면 상대방이 하는 제안에 따라 그럼 이런 압박을 해보라고 훈령이 내려오기도 한다. 막상 나와보니 생각보다 상대가 좋은 제안을 하면, 대한민국 같으면 협상장에 나와보니 상대방이 좋은 제안을 하는데, 오케이하고 끝내고 가겠다고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북한은 그렇게 못 한다. 돌아오라는 것이 훈령이면 받은 대로 그냥 돌아간다. 스톡홀름을 보면서 북한 대표단이 돌아가서 고민을 좀 하다가 다음날 아침에 이야기하든 했으면 되는데, 북한은 들어오라고 하니까 바로 들어가버린다. 아마도 하노이 회담 결렬 후에 협상단이 혼들이 났고, 김혁철 등에 대한 숙청바람이 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북한의 협상팀은 다들 몸조심을 하고 있다. 기본훈령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생각을 안 한다. 북한은 기본훈령에 따른 행동만 한다.
 
 
  김정은은 신중한 성격
 
  트럼프를 보면, 기본적으로 북한 핵실험과 ICBM 훈련 못 하게 했으니, 자기가 잘한다고 자화자찬하는 것이 미국 입장에서는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은 좀 오버라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아무 때나 통화한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부탁해야 통화할까 말까였지만, 나는 아무 때나 한다”는 취지인데, 내가 봤을 때는 사실이 아닌 것 같다. 트럼프는 지금 상태가 괜찮고, 지지자들한테도 이 정도면 충분히 표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다면 협상을 안 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도발을 안 하면 협상이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김정은이 격하고 성급한 성격도 있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 후에 보니까 김정은은 보기보다 신중하다. 위험부담을 쉽게 안지를 않는다. 하노이 회담 때에 보니까, 북한에서는 회담 결렬 보도를 못 하다가 6일이 지난 후에야 1면도 아니고, 3~4면에다가 ‘일본이 하노이 결렬을 좋아하는 거 보니, 일본이 나쁜 놈이다’ 하는 기사를 보면서 그만큼 북한의 고민이 깊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김정은이 “올해 말까지 지켜본다”고 이야기한 것을 보면, 트럼프를 지켜본다는 뜻도 있지만, 김정은 본인 자신이 급격한 방향전환이나 중요한 결정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한다. 즉 김정은의 신중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도발도 조심스럽게 할 것이다.
 
  김정은이 신중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사정거리가 우리밖에 안 되는 것을 쏘다가, 다음에는 SLBM을 쐈는데, 한미가 가만히 있으니까 좀 더 할 것이다. 일본열도를 넘어가는 정도로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 옆에 떨어지는 미사일 실험은 할 것 같다.
 
  하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 올해 ICBM은 못 한다고 본다. 김정은의 성격이 위험부담을 안는 성격이 아니다. 트럼프라는 사람이 전쟁을 싫어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둘은 평화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스몰 딜(small deal)이나, 나쁜 거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 거래의 가능성은 적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이다. 이런 것이 우리 입장에서는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북한 핵 포기 절대 안 할 것
 
조 전 차장은 “북한 김정은은 절대 핵 포기를 안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이 신형 ‘초대형 방사포’ 시험발사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1992년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 1994년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 때 협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핵실험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북한의 덩치가 커졌다. 미사일도 마찬가지고. 북한이 포기할 게 그만큼 커진 것이다. 그동안 김정은이 핵개발을 첫 번째 업적으로 자랑을 많이 했다. 그러니 북핵 포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것은 확실하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하면, 중국에서도 반기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북한 스스로 한 말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성명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성명이 나왔지만, 그중에서 2016년 7월 6일에 나온 북한 정부 대변인 성명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것은 거의 종합선물세트이다. ‘조선 반도의 비핵화는 유훈이다. 위대한 수령님의 유훈이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6년 이후 네 번이나 핵 개발을 했다. 북한이 이야기하는 비핵화는 핵 포기가 아니다.
 
  북한이 직접 한 말은 아니지만, 유훈이라는 것은 사회주의 헌법이나 강령보다 더 중요하다. 헌법이랑 강령은 고치면 되지만, 유훈은 죽은 사람이 한 말이라 못 고친다.
 
  북한이 말하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외세의 핵 선제공격을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억제력을 갖추는 것이 반도 전역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전략적 선택이고, 남조선 주변 비핵화도 포함되어 있다. 즉 선(先)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일본을 포함해서 침략의 핵이 선차적 제거대상이라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제국주의의 핵 위협이 없어졌지만, 자기들은 계속 하겠다는 말이다.
 
  그리고 다섯 가지를 실천해야 북핵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첫 번째, 북한은 미국의 핵무기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한다.
 
  두 번째, 남조선의 모든 무기와 그 기지들을 철폐해야 자기들도 비핵화하겠다는 것이다.
 
  세 번째, 미국이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지 말라는 것이다.
 
  네 번째, 어떤 경우에도 핵이 동원되는 전쟁행위로 북한을 위협하지 마라. 즉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끝으로, 미군의 철수를 선포해야 핵 협상을 하겠다는 것인데, 말도 안 된다.
 
  북한에는 한 가지 더 안전장치가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인데, 1953년 정전 이후, 1954년에 제네바 평화협상을 했지만, 이틀 만에 깨지고 돌아갔다. 그러고는 평화체제에 아무런 진전이 없다가 김영삼 대통령 때인 1996년에 김정일과 평화체제 협상을 했다. 이때도 북핵문제는 단 일보(一步)도 합의를 본 것이 없다. 지금 평화협정은 당사국이 미국과 북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리고 주한미군을 철수하라고 하는데, 이 요구는 더더욱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지금 하는 핵 협상 자체도 미국의 안보위협은 좀 관리가 되겠지만, 우리랑 상관없는 이야기만 하는 것이 문제이다. ICBM 훈련을 못 하게 한 것이 미국의 안보에는 의미가 있지만, 이미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 있는 우리와 일본의 입장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결국 의미가 없다는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하고, 그런 일이 없도록 합의의 내용을 잘 만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한미연합훈련 못 하면 미군 철수 고민할 것
 
  두 번째는 합의는 잘 만들었는데, 안 줘야 하는 것을 주면 안 된다. 예를 들면 한미연합훈련이다. 주한미군의 모토가 ‘FIGHT TO NIGHT’인데, 훈련을 못 하면 ‘오늘 밤에 싸울 것을 대비한다’는 주한미군의 가치관이 없어지는 것이다. 한미연합사령관 입장에서는 주한미군을 한국에 두면 부하들이 위험에 빠져서 안 되겠다고 느끼게 되고, 결국은 미군이 철수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북한과 평화롭다는 듯이 트럼프와 김정은이 사진을 찍는데, 그 이상 더 나가서 다른 양보를 하게 되면 돌이킬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우리의 입장에서 보고, ‘딜’을 하고 판단을 하도록 해야 한다.
 
  나는 분단 이후 이렇게 방대한 남북 간 군사합의는 처음 본다. 큰 글씨로 55페이지짜리인데, 본문만 봐도 20페이지 넘는 방대한 합의이다. 그런데 고작 세 번 만나서 협상을 타결했다고 하니, 나로서는 이것은 기적이라고 본다.
 
  특히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북한의 장사정포를 실시간 감시하지 못한다는 게 우리에게 큰 불이익이다. 장사정포 타격 목적 공군기의 공대지(空對地) 사격훈련도 제약을 받는다. 작년에 사단급까지 무인기를 배치하기로 했는데, 이것도 못 하게 되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서울이 노출되고, 강원도 동쪽으로 대공사격장도 못 쓰고, 서울을 지켜야 하는 수방사도 훈련을 못 한다. 군사적으로 볼 때, 이런 합의가 말이 되나 싶다.
 
  NLL 구역 설정도 불공평하다. 서해 쪽에서 대포를 못 쓴다. 백령도 K-9자주포 훈련이 불가능하다. JSA 비무장화, 한강하구 공동이용수역 설정 등도 말이 안 된다.
 
  또한 희안하게도 군사합의를 하면서 서해평화수역을 합의했는데, 정작 구역 설정도 없다. 구역이 어디가 될지도 모르는데 내용부터 합의하는 것은 무슨 경우인지를 모르겠다.
 
  다음번 남북군사회담이 열리면 토의할 의제도 문안에 들어가 있는데, 대규모 군사훈련과 무력증강 문제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군 단독훈련도 하지 말고, 첨단무기도 도입하지 말라는 건가. 북한은 돈이 없으니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서 우리를 압박하고, 반대로 우리는 돈은 있으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제한되어 있으니 첨단무기를 들여와서 균형을 맞추는 게임인데, 이대로라면 일방적으로 우리만 불리해진다. 또 다양한 형태의 봉쇄 차단과 항해 방해 문제도 토의하기로 했다. 우리가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해서 북한 선박을 검색 가능하도록 돼 있는 것이고, 우리도 의무가 있는 것이다.
 
 
  남북군사합의 2탄 나올까 우려
 
  마지막으로 이것을 꼭 말하고 싶다. 첫째, 신뢰구축, 둘째 운용적 군비 통제, 셋째 구조적 군비 통제이다. 신뢰 구축은 서로 믿음을 조금씩 쌓아가야 한다. 두 번째, 신뢰 구축을 통해서, 서로 참관을 통해서 운용적으로 군비 통제를 해야 한다. 세 번째로 구조적 군비 통제가 최종이다. 서로 핵탄두를 줄이거나 늘리거나 결정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과정에서도 정찰 감시 능력 제안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정찰한다고 우리나라가 북한에 쳐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정찰기나 정찰위성은 꼭 북한 때문에 띄우는 것도 아닌 데 말이다.
 
  서해평화수역이나 남북군사합의서 2탄이 나오게 될까 봐 참 걱정이 된다. 협상은 이게 아니다 싶으면 바꾸면 되지만, 군사력 부문은 한번 체결하면 바꾸기가 어려우니까 정말 잘 생각하고 합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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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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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찬수    (2019-12-04) 찬성 : 12   반대 : 0
나는 현정권이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킬거로는 생각안한다 ...아마 적화통일의 앞잡이 노릇이나 할거로 판단하고있다 ... 무지몽매한 민중들이 종북이들을 靑에 들여보낸것 자체가 이적질로 본다 ...리북은 핵을 포기할게 아니고 결사적으로 군비증강에 나설것인데 종북 수구좌익들은 나라를 지키는 안전장치를 하나씩 풀어나가고있다 ... 종북 정권이 연속해서 3회정도 나오면 적화통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거다 ...우리 후손은 리북의 노예가되아 힘겹게 살아가는 날이 올거다 ... 가까운 장래에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

20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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