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다
⊙ 광역자치단체·기초市 등 94개 도시의 세계화수준 평가
⊙ 광역단체는 서울특별시, 경기, 경북, 인천 순
⊙ 기초市는 창원, 경주, 구미, 파주, 용인 순
평가단: 한반도선진화재단 미래도시포럼 연구진
총괄: 황성돈 한국외대 교수·한선재단 정책위원장
대표집필: 임성은 서울시립대 교수
임승빈 명지대 교수
최창수 고려대 교수
⊙ 광역자치단체·기초市 등 94개 도시의 세계화수준 평가
⊙ 광역단체는 서울특별시, 경기, 경북, 인천 순
⊙ 기초市는 창원, 경주, 구미, 파주, 용인 순
평가단: 한반도선진화재단 미래도시포럼 연구진
총괄: 황성돈 한국외대 교수·한선재단 정책위원장
대표집필: 임성은 서울시립대 교수
임승빈 명지대 교수
최창수 고려대 교수
대한민국 도시화율 92%. 이제 도시를 빼 놓고는 더 이상 대한민국을 논할 수 없게 되었다. 대한민국 국민이 안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가 도시적 문제들이 되었고, 희망과 해결책 또한 도시에서 찾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세계 10대 경제력’ ‘종합 국력 세계 9위’ ‘세계로 미래로’ 하며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작 그런 대한민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도시들을 다녀 보면 세계적인 것과는 동떨어져 있다. 나라는 세계적일지 모르지만, 이 나라 속의 도시들은 초라하다 못해 허접하기 짝이 없다.
외형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운영 구조, 도시 속 삶의 양식과 내용이 그렇다. 나라는 부자인데 국민은 가난한 나라인 것이 정상일 수 없다. 마찬가지로, 나라는 세계적인데 국민들은 전혀 세계적이지 못한 곳에서 사는 것이 정상일 수 없다. 대한민국이 바로 그런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진정으로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모든 도시들이 외형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품위 있는 도시들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도시에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발전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대한민국의 제2, 제3의 도약 가능성이 바로 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국가 혼자, 중앙 부처 혼자, 대통령 혼자, 장관 혼자 뛰고 나머지는 잘 따라오며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되는, 국가 및 중앙 중심적 국가발전 전략으로 이만큼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며 살았다.
그러나 이제 이 전략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3%대로 지극히 저조할 뿐만 아니라 이 저조한 경제성장률이 여러 해 지속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도 김영삼 대통령 시절 2만 달러 언저리에 다다른 이후 지금까지 치고 나가질 못하고 정체(停滯)해 있다. 거대 투자 자금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신규 투자는 고사하고, 투자율 자체가 오랫동안 저조하다 못해 퇴조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도시는 새로운 발전전략의 주체
기존의 국가발전 전략으론 이 침체 궤도를 벗어날 수 없음이 명백하다. 그러기엔 나라의 살림 규모가 정말 커졌고, 상대해야 할 국내외 플레이어들도 많아지고 다양해졌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 다시 도약의 국면으로 발전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는가?
국가발전 전략의 일대 혁신이 있어야만 한다. 그 혁신의 요체는 바로 현장 문제의 양상과 원인, 문제 해결의 수단과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능력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자율적 요동, 즉 자기 혁신에 의한 창조적 파괴 과정을 통해 마음껏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이 주체들 중 가장 구체적이고 강력한 법적, 행·재정적 수단과 자원을 가진 주체가 바로 도시(市단위 자치단체)와 도(道)들이다. 이 과정에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도시와 도들에 의한 이런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게임 룰을 만들어 주는 것이며,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과 기존의 이익 구조와 권력 기반의 불가피한 파괴에 대해 사회가 포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조정하는 일이다. 이처럼 도시와 지방 중심의 국가발전 전략으로 대전환을 이루어야 대한민국이 제2, 제3의 도약을 이룰 수 있다. “오늘날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브루킹스연구소의 최근 주장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2014년 3월 현재, 대한민국이 도시에 주목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6월 지방선거가 바로 코앞으로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시대적 상황에서 도시가 이처럼 중차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부분의 지방선거는 이와는 너무나도 무관하게 이뤄져 왔다. 해당 도시를 언제까지 어떻게 해서 어떤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것을 선거공약으로 내건 후보자나 정당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저 정치 세력 간, 이익 집단 간 갈라먹기식 정치싸움터에 불과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렇게 될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지방선거에 나서겠다고 장관직이나 교육감 자리를 내놓는 사람들이나, 새정치 한다며 국민들을 잔뜩 기대하게 해 놓고서는 하루아침에 기성정당과 기습적으로 연합을 선언해 버리면서도 시민들의 삶터인 도시와 지방을 어떻게 발전시키려고 한다는지 단 한 줄의 비전이나 포부, 전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들의 눈엔 지방자치는 권력투쟁의 현장일 뿐이다.
이래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이런 사람들이 시장을 맡고, 도지사를 맡고, 시·도 의원을 맡아서는 대한민국의 도시들이 세계적 수준으로 거듭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장래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과 일본, 미국의 전략적 역할을 중요시한다. 적어도 이 나라들의 정당과 정치인들의 전략적 판단 능력을 능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2014년 지방선거에 임하는 우리나라 정당과 정치인들의 자세를 가지고는 중국의 공산당, 일본의 자민당,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그리고 이 나라들의 정치인들을 능가하기 어려워 보인다.
후보들, 세계화전략 관심 필요
지방 도시들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전략과 조치들을 가지고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경쟁하는, 그런 실속 있고 의미 있는 지방선거가 이번에 이뤄져야 한다. 유권자들도 바로 어떤 후보자가 그런 일을 제대로 해 낼 수 있는 사람인지에 관심을 가지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 어느 후보가, 어느 정당이 자신이나 가족과 같은 지역 연고인지 정도만 보고 나머지는 거의 ‘묻지 마’ 식으로 투표하는 것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그래야 도시민의 삶터가 살고, 나라가 산다.
이런 세 가지의 문제의식하에 한반도선진화재단의 미래도시포럼과 《월간조선》은 그동안 일련의 조사와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우선 지난 20년 동안 지방선거에서 도대체 어떤 것들이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선거 공약으로 등장했었는지를 분석한 연구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지난 3월호에 게재한 바 있다. 자신이 맡게 될 도시를 어떻게 하면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것인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선거 공약들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어 이번 4월호에는 우리나라 도시들이 실제로 얼마나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를 확인 조사한 연구 결과를 게재한다.
이 조사 연구와 더불어 두 가지의 연구가 더 진행 중에 있다. 우리나라 각 도시들이 어떤 발전전략들에 입각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상황에 바람직한 도시 발전전략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한 연구, 그리고 자율적 요동에 의한 창조적 파괴를 가능케 하고 이를 포용할 수 있게 하는 지방자치 구조 개혁 방안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이 연구의 결과는 각각 5월호와 6월호에 실을 예정이다.
세계적 도시의 의미와 수준 측정 방법
한 도시를 ‘세계적인 도시’라고 부르는 조건은 무엇일까? 우리는 크게 세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고 본다.
첫째, 해당 도시가 세계 일류 제품과 서비스, 생각과 지식, 제도와 사업들을 창출 또는 배출하거나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는 경우다. 나머지 두 가지는 이 조건들로부터 파생되는 것들인데, 둘째는 세계로부터 그 도시를 향해 많은 사람과 물품이 모여드는 것이며, 셋째는 그 도시로부터 세계로 많은 사람과 물품과 서비스들이 나가는 경우다. 이 셋을 모두 갖춘 도시를 우리는 세계적인 도시라고 보며, 한 도시가 이 조건들을 충족해 가는 과정을 ‘도시의 세계화’라고 정의한다.
본 조사에서 첫 번째 조건의 충족 정도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선정한 세계 일류제품들 중 해당 도시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수와 수출액, 세계시장 점유율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지표와 유네스코 지정 세계 유산 보유 정도 등 5개의 세부 지표로 측정하였다. 두 번째 조건의 충족 정도는 방문 외국인 수, 거주 외국인 수 등 5개의 세부 지표로 측정하였다. 세 번째 조건의 충족 정도는 해당 도시 관내 산업단지 입주 기업체들의 수출 총액, 자매결연 및 우호관계 외국 도시 수, 외국에서 도입해 간 해당 도시의 제도나 사업 건수, 가입 국제기구 수 등 4개의 세부 지표로 측정하였다.
한 도시의 수준이 어느 정도나 세계적인가만 보려면 이 세 가지 조건을 얼마나 갖췄느냐만 조사해 보면 된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어떻게 해야 한 도시가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나, 또는 어째서 한 도시가 그 정도의 세계적인 수준밖에 미치질 못했나, 또는 그 도시의 어느 부분이 취약하고 어느 부분이 강점인지와 같은 처방적이고 전략적인 답을 구하는 데는 별 도움을 얻지 못한다.
지자체장의 세계화 리더십도 평가
그래서 본 조사에서는 어떻게 해야 도시들이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할 수 있게 되느냐를 고려한 종합측정지표를 개발하였다. 한 도시가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하나는 해당 시에 주어진(즉 인위적 노력으로 크게 변동시킬 수 없는) 여건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 시 정부와 시민사회의 노력이다. 본 조사에서는 전자(前者)를 ‘도시의 세계화 여건’으로, 후자(後者)를 ‘도시의 세계화 노력’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주어진 여건 속에서 한 도시가 노력한 결과 전술한 세 가지의 도시 세계화 조건을 충족하는 정도를 ‘도시의 세계화 성과’로 명명(命名) 분류하였다.
도시들 간의 세계화 여건 차이 정도는 ①인적 여건 ②자연환경적 여건 ③문화역사적 여건 ④사회경제적 기반 시설 여건 ⑤행·재정적 여건 등 5가지로 분류되는 총 27가지의 세부 지표들로 측정되었다.
도시 세계화 노력 정도는 민선 5기가 시작된 2010년 7월 1일부터 2013년 12월 31일까지 동안의 노력을 조사하였는데, 시장 또는 도지사의 노력과 조직으로서의 시청 또는 도청 및 직원의 노력으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이렇게 구분한 이유는 시장과 도지사 등 조직의 장의 리더십이 특히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이나 도지사에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당선된 사람들이 도시의 세계적 수준을 높이는 일에 큰 관심을 기울이도록 유도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도시 세계화에 있어 시장 또는 도지사의 리더십은 그가 맡고 있는 국제기구의 직위 수, 그가 참가한 국제회의 수 등 국제무대에서의 그의 역량과 활동을 나타내는 3개의 지표로 측정하였다.
조직으로서의 시청 또는 도청 및 직원의 노력 정도는 직원이 참가한 해외 개최 국제행사 횟수, 투자유치 설명회 횟수, 외국과의 업무 협약 양해각서(MOU) 건수, 관내 기업이나 사업자들의 해외진출 지원 사업 건수 등 총 10개의 세부 지표로 측정하였다.
요컨대 본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도시들의 세계적 수준을 ①세계화 여건 부문 ②세계화 노력 부문, 그리고 ③세계화 성과 부문 등 크게 세 부문으로 나누어 측정하였다. 그리고 이 세 부문을 종합한 것을 도시의 ‘종합적 세계화 수준’이라고 명명했다. 전체적으로는 총 53개의 세부지표로 측정하였다.
각 지표들과 관련된 모든 도시들의 자료는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수집했다.
첫 번째 방법은 정부 기관이나 공공기관, 연구소 등이 발간한 각종 통계자료집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두 번째 방법은 해당 시청이나 도청의 공식 홈페이지에 등재되어 있는 각종 자료들을 사용했다. 시장이나 도지사의 국제 활동이나 행사, 투자유치 활동, 해외 진출 지원 활동, 자매결연 및 우호관계 수립 활동, 국제 기구 가입 등 세계적 수준 제고 노력 및 성과 정도 등은 해당 홈페이지에 등재되어 있는 보도자료의 내용을 수집·분석하여 평가하였다.
세 번째로 반경 50km 이내의 공항 수라든가 관내 고속도로 인터체인지(IC) 개수, 고속철도(KTX)역 개수, 해수욕장 수, 맥도날드 등 외국 프렌차이즈 음식점 개수 등은 네이버 등 인터넷을 이용하여 수집하였다. 이 자료 수집과 정리 과정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행정학과 학생들 중 이 조사를 위해 특별히 교육훈련된 총 18명의 학부 및 대학원 학생들에 의해 2014년 2월 중 3주의 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렇게 수집된 각 도시별 자료들은 먼저 세부지표별로 다음 산식에 입각하여 표준점수로 변환시킨 다음, 요소 지표들이 여러 세부 지표들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관련 표준 점수들의 평균 점수를 구하고, 이 평균 점수의 표준 점수(표준화 산식은 위와 동일) 차이로 해당 요소 지표면에서의 해당 도시의 순위를 산정했다.
한편 지수점수를 합산함에 있어 필요 시 측정항목 간 비중을 달리하였다. 예컨대, 종합지수점수를 산정함에 있어 도시의 세계화 여건은 20%, 세계화 노력은 30%, 세계화 성과는 50%의 비율을 적용하여 합산하였다.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모든 광역시(6개)와 도(9개), 그리고 세종특별자치시와 제주시, 서귀포시까지를 포함한 78개의 모든 기초자치 시 등 총 94개의 도시와 지역의 세계적 수준을 측정하였다. 이번 조사 결과 중 흥미로운 것들만 간추려서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시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광역자치단체의 세계적 수준
● 종합순위
<표1>에서 보듯이 광역단체의 세계화 여건, 노력, 성과를 함께 고려한 종합 순위 1위는 서울특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특별시는 3개 평가 부문 모두에서 1위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2위를 차지했고 경북, 인천, 전남, 부산 등이 유사한 점수로 그 뒤를 이었다. 하위그룹으로는 충북, 대구, 제주 등으로 나타났다.
시와 도를 나누어 살펴보면 시 단위에서는 서울이 최상위이고 인천, 부산, 울산, 광주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대구, 대전 등이 하위그룹으로 나타났다. 도 단위에서는 경기와 경북이 상위권이고 전남과 충남 등이 중위권을, 나머지 도 단위는 유사한 점수대를 보였다.
● 세계화 여건
세계화의 여건 부문에서는 서울이 최상위이고 경기, 경북, 전남, 경남이 중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위권으로는 대전, 광주, 제주, 대구 등이다. 이유로는 다른 광역단체들에 비해 자연환경이나 역사문화적 여건, 산업단지 등이 모두 또는 일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건을 분야별로 세분하여 보면 인적 여건(인구 수, 경제활동인구 수, 인구증가율)은 경기가 최상위이고 서울, 인천, 경남 등이 유리한 편이었으며 강원, 전남, 부산, 전북, 대구가 불리한 편이었다. 자연환경적 여건(권위있는 국제기관과 국내기관이 선정한 비경 보유 수, 국립공원 보유 수, 해수욕장 보유 수, 도시 면적)은 전남, 강원, 경북, 전북, 경기 등이 우수하였고, 대전, 대구, 울산, 인천, 광주 등이 불리하였다. 종합순위 1위의 서울은 이 분야에서 11위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반적으로 광역시 단위의 자연환경적 여건이 도 단위보다 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역사적 여건(국보와 보물 보유 수,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보유 수)은 서울이 최상위이고 경북, 전남, 부산, 충남, 경기 등이 우수하였으며 대전, 울산, 제주, 광주 등이 하위권이었다. 사회경제적 기반시설 여건(도시총생산액, 산업단지, 공항·KTX역사·고속도로IC 등 교통 SOC, 대학교 등 고등교육시설, 호텔, 백화점 등 총 12종 지표)은 경기와 서울이 상위권이고 부산, 경남, 인천 등이 좋았으며 제주, 대전, 광주, 강원, 대구가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행·재정적 여건(자자체 예산, 재정자립도, 지방세 수입, 공무원 정원)은 서울이 최상위이고 경기, 부산, 인천, 경북, 경남 등이 중상위권이며 제주, 강원, 광주, 충북 등이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 세계화 노력
세계화를 위한 노력에서도 서울이 최상위이고 그 뒤를 경기, 광주, 전남, 인천 순으로 차지했다. 나머지 시도는 하향 평준화를 형성하는 가운데 충북, 경남, 제주, 대구, 전북이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노력을 세분하여 보면 단체장의 리더십에서는 서울, 경기, 광주, 대전, 전남 등이 우수하였고 제주, 전북, 충북이 동순위로 하위권을 형성했다.
조직의 노력 순위에서는 서울이 최상위이고 전남, 경기, 경북, 인천 등이 중상위권이며 경남, 충북, 충남 등이 낮았다.
● 세계화 성과
성과에서는 서울의 압도적 1위에 경기가 뒤를 이었고 인천, 부산, 경북, 울산 등이 중상위권을 형성하였다. 수도권 3개 시도와 부산·울산 권역과 경북이라는 지역적 특징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위권에는 전북, 대구, 제주, 충북, 광주 등이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충북, 대구, 전북은 ‘세계적인 것의 산·배출 및 명성의 획득’ 측면과 ‘세계로부터의 유입’ 측면에서 모두 저조하고, 제주의 경우 관광객은 있으나 유학생이나 수출품이 상대적으로 크게 취약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세계적인 것의 산·배출 및 명성의 획득’ 측면에서는 서울이 최상위이고 경기와 경북, 부산, 강원이 중상위권이었으며 나머지 시도는 하향 평준화를 나타내었다. ‘세계로부터의 유입’으로는 서울이 최상위, 경기와 인천이 중상위권이고 나머지 시도가 하향 평준화로 나타났다. ‘세계로의 진출’ 측면에서는 서울, 경기, 울산이 상위권이고 부산, 경북, 충남 등이 중위권이며 제주, 대구, 전북 등이 낮았다.
● 격려할 곳, 분발할 곳
도시들마다 세계화의 여건이 다르다. 서울특별시처럼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다른 도시들보다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춘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이런 여건상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공정한 비교가 될 수 없다.
이 점을 고려하여 여건의 순위와 성과의 순위를 교차분석한 결과 <그림1>에서 보듯이 흥미로운 몇 가지 사실이 확인된다. 세계화의 성과만을 보았을 때 각각 1, 2위인 것으로 평가된 서울과 경기도가 실은 세계화의 여건 자체가 그만큼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된다. 다시 말해서 여건을 뛰어넘을 만큼의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3사분면에 속한 대전과 광주, 강원도와 제주도, 충청북도와 대구의 경우는 비록 세계화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세계화의 여건이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세계화 수준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다고 해서 이 지역의 책임있는 당사자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본다. 45도선보다 위에 위치해 있는 대전과 광주의 경우에는 그래도 여건 수준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세계화 수준을 이뤄 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크게 칭찬을 받을 만한 곳은 2사분면에 위치한 울산과 인천이다. 중하위권의 세계화 여건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에 속하는 세계화 성과를 이뤄 낸 도시들이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는 주어진 여건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자성의 노력이 앞으로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은 세계화의 성과는 중상위권에 속하지만 여건에 비해 낮은 성과를 보인 경상남·북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편, 여건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지만, 노력만큼은 상대적으로 많이 기울인 곳이 있다. <그림2>에서 보듯이 광주와 인천, 대전이다. 이 중에서 인천은 그 결과 여건의 제약을 뛰어넘어 높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를 이뤄 냈다(<그림1> 함께 참조). 하지만 대전과 광주의 경우에는 아쉽게도 그런 노력이 여건의 제약을 뛰어넘을 정도까지에는 이르지 못해 높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까지는 가져오지 못했다(<그림1> 함께 참조). 반면,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데도 불구하고 노력이 떨어지는 곳으로 경기도와 경남, 전북, 충남 등이 눈에 띈다. 여건과 노력 모두 뒤처지는 곳은 충북, 제주, 대구 등으로 확인된다.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적 수준
● 종합순위
다음의 <표2>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기초자치 도시 전체 78개의 세계화 여건, 노력, 성과를 함께 고려한 종합 순위 1위는 창원이 차지했다. 이어 2위부터 10위까지 경주, 구미, 파주, 용인, 고양, 춘천, 천안, 여수, 제주 순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 보면, 경기·강원권에서는 파주, 용인, 고양, 춘천, 수원 등의 순이고, 최하위는 태백시로 나타났다.
충청권에서는 천안시, 아산시, 청주시의 순이었으며, 세종특별자치시는 최하위를 기록하여 경기·강원권과 비교하였을 때 충청권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종합지수는 상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다.
영남권에서는 창원시, 경주시, 구미시 등이 상위권을 이루고 있으며 밀양시, 사천시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세계화 종합지수의 상위 기초자치 도시와 하위 기초자치 도시의 차이는 2배 이상으로 나타나 영남권 세계화에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호남권에서는 여수시가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전주시, 익산시, 순천시, 광양시가 2위부터 5위까지 차지했다. 나주시(39.97)는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호남권 세계화 종합지수는 30~60점대를 구성하고 있어 세계화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량이 다른 권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을 알 수 있다.
인구 규모별로도 보면 인구 50만명 이상의 기초자치 도시들 중에서는 창원이, 20만~50만 미만의 도시들 중에서는 경주가, 20만 미만의 도시들 중에서는 안동이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 세계화 여건
세계화 여건 면에서 우리나라의 기초자치 도시들은 중앙정부 위주의 체계로 말미암아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핵심 문제점은 지역특성에 기반한 세계화 취약성 및 지방정부의 세계화를 구축하기 위한 인프라의 부족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세계화 여건 면에서의 기초자치 도시들의 수준을 평가해 본 결과 경주시가 1위를 차지했으며 창원, 제주, 용인, 수원 순으로 나타났다. 최하위는 계룡시로서 상위권 도시와 하위권 도시 간의 불균형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권역별로 나누어 보면, 경기·강원권에서는 용인시(75.36)가 가장 좋은 세계화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수원시(67.81), 안산시(64.73)가 뒤따랐다. 동두천시(37.28)는 최하위였다. 상위권 도시들의 지수 점수와 하위권 도시들 간의 지수 점수 차이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천안시(58.99), 청주시(55.70), 아산시(52.63)의 순이었며, 계룡시(37.13)는 최하위를 기록하여 경기·강원권과 비교하였을 때 충청권 기초자치 도시들 간의 세계화 여건 지수는 상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다.
영남권에서는 경주시(86.87), 창원시(81.71), 영주시(60.72)의 순이고 문경시(39.69)는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특기할 점은 영남권 기초자치 도시들 간의 세계화 여건 지수의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1위인 경주시와 최하위인 문경시는 여건 지수가 2배 이상 차이가 나 영남권 세계화 여건에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호남권에서는 전주시(57.61), 순천시(56.48), 여수시(52.62) 순이었다. 나주시(42.07)는 최하위였다. 호남권 세계화 여건 지수는 40~50점대를 구성하고 있어 세계화를 선도하는 기초자치 도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도시 규모별로도 보면, 인구 50만 이상 기초자치 도시들의 경우 창원시(81.71)가 가장 좋은 세계화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용인시(75.36), 수원시(67.81), 안산시(64.73)의 순으로 나타났고, 최하위는 안양시(50.79)로 나타나 평균적으로 60.92의 세계화 여건 지수를 나타냈다.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 기초자치 도시들 중에서는 경주시(86.87)가 가장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어 제주시(77.52), 파주시(61.06)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하위는 군포시(42.81)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1위 경주시와 최하위 군포시는 세계화 여건 지수가 2배 이상 차이가 나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 기초자치 도시들 간의 세계화 여건이 불균형함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인구 20만 미만 도시들 중에서는 영주시(60.72), 서귀포시(47.77), 남원시(50.83), 동두천시(37.28), 계룡시(37.13) 등의 순으로 세계화 여건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앞서 살펴본 인구 50만 이상,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의 도시들과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 세계화 노력
지방정부는 세계화 추세에 맞추어 각 기초자치 도시별로 그 지역의 수준에 맞는 국제교류 등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서 기초자치 도시의 세계화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경우 세계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세계화 역량은 충분히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를 추진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부족과 단기적인 사업 운영으로 인해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세계화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적 수준 제고 노력을 살펴보면 경주, 창원, 여수, 파주가 두드러진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태백시는 이 부문에서도 최하위였다. 세계화 여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도시 간 불균형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술하였듯이 세계화의 노력에는 시장의 리더십과 조직으로서의 시청 및 직원의 노력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특히 시장의 리더십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의 <표3>과 같다. 전국 78개 기초자치 도시 시장들 가운데 세계화와 관련하여 리더십을 가장 잘 발휘한 시장은 창원시장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천시장과 경주시장이 동률 2위, 여수시장이 전국 4위를 차지했고, 안동시장(5위)과 파주시장, 구미시장, 수원시장, 상주시장, 평택시장이 뒤를 이으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노력을 권역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경기·강원권에서는 파주시(73.06)가 가장 좋았으며, 그 뒤를 이천시(68.07), 강릉시(64.28), 평택시(61.15) 등이 이으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태백시(39.63)는 최하위를 기록하여 경기·강원권 세계화 노력 지수 상위권과 하위권 기초자치 도시 간의 차이가 40점 가까이 나 불균형이 심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당진시(57.33), 논산시(51.08), 충주시(50.83), 계룡시(46.37)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세종특별자치시(40.24)는 최하위였다.
영남권에서는 경주시(77.24)가 제일 높은 세계화 노력 지수를 나타냈으며, 창원시(76.73), 진주시(67.77), 구미시(66.34)의 순으로 나타났다. 밀양시는 39.95였다. 경주시와 밀양시의 세계화 노력 지수의 차이는 40점 가까이 나 경상권 세계화에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호남권에서는 여수시(74.36)가 세계화 노력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익산시(68.61), 순천시(63.69) 등이 그 뒤를 이어 상위권을 이루었다. 하위권에는 목포시(42.11), 나주시(41.54) 등이 속했다. 지수 점수들의 분포를 보면 여수시를 제외한 호남권 기초자치도시들의 세계화 노력은 평이함을 알 수 있다.
인구 규모별로 살펴보면(<표3>), 인구 50만 이상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노력 지수는 창원시(76.73)가 압도적으로 높은 결과를 나타냈으며, 용인시(59.87), 수원시(56.77), 전주시(53.03)가 뒤를 이었다. 하위권에는 김해시(42.00), 안양시(41.61), 부천시(41.36), 천안시(41.18)로 이루어져 있다.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 도시들 중에서는 경주시(77.24)가 1위, 여수시(74.36)가 2위, 파주시(73.06)가 3위를 자치했고, 경산시(40.35)는 최하위였다.
인구 20만 미만 도시들 중에서는 세계화 노력 지수 순위가 안동시(63.44), 상주시(62.63), 영주시(57.47), 당진시(57.33)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다른 세계화 지수와 마찬가지로 인구 20만 이상의 도시들에 비해 세계화 노력 지수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세계화 성과
세계화 성과 면에서는 전국 기초자치 도시들 중에서 구미시가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창원과 고양, 천안, 아산이 큰 점수 차이 없이 뒤를 이으며 상위 5위권을 형성했다. 하위권은 태백, 남원, 동두천, 정읍, 문경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자치 도시들 간 세계화 성과 지수를 권역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경기·강원권에서는 고양시(76.08), 춘천시(68.34), 용인시(67.09), 파주시(65.95)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태백시(39.67)는 최하위를 기록하여 세계화 성과 상위권과 하위권 간의 지수 점수 차이가 30점 가까이 남을 알 수 있다.
충청권에서는 천안시(75.43), 아산시(74.29), 청주시(52.73)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계룡시(40.76)는 최하위여서 충청권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성과 지수가 상위권과 하위권 간에 30점 이상 차이가 나는 등 불균형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남권에서는 구미시(82.80), 창원시(76.68), 경주시(68.97) 등이 상위권을 이루고 있으며, 양산시(41.40), 사천시(40.95), 문경시(40.67)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영남권 세계화 성과 지수의 상위 기초자치 도시와 하위 기초자치 도시 간의 차이는 2배 이상으로 나타나 영남권 세계화에 심한 불균형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호남권에서는 전주시(57.07), 여수시(56.26), 광양시(50.08)가 상위권을 이루고 있으며, 군산시(47.66), 남원시(40.39)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호남권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성과 지수는 다른 권역 도시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인구 규모별로 살펴보면, 인구 50만 이상 기초자치 도시들 중 가장 높은 세계화 성과 지수를 기록한 도시는 창원시(76.68)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고양시(76.08), 천안시(75.43), 용인시(67.09) 등이 이으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하위권은 부천시(48.42), 안양시(47.32), 김해시(45.62) 등이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의 도시들 중에서는 구미시(82.80)가 1위를 하였고, 아산시(74.29), 경주시(68.97), 춘천시(68.34)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목포시(41.06)가 최하위로 나타났다. 1위 구미시(82.80)와 최하위 목포시(41.06)는 세계화 성과 지수가 2배 이상 차이가 나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 도시들의 경우 상위권과 하위권 도시들 간의 세계화 성과 격차가 큼을 알 수 있다.
인구 20만 미만 도시들의 세계화 성과 지수는 서귀포시(59.18), 안동시(56.20), 제천시(50.99), 광양시(50.08)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태백시는 39.67로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인구 20만 미만 기초자치 도시의 세계화 성과 지수는 30~50점대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보다 큰 인구 규모의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계화 성과 수준이 낮음을 알 수 있다.
● 격려할 도시와 분발할 도시
세계화 성과 수준이 높은 도시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으면서 높은 성과를 낸 도시들과 여건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으면서도 중상 이상의 높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를 낸 도시들(9개)이다. 동해시와 구리시 등은 대체로 세계화 성과 수준이 낮긴 하지만, 세계화를 위한 여건이 최하위로 매우 좋지 않은 상태에서 중상위권의 세계화 성과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격려를 받아야 할 도시들이다.
세계화 성과 수준이 높은 도시들도 자세히 보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즉 주어진 여건보다 더 높은 세계화 성과 수준을 나타낸 도시들과 주어진 여건만큼만 성과를 낸 도시, 그리고 주어진 여건보다 낮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를 낸 도시들이다. 이 세 유형 중 가장 바람직한 도시는 당연히 첫 번째 유형의 도시들이다. 여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차이의 높은 성과를 낸 구미, 아산, 춘천, 서귀포, 평택, 여수 같은 도시들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이 도시들에 큰 격려를 보낸다.
상대적으로 낮은 세계화 성과를 낸 도시들도 두 부류로 나뉜다.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낮은 성과를 낸 도시들과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데도 불구하고 낮은 세계화 성과 수준을 보인 도시들이다.
이 중에서 전자 속한 동두천, 문경, 사천, 하남 등 총 28개 도시들은 세계화 성과가 낮다고 무조건 탓할 수 없는 도시들이다. 세계화 여건 자체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곳이기 때문이다. 전자에 속한 도시들 중에서도 김제, 속초, 논산 등 16개의 도시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 여건 수준보다는 높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를 이뤄 낸 도시들로서 비난에 앞서 오히려 격려받아야 할 도시라 할 수 있다.
후자에 속한 도시들, 특히 남원, 양산, 순천, 영주 등은 큰 분발이 필요한 도시들이다. 이 도시들은 다른 도시들에 비해 다수의 자연환경유산과 역사문화유산을 갖추고 있고 노력도 했지만 이를 활용한 성과 창출은 미흡했다.
여건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지만, 노력만큼은 많이 기울인 도시들이 있다. 이천시(여건 49위, 노력 6위), 상주시(여건 61위, 노력 12위), 당진시(여건 62위, 노력 17위)를 비롯해 속초, 통영, 광양 등 12개 도시들이다.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지역특산물의 해외 수출과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적극 전개했다는 것이다. 이 도시들 중 이천과 포천, 광양은 그런 노력의 결과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의 제약을 뛰어넘어 중상위권 이상의 세계화 성과를 이뤄 냈다. 하지만 의왕, 하남, 속초, 삼척, 논산, 당진, 김천, 상주, 통영의 경우에는 아쉽게도 그런 노력이 여건의 제약을 뛰어넘을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못해 높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여건과 노력 모두 중상위권 이상에 속하는 도시들 중 특히 구미시와 여수시는 여건에 비해 노력 측면의 순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시의 경우 여건은 19위였지만 노력은 8위였고, 여수시는 여건은 24위였으나 노력은 3위를 기록했다.
문제가 되는 곳은 세계화의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데도 불구하고 세계화를 위한 노력의 수준이 떨어지는 12개의 도시들이다. 천안시(여건 12위, 노력 64위), 아산시(여건 23위, 노력 69위), 시흥시(여건 16위, 노력 67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도시들의 여건은 전체 78개 도시 중 상위권에 속하지만 노력은 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그 결과 세계화 성과 면에서 중하위권 이하의 수준을 나타낸 안성, 김해, 거제, 양산은 향후 큰 분발이 요구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동두천시(여건 77위, 노력 65위), 과천시(여건 72위, 노력 71위), 사천시(여건 71위, 노력 74위), 세종특별자치시(여건 68위, 노력 76위), 밀양시(여건 66위, 노력 77위), 태백시(여건 67위, 노력 78위) 등은 여건과 노력 측면 모두 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세계적 도시로의 건설을 목표로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의 경우 행·재정적 여건이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리더십이나 시청의 노력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화 도시는 창원・경주・파주
세계화를 위한 도시의 노력과 성과와의 관계는 흥미로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종합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한 도시들의 경우 노력이 성과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지만, 일부 도시들의 경우 노력에 비해 성과가 크지 않았다. 창원시(노력 2위, 성과 2위), 경주시(노력 1위, 성과 6위), 파주시(노력 4위, 성과 9위) 등은 노력과 성과 측면 모두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했는데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시장들이 해외시장 개척, 국제교류, 국제기구에서의 활동 등에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창원시의 경우 산업, 문화, 환경 분야 등에서 골고루 국제교류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경주시는 각종 국제행사의 유치를 적극 지원하고 해외에서의 홍보 활동을 전개하는 등 시장의 리더십이 돋보여 노력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다만 기업 수가 적어 산업 분야에서의 성과가 다소 미흡해 6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순천시, 상주시, 익산시 등은 노력에 비해 성과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도시에 해당한다. 이 도시들은 국제적인 자연문화유산이 거의 없고 산업기반이 부족해 외부로부터의 인력 유입이나 세계로의 수출 등이 미흡한데다가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순천시)와 20회가 넘는 국제식품박람회 참여(익산시) 등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도 성과로 연결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공통된다.
이와는 달리 고양시(노력 40위, 성과 3위), 천안시(노력 64위, 성과 4위)와 아산시(노력 69위, 성과 5위) 등은 노력에 비해 성과가 크게 나타난 도시들이다. 이유는 지역 내에 위치한 삼성전자, 삼성자동차, 현대자동차 등의 대기업들 때문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이들 기업의 활동으로 외국인의 유입과 생산품 수출 등에서 큰 성과가 나타나 시의 별다른 노력 없이도 성과 측면에서의 순위가 향상된 것이다.
고양시의 경우 KINTEX에서의 각종 전시회 등으로 외국인 방문객 수가 많았고 인지도도 다른 도시들에 비해 높은 점 등이 성과에서의 순위가 올라가는 데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제주시(노력 31위, 성과 10위)와 서귀포시(노력22위, 성과 11위)도 노력에 비해 성과 순위가 높은 도시들인데 천혜의 관광자원으로 인해 외국인관광객의 수가 증가한 것이 중요한 원인이었다.
우리나라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여건, 노력, 성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다음과 같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세계화에 일찍 눈을 뜬 도시들의 세계화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산업 분야에서 국제무대에 일찍 진출한 창원이나 구미, 관광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세계와의 접촉이 활발했던 경주시와 제주시 등이 그 예이다.
둘째, 세계화는 여건이 중요하지만 시장의 리더십과 해당 자치단체의 노력이 세계화 수준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종합순위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창원, 경주, 구미시 등은 시장이 적극적으로 세계화 노력을 기울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셋째, 종합순위에서 하위권에 위치한 도시들의 대부분은 세계화 여건, 노력, 성과의 모든 측면에서 하위권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 도시는 누가 만드나?
지난 70년간 열심히 달려온 대한민국이 지금 분기점에 서 있다.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올라서느냐, 아니면 퇴조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복잡계 이론에서 말하는 혼돈과 질서의 경계에 서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이 상태의 전형적인 특징, 즉 기존의 국가발전 전략이 한계에 이르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새로운 상승 곡선을 타느냐, 아니면 하향 곡선을 타느냐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제대로 된 자율적 요동을 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 핵심은 바로 창조적 파괴를 가져오는 혁신적 사고와 행동이다.
지금까지는 각자 먹고살 일이 바빠서, 나라 전체적으로는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해서 도시를 세계화한다는 것을 사치로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 10위권에 들어서 있는 대한민국으로선 돈이 없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아니다. 도시를 세계화하는 일은 더 이상 사치도 아니다.
한계에 다다른 대한민국의 경제와 경쟁력을 파격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이 바로 도시의 세계화를 통해 열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도시가 각자의 전략을 가지고 초일류 제품과 지식과 사상, 제도와 사업들로 무장하여 세계를 향해 발진하며 뛰쳐나가고, 동시에 세계로부터 많은 양질의 자본, 기술, 정보와 지식을 불러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세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들이 가보고 싶고, 살아보고 싶고, 투자해 보고 싶고, 가서 배워 보고 싶은 도시들로 인식될 때, 진정 대한민국은 의미있게 세계적인 나라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전술한 창조적 파괴를 가져오는 혁신적 사고요, 행동이다.
세계적인 도시를 누가 만드는 것인가? 의식이 깨어 있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다. 도시의 지도자, 나라의 지도자들이 만드는 것이고, 열정과 분노가 있는 시민들이 만드는 것이다.
곧 있으면, 도시의 공식적인 지도자들을 뽑는 선거가 이루어진다.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우리나라의 도시들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특단의 결심과 방안들이 정당 지도자들이나 후보자들, 유권자들 사이에 뜨겁게 격돌하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시대가 주는 기회는 우릴 오래 기다려 주지 않는다. 비켜 갈 수 없는 인류 역사의 교훈이다.⊙
많은 사람이 ‘세계 10대 경제력’ ‘종합 국력 세계 9위’ ‘세계로 미래로’ 하며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정작 그런 대한민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도시들을 다녀 보면 세계적인 것과는 동떨어져 있다. 나라는 세계적일지 모르지만, 이 나라 속의 도시들은 초라하다 못해 허접하기 짝이 없다.
외형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운영 구조, 도시 속 삶의 양식과 내용이 그렇다. 나라는 부자인데 국민은 가난한 나라인 것이 정상일 수 없다. 마찬가지로, 나라는 세계적인데 국민들은 전혀 세계적이지 못한 곳에서 사는 것이 정상일 수 없다. 대한민국이 바로 그런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진정으로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모든 도시들이 외형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품위 있는 도시들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도시에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발전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대한민국의 제2, 제3의 도약 가능성이 바로 도시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국가 혼자, 중앙 부처 혼자, 대통령 혼자, 장관 혼자 뛰고 나머지는 잘 따라오며 시키는 일을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되는, 국가 및 중앙 중심적 국가발전 전략으로 이만큼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며 살았다.
그러나 이제 이 전략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3%대로 지극히 저조할 뿐만 아니라 이 저조한 경제성장률이 여러 해 지속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도 김영삼 대통령 시절 2만 달러 언저리에 다다른 이후 지금까지 치고 나가질 못하고 정체(停滯)해 있다. 거대 투자 자금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신규 투자는 고사하고, 투자율 자체가 오랫동안 저조하다 못해 퇴조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도시는 새로운 발전전략의 주체
기존의 국가발전 전략으론 이 침체 궤도를 벗어날 수 없음이 명백하다. 그러기엔 나라의 살림 규모가 정말 커졌고, 상대해야 할 국내외 플레이어들도 많아지고 다양해졌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 다시 도약의 국면으로 발전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는가?
국가발전 전략의 일대 혁신이 있어야만 한다. 그 혁신의 요체는 바로 현장 문제의 양상과 원인, 문제 해결의 수단과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능력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자율적 요동, 즉 자기 혁신에 의한 창조적 파괴 과정을 통해 마음껏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이 주체들 중 가장 구체적이고 강력한 법적, 행·재정적 수단과 자원을 가진 주체가 바로 도시(市단위 자치단체)와 도(道)들이다. 이 과정에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도시와 도들에 의한 이런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게임 룰을 만들어 주는 것이며,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과 기존의 이익 구조와 권력 기반의 불가피한 파괴에 대해 사회가 포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 조정하는 일이다. 이처럼 도시와 지방 중심의 국가발전 전략으로 대전환을 이루어야 대한민국이 제2, 제3의 도약을 이룰 수 있다. “오늘날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브루킹스연구소의 최근 주장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2014년 3월 현재, 대한민국이 도시에 주목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다. 6월 지방선거가 바로 코앞으로 다가와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시대적 상황에서 도시가 이처럼 중차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부분의 지방선거는 이와는 너무나도 무관하게 이뤄져 왔다. 해당 도시를 언제까지 어떻게 해서 어떤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것을 선거공약으로 내건 후보자나 정당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저 정치 세력 간, 이익 집단 간 갈라먹기식 정치싸움터에 불과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렇게 될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지방선거에 나서겠다고 장관직이나 교육감 자리를 내놓는 사람들이나, 새정치 한다며 국민들을 잔뜩 기대하게 해 놓고서는 하루아침에 기성정당과 기습적으로 연합을 선언해 버리면서도 시민들의 삶터인 도시와 지방을 어떻게 발전시키려고 한다는지 단 한 줄의 비전이나 포부, 전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들의 눈엔 지방자치는 권력투쟁의 현장일 뿐이다.
이래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이런 사람들이 시장을 맡고, 도지사를 맡고, 시·도 의원을 맡아서는 대한민국의 도시들이 세계적 수준으로 거듭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장래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중국과 일본, 미국의 전략적 역할을 중요시한다. 적어도 이 나라들의 정당과 정치인들의 전략적 판단 능력을 능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2014년 지방선거에 임하는 우리나라 정당과 정치인들의 자세를 가지고는 중국의 공산당, 일본의 자민당,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그리고 이 나라들의 정치인들을 능가하기 어려워 보인다.
후보들, 세계화전략 관심 필요
지방 도시들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전략과 조치들을 가지고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경쟁하는, 그런 실속 있고 의미 있는 지방선거가 이번에 이뤄져야 한다. 유권자들도 바로 어떤 후보자가 그런 일을 제대로 해 낼 수 있는 사람인지에 관심을 가지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 어느 후보가, 어느 정당이 자신이나 가족과 같은 지역 연고인지 정도만 보고 나머지는 거의 ‘묻지 마’ 식으로 투표하는 것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그래야 도시민의 삶터가 살고, 나라가 산다.
이런 세 가지의 문제의식하에 한반도선진화재단의 미래도시포럼과 《월간조선》은 그동안 일련의 조사와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해 왔다.
우선 지난 20년 동안 지방선거에서 도대체 어떤 것들이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선거 공약으로 등장했었는지를 분석한 연구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지난 3월호에 게재한 바 있다. 자신이 맡게 될 도시를 어떻게 하면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 것인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선거 공약들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어 이번 4월호에는 우리나라 도시들이 실제로 얼마나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를 확인 조사한 연구 결과를 게재한다.
이 조사 연구와 더불어 두 가지의 연구가 더 진행 중에 있다. 우리나라 각 도시들이 어떤 발전전략들에 입각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상황에 바람직한 도시 발전전략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한 연구, 그리고 자율적 요동에 의한 창조적 파괴를 가능케 하고 이를 포용할 수 있게 하는 지방자치 구조 개혁 방안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이 연구의 결과는 각각 5월호와 6월호에 실을 예정이다.
세계적 도시의 의미와 수준 측정 방법
한 도시를 ‘세계적인 도시’라고 부르는 조건은 무엇일까? 우리는 크게 세 가지가 갖춰져야 한다고 본다.
첫째, 해당 도시가 세계 일류 제품과 서비스, 생각과 지식, 제도와 사업들을 창출 또는 배출하거나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는 경우다. 나머지 두 가지는 이 조건들로부터 파생되는 것들인데, 둘째는 세계로부터 그 도시를 향해 많은 사람과 물품이 모여드는 것이며, 셋째는 그 도시로부터 세계로 많은 사람과 물품과 서비스들이 나가는 경우다. 이 셋을 모두 갖춘 도시를 우리는 세계적인 도시라고 보며, 한 도시가 이 조건들을 충족해 가는 과정을 ‘도시의 세계화’라고 정의한다.
본 조사에서 첫 번째 조건의 충족 정도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선정한 세계 일류제품들 중 해당 도시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수와 수출액, 세계시장 점유율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지표와 유네스코 지정 세계 유산 보유 정도 등 5개의 세부 지표로 측정하였다. 두 번째 조건의 충족 정도는 방문 외국인 수, 거주 외국인 수 등 5개의 세부 지표로 측정하였다. 세 번째 조건의 충족 정도는 해당 도시 관내 산업단지 입주 기업체들의 수출 총액, 자매결연 및 우호관계 외국 도시 수, 외국에서 도입해 간 해당 도시의 제도나 사업 건수, 가입 국제기구 수 등 4개의 세부 지표로 측정하였다.
한 도시의 수준이 어느 정도나 세계적인가만 보려면 이 세 가지 조건을 얼마나 갖췄느냐만 조사해 보면 된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어떻게 해야 한 도시가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나, 또는 어째서 한 도시가 그 정도의 세계적인 수준밖에 미치질 못했나, 또는 그 도시의 어느 부분이 취약하고 어느 부분이 강점인지와 같은 처방적이고 전략적인 답을 구하는 데는 별 도움을 얻지 못한다.
지자체장의 세계화 리더십도 평가
그래서 본 조사에서는 어떻게 해야 도시들이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할 수 있게 되느냐를 고려한 종합측정지표를 개발하였다. 한 도시가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하나는 해당 시에 주어진(즉 인위적 노력으로 크게 변동시킬 수 없는) 여건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 시 정부와 시민사회의 노력이다. 본 조사에서는 전자(前者)를 ‘도시의 세계화 여건’으로, 후자(後者)를 ‘도시의 세계화 노력’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주어진 여건 속에서 한 도시가 노력한 결과 전술한 세 가지의 도시 세계화 조건을 충족하는 정도를 ‘도시의 세계화 성과’로 명명(命名) 분류하였다.
도시들 간의 세계화 여건 차이 정도는 ①인적 여건 ②자연환경적 여건 ③문화역사적 여건 ④사회경제적 기반 시설 여건 ⑤행·재정적 여건 등 5가지로 분류되는 총 27가지의 세부 지표들로 측정되었다.
도시 세계화 노력 정도는 민선 5기가 시작된 2010년 7월 1일부터 2013년 12월 31일까지 동안의 노력을 조사하였는데, 시장 또는 도지사의 노력과 조직으로서의 시청 또는 도청 및 직원의 노력으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이렇게 구분한 이유는 시장과 도지사 등 조직의 장의 리더십이 특히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이나 도지사에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당선된 사람들이 도시의 세계적 수준을 높이는 일에 큰 관심을 기울이도록 유도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도시 세계화에 있어 시장 또는 도지사의 리더십은 그가 맡고 있는 국제기구의 직위 수, 그가 참가한 국제회의 수 등 국제무대에서의 그의 역량과 활동을 나타내는 3개의 지표로 측정하였다.
조직으로서의 시청 또는 도청 및 직원의 노력 정도는 직원이 참가한 해외 개최 국제행사 횟수, 투자유치 설명회 횟수, 외국과의 업무 협약 양해각서(MOU) 건수, 관내 기업이나 사업자들의 해외진출 지원 사업 건수 등 총 10개의 세부 지표로 측정하였다.
요컨대 본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도시들의 세계적 수준을 ①세계화 여건 부문 ②세계화 노력 부문, 그리고 ③세계화 성과 부문 등 크게 세 부문으로 나누어 측정하였다. 그리고 이 세 부문을 종합한 것을 도시의 ‘종합적 세계화 수준’이라고 명명했다. 전체적으로는 총 53개의 세부지표로 측정하였다.
각 지표들과 관련된 모든 도시들의 자료는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수집했다.
첫 번째 방법은 정부 기관이나 공공기관, 연구소 등이 발간한 각종 통계자료집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두 번째 방법은 해당 시청이나 도청의 공식 홈페이지에 등재되어 있는 각종 자료들을 사용했다. 시장이나 도지사의 국제 활동이나 행사, 투자유치 활동, 해외 진출 지원 활동, 자매결연 및 우호관계 수립 활동, 국제 기구 가입 등 세계적 수준 제고 노력 및 성과 정도 등은 해당 홈페이지에 등재되어 있는 보도자료의 내용을 수집·분석하여 평가하였다.
세 번째로 반경 50km 이내의 공항 수라든가 관내 고속도로 인터체인지(IC) 개수, 고속철도(KTX)역 개수, 해수욕장 수, 맥도날드 등 외국 프렌차이즈 음식점 개수 등은 네이버 등 인터넷을 이용하여 수집하였다. 이 자료 수집과 정리 과정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행정학과 학생들 중 이 조사를 위해 특별히 교육훈련된 총 18명의 학부 및 대학원 학생들에 의해 2014년 2월 중 3주의 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렇게 수집된 각 도시별 자료들은 먼저 세부지표별로 다음 산식에 입각하여 표준점수로 변환시킨 다음, 요소 지표들이 여러 세부 지표들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관련 표준 점수들의 평균 점수를 구하고, 이 평균 점수의 표준 점수(표준화 산식은 위와 동일) 차이로 해당 요소 지표면에서의 해당 도시의 순위를 산정했다.
한편 지수점수를 합산함에 있어 필요 시 측정항목 간 비중을 달리하였다. 예컨대, 종합지수점수를 산정함에 있어 도시의 세계화 여건은 20%, 세계화 노력은 30%, 세계화 성과는 50%의 비율을 적용하여 합산하였다.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모든 광역시(6개)와 도(9개), 그리고 세종특별자치시와 제주시, 서귀포시까지를 포함한 78개의 모든 기초자치 시 등 총 94개의 도시와 지역의 세계적 수준을 측정하였다. 이번 조사 결과 중 흥미로운 것들만 간추려서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시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광역자치단체의 세계적 수준
● 종합순위
<표1>에서 보듯이 광역단체의 세계화 여건, 노력, 성과를 함께 고려한 종합 순위 1위는 서울특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특별시는 3개 평가 부문 모두에서 1위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2위를 차지했고 경북, 인천, 전남, 부산 등이 유사한 점수로 그 뒤를 이었다. 하위그룹으로는 충북, 대구, 제주 등으로 나타났다.
시와 도를 나누어 살펴보면 시 단위에서는 서울이 최상위이고 인천, 부산, 울산, 광주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대구, 대전 등이 하위그룹으로 나타났다. 도 단위에서는 경기와 경북이 상위권이고 전남과 충남 등이 중위권을, 나머지 도 단위는 유사한 점수대를 보였다.
● 세계화 여건
세계화의 여건 부문에서는 서울이 최상위이고 경기, 경북, 전남, 경남이 중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위권으로는 대전, 광주, 제주, 대구 등이다. 이유로는 다른 광역단체들에 비해 자연환경이나 역사문화적 여건, 산업단지 등이 모두 또는 일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건을 분야별로 세분하여 보면 인적 여건(인구 수, 경제활동인구 수, 인구증가율)은 경기가 최상위이고 서울, 인천, 경남 등이 유리한 편이었으며 강원, 전남, 부산, 전북, 대구가 불리한 편이었다. 자연환경적 여건(권위있는 국제기관과 국내기관이 선정한 비경 보유 수, 국립공원 보유 수, 해수욕장 보유 수, 도시 면적)은 전남, 강원, 경북, 전북, 경기 등이 우수하였고, 대전, 대구, 울산, 인천, 광주 등이 불리하였다. 종합순위 1위의 서울은 이 분야에서 11위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반적으로 광역시 단위의 자연환경적 여건이 도 단위보다 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역사적 여건(국보와 보물 보유 수,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보유 수)은 서울이 최상위이고 경북, 전남, 부산, 충남, 경기 등이 우수하였으며 대전, 울산, 제주, 광주 등이 하위권이었다. 사회경제적 기반시설 여건(도시총생산액, 산업단지, 공항·KTX역사·고속도로IC 등 교통 SOC, 대학교 등 고등교육시설, 호텔, 백화점 등 총 12종 지표)은 경기와 서울이 상위권이고 부산, 경남, 인천 등이 좋았으며 제주, 대전, 광주, 강원, 대구가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행·재정적 여건(자자체 예산, 재정자립도, 지방세 수입, 공무원 정원)은 서울이 최상위이고 경기, 부산, 인천, 경북, 경남 등이 중상위권이며 제주, 강원, 광주, 충북 등이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 세계화 노력
세계화를 위한 노력에서도 서울이 최상위이고 그 뒤를 경기, 광주, 전남, 인천 순으로 차지했다. 나머지 시도는 하향 평준화를 형성하는 가운데 충북, 경남, 제주, 대구, 전북이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노력을 세분하여 보면 단체장의 리더십에서는 서울, 경기, 광주, 대전, 전남 등이 우수하였고 제주, 전북, 충북이 동순위로 하위권을 형성했다.
조직의 노력 순위에서는 서울이 최상위이고 전남, 경기, 경북, 인천 등이 중상위권이며 경남, 충북, 충남 등이 낮았다.
● 세계화 성과
성과에서는 서울의 압도적 1위에 경기가 뒤를 이었고 인천, 부산, 경북, 울산 등이 중상위권을 형성하였다. 수도권 3개 시도와 부산·울산 권역과 경북이라는 지역적 특징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위권에는 전북, 대구, 제주, 충북, 광주 등이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충북, 대구, 전북은 ‘세계적인 것의 산·배출 및 명성의 획득’ 측면과 ‘세계로부터의 유입’ 측면에서 모두 저조하고, 제주의 경우 관광객은 있으나 유학생이나 수출품이 상대적으로 크게 취약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세계적인 것의 산·배출 및 명성의 획득’ 측면에서는 서울이 최상위이고 경기와 경북, 부산, 강원이 중상위권이었으며 나머지 시도는 하향 평준화를 나타내었다. ‘세계로부터의 유입’으로는 서울이 최상위, 경기와 인천이 중상위권이고 나머지 시도가 하향 평준화로 나타났다. ‘세계로의 진출’ 측면에서는 서울, 경기, 울산이 상위권이고 부산, 경북, 충남 등이 중위권이며 제주, 대구, 전북 등이 낮았다.
● 격려할 곳, 분발할 곳
도시들마다 세계화의 여건이 다르다. 서울특별시처럼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다른 도시들보다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춘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이런 여건상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공정한 비교가 될 수 없다.
이 점을 고려하여 여건의 순위와 성과의 순위를 교차분석한 결과 <그림1>에서 보듯이 흥미로운 몇 가지 사실이 확인된다. 세계화의 성과만을 보았을 때 각각 1, 2위인 것으로 평가된 서울과 경기도가 실은 세계화의 여건 자체가 그만큼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된다. 다시 말해서 여건을 뛰어넘을 만큼의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3사분면에 속한 대전과 광주, 강원도와 제주도, 충청북도와 대구의 경우는 비록 세계화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세계화의 여건이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세계화 수준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다고 해서 이 지역의 책임있는 당사자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본다. 45도선보다 위에 위치해 있는 대전과 광주의 경우에는 그래도 여건 수준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세계화 수준을 이뤄 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크게 칭찬을 받을 만한 곳은 2사분면에 위치한 울산과 인천이다. 중하위권의 세계화 여건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에 속하는 세계화 성과를 이뤄 낸 도시들이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는 주어진 여건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자성의 노력이 앞으로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은 세계화의 성과는 중상위권에 속하지만 여건에 비해 낮은 성과를 보인 경상남·북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편, 여건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지만, 노력만큼은 상대적으로 많이 기울인 곳이 있다. <그림2>에서 보듯이 광주와 인천, 대전이다. 이 중에서 인천은 그 결과 여건의 제약을 뛰어넘어 높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를 이뤄 냈다(<그림1> 함께 참조). 하지만 대전과 광주의 경우에는 아쉽게도 그런 노력이 여건의 제약을 뛰어넘을 정도까지에는 이르지 못해 높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까지는 가져오지 못했다(<그림1> 함께 참조). 반면,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데도 불구하고 노력이 떨어지는 곳으로 경기도와 경남, 전북, 충남 등이 눈에 띈다. 여건과 노력 모두 뒤처지는 곳은 충북, 제주, 대구 등으로 확인된다.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적 수준
● 종합순위
다음의 <표2>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기초자치 도시 전체 78개의 세계화 여건, 노력, 성과를 함께 고려한 종합 순위 1위는 창원이 차지했다. 이어 2위부터 10위까지 경주, 구미, 파주, 용인, 고양, 춘천, 천안, 여수, 제주 순으로 나타났다.권역별로 보면, 경기·강원권에서는 파주, 용인, 고양, 춘천, 수원 등의 순이고, 최하위는 태백시로 나타났다.
충청권에서는 천안시, 아산시, 청주시의 순이었으며, 세종특별자치시는 최하위를 기록하여 경기·강원권과 비교하였을 때 충청권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종합지수는 상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다.
영남권에서는 창원시, 경주시, 구미시 등이 상위권을 이루고 있으며 밀양시, 사천시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세계화 종합지수의 상위 기초자치 도시와 하위 기초자치 도시의 차이는 2배 이상으로 나타나 영남권 세계화에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호남권에서는 여수시가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전주시, 익산시, 순천시, 광양시가 2위부터 5위까지 차지했다. 나주시(39.97)는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호남권 세계화 종합지수는 30~60점대를 구성하고 있어 세계화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량이 다른 권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을 알 수 있다.
인구 규모별로도 보면 인구 50만명 이상의 기초자치 도시들 중에서는 창원이, 20만~50만 미만의 도시들 중에서는 경주가, 20만 미만의 도시들 중에서는 안동이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다.
● 세계화 여건
세계화 여건 면에서 우리나라의 기초자치 도시들은 중앙정부 위주의 체계로 말미암아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핵심 문제점은 지역특성에 기반한 세계화 취약성 및 지방정부의 세계화를 구축하기 위한 인프라의 부족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세계화 여건 면에서의 기초자치 도시들의 수준을 평가해 본 결과 경주시가 1위를 차지했으며 창원, 제주, 용인, 수원 순으로 나타났다. 최하위는 계룡시로서 상위권 도시와 하위권 도시 간의 불균형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권역별로 나누어 보면, 경기·강원권에서는 용인시(75.36)가 가장 좋은 세계화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수원시(67.81), 안산시(64.73)가 뒤따랐다. 동두천시(37.28)는 최하위였다. 상위권 도시들의 지수 점수와 하위권 도시들 간의 지수 점수 차이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천안시(58.99), 청주시(55.70), 아산시(52.63)의 순이었며, 계룡시(37.13)는 최하위를 기록하여 경기·강원권과 비교하였을 때 충청권 기초자치 도시들 간의 세계화 여건 지수는 상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다.
영남권에서는 경주시(86.87), 창원시(81.71), 영주시(60.72)의 순이고 문경시(39.69)는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특기할 점은 영남권 기초자치 도시들 간의 세계화 여건 지수의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1위인 경주시와 최하위인 문경시는 여건 지수가 2배 이상 차이가 나 영남권 세계화 여건에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호남권에서는 전주시(57.61), 순천시(56.48), 여수시(52.62) 순이었다. 나주시(42.07)는 최하위였다. 호남권 세계화 여건 지수는 40~50점대를 구성하고 있어 세계화를 선도하는 기초자치 도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도시 규모별로도 보면, 인구 50만 이상 기초자치 도시들의 경우 창원시(81.71)가 가장 좋은 세계화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이 용인시(75.36), 수원시(67.81), 안산시(64.73)의 순으로 나타났고, 최하위는 안양시(50.79)로 나타나 평균적으로 60.92의 세계화 여건 지수를 나타냈다.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 기초자치 도시들 중에서는 경주시(86.87)가 가장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어 제주시(77.52), 파주시(61.06)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하위는 군포시(42.81)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1위 경주시와 최하위 군포시는 세계화 여건 지수가 2배 이상 차이가 나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 기초자치 도시들 간의 세계화 여건이 불균형함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인구 20만 미만 도시들 중에서는 영주시(60.72), 서귀포시(47.77), 남원시(50.83), 동두천시(37.28), 계룡시(37.13) 등의 순으로 세계화 여건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앞서 살펴본 인구 50만 이상,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의 도시들과 차이가 남을 알 수 있다.
● 세계화 노력
지방정부는 세계화 추세에 맞추어 각 기초자치 도시별로 그 지역의 수준에 맞는 국제교류 등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서 기초자치 도시의 세계화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경우 세계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세계화 역량은 충분히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를 추진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부족과 단기적인 사업 운영으로 인해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세계화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적 수준 제고 노력을 살펴보면 경주, 창원, 여수, 파주가 두드러진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태백시는 이 부문에서도 최하위였다. 세계화 여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도시 간 불균형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술하였듯이 세계화의 노력에는 시장의 리더십과 조직으로서의 시청 및 직원의 노력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데, 특히 시장의 리더십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의 <표3>과 같다. 전국 78개 기초자치 도시 시장들 가운데 세계화와 관련하여 리더십을 가장 잘 발휘한 시장은 창원시장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천시장과 경주시장이 동률 2위, 여수시장이 전국 4위를 차지했고, 안동시장(5위)과 파주시장, 구미시장, 수원시장, 상주시장, 평택시장이 뒤를 이으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노력을 권역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경기·강원권에서는 파주시(73.06)가 가장 좋았으며, 그 뒤를 이천시(68.07), 강릉시(64.28), 평택시(61.15) 등이 이으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태백시(39.63)는 최하위를 기록하여 경기·강원권 세계화 노력 지수 상위권과 하위권 기초자치 도시 간의 차이가 40점 가까이 나 불균형이 심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당진시(57.33), 논산시(51.08), 충주시(50.83), 계룡시(46.37)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세종특별자치시(40.24)는 최하위였다.
영남권에서는 경주시(77.24)가 제일 높은 세계화 노력 지수를 나타냈으며, 창원시(76.73), 진주시(67.77), 구미시(66.34)의 순으로 나타났다. 밀양시는 39.95였다. 경주시와 밀양시의 세계화 노력 지수의 차이는 40점 가까이 나 경상권 세계화에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호남권에서는 여수시(74.36)가 세계화 노력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익산시(68.61), 순천시(63.69) 등이 그 뒤를 이어 상위권을 이루었다. 하위권에는 목포시(42.11), 나주시(41.54) 등이 속했다. 지수 점수들의 분포를 보면 여수시를 제외한 호남권 기초자치도시들의 세계화 노력은 평이함을 알 수 있다.
인구 규모별로 살펴보면(<표3>), 인구 50만 이상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노력 지수는 창원시(76.73)가 압도적으로 높은 결과를 나타냈으며, 용인시(59.87), 수원시(56.77), 전주시(53.03)가 뒤를 이었다. 하위권에는 김해시(42.00), 안양시(41.61), 부천시(41.36), 천안시(41.18)로 이루어져 있다.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 도시들 중에서는 경주시(77.24)가 1위, 여수시(74.36)가 2위, 파주시(73.06)가 3위를 자치했고, 경산시(40.35)는 최하위였다.
인구 20만 미만 도시들 중에서는 세계화 노력 지수 순위가 안동시(63.44), 상주시(62.63), 영주시(57.47), 당진시(57.33)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다른 세계화 지수와 마찬가지로 인구 20만 이상의 도시들에 비해 세계화 노력 지수에도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세계화 성과
세계화 성과 면에서는 전국 기초자치 도시들 중에서 구미시가 1위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창원과 고양, 천안, 아산이 큰 점수 차이 없이 뒤를 이으며 상위 5위권을 형성했다. 하위권은 태백, 남원, 동두천, 정읍, 문경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자치 도시들 간 세계화 성과 지수를 권역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경기·강원권에서는 고양시(76.08), 춘천시(68.34), 용인시(67.09), 파주시(65.95)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태백시(39.67)는 최하위를 기록하여 세계화 성과 상위권과 하위권 간의 지수 점수 차이가 30점 가까이 남을 알 수 있다.
충청권에서는 천안시(75.43), 아산시(74.29), 청주시(52.73)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계룡시(40.76)는 최하위여서 충청권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성과 지수가 상위권과 하위권 간에 30점 이상 차이가 나는 등 불균형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남권에서는 구미시(82.80), 창원시(76.68), 경주시(68.97) 등이 상위권을 이루고 있으며, 양산시(41.40), 사천시(40.95), 문경시(40.67)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영남권 세계화 성과 지수의 상위 기초자치 도시와 하위 기초자치 도시 간의 차이는 2배 이상으로 나타나 영남권 세계화에 심한 불균형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호남권에서는 전주시(57.07), 여수시(56.26), 광양시(50.08)가 상위권을 이루고 있으며, 군산시(47.66), 남원시(40.39)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호남권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성과 지수는 다른 권역 도시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인구 규모별로 살펴보면, 인구 50만 이상 기초자치 도시들 중 가장 높은 세계화 성과 지수를 기록한 도시는 창원시(76.68)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고양시(76.08), 천안시(75.43), 용인시(67.09) 등이 이으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하위권은 부천시(48.42), 안양시(47.32), 김해시(45.62) 등이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의 도시들 중에서는 구미시(82.80)가 1위를 하였고, 아산시(74.29), 경주시(68.97), 춘천시(68.34)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목포시(41.06)가 최하위로 나타났다. 1위 구미시(82.80)와 최하위 목포시(41.06)는 세계화 성과 지수가 2배 이상 차이가 나 인구 20만 이상 50만 미만 도시들의 경우 상위권과 하위권 도시들 간의 세계화 성과 격차가 큼을 알 수 있다.
인구 20만 미만 도시들의 세계화 성과 지수는 서귀포시(59.18), 안동시(56.20), 제천시(50.99), 광양시(50.08)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태백시는 39.67로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인구 20만 미만 기초자치 도시의 세계화 성과 지수는 30~50점대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보다 큰 인구 규모의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계화 성과 수준이 낮음을 알 수 있다.
● 격려할 도시와 분발할 도시
세계화 성과 수준이 높은 도시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으면서 높은 성과를 낸 도시들과 여건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으면서도 중상 이상의 높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를 낸 도시들(9개)이다. 동해시와 구리시 등은 대체로 세계화 성과 수준이 낮긴 하지만, 세계화를 위한 여건이 최하위로 매우 좋지 않은 상태에서 중상위권의 세계화 성과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격려를 받아야 할 도시들이다.
세계화 성과 수준이 높은 도시들도 자세히 보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즉 주어진 여건보다 더 높은 세계화 성과 수준을 나타낸 도시들과 주어진 여건만큼만 성과를 낸 도시, 그리고 주어진 여건보다 낮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를 낸 도시들이다. 이 세 유형 중 가장 바람직한 도시는 당연히 첫 번째 유형의 도시들이다. 여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차이의 높은 성과를 낸 구미, 아산, 춘천, 서귀포, 평택, 여수 같은 도시들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이 도시들에 큰 격려를 보낸다.
상대적으로 낮은 세계화 성과를 낸 도시들도 두 부류로 나뉜다.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낮은 성과를 낸 도시들과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데도 불구하고 낮은 세계화 성과 수준을 보인 도시들이다.
이 중에서 전자 속한 동두천, 문경, 사천, 하남 등 총 28개 도시들은 세계화 성과가 낮다고 무조건 탓할 수 없는 도시들이다. 세계화 여건 자체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곳이기 때문이다. 전자에 속한 도시들 중에서도 김제, 속초, 논산 등 16개의 도시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 여건 수준보다는 높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를 이뤄 낸 도시들로서 비난에 앞서 오히려 격려받아야 할 도시라 할 수 있다.
후자에 속한 도시들, 특히 남원, 양산, 순천, 영주 등은 큰 분발이 필요한 도시들이다. 이 도시들은 다른 도시들에 비해 다수의 자연환경유산과 역사문화유산을 갖추고 있고 노력도 했지만 이를 활용한 성과 창출은 미흡했다.
여건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지만, 노력만큼은 많이 기울인 도시들이 있다. 이천시(여건 49위, 노력 6위), 상주시(여건 61위, 노력 12위), 당진시(여건 62위, 노력 17위)를 비롯해 속초, 통영, 광양 등 12개 도시들이다.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지역특산물의 해외 수출과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적극 전개했다는 것이다. 이 도시들 중 이천과 포천, 광양은 그런 노력의 결과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의 제약을 뛰어넘어 중상위권 이상의 세계화 성과를 이뤄 냈다. 하지만 의왕, 하남, 속초, 삼척, 논산, 당진, 김천, 상주, 통영의 경우에는 아쉽게도 그런 노력이 여건의 제약을 뛰어넘을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못해 높은 수준의 세계화 성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여건과 노력 모두 중상위권 이상에 속하는 도시들 중 특히 구미시와 여수시는 여건에 비해 노력 측면의 순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시의 경우 여건은 19위였지만 노력은 8위였고, 여수시는 여건은 24위였으나 노력은 3위를 기록했다.
문제가 되는 곳은 세계화의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데도 불구하고 세계화를 위한 노력의 수준이 떨어지는 12개의 도시들이다. 천안시(여건 12위, 노력 64위), 아산시(여건 23위, 노력 69위), 시흥시(여건 16위, 노력 67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도시들의 여건은 전체 78개 도시 중 상위권에 속하지만 노력은 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그 결과 세계화 성과 면에서 중하위권 이하의 수준을 나타낸 안성, 김해, 거제, 양산은 향후 큰 분발이 요구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동두천시(여건 77위, 노력 65위), 과천시(여건 72위, 노력 71위), 사천시(여건 71위, 노력 74위), 세종특별자치시(여건 68위, 노력 76위), 밀양시(여건 66위, 노력 77위), 태백시(여건 67위, 노력 78위) 등은 여건과 노력 측면 모두 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세계적 도시로의 건설을 목표로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의 경우 행·재정적 여건이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리더십이나 시청의 노력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화 도시는 창원・경주・파주
세계화를 위한 도시의 노력과 성과와의 관계는 흥미로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종합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한 도시들의 경우 노력이 성과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지만, 일부 도시들의 경우 노력에 비해 성과가 크지 않았다. 창원시(노력 2위, 성과 2위), 경주시(노력 1위, 성과 6위), 파주시(노력 4위, 성과 9위) 등은 노력과 성과 측면 모두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했는데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시장들이 해외시장 개척, 국제교류, 국제기구에서의 활동 등에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창원시의 경우 산업, 문화, 환경 분야 등에서 골고루 국제교류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경주시는 각종 국제행사의 유치를 적극 지원하고 해외에서의 홍보 활동을 전개하는 등 시장의 리더십이 돋보여 노력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다만 기업 수가 적어 산업 분야에서의 성과가 다소 미흡해 6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순천시, 상주시, 익산시 등은 노력에 비해 성과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 도시에 해당한다. 이 도시들은 국제적인 자연문화유산이 거의 없고 산업기반이 부족해 외부로부터의 인력 유입이나 세계로의 수출 등이 미흡한데다가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순천시)와 20회가 넘는 국제식품박람회 참여(익산시) 등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도 성과로 연결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공통된다.
이와는 달리 고양시(노력 40위, 성과 3위), 천안시(노력 64위, 성과 4위)와 아산시(노력 69위, 성과 5위) 등은 노력에 비해 성과가 크게 나타난 도시들이다. 이유는 지역 내에 위치한 삼성전자, 삼성자동차, 현대자동차 등의 대기업들 때문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이들 기업의 활동으로 외국인의 유입과 생산품 수출 등에서 큰 성과가 나타나 시의 별다른 노력 없이도 성과 측면에서의 순위가 향상된 것이다.
고양시의 경우 KINTEX에서의 각종 전시회 등으로 외국인 방문객 수가 많았고 인지도도 다른 도시들에 비해 높은 점 등이 성과에서의 순위가 올라가는 데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제주시(노력 31위, 성과 10위)와 서귀포시(노력22위, 성과 11위)도 노력에 비해 성과 순위가 높은 도시들인데 천혜의 관광자원으로 인해 외국인관광객의 수가 증가한 것이 중요한 원인이었다.
우리나라 기초자치 도시들의 세계화 여건, 노력, 성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다음과 같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세계화에 일찍 눈을 뜬 도시들의 세계화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산업 분야에서 국제무대에 일찍 진출한 창원이나 구미, 관광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세계와의 접촉이 활발했던 경주시와 제주시 등이 그 예이다.
둘째, 세계화는 여건이 중요하지만 시장의 리더십과 해당 자치단체의 노력이 세계화 수준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종합순위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창원, 경주, 구미시 등은 시장이 적극적으로 세계화 노력을 기울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셋째, 종합순위에서 하위권에 위치한 도시들의 대부분은 세계화 여건, 노력, 성과의 모든 측면에서 하위권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 도시는 누가 만드나?
지난 70년간 열심히 달려온 대한민국이 지금 분기점에 서 있다.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올라서느냐, 아니면 퇴조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복잡계 이론에서 말하는 혼돈과 질서의 경계에 서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이 상태의 전형적인 특징, 즉 기존의 국가발전 전략이 한계에 이르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새로운 상승 곡선을 타느냐, 아니면 하향 곡선을 타느냐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제대로 된 자율적 요동을 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 핵심은 바로 창조적 파괴를 가져오는 혁신적 사고와 행동이다.
지금까지는 각자 먹고살 일이 바빠서, 나라 전체적으로는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해서 도시를 세계화한다는 것을 사치로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 10위권에 들어서 있는 대한민국으로선 돈이 없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아니다. 도시를 세계화하는 일은 더 이상 사치도 아니다.
한계에 다다른 대한민국의 경제와 경쟁력을 파격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이 바로 도시의 세계화를 통해 열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도시가 각자의 전략을 가지고 초일류 제품과 지식과 사상, 제도와 사업들로 무장하여 세계를 향해 발진하며 뛰쳐나가고, 동시에 세계로부터 많은 양질의 자본, 기술, 정보와 지식을 불러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세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들이 가보고 싶고, 살아보고 싶고, 투자해 보고 싶고, 가서 배워 보고 싶은 도시들로 인식될 때, 진정 대한민국은 의미있게 세계적인 나라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전술한 창조적 파괴를 가져오는 혁신적 사고요, 행동이다.
세계적인 도시를 누가 만드는 것인가? 의식이 깨어 있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다. 도시의 지도자, 나라의 지도자들이 만드는 것이고, 열정과 분노가 있는 시민들이 만드는 것이다.
곧 있으면, 도시의 공식적인 지도자들을 뽑는 선거가 이루어진다.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우리나라의 도시들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특단의 결심과 방안들이 정당 지도자들이나 후보자들, 유권자들 사이에 뜨겁게 격돌하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시대가 주는 기회는 우릴 오래 기다려 주지 않는다. 비켜 갈 수 없는 인류 역사의 교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