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김 요리에 좋은 재료는 흰 생선살, 기름기 없는 안심이나 닭 가슴살 등
⊙ 기름 상태는 육안으로 판별 가능, 튀김 색이 옅을수록 깨끗한 기름에 튀겨낸 것
⊙ 유채유나 땅콩유 등 끓는점이 높은 기름이 튀김 요리에 적합
李鎔在
⊙ 한양대 건축과 졸업. 미국 조지아 공대 건축학 석사.
⊙ tvs디자인(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근무-두바이 포함 해외 프로젝트 담당.
⊙ 저서: 《일상을 지나가다》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번역).
⊙ 기름 상태는 육안으로 판별 가능, 튀김 색이 옅을수록 깨끗한 기름에 튀겨낸 것
⊙ 유채유나 땅콩유 등 끓는점이 높은 기름이 튀김 요리에 적합
李鎔在
⊙ 한양대 건축과 졸업. 미국 조지아 공대 건축학 석사.
⊙ tvs디자인(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근무-두바이 포함 해외 프로젝트 담당.
⊙ 저서: 《일상을 지나가다》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번역).
‘도시전설(都市傳說)’이라는 말이 있다. ‘확실한 근거가 없는데도 사실인 것처럼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뜻한다. 미국의 저술가 윌리엄 파운드스톤(Willam Poundstone)은 그의 첫 저서 《빅 시크릿(Big Secret, 1983)》을 필두로 한 일련의 저서를 통해 이러한 전설을 다루었는데, 음식에 관해서는 코카콜라와 프라이드치킨의 대명사인 프랜차이즈 KFC의 이야기가 두드러진다. 소금과 후추 등의 기본 양념에 화학조미료, 즉 MSG 등을 더한 KFC 특유의 열한 가지 비밀 양념과 그 배합비를 밝혀냈다는 주장이었다.
파운드스톤의 저서 외에도 여러 음식 관련 저술을 통해 이 양념의 비밀이 규명되었다고 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KFC에서는 창업자인 할랜드 샌더스(Harland David Sanders·1890~1980)의 수기(手記) 레시피를 초 1급 비밀로 취급한다. 이 레시피는 미국 켄터키 주(州) 루이빌의 본사 금고에 보관해 왔는데, 2008년 전산제어장비를 비롯한 움직임 감지기, 보안 카메라 등으로 재무장하는 동안 철통 경비를 붙여 본사 외의 장소로 이전했다. 이후 단 두 명의 임원만이 레시피에 접근이 가능하다고 한다.
비밀의 양념도 양념이지만, 사실 샌더스 ‘대령(Colonel·영국의 작위처럼 켄터키 주지사에게 받은 명예 직위)’의 진짜 공헌은 특허까지 받은 튀김 압력솥이다. 이 솥은 여느 압력솥처럼 내부의 압력을 높이면 물과 기름의 끓는점이 올라가 조리시간이 짧아지는 것은 물론 육즙의 증발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을 만들 수 있었다.
튀김 압력솥은 닭을 오래 사육하던 시절 질긴 고기, 특히 운동량이 많은 다리살을 효율적으로 조리하기 위해 개발된 기구였다. 예전에 비해 사육 기간이 짧고, 가슴살을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품종 개량된 닭을 조리하는 데는 효과가 덜한 기구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야
튀김 맛의 기본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리사들은 이 맛을 내기 위해 펄펄 끓는 기름과 씨름하고 있다. 재료 주변의 온도를 간접가열로 올린다는 점에서 튀김의 원리는 오븐을 이용한 구이(Baking) 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열을 가하는 조리는 궁극적으로 재료에서 수분을 빼앗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재료의 표면에서 빠져나온 수분이 증기의 막이 되고, 재료를 둘러싸 완충재 역할을 하며 재료의 내부까지 열을 서서히 전달해 익히는 원리다. 끓는 기름은 일시적으로 수분의 막을 가둬, 완만하면서도 효율적인 열전달과 더불어 조리시간을 줄이는 데 공헌한다. 표면의 수분이 완전히 증발하고 난 다음 기름은 재료와 튀김옷의 표면에 ‘메일라드 반응(Maillard Reaction)’을 촉진한다. 메일라드 반응은 당과 아미노산 사이에서 열에 의해 발생하는 갈색화현상으로, 튀김은 물론 노릇노릇하게 구운 빵 껍질이나 밥솥 바닥의 누룽지, 뜨거운 열에 익힌 스테이크 겉면 등의 풍미를 책임진다.
기름이 책임지는 열전달이나 짧은 조리시간 등을 감안한다면, 재료에 옷을 입혀 조리하는 튀김의 본질은 재료의 보호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 옷을 입어 자연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과도 같은 이치다. 이 때문에 튀김에는 높은 열과 긴 조리시간에 수분을 빼앗기고 금방 말라버리는 재료들이 잘 어울린다. 대구와 같은 흰 생선살, 육류의 경우 기름기 없는 안심이나 닭의 가슴살 등이 여기에 속한다. 기름기가 많은 재료를 튀길 경우 재료 자체에서 기름이 녹아 배어나오므로 튀김이 기름 범벅이 된다. 탕수육이나 돈가스에 기름기가 거의 없다시피 한 돼지 안심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튀김옷은 재료를 보호해 주는 것은 물론 위에서 언급한 메일라드 반응으로 맛도 좋게 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 역할을 한다. 튀김의 미덕인 바삭함까지 갖춰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려면 반죽이 가볍고 거품이 많아야 한다. 이를 위해 베이킹파우더와 같은 제빵용 팽창제부터 탄산수, 증류주인 보드카 등이 반죽의 재료로 쓰인다. 한편 전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재료는 옷을 입지 않고도 기름 목욕을 할 자격이 있다. ‘프렌치프라이(French Fry)’의 재료인 감자가 가장 좋은 예이다.
튀김 온도는 160~185℃가 적합
소기의 목적 달성을 위한 온도가 관건임을 감안한다면, 바로 위에서처럼 감히 튀김을 목욕에 비유하는 시도 또한 아주 극단적인 비약은 아닐 것이다. 온도가 낮을 경우 기름의 점성이 높아 재료의 표면에 붙으므로 튀김이 시쳇말로 기름에 ‘절고’, 온도가 너무 높을 경우 겉은 타고 속은 익지 않거나, 아예 기름이 연기를 내며 탄다.
튀김에 적합한 온도는 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160~185℃ 사이. 끓는점이 높은 기름이 대체로 튀김에 더 적합하다. 가정에서라면 구하기 쉬운 유채나 끓는점이 높은 땅콩기름을 권하는데, 온도뿐만 아니라 중립적인 맛으로 튀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다.
열을 가하면 재료뿐 아니라 기름 또한 조리되는 까닭에, 기름의 특성과 튀김 맛 사이의 상관관계는 미묘하다. 이러한 관계는 주로 외식을 통해 튀김을 먹는 소비자의 염려와도 맞물리는 면이 있다. 기름의 재활용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기름의 지나친 재활용은 맛은 물론 식품 위생 차원에서 소비자에게 민감한 사안인데, 기름의 상태는 튀김의 색깔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튀김의 색이 옅을수록 깨끗한 기름에 튀겨낸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언제나 초벌 기름에 조리한 튀김이 최선의 선택이겠지만, 맛을 따진다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반복된 가열로 화학 반응이 일어난 기름이 단순한 재료에 풍미를 더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기름의 특성이 기름의 지나친 재활용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재사용을 너무 많이 한 기름은 재료로부터 빠져나온 수분이나 재료의 찌꺼기 등으로 효과적인 열전달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산패(酸敗)해서 튀김의 맛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집에서 맛있게 먹는 법
뜨거운 기름으로 인해 유발되는 안전문제나 폐기름 처리 문제 때문에 집에서 튀김을 즐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가정요리에는 그 나름의 묘미가 있으니, 다음과 같은 요령이 집에서 더 맛있는 튀김을 조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단 재료를 초월해 올바른 도구의 사용이 효율과 안전 문제에서 중요하다. 가정용 전열 튀김기도 있지만 사용 빈도 및 효율성을 따져본다면 역시 최선의 선택은 주철로 만들어 때로는 에나멜을 입힌 ‘더치 오븐(Dutch Oven)’처럼 두툼하고 묵직해 열효율이 좋은 냄비와 온도계의 조합이다. 이는 공신력 있는 가정용 레시피 및 조리도구 시험기관인 미국의 ‘아메리카스 테스트 키친(America's Test Kitchen)’에서 집중 시험 끝에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일단 튀김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냄비에 기름을 넉넉하게 담아 가열하는 것이 좋다. 재료 투입 시 발생하는 열손실을 최대로 줄여 튀김 자체에 기름이 스며드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한편, 1만~3만원이면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튀김 온도계도 맛있는 튀김 조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튀김옷을 기름에 넣었을 때 중간쯤 가라앉았다가 다시 떠오르면 적당하다’ 등과 같은 주먹구구식 조리법에 의존하기보다 온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온도계가 있으면 편하다. 특히 재료를 여러 번에 나눠 튀길 때 기름의 재가열 상태를 파악하기에 유용하다.
튀김은 폐유(廢油) 처리가 골칫거리다. 최근 폐유를 원료로 한 ‘바이오 디젤(Biodiesel)’ 연료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서울시에서는 가정용 폐유 수거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파운드스톤의 저서 외에도 여러 음식 관련 저술을 통해 이 양념의 비밀이 규명되었다고 하지만, 그와 상관없이 KFC에서는 창업자인 할랜드 샌더스(Harland David Sanders·1890~1980)의 수기(手記) 레시피를 초 1급 비밀로 취급한다. 이 레시피는 미국 켄터키 주(州) 루이빌의 본사 금고에 보관해 왔는데, 2008년 전산제어장비를 비롯한 움직임 감지기, 보안 카메라 등으로 재무장하는 동안 철통 경비를 붙여 본사 외의 장소로 이전했다. 이후 단 두 명의 임원만이 레시피에 접근이 가능하다고 한다.
비밀의 양념도 양념이지만, 사실 샌더스 ‘대령(Colonel·영국의 작위처럼 켄터키 주지사에게 받은 명예 직위)’의 진짜 공헌은 특허까지 받은 튀김 압력솥이다. 이 솥은 여느 압력솥처럼 내부의 압력을 높이면 물과 기름의 끓는점이 올라가 조리시간이 짧아지는 것은 물론 육즙의 증발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을 만들 수 있었다.
튀김 압력솥은 닭을 오래 사육하던 시절 질긴 고기, 특히 운동량이 많은 다리살을 효율적으로 조리하기 위해 개발된 기구였다. 예전에 비해 사육 기간이 짧고, 가슴살을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품종 개량된 닭을 조리하는 데는 효과가 덜한 기구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야
튀김 맛의 기본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리사들은 이 맛을 내기 위해 펄펄 끓는 기름과 씨름하고 있다. 재료 주변의 온도를 간접가열로 올린다는 점에서 튀김의 원리는 오븐을 이용한 구이(Baking) 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열을 가하는 조리는 궁극적으로 재료에서 수분을 빼앗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재료의 표면에서 빠져나온 수분이 증기의 막이 되고, 재료를 둘러싸 완충재 역할을 하며 재료의 내부까지 열을 서서히 전달해 익히는 원리다. 끓는 기름은 일시적으로 수분의 막을 가둬, 완만하면서도 효율적인 열전달과 더불어 조리시간을 줄이는 데 공헌한다. 표면의 수분이 완전히 증발하고 난 다음 기름은 재료와 튀김옷의 표면에 ‘메일라드 반응(Maillard Reaction)’을 촉진한다. 메일라드 반응은 당과 아미노산 사이에서 열에 의해 발생하는 갈색화현상으로, 튀김은 물론 노릇노릇하게 구운 빵 껍질이나 밥솥 바닥의 누룽지, 뜨거운 열에 익힌 스테이크 겉면 등의 풍미를 책임진다.
기름이 책임지는 열전달이나 짧은 조리시간 등을 감안한다면, 재료에 옷을 입혀 조리하는 튀김의 본질은 재료의 보호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 옷을 입어 자연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과도 같은 이치다. 이 때문에 튀김에는 높은 열과 긴 조리시간에 수분을 빼앗기고 금방 말라버리는 재료들이 잘 어울린다. 대구와 같은 흰 생선살, 육류의 경우 기름기 없는 안심이나 닭의 가슴살 등이 여기에 속한다. 기름기가 많은 재료를 튀길 경우 재료 자체에서 기름이 녹아 배어나오므로 튀김이 기름 범벅이 된다. 탕수육이나 돈가스에 기름기가 거의 없다시피 한 돼지 안심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튀김옷은 재료를 보호해 주는 것은 물론 위에서 언급한 메일라드 반응으로 맛도 좋게 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 역할을 한다. 튀김의 미덕인 바삭함까지 갖춰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려면 반죽이 가볍고 거품이 많아야 한다. 이를 위해 베이킹파우더와 같은 제빵용 팽창제부터 탄산수, 증류주인 보드카 등이 반죽의 재료로 쓰인다. 한편 전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재료는 옷을 입지 않고도 기름 목욕을 할 자격이 있다. ‘프렌치프라이(French Fry)’의 재료인 감자가 가장 좋은 예이다.
원래 닭은 셰프들 사이에서 ‘빈 캔버스(Blank Canvas)’라고 불릴 정도로 인상적인 맛이 없는 육류라 대부분 조리 전의 염지(鹽漬) 과정을 통해 맛과 촉촉함을 더한다. 치킨집은 별처럼 많다 보니 한두 집만을 콕 집어 추천하기가 불가능하다. 프랜차이즈로는 교촌치킨이 일반적인 선택이고, 비(非) 프랜차이즈로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 ‘거성호프’(02-723-5995)의 튀김 상태가 인상적이었다. 치킨 1만5000원대.
우리에게는 ‘튀김=중식’이라는 인식이 있다. 양념치킨에 밀려 그 설 자리를 잃은 감이 있지만, 원래 깐풍기(乾烹鷄)는 ‘국물 없이 마르게 볶은 닭고기’라는 뜻처럼 원래 전혀 질척하지 않은 닭 요리다. 회기동 ‘경발원’(02-2244-2616)의 깐풍기(한 접시 2만5000원)는 통상적으로 알려진 것들과 확연하게 달라 인터넷을 중심으로 널리 인기를 끌고 있다. 주문과 동시에 생닭을 토막 쳐, 튀김옷 없이 튀겨낸 후 간 청양고추, 부추와 함께 볶아낸다. 튀김옷 없이 튀긴 닭은 부위에 따라 뻣뻣한데, 옷을 입히고도 못 튀긴 튀김보다는 낫다. 다소 맵고, 카드결제가 되지 않는데다 접객도 친절한 편은 아니라는 점을 부기해 둔다. 통상적인 깐풍기는 연남동의 중식주점 ‘띵하우’(02-337-6188)의 것이 자작하게 볶아 먹을 만하다. 가격은 1만원대 중반.
홍대 앞의 ‘후쿠야’(02-3141-3149)에서는 학생 대상의 가격으로 눈앞에서 튀김 하는 광경을 직접 볼 수 있다. 튀김 과정을 거듭 감상하다 보면 조리사의 손에 묻는 반죽이 굉장히 끈적끈적해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밀가루와 물이 결합해 찰기를 만들어내는 단백질 ‘글루텐(Gluten)’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프렌치프라이나 피시앤칩스 같은 음식을 잘하는 곳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펍’의 환경을 갖춰놓고 훌륭한 버거를 내는 홍대 앞의 ‘버거비’(070-8870-9220)에서 단순한 문화체험 이상 수준의 피시앤칩스(1만4000원)를 찾을 수 있었다. 전통적인 방법처럼 맥아식초(麥芽食酢, malt vinegar)를 뿌려 그 시큼함으로 느끼함을 덜어주는 것이 특징. 손가락보다 가는 굵기로 썰어 튀겨 내는 프렌치프라이도 보통 수준은 된다.
수하동 페럼타워 지하 식당가의 ‘안즈’(あんず, 02-6353-9848)는 훌륭한 돈가스를 내놓지만 그 가격(사진의 히레, 즉 안심가스 세트 1만8000원. 밥과 된장국 및 샐러드 포함)이 너무 높은 탓에 쉽게 만족하기 어려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밥이며 국은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모두 가격 책정에 반영되는 요인일 테니 딱히 그럴 필요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한편 그 대척점에 방배동 ‘다루마’(02-537-1505)가 있다. 평범한 동네밥집인데 상식적인 재료를 상식적으로 튀겨 내놓는다. 찰기가 살아 있는 밥을 보면 가격에 맞춘 성의는 있어 보인다. 안심가스 7500원. |
튀김 온도는 160~185℃가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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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는 전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튀김옷을 입히지 않아도 잘 튀겨진다. |
튀김에 적합한 온도는 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160~185℃ 사이. 끓는점이 높은 기름이 대체로 튀김에 더 적합하다. 가정에서라면 구하기 쉬운 유채나 끓는점이 높은 땅콩기름을 권하는데, 온도뿐만 아니라 중립적인 맛으로 튀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다.
열을 가하면 재료뿐 아니라 기름 또한 조리되는 까닭에, 기름의 특성과 튀김 맛 사이의 상관관계는 미묘하다. 이러한 관계는 주로 외식을 통해 튀김을 먹는 소비자의 염려와도 맞물리는 면이 있다. 기름의 재활용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기름의 지나친 재활용은 맛은 물론 식품 위생 차원에서 소비자에게 민감한 사안인데, 기름의 상태는 튀김의 색깔을 통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튀김의 색이 옅을수록 깨끗한 기름에 튀겨낸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언제나 초벌 기름에 조리한 튀김이 최선의 선택이겠지만, 맛을 따진다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반복된 가열로 화학 반응이 일어난 기름이 단순한 재료에 풍미를 더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기름의 특성이 기름의 지나친 재활용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재사용을 너무 많이 한 기름은 재료로부터 빠져나온 수분이나 재료의 찌꺼기 등으로 효과적인 열전달의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산패(酸敗)해서 튀김의 맛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치킨 샌더스 대령이 대중화한 프라이드치킨은 사실 미국 노예시대의 산물이다. 서아프리카에서 비롯된 조리방식이 미(美) 남부로 유입되었고, 남북전쟁을 통해 미국 전역에 전파되었다. 미국식 ‘솔푸드(Soul Food)’라 불리는 이면에 인종적인 정형화(Racial Stereotyping)나 경멸의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 프라이드치킨은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서 전혀 새로운 음식으로 거듭났다. ‘닭튀김’도 ‘프라이드치킨’도 아닌, 한국식 ‘양념치킨’이 뉴욕 한복판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한국 특유의 고추장과 간장으로 만든 매콤하거나 짭짤한 소스는 훌륭하다. 하지만 한국인이 좋아하는 어린 닭, 특히 1kg대 초반의 닭을 잘게 분할한 후 소스를 입히면 뻣뻣해질 때까지 튀겨지는 단점이 있다. ⊙ 프렌치프라이 필자가 번역한 책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의 저자인 제프리 스타인가튼(Jeffrey Steingarten, 미국의 음식 평론가)은 무려 22쪽에 걸쳐, 완벽한 프렌치프라이를 찾기 위한 자신의 도전사를 공개한다. 그는 튀김에 꼭 맞는 감자를 찾는 것으로 시작해 미슐랭(Michelin) 스타 출신의 셰프로부터 레시피를 받아 시도해 보는 것은 물론, 프렌치프라이에 최적이라는 말기름을 얻기 위해 오스트리아로 가는 지인에게 밀수까지 부탁한다. 그뿐 아니라 많은 셰프 및 요리 연구가들이 누군가에게는 패스트푸드점의 곁들로밖에 인식되지 않는 이 단순한 음식을 위해 진공포장기를 비롯한 첨단 장비며 여러 번 삶고 튀기는, 번거롭고 복잡한 조리 절차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 이름 덕에 스스로를 종주국이라 자처하는 벨기에만 빼고 세계 모든 나라에서 손가락 길이 및 굵기로 채 썰어 튀긴 감자를 프랑스산 요리로 인식한다. 하지만 제프리 스타인가튼은 그 써는 방식의 명칭인 ‘french’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미국 아이다호 주에서 나는, 개발자의 이름을 딴 ‘러셋 버뱅크(Russet Burbank)’ 종의 감자가 가장 대중적으로 쓰인다. ⊙ 피시앤칩스 딱히 섬세하지 않은 반죽을 재료에 입혀 튀긴 음식을 ‘프리터(Fritter)’라고 하는데, ‘피시앤칩스(Fish and Chips)’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리터다. 19세기 후반, 영국이 북해에서 활발하게 벌인 저인망 어업을 통해 어부들의 주식(主食)으로 자리 잡았으며, 1860년 런던에 피시앤칩스를 파는 매장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대구나 ‘해덕(Haddock)’ 같은 흰 살 생선의 대표가 튀김옷을 입는 주연인데, 물과 밀가루에 팽창제인 베이킹소다를 넣어 옷이 두꺼우면서도 무겁지 않아야 한다. 물 대신 맥주로 반죽하는 경우에는 특유의 짙은 색깔을 띠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맥주의 탄산이 가벼움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한편 감자튀김, 즉 ‘칩스(Chips)’는 감자를 프렌치프라이보다 훨씬 더 넓적하게 잘라 튀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국을 시원(始原)으로 아일랜드, 영연방의 일원인 오스트리아 등은 물론 미국에서도 햄버거 등과 더불어 ‘펍 그럽(Pub Grub, 동네 사랑방 역할을 했던 대중적 술집 ‘펍’의 음식)’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돈가스와 위너슈니첼 기름기가 없는 고기에 옷을 입혀 튀긴 음식은 세계 각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동서양의 대표주자로 ‘돈가스’와 ‘위너 슈니첼(Wiener Schnitzel)’을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니 딱히 설명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돈가스’는 튀김옷의 원료가 되는 빵과 더불어 포르투갈에서 들어왔다고 알려져 있다. 튀김옷에 특유의 식감을 불어넣는 빵가루, 즉 ‘팡코(パン粉)’는 반죽에 전류를 불어넣어 독특한 조직을 지닌 구운 빵으로 만든다. 요즘은 서양요리에서도 팡코가 대중적으로 쓰이는 추세다. ‘가스’라면 단연 돼지고기가 찰떡궁합이듯, 오스트리아 빈의 전통 음식인 ‘위너 슈니첼’은 송아지고기로 만들어야 제 맛이 난다. 송아지고기를 쓰지 않으면 법적으로 ‘위너 슈니첼’이라 부를 수 없다. 재료 또한 반드시 명기(明記)해 주어야만 한다. 감자 샐러드, 또는 우리나라의 올갱이국수와 비슷한 ‘스패츨(Sp쮙tzle, 작은 참새라는 뜻)’을 곁들여 먹는다.⊙ |
집에서 맛있게 먹는 법
뜨거운 기름으로 인해 유발되는 안전문제나 폐기름 처리 문제 때문에 집에서 튀김을 즐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가정요리에는 그 나름의 묘미가 있으니, 다음과 같은 요령이 집에서 더 맛있는 튀김을 조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단 재료를 초월해 올바른 도구의 사용이 효율과 안전 문제에서 중요하다. 가정용 전열 튀김기도 있지만 사용 빈도 및 효율성을 따져본다면 역시 최선의 선택은 주철로 만들어 때로는 에나멜을 입힌 ‘더치 오븐(Dutch Oven)’처럼 두툼하고 묵직해 열효율이 좋은 냄비와 온도계의 조합이다. 이는 공신력 있는 가정용 레시피 및 조리도구 시험기관인 미국의 ‘아메리카스 테스트 키친(America's Test Kitchen)’에서 집중 시험 끝에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일단 튀김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냄비에 기름을 넉넉하게 담아 가열하는 것이 좋다. 재료 투입 시 발생하는 열손실을 최대로 줄여 튀김 자체에 기름이 스며드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한편, 1만~3만원이면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튀김 온도계도 맛있는 튀김 조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튀김옷을 기름에 넣었을 때 중간쯤 가라앉았다가 다시 떠오르면 적당하다’ 등과 같은 주먹구구식 조리법에 의존하기보다 온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온도계가 있으면 편하다. 특히 재료를 여러 번에 나눠 튀길 때 기름의 재가열 상태를 파악하기에 유용하다.
튀김은 폐유(廢油) 처리가 골칫거리다. 최근 폐유를 원료로 한 ‘바이오 디젤(Biodiesel)’ 연료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서울시에서는 가정용 폐유 수거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