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鏞頊
⊙ 49세. 서울대 의대 졸업. 서울대 의대 석·박사. 동국대 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역임.
⊙ 現 AG클리닉 원장 겸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
⊙ 저서: 《나이가 두렵지 않은 웰빙건강법》 《20세의 몸으로 100세까지》 등.
⊙ 49세. 서울대 의대 졸업. 서울대 의대 석·박사. 동국대 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역임.
⊙ 現 AG클리닉 원장 겸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
⊙ 저서: 《나이가 두렵지 않은 웰빙건강법》 《20세의 몸으로 100세까지》 등.
먼 미래의 일로 여겼던 100세 장수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2010년 조사에 따르면, 현재 60세인 사람의 기대여명(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이 남자는 91세, 여자는 97세라고 한다. 이렇게 100세 장수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오래 사는 것이 반드시 축복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어쩌다가 한두 사람이 오래 살던 시대, 즉 유전자가 좋고 생활습관이 바르며 거기에다 운까지 좋아야 겨우 100세까지 살던 시대에 100세 장수는 큰 축복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이 100세까지 사는 상황을 마냥 좋게만 바라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심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은 사회ㆍ경제적으로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모두 일리 있는 말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맞는 100세 시대는 축복은커녕 개인ㆍ국가ㆍ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의 유병률(有病率)이 높은 노령 인구의 증가로 인한 재정적 부담의 증가, 생산성 감소로 인한 경제 활력의 감퇴 등은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위정자들과 여러 경제 주체가 현명하게 대처할 것으로 기대하고, 여기서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개인들의 준비와 마음가짐에 대해 알아보자.
사회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개인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100세까지 사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은 일이다. 80세 정도까지만 살면 되지 100세는 너무 긴 것 아니냐고 말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 전 또는 현재의 100세인들을 보고 하는 소리다. 검버섯이 피고 주름이 깊은 얼굴에 구부정한 자세, 힘없는 늙은 사람….
은퇴시기를 70~80대로 늦춰 잡아라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이 100세까지 사는 시대의 노인들은 그런 모습이 아니다. 평균수명이 80대일 때의 60~70대처럼, 평균수명이 100세인 시대에는 80~90대에도 활발한 사회활동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80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던 사람들도 태도를 바꾼다. 남들 다 잘사는 나이에 굳이 먼저 죽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치료 기술 덕분에 외적으로 그리 추해 보이지 않으면서 내적으로도 활력이 있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해 보라. 물론 일이나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다면 100세 장수를 마다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필자가 클리닉에서 환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은퇴시기를 70대나 80대로 늦춰 잡으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70대에 사망하던 과거에는 60세 전후에 은퇴해서 10여 년 정도 노후를 즐기면 됐다. 그러나 대부분이 90대까지 사는 시대에 60세에 은퇴해 30여 년을 하는 일없이 지낸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은퇴시기를 늦춰야 하는 이유에는, 하는 일없이 심심하기 때문만이 아닌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좀 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돈은 있는데 병에 걸려 일찍 사망하거나, 건강이 나빠서 일이나 여가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장수리스크 중 가장 큰 리스크는 ‘유병장수(有病長壽)’다. 사실 유병장수는 100세 장수시대에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암(癌)이나 각종 만성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암은 여러 가지 독성물질이 누적되고 DNA 복제에 오류가 누적돼 나타나기도 하는데, 오래 살게 될수록 누적량이 점점 많아지므로 발생률이 점점 증가할 수밖에 없다.
건강과 노화관리를 잘해서 70~80대에도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면 일 자체로 운동 효과, 자존감과 자신감 제고를 통한 건강증진 효과가 있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건강과 젊음을 잘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은 100세 장수시대에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사항이다.
누구나 늙어 죽는다는 사실 때문에 노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조차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진행 과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 세월이 가면 누구나 똑같이 나이를 먹지만 노화가 진행되는 속도는 타고난 유전자와 생활습관, 환경, 건강관리 여부에 따라 20~30년 정도는 달라진다.
건강 장수의 첫걸음은 식습관
20~30대 때는 노년기라는 것이 남의 일 같기만 하다. 아직 건강 상태가 양호하므로 과음, 흡연 등 나쁜 생활습관을 익혀 지속하거나 건강을 돌보지 않고 과로를 해 노화를 촉진시키고 건강을 해치기 쉽다.
20~30대에 해야 할 일은 먼저 흡연, 과음, 과식 등 나쁜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소식(小食), 규칙적인 식사, 적당한 운동, 바른 수면습관, 스트레스 대처 능력 등 노화방지 생활습관을 생활화해 40대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노화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다.
식습관, 즉 입맛은 나이가 들어도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젊어서부터 좋은 식습관을 익히고 잘못된 것은 조금씩 고쳐나가야 중년기와 노년기에 생활습관병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당뇨병, 심장병, 암 등 각종 만성질환이 모두 잘못된 생활습관, 특히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 최고의 장수지역으로 손꼽히던 일본 오키나와의 40대 후반 사망률이 일본 내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높아진 것이 1960~70년대에 보급되기 시작한 햄버거와 콜라 등 서구식 식습관과 자동차의 보급으로 인한 운동부족 때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30대에 하면 좋은 것 중의 하나가 만성질환 관련 유전자 검사다.
유전자 검사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이 대상이 되나 일차적인 대상이 되는 사람은 만성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가족 중에 암이나 치매, 심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도 그 병에 걸릴 확률이 높으므로(유전자의 변이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유전자는 평생 바뀌지 않으므로 일생동안 한 번만 받으면 된다. 따라서 가능하면 일찍 검사를 해서 자신의 유전적 특성, 즉 체질에 맞는 생활습관과 영양처방을 받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대의학에서는 대부분의 만성질환이 유전적 소인과 외부 환경이 결합돼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즉 어떤 질병에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 질병을 유발하는 외부 환경(공해, 흡연, 음주, 잘못된 식습관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때 질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유전자가 건강한 사람은 웬만한 환경적 요인에도 질병이 잘 발생하지 않는 반면, 유전적으로 질병에 대한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쁜 환경적 요인에 상대적으로 적게 노출돼도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평생 한 번 받는 유전자 검사로 자신의 상태 점검
유전자 검사 결과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거기에 맞는 개인별 맞춤 치료를 받으면 된다.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취약해진 부분을 보완하는 맞춤 약물치료와 식습관, 영양요법을 포함한 생활습관교정요법을 실시해 질병의 발생 위험을 낮추고 건강상태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노안(老眼)이 생기고, 성기능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 40대다. 피로가 쉽게 오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업무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노화가 진행되기 시작하고 각종 만성질환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40대에는 별다른 노력 없이 건강과 젊음이 유지되던 20~30대와는 다른 전략과 관리가 필요하다.
40대에 중점을 둘 사항은 젊음을 좀 더 오래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건강을 증진시켜 경쟁력을 유지하며 향후 발생할지 모를 만성질환을 미리 예방해 장년기와 노년기를 대비해서 기초체력과 건강을 다지는 것이다.
필자의 클리닉을 왕래하는 60~70대 환자들의 한결같은 후회는 너무 성공에만 집착해 40~50대에 건강을 돌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40대에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지방, 특히 복부지방의 증가다. 성장호르몬 등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호르몬들의 감소로 인해 20대와 똑같은 양을 먹고 똑같은 활동량을 유지해도 조금씩 뱃살이 늘어난다. 이런 복부지방은 당뇨병, 심혈관질환, 암 등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뱃살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식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포화지방, 당분 등 칼로리가 높은 식품의 섭취를 자제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운동을 하는 등 활동량을 늘려 체내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그로 인한 뱃살의 축적은 당장은 보기 흉한 것 외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일지 몰라도 서서히 노화를 촉진시키고 50대 이후에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40대부터 반드시 시작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건강검진이다. 암을 비롯한 각종 만성질환이 40대부터 발생률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산화제 복용은 필수
대부분의 장수 연구에 따르면 90~ 100세인 분들보다 60~70세에 당뇨병, 암, 심장병 같은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더 높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아질 것 같은데,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결과일 것이다.
그 이유는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90세 이상 장수하기가 힘들기 때문이고, 반대로 90세, 100세까지 장수할 수 있으려면 만성질환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또 40대 이후는 체내 대사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유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와 조직의 손상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시기다. 따라서 유해 활성산소가 신체를 손상시키는 정도를 알아보는 산화스트레스 검사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인 항산화력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검사를 통해 항산화제 복용의 필요 여부와 복용 종류, 복용량 등을 정해서 꾸준히 복용하면 활성산소에 의한 신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항산화제 복용이야말로 40대 이후에 반드시 필요한 노화방지법이다.
50대에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이유는 노화를 방지하고 젊음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DHEA, 멜라토닌 등 좋은 호르몬들이 급격히 감소해서다. 반면 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슐린, 코티졸 등 나쁜 호르몬들은 늘어나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다. 소위 말하는 ‘갱년기’가 시작된다.
50대, ‘팔팔 100세’의 분기점 되는 시기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면, 바른 식생활 등 자연요법을 통해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자연요법이 불충분할 경우에는 좋은 호르몬을 보충해 주고 나쁜 호르몬을 줄여주는 호르몬 균형요법을 고려해 봐야 한다. 또 50대 이후는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와 조직의 손상이 누적돼 본격적으로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다. 항산화제 복용은 여전히 필요한 노화방지법이다.
50대 이상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바로 혈관이다.
‘노화방지란 곧 혈관노화방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노화에 있어서 혈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혈관이 노화되면 성기능, 뇌기능 등 각종 기능의 감퇴는 물론 협심증, 심근경색, 중풍 등으로 생명을 잃거나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혈관을 젊게 유지하려면 먼저 담배를 끊고 혈압을 철저히 관리하고 지방과 당분, 염분 등 혈관을 노화시키는 음식을 자제해야 한다. 항산화 성분과 엽산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고 걷기와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50대부터는 남녀 모두 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한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게 되고 성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폐경 되면서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에 의한 폐경기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폐경기 증상이 심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골다공증 예방, 비뇨생식기 위축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
남성들은 50세 전후로 남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성욕저하와 혈관기능 저하로 인한 발기력 감퇴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생활습관교정만으로 불충분할 경우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 필요하다.
근육량 감소로 인한 근력 및 활력저하, 성욕과 발기력 저하로 인한 성기능 감퇴,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로 인한 업무 및 학습능력 저하, 정신적 우울감, 불면증, 무기력감 등은 대표적인 노화의 증상들이다. 이 모든 것이 나타나는 시기가 60대다.
다행인 것은 이런 노화 증상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며,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더디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세기 후반부터 발달한 노화방지의학에서 사용하는 호르몬균형요법, 항산화제요법, 생활습관교정요법 등으로 이런 노화의 증상들을 예방하고 치료해 젊음을 되돌리거나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60대 이상인 사람들이 가장 심각하게 호소하는 노화의 증상 중 하나가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다. 가장 두려워하고 또 신경을 써야 할 질병은 치매다.
그러나 유전적 경향을 보이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생활습관 교정이나 적절한 영양요법으로 어느 정도는 발생을 예방, 지연시킬 수 있다. 노화로 인해 혈관의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좋은 식습관과 운동으로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뇌에 좋은 식품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골라서 섭취하고 뇌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산소 운동과 지적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60대 이후에 나타나는 가장 두드러지는 신체의 변화 중 하나가 근육량 감소다. 근육량의 감소는 근력과 활력을 떨어뜨리고 운동 능력을 감소시키고 조금만 일을 해도 쉽게 피로감을 일으킨다. 노년기에 젊은이 못지않은 근력과 활력을 유지하려면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한 단백질 등 적절한 영양 섭취와 근력운동이 필수적이다. 어떤 학자들은 노년기를 대비해 돈을 저축하듯이 노년기를 대비하여 근육을 저축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저금(貯金)도 중요하지만 저근(貯筋)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70대, 아직 늦지 않았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호르몬 균형요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 노화의 증상과 만성질환은 모두 노화방지 호르몬의 감소나 호르몬 불균형과 연관이 있다. 60대 이상에서는 운동이나 식이요법, 수면 등 자연요법으로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좋은 호르몬은 보충해 주고 나쁜 호르몬은 낮추어주는 호르몬균형요법이 필요하다.
특히 노화방지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성장호르몬을 보충해 주면 노화의 증상들이 호전된다. 남성호르몬은 성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 활력과 자신감, 근력을 회복시켜 주는 기능이 있다. 이 외에도 DHEA, 멜라토닌 등을 젊은 사람 수준으로 유지시켜 주고 코티졸, 인슐린 등 노화촉진 호르몬을 낮추어주면 생체나이가 10년 정도 젊어지는 효과가 있다.
요즘 60대는 겉모습만 보아서는 노인으로 보이지 않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70대가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60대에 시작된 여러 가지 노화의 증상들이 심화되고, 외모적으로 확연히 노인의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빠지지 말아야 할 함정이 자포자기하는 것이다. ‘이제 살 만큼 살았는데 이 나이에 담배를 끊어서 무엇하냐’며 담배를 계속 피우는 분들이 있다. ‘이제 와서 운동을 한다고 뭐가 달라지나’하며 몸 움직이기를 기피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나쁜 생활습관을 고치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건강이 좋아질 수 있다.
이 시기에 절대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건강검진이다. 어떤 사람들은 암 같은 무서운 질병이 발견될까 봐 두려워서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겠다고 얘기한다. 또 그런 병이 발견되면 괜히 치료한다고 고생만 할 것이 뻔하므로 아예 그냥 모르고 살다가 죽는 것이 낫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눈부시게 발달한 치료의학 덕분에 초기는 물론 중기 정도의 암도 거의 완치를 시킬 수 있다. 1~2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라는 이유는 암이 생기더라도 1~2년 만에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자라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실 건강검진은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운 좋게(?) 나쁜 질병을 초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치료로 완치를 시킬 수 있지만 몇 년을 미루다가 병을 키운 후에 발견하면 백약(百藥)이 무효다. 건강을 돌보는 일에 나이의 많고 적음이 있을 수 없으며 70대에도 아직 20~30년이 더 남았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건강 100세’ 추구해야
아직 노화가 많이 진행되지 않은 50대 이하의 사람들은 항산화제요법, 영양요법, 생활습관교정요법으로 노화의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다. 노화가 진행된 60대 이상은 호르몬균형요법과 정맥영양주사요법 등으로 노화의 증상을 개선시키고 생체나이를 10년 정도 되돌릴 수도 있다. 노화방지의학의 발달로 그냥 100세가 아닌 ‘건강 100세’ 시대가 활짝 열렸다.
호르몬요법 등 노화방지 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한계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80대가 40대가 될 수는 없고, 노화의 진행 과정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 치료 효과가 충분해서 생체나이를 10년 정도 돌려놓아도 다시 노화는 진행된다. 다만 이런 식으로 노화의 과정을 지연시키고 건강하게 잘 노화(well aging)된다면 인생을 좀 더 질 높게 오래 즐길 수 있다.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가다가 덤으로 앞으로 몇 년 후에 개발될지도 모를 혁신적인 치료법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2010년 조사에 따르면, 현재 60세인 사람의 기대여명(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이 남자는 91세, 여자는 97세라고 한다. 이렇게 100세 장수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오래 사는 것이 반드시 축복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어쩌다가 한두 사람이 오래 살던 시대, 즉 유전자가 좋고 생활습관이 바르며 거기에다 운까지 좋아야 겨우 100세까지 살던 시대에 100세 장수는 큰 축복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이 100세까지 사는 상황을 마냥 좋게만 바라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심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은 사회ㆍ경제적으로는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모두 일리 있는 말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맞는 100세 시대는 축복은커녕 개인ㆍ국가ㆍ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의 유병률(有病率)이 높은 노령 인구의 증가로 인한 재정적 부담의 증가, 생산성 감소로 인한 경제 활력의 감퇴 등은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문제는 위정자들과 여러 경제 주체가 현명하게 대처할 것으로 기대하고, 여기서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개인들의 준비와 마음가짐에 대해 알아보자.
사회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개인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100세까지 사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은 일이다. 80세 정도까지만 살면 되지 100세는 너무 긴 것 아니냐고 말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 전 또는 현재의 100세인들을 보고 하는 소리다. 검버섯이 피고 주름이 깊은 얼굴에 구부정한 자세, 힘없는 늙은 사람….
은퇴시기를 70~80대로 늦춰 잡아라
그러나 거의 모든 사람이 100세까지 사는 시대의 노인들은 그런 모습이 아니다. 평균수명이 80대일 때의 60~70대처럼, 평균수명이 100세인 시대에는 80~90대에도 활발한 사회활동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80까지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던 사람들도 태도를 바꾼다. 남들 다 잘사는 나이에 굳이 먼저 죽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치료 기술 덕분에 외적으로 그리 추해 보이지 않으면서 내적으로도 활력이 있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해 보라. 물론 일이나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다면 100세 장수를 마다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필자가 클리닉에서 환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은퇴시기를 70대나 80대로 늦춰 잡으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70대에 사망하던 과거에는 60세 전후에 은퇴해서 10여 년 정도 노후를 즐기면 됐다. 그러나 대부분이 90대까지 사는 시대에 60세에 은퇴해 30여 년을 하는 일없이 지낸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은퇴시기를 늦춰야 하는 이유에는, 하는 일없이 심심하기 때문만이 아닌 노후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좀 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돈은 있는데 병에 걸려 일찍 사망하거나, 건강이 나빠서 일이나 여가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장수리스크 중 가장 큰 리스크는 ‘유병장수(有病長壽)’다. 사실 유병장수는 100세 장수시대에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암(癌)이나 각종 만성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암은 여러 가지 독성물질이 누적되고 DNA 복제에 오류가 누적돼 나타나기도 하는데, 오래 살게 될수록 누적량이 점점 많아지므로 발생률이 점점 증가할 수밖에 없다.
건강과 노화관리를 잘해서 70~80대에도 계속 일을 할 수 있다면 일 자체로 운동 효과, 자존감과 자신감 제고를 통한 건강증진 효과가 있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건강과 젊음을 잘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은 100세 장수시대에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사항이다.
누구나 늙어 죽는다는 사실 때문에 노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조차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진행 과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 세월이 가면 누구나 똑같이 나이를 먹지만 노화가 진행되는 속도는 타고난 유전자와 생활습관, 환경, 건강관리 여부에 따라 20~30년 정도는 달라진다.
건강 장수의 첫걸음은 식습관
20~30대 때는 노년기라는 것이 남의 일 같기만 하다. 아직 건강 상태가 양호하므로 과음, 흡연 등 나쁜 생활습관을 익혀 지속하거나 건강을 돌보지 않고 과로를 해 노화를 촉진시키고 건강을 해치기 쉽다.
20~30대에 해야 할 일은 먼저 흡연, 과음, 과식 등 나쁜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소식(小食), 규칙적인 식사, 적당한 운동, 바른 수면습관, 스트레스 대처 능력 등 노화방지 생활습관을 생활화해 40대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노화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다.
식습관, 즉 입맛은 나이가 들어도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젊어서부터 좋은 식습관을 익히고 잘못된 것은 조금씩 고쳐나가야 중년기와 노년기에 생활습관병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당뇨병, 심장병, 암 등 각종 만성질환이 모두 잘못된 생활습관, 특히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 최고의 장수지역으로 손꼽히던 일본 오키나와의 40대 후반 사망률이 일본 내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높아진 것이 1960~70년대에 보급되기 시작한 햄버거와 콜라 등 서구식 식습관과 자동차의 보급으로 인한 운동부족 때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30대에 하면 좋은 것 중의 하나가 만성질환 관련 유전자 검사다.
유전자 검사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이 대상이 되나 일차적인 대상이 되는 사람은 만성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가족 중에 암이나 치매, 심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도 그 병에 걸릴 확률이 높으므로(유전자의 변이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유전자는 평생 바뀌지 않으므로 일생동안 한 번만 받으면 된다. 따라서 가능하면 일찍 검사를 해서 자신의 유전적 특성, 즉 체질에 맞는 생활습관과 영양처방을 받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대의학에서는 대부분의 만성질환이 유전적 소인과 외부 환경이 결합돼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즉 어떤 질병에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 질병을 유발하는 외부 환경(공해, 흡연, 음주, 잘못된 식습관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때 질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유전자가 건강한 사람은 웬만한 환경적 요인에도 질병이 잘 발생하지 않는 반면, 유전적으로 질병에 대한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쁜 환경적 요인에 상대적으로 적게 노출돼도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평생 한 번 받는 유전자 검사로 자신의 상태 점검
유전자 검사 결과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의 변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거기에 맞는 개인별 맞춤 치료를 받으면 된다.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취약해진 부분을 보완하는 맞춤 약물치료와 식습관, 영양요법을 포함한 생활습관교정요법을 실시해 질병의 발생 위험을 낮추고 건강상태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노안(老眼)이 생기고, 성기능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 40대다. 피로가 쉽게 오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업무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노화가 진행되기 시작하고 각종 만성질환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40대에는 별다른 노력 없이 건강과 젊음이 유지되던 20~30대와는 다른 전략과 관리가 필요하다.
40대에 중점을 둘 사항은 젊음을 좀 더 오래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건강을 증진시켜 경쟁력을 유지하며 향후 발생할지 모를 만성질환을 미리 예방해 장년기와 노년기를 대비해서 기초체력과 건강을 다지는 것이다.
필자의 클리닉을 왕래하는 60~70대 환자들의 한결같은 후회는 너무 성공에만 집착해 40~50대에 건강을 돌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40대에 일어나는 신체적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지방, 특히 복부지방의 증가다. 성장호르몬 등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호르몬들의 감소로 인해 20대와 똑같은 양을 먹고 똑같은 활동량을 유지해도 조금씩 뱃살이 늘어난다. 이런 복부지방은 당뇨병, 심혈관질환, 암 등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므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뱃살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식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포화지방, 당분 등 칼로리가 높은 식품의 섭취를 자제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운동을 하는 등 활동량을 늘려 체내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그로 인한 뱃살의 축적은 당장은 보기 흉한 것 외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일지 몰라도 서서히 노화를 촉진시키고 50대 이후에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40대부터 반드시 시작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건강검진이다. 암을 비롯한 각종 만성질환이 40대부터 발생률이 증가하기 시작한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산화제 복용은 필수
대부분의 장수 연구에 따르면 90~ 100세인 분들보다 60~70세에 당뇨병, 암, 심장병 같은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더 높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아질 것 같은데,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결과일 것이다.
그 이유는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90세 이상 장수하기가 힘들기 때문이고, 반대로 90세, 100세까지 장수할 수 있으려면 만성질환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또 40대 이후는 체내 대사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유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와 조직의 손상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시기다. 따라서 유해 활성산소가 신체를 손상시키는 정도를 알아보는 산화스트레스 검사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인 항산화력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검사를 통해 항산화제 복용의 필요 여부와 복용 종류, 복용량 등을 정해서 꾸준히 복용하면 활성산소에 의한 신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항산화제 복용이야말로 40대 이후에 반드시 필요한 노화방지법이다.
50대에 노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이유는 노화를 방지하고 젊음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DHEA, 멜라토닌 등 좋은 호르몬들이 급격히 감소해서다. 반면 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슐린, 코티졸 등 나쁜 호르몬들은 늘어나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다. 소위 말하는 ‘갱년기’가 시작된다.
50대, ‘팔팔 100세’의 분기점 되는 시기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면, 바른 식생활 등 자연요법을 통해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자연요법이 불충분할 경우에는 좋은 호르몬을 보충해 주고 나쁜 호르몬을 줄여주는 호르몬 균형요법을 고려해 봐야 한다. 또 50대 이후는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와 조직의 손상이 누적돼 본격적으로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다. 항산화제 복용은 여전히 필요한 노화방지법이다.
50대 이상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바로 혈관이다.
‘노화방지란 곧 혈관노화방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노화에 있어서 혈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혈관이 노화되면 성기능, 뇌기능 등 각종 기능의 감퇴는 물론 협심증, 심근경색, 중풍 등으로 생명을 잃거나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혈관을 젊게 유지하려면 먼저 담배를 끊고 혈압을 철저히 관리하고 지방과 당분, 염분 등 혈관을 노화시키는 음식을 자제해야 한다. 항산화 성분과 엽산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고 걷기와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50대부터는 남녀 모두 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한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게 되고 성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폐경 되면서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에 의한 폐경기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폐경기 증상이 심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골다공증 예방, 비뇨생식기 위축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
남성들은 50세 전후로 남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성욕저하와 혈관기능 저하로 인한 발기력 감퇴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생활습관교정만으로 불충분할 경우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 필요하다.
근육량 감소로 인한 근력 및 활력저하, 성욕과 발기력 저하로 인한 성기능 감퇴,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로 인한 업무 및 학습능력 저하, 정신적 우울감, 불면증, 무기력감 등은 대표적인 노화의 증상들이다. 이 모든 것이 나타나는 시기가 60대다.
다행인 것은 이런 노화 증상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며,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더디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세기 후반부터 발달한 노화방지의학에서 사용하는 호르몬균형요법, 항산화제요법, 생활습관교정요법 등으로 이런 노화의 증상들을 예방하고 치료해 젊음을 되돌리거나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60대 이상인 사람들이 가장 심각하게 호소하는 노화의 증상 중 하나가 기억력과 집중력 감퇴다. 가장 두려워하고 또 신경을 써야 할 질병은 치매다.
그러나 유전적 경향을 보이는 알츠하이머 치매는 생활습관 교정이나 적절한 영양요법으로 어느 정도는 발생을 예방, 지연시킬 수 있다. 노화로 인해 혈관의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좋은 식습관과 운동으로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뇌에 좋은 식품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골라서 섭취하고 뇌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산소 운동과 지적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60대 이후에 나타나는 가장 두드러지는 신체의 변화 중 하나가 근육량 감소다. 근육량의 감소는 근력과 활력을 떨어뜨리고 운동 능력을 감소시키고 조금만 일을 해도 쉽게 피로감을 일으킨다. 노년기에 젊은이 못지않은 근력과 활력을 유지하려면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한 단백질 등 적절한 영양 섭취와 근력운동이 필수적이다. 어떤 학자들은 노년기를 대비해 돈을 저축하듯이 노년기를 대비하여 근육을 저축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저금(貯金)도 중요하지만 저근(貯筋)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70대, 아직 늦지 않았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호르몬 균형요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 노화의 증상과 만성질환은 모두 노화방지 호르몬의 감소나 호르몬 불균형과 연관이 있다. 60대 이상에서는 운동이나 식이요법, 수면 등 자연요법으로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좋은 호르몬은 보충해 주고 나쁜 호르몬은 낮추어주는 호르몬균형요법이 필요하다.
특히 노화방지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성장호르몬을 보충해 주면 노화의 증상들이 호전된다. 남성호르몬은 성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 활력과 자신감, 근력을 회복시켜 주는 기능이 있다. 이 외에도 DHEA, 멜라토닌 등을 젊은 사람 수준으로 유지시켜 주고 코티졸, 인슐린 등 노화촉진 호르몬을 낮추어주면 생체나이가 10년 정도 젊어지는 효과가 있다.
요즘 60대는 겉모습만 보아서는 노인으로 보이지 않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70대가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60대에 시작된 여러 가지 노화의 증상들이 심화되고, 외모적으로 확연히 노인의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빠지지 말아야 할 함정이 자포자기하는 것이다. ‘이제 살 만큼 살았는데 이 나이에 담배를 끊어서 무엇하냐’며 담배를 계속 피우는 분들이 있다. ‘이제 와서 운동을 한다고 뭐가 달라지나’하며 몸 움직이기를 기피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나쁜 생활습관을 고치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얼마든지 건강이 좋아질 수 있다.
이 시기에 절대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건강검진이다. 어떤 사람들은 암 같은 무서운 질병이 발견될까 봐 두려워서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겠다고 얘기한다. 또 그런 병이 발견되면 괜히 치료한다고 고생만 할 것이 뻔하므로 아예 그냥 모르고 살다가 죽는 것이 낫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눈부시게 발달한 치료의학 덕분에 초기는 물론 중기 정도의 암도 거의 완치를 시킬 수 있다. 1~2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라는 이유는 암이 생기더라도 1~2년 만에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자라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실 건강검진은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운 좋게(?) 나쁜 질병을 초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치료로 완치를 시킬 수 있지만 몇 년을 미루다가 병을 키운 후에 발견하면 백약(百藥)이 무효다. 건강을 돌보는 일에 나이의 많고 적음이 있을 수 없으며 70대에도 아직 20~30년이 더 남았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건강 100세’ 추구해야
아직 노화가 많이 진행되지 않은 50대 이하의 사람들은 항산화제요법, 영양요법, 생활습관교정요법으로 노화의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다. 노화가 진행된 60대 이상은 호르몬균형요법과 정맥영양주사요법 등으로 노화의 증상을 개선시키고 생체나이를 10년 정도 되돌릴 수도 있다. 노화방지의학의 발달로 그냥 100세가 아닌 ‘건강 100세’ 시대가 활짝 열렸다.
호르몬요법 등 노화방지 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한계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80대가 40대가 될 수는 없고, 노화의 진행 과정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 치료 효과가 충분해서 생체나이를 10년 정도 돌려놓아도 다시 노화는 진행된다. 다만 이런 식으로 노화의 과정을 지연시키고 건강하게 잘 노화(well aging)된다면 인생을 좀 더 질 높게 오래 즐길 수 있다.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가다가 덤으로 앞으로 몇 년 후에 개발될지도 모를 혁신적인 치료법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