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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문재인 정부’ 때 집행된 ‘남북협력기금’ 4300억원 용처

기금 대부분이 인건비·운영비 등 ‘고정비’로 나가는 현실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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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북단체, 간첩단에 흘러들어 간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기금’
⊙ ‘북한 독재정권’이 존재하는 한 ‘대북 지원’은 ‘정권 유지비 지원’
⊙ 문재인 때 173억원 들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김정은이 폭파!
⊙ ‘남북협력’ 불가능한데도 5년 동안 880억원 지원받은 사업들의 ‘실상’
⊙ 19년 동안 468억원 투입했는데도 완성 기약 없는 《겨레말큰사전》
⊙ 2016년에 개성공단 폐쇄했는데… 2017~2021년 개성공단 명목으로 집행된 432억원은?
⊙ 30년 전 시작된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환상’ 거두고 ‘법 개정’ 논의해야
사진=뉴시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협력기금 집행 실태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2월부터 ▲남북교류협력기금 집행 ▲보조사업 실태 ▲보조사업자 선정 과정 ▲사업의 적정성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박원순(朴元淳) 전 시장 시절 집행된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지원받은 민간단체들이 세금으로 ‘친북적’ 활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대대적인 감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창원 간첩단’ 사건과 관련된 자주통일민중전위(자통)의 조직원들이 5개 민간단체를 통해 김경수(金慶洙) 전 경남지사 재임 당시 경상남도 등으로부터 4억6000만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으면서 역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반미·친북(反美·親北) 교육’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례를 고려하면,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은 ‘통일운동’이란 이름으로 전개되는 친북·종북·이적(親北·從北·利敵) 세력의 ‘국가 전복 활동’으로 흘러들어 갈 위험이 있고, ‘정치적 위상’을 올리거나 ‘대외 선전용 치적’을 쌓고 싶어 하는 단체장의 ‘쌈짓돈’ 식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월간조선》은 지난 3월호 기사 “‘쌍방울 불법 송금’ 계기로 본 지자체 대북사업 실태”를 통해 지자체의 남북교류협력기금 집행 실태를 집중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기금 규모가 가장 큰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은 제외했었다. 이번에는 편성 기금이 1조8000억원(2023년 기준)에 달하는 통일부 남북협력기금의 지난 5년간 집행 내역을 입수해 그 지원 목적과 효용성에 문제가 없는지를 들여다보았다.
 
 
  32년 전, 노태우 정부 때 만든 ‘남북협력기금’
 
노태우 정부는 남북한 사이의 상호 교류·협력 사업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1991년 3월 ‘남북협력기금’을 만들었다. 사진=조선DB
  남북협력기금은 노태우(盧泰愚) 정부 당시인 1990년 8월 1일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과 그 이북 지역 간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하 남북교류협력법)’과 ‘남북 간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지원하기 위하여 남북협력기금을 설치하고 남북협력기금의 운용과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 ‘남북협력기금법(1990년 10월 1일 시행)’에 근거한다. 노태우 정부는 남북한 사이의 상호 교류·협력 사업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1991년 3월 ‘남북협력기금’을 만들었다.
 
  ‘남북협력기금법’에 ‘남북협력기금’의 용도는 ▲남북한 주민의 남북 간 왕래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지원 ▲문화·학술·체육 분야 협력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지원 ▲교역 및 경제 분야 협력 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보증 및 자금의 융자, 그 밖에 필요한 지원 ▲교역 및 경제 분야 협력 사업 추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영 외적인 사유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하기 위한 보험 ▲남북 교류·협력을 촉진하기 위하여 환전 등 대금 결제의 편의를 제공하거나 자금을 융자하는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 지원 및 손실 보전과 금융기관으로부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지정통화(非指定通貨, 북한에서 발행·유통하는 화폐)의 인수 ▲그 밖에 민족의 신뢰와 민족공동체 회복에 이바지하는 남북 교류·협력에 필요한 자금의 융자·지원 및 남북 교류·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사업의 지원 ▲차입금 및 ‘공공자금관리기금법’에 따른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부터의 예수금의 원리금 상환 ▲기금의 조성·운용 및 관리를 위한 경비의 지출 등이다.
 
 
  현 상황에서 ‘남북 교류·협력’은 불가능
 
  ‘남북협력기금’이 집행되는 사업 분야는 크게 ▲인적 왕래 지원 사업 ▲사회문화 교류 지원 사업 ▲교역 및 경제협력 지원 사업 ▲인도적 지원 사업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지금처럼 ‘북한 독재 정권’이 존재하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격일 수밖에 없다.
 
  인적 왕래 지원 사업의 실상을 보면, 북한 주민의 방남(訪南)이 제한된 상태에서 이뤄지는 남한 주민만의 일방적인 방북(訪北)에 불과하다. 또한 방북한 남한 주민이 접할 수 있는 건 북한 독재 정권 특성상 ‘대외 선전용’으로 조성된 시설이나 ‘정권 홍보용’으로 기획한 행사에 독재 정권이 붙인 안내원 명목의 ‘감시원’이 고작이다.
 

  이를 고려하면, 해당 사업 목적인 ‘남북한 주민의 접촉 및 왕래의 활성화를 통한 남북 분단의 이질성 극복 및 민족공동체의 회복’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소위 ‘국제 체육경기 단일팀 구성’ ‘공동조사 연구’ ‘합동 공연’ 등으로 진행되는 사회문화 교류 지원 사업도 마찬가지다. 해당 행사들에 참여하는 북한 측 인사들을 북한 독재 정권이 계급, 사상 무장 등을 따져 선별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진정한 ‘교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또한 그 사업 내용이 ‘일회용 전시성 행사’에 그칠 뿐 아니라, 북한 독재 정권의 ‘대남(對南) 선전·선동’ ‘위장 평화 공세’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 가까운 예로 문재인(文在寅) 정부 당시 북한 김정은이 ‘비핵화 사기극’을 추진하기 전에 태권도 시범단과 공연단을 보내고, ‘평창 동계올림픽 단일팀’을 구성했던 일을 떠올릴 수 있다.
 
 
  ‘경협’이란 핑계로 진행된 ‘퍼 주기’
 
북한 김정은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하지 않는 한, ‘남북 교류·협력’이란 미명을 앞세운 ‘대북 지원’은 불가능하다. 사진=뉴시스
  인도적 지원 사업은 북한 독재 정권의 폭압과 착취 속에서 신음하는 북한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사업이다. 이런 까닭에 남북한 정세와 무관하게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이 역시 북핵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적화(赤化) 망상’을 버리지 않고, ‘민생’을 외면하며 ‘군비 증강’에만 몰두하는 북한 독재 정권의 ‘체제 유지비’를 우리 국민 세금으로 부담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북경협’ 참여 기업들에 시중 금리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빌려주고, 사업을 지원하는 ‘교역 및 경제협력 지원 사업’ 역시 ‘경제적’ 측면에서 봤을 때는 쓸모없다. 정권에 대한 신뢰도, 정치적 안정성, 사회 투명성, 각종 규제 정도를 고려하면 북한은 애초에 투자 또는 사업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미 전 세계와 교역하는 것은 물론 다수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상호 간 시장을 개방한 우리 입장에서 각종 손실 발생 위험을 감수하고, 국민 세금으로 사업자들에게 혜택을 줘가면서까지 불리한 교역 또는 대북 투자를 할 ‘경제적 이유’는 없다. 소위 ‘대북 교역·경협’은 ‘경제 논리’가 아니라 ‘정치 논리’에 따라 이뤄지는 사업이다. 따라서 ▲남북 간의 협력상황 정도 ▲국내외 정치상황 변화 등에 직간접적 타격을 입을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교류·협력 기반 조성 사업 역시 핵을 포기하지 않고, 대남 적화 야욕을 버리지 않는 ‘북한 독재 정권’이 있는 한 진행하기 어렵다. 우리의 일방적인 대북 지원에도 북한 독재 정권은 그걸 수용하는 대가로 또 다른 ‘요구’를 하는 행태를 지금까지 보였기 때문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이른바 ‘교류·협력 기반 조성’은 국민 정서와 들어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상기한 문제와 무관하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또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하지 않으면 ‘대북 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할 의사가 없기 때문에, 지금의 북한 독재 정권이 있는 한 ‘남북 교류·협력’이란 미명을 앞세운 ‘대북 지원’은 불가능하다.
 
 
  대북 제재하에서 4300억원 집행한 ‘文 정부’
 
  ‘남북협력기금’ 관리 업무를 수탁한 한국수출입은행의 〈연도별 기금 지원 현황〉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2017~2021년) 기간, ‘남북협력기금’ 집행 실적은 1053건 4305억원이다.
 
  지금도 사정은 같지만, 문재인 정부 당시 우리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2010년 3월)’에 대응해 독자적인 대북 제재인 ‘5·24 조치’를 시행했다. 2016~2017년,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강행할 때마다 김정은이 핵·미사일 개발과 독재체제 유지에 쓰는 자금의 유입을 차단하는 대북 제재 결의안(2270호, 2321호, 2371호, 2375호, 2397호)을 연달아 내놨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전에 이미 안보리 대북 제재 2270호·2321호가 시행됐고, 그해 하반기에 추가로 2371호(8월 5일)·2375호(9월 12일)·2397호(12월 23일)가 나왔다. 미국 정부는 독자적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 개인을 제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북 지원’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악(惡)조건’ 속에서도 ▲2017년 684억원 ▲2018년 2117억원 ▲2019년 750억원 ▲2020년 442억원 ▲2021년 312억원 등 총 4305억원을 지출했다. 연평균 861억원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과연 이 돈을 어디에 썼을까. 통일부가 작성한 〈연도별 남북협력기금 편성·집행 현황〉과 〈남북협력기금 집행단체 내역〉으로 그 용처를 확인했다.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의 사업비 집행 항목은 크게 ▲통일 정책 ▲남북 사회문화 교류 ▲인도적 문제 해결 ▲개성공단 등 남북경제협력 등이다.
 
 
  매년 기금 받는 단체들의 ‘정체’는?
 
문재인 정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운영’에 ‘남북협력기금’ 173억원을 썼지만, 북한 김정은은 이를 2020년 6월 16일 ‘폭파’했다. 사진=뉴시스
  이 중 사업 추진 명분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인도적 지원(642억원)과 ▲이산가족 교류 지원(134억원) ▲남북 경협·교역(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기업 피해 지원(2103억원)을 제외하고서, 대표 사업들을 추렸다.
 
  사업별 지출 현황을 보면, 통일부가 ‘통일 정책’ 명목으로 진행한 세부 사업은 ‘한반도통일 미래센터 운영’뿐이다. 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한반도통일 미래센터는 통일부 소속으로 2014년에 개관한 통일 체험 연수 시설이다. 문재인 정부 기간(2017~2021년), 해당 시설에 투입된 ‘남북협력기금’은 총 217억원이다. 이 중 센터 시설 관리비로 152억원, 인건비로 36억원(통일부 예산으로 지급되는 공무원 급여 75억원은 인건비에서 제외) 등 총 188억원이 지출됐다. ‘남북협력기금’ 집행 항목 중 ‘통일 정책’ 분야의 단 하나뿐인 사업인 ‘한반도통일 미래센터’의 경우 투입된 기금의 약 87%가 시설 유지비와 인건비로 쓰인 셈이다. 바꿔 말하면, 시설 설립·운영 취지에 맞게 ‘체험 연수 프로그램 운영’ 명목으로 집행된 기금은 5년 동안 29억원, 연평균 약 6억원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이 밖에 ‘남북 사회문화 교류’ ‘개성공단 등 남북 경제협력’ 등의 명목으로 진행된 사업에는 또 기금이 얼마나 집행됐을까. 통일부가 작성한 〈연도별 남북협력기금 지출 내역〉을 보면, ‘문재인 5년’ 동안 ‘남북협력기금’이 집행된 대표적인 지원 사례는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등의 사업이다. 이들 단체는 매해 같은 사유로 ‘남북협력기금’을 받았다. ‘문재인 5년’ 동안의 단체별 지원 기금 규모는 ▲남북역사학자협의회 52억원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144억원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255억원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432억원 등이다. 총 880억원이나 된다. 이들 단체는 무슨 명목으로 해마다 기금을 지원받았고, 대체 어떤 성과를 냈을까. 이 밖에 금액이 많은 사업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이다. 통일부는 2018년 9월에 개소한 이 시설을 운영하는 데 총 173억원을 썼다. 이 같은 세금이 투입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20년 6월, 북한 독재 정권에 의해 ‘폭파’됐다.
 
 
  19년째 소식 없는 《겨레말큰사전》
 
2005년부터 시작된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에는 19년 동안 468억원을 투입했으나, 사전 완성·발간은 기약이 없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5년’ 동안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 유물 자료 정리 사업(2018년)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운영(2018~2021년) ▲개성 만월대 열두해의 발굴전 순회 전시(2020~2021년) 등을 진행한다는 이유로 ‘남북협력기금’ 52억원을 받았다. 같은 기간, ‘남북협력기금’ 255억원을 받은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는 정권 교체 뒤에도 비슷한 규모로 기금을 지원받는다. 2022년의 경우에는 ▲남북 교류·협력 관리 업무 등 ▲남북 및 국제사회 대북 협력 온라인 소통채널(웹 페이지) 구축 사업 ▲대북지원사업 통합 관리 체계 구축 및 대북 지원 정보시스템 운영 ▲산림 협력 사업 등의 명목으로 46억원을 받았다.
 
  ‘문재인 5년’ 동안 144억원을 받은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이하 편찬사업회)’는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을 하는 ‘사단법인’이다. 2005년에 발족한 해당 단체의 이사장은 원래 시인 고은태(필명 고은)씨였다. 고씨는 2006년 1월부터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2018년까지 줄곧 해당 단체의 이사장을 했다. 고씨 사임 후 이사장은 ‘문재인 멘토단’으로 활동한 바 있는 염홍경(필명 염무웅) 전 영남대 교수였고, 현 이사장직은 염씨의 뒤를 이어서 민현식 전 국립국어원장이 맡고 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은 노무현(盧武鉉) 정부 때인 2005년부터 진행된 사업이다. 해당 사업과 관련한 근거 법률까지 있다. 이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에 의무적으로 세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걸 뜻한다. 근거 법률인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의 유효기간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애초 2007년 해당 법률 제정 당시 부칙으로 규정한 ‘유효기간’은 7년(2007~2014년)이다. 2013년, 사업 진척도가 60%에 불과하자 법률을 개정해 12년(2007~2019년)으로 연장했다. 2018년에 또 유효기간을 15년(2007~2022년)으로 하는 법률 개정을 통해 사업 종료 시점을 2022년으로 늦췄다.
 
  이처럼 두 차례 개정을 통해 사업 기간을 연장했는데도 사전 완성 기미가 보이지 않자, 2021년에는 또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당 법률 유효기간을 21년(2007~2028년)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률안은 같은 해 12월 2일에 개최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애초에 《겨레말큰사전》 편찬 작업에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 금액은 250억원이었으나, 2005년부터 2022년까지 투입된 금액은 441억원에 달한다. 매년 약 25억원이 든 셈이다. 올해 편성된 27억원을 모두 집행한다고 가정하면, 19년 동안 468억원을 쏟아붓는 격이지만, 이럼에도 남과 북의 30만~40만 개 어휘를 추려 담겠다는 《겨레말큰사전》이 과연 언제 편찬될지 장담할 수 없다.
 
 
  우리가 돈 내고 北에 애걸하는 ‘이상한 사업’
 
  ‘민족 동질성 회복’이란 그 사업 취지 자체는 긍정할 대목이 있지만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사업 추진 시기의 적절성 ▲사업 진행 과정의 투명성과 안정성 등을 따질 경우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은 긍정적인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편찬 작업 진척도는 사업 시작 19년이 된 지금까지도 80%에 불과하다. 통일부나 편찬사업회는 “남북관계가 경색된 탓에 남북공동회의를 열지 못해 사업 진척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식으로 해명하는데, 이는 해당 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인 ‘대북 종속성’을 자백하는 것과 같다.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 제공자는 북한 독재 정권이다. 핵을 비롯한 각종 대량살상무기를 개발·보유하고, 대남 적화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 독재 정권이 각종 도발을 자행하며 우리 안보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기 때문에 소위 ‘남북 교류·협력’을 추진할 수 없다. 설사 표면적으로 북한이 이른바 ‘평화 공세’를 펼 때도 이는 마찬가지다. 북한이 ‘사대 매국 파쇼 독재’라고 비난했던 박근혜 정부 당시 해당 사업 진행차 이뤄진 접촉이 5회였던 반면, ‘문재인 5년’ 동안에는 단 1건도 없다.
 
  바꿔 말하면, 좋게 말해 ‘대북 유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당수 국민에게는 ‘대북 굴종적’이란 비판을 받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을 강조하고, 현 정부 역대 통일부 장관들이 수시로 ‘재개 희망’을 밝혔는데도 북한은 호응하지 않았다. 결국 사업비는 분명히 우리 국민이 부담하는데, 해당 사업 소요 기간과 완료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김정은이 쥔 이상한 사업을 계속 진행할 이유가 있을까. 우리가 아무리 애걸해도 ‘북한 최고 존엄’ 김정은이 ‘허락’하지 않으면 진행될 수 없는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에 앞으로 5년 동안 125억원(추산치)을 추가로 집행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편찬사업비’는 지원금의 ‘12%’에 불과
 
  이런 입장에 대해 “분단 후 남북 언어 이질화가 심각하므로 사전을 꼭 발간해야 한다”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소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김정일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과 김정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등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이 밖에 각종 남북 접촉에서도 마찬가지였던 점을 고려했을 때 ‘언어 이질화’ 주장은 설득력이 크지 않다. 이와 함께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가 쏟아내는 각종 궤변, 강변을 우리가 너무도 명확하게 이해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막대한 자금을 들여 해당 사업을 왜 십수 년째 진행하고 있느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겨레말큰사전》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남한에는 어휘 약 50만 개를 수록한 《표준국어대사전》, 북한에는 44만 개 어휘를 담은 《조선말대사전》이 있다. 남북한 서로 뜻풀이가 어려운 단어가 있을 때는 기존의 어휘를 집대성한 사전을 참고하면 충분하다. 분단 이후 우리는 《조선말큰사전》을 비롯한 각종 국어사전을 편찬했다. 1999년에는 국립국어원이 《표준국어대사전》을 발간했고, 2008년에는 개정판을 냈다. 북한도 1992년에 《조선말대사전》을 편찬했고, 2007년과 2017년에 증보판을 발행했다. 즉 남한과 북한의 어휘를 종합하고 신규 어휘를 추가 수록하면 되는데도 왜 이토록 오랜 기간, 많은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가.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서 무조건 ‘남북한 통합 사전’을 발간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작업은 남북한이 진정한 ‘교류·협력’을 할 수 있을 때 단기간에 추진하는 게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다. 굳이 지금, 많은 돈을 들여, 비효율적인 작업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이쯤에서 제기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의문은 사업 진척은 더딘데 왜 돈은 비슷한 규모로 계속 쓰느냐는 것이다. ‘문재인 5년’ 동안 ‘편찬사업회’가 받은 ‘남북협력기금’은 ▲2017년 28억원 ▲2018년 29억원 ▲2019년 28억원 ▲2020년 31억원 ▲2021년 33억원 등이다. 이 지원금 대부분은 편찬사업회 인건비와 사무실 임차료 등 ‘고정비용’으로 쓰인다. 편찬사업회가 공개한 ‘수익비용계산서’에 따르면 해당 기간의 인건비(급여+퇴직금+4대 보험료)와 사무실 임차료는 각각 사업비(남북협력기금+기부금+이자수익+기타 사업 수입) 144억원의 63%, 11%다. 즉 전체 사업비의 74%가량이 인건비와 사무실 임차료로 지출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편찬 사업비’로 쓴 금액은 전체 사업비의 12%인 17억원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서, 국회 예산정책처는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은 남북 집필진 간의 공동회의가 개최되지 못하여 진척도가 부진한 반면 보조금의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 및 경상경비 등 고정비 지출이 매년 발생하고 있으므로, 향후 보다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개성공단 폐쇄 7년 지났는데 ‘매년 86억원’
 
2016년 2월 이후 개성공단 가동은 전면 중단됐는데, 공단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설립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에는 연평균 86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는 5년 동안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관리위원회에 432억원을 지원했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은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된 기관이다. ▲개성공업지구의 개발에 대한 지원 대책의 수립·시행 ▲개성공업지구 관리기관에 대한 지원 및 운영 지도·감독 ▲개성공업지구 현지 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의 수립·시행 ▲개성공업지구 관리기관의 각종 증명 발급 및 민원 업무의 대행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 재단 이사장이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다. 현재 이사장은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실 통일정책비서관 등을 역임한 서호 전 통일부 차관이다. 서 전 차관은 2021년 12월에 임명돼 지금까지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에 대한 지원과 관련한 문제는 바로 개성공단이 이미 가동이 중단된 지 7년이 됐다는 점이다. 개성공단의 가동은 2016년 2월 10일부로 전면 중단됐다. 이는 당시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1월 6일)과 미사일 발사 도발(2월 7일)에 따라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북한 지역에 머무는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북한 독재 정권이 개성공단에서 발생하는 외화 수입을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용할 수 없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정부의 결정이었다. 당시 통일부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무기와 미사일을 동원한 무력도발이 심화함에 따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개성공단 전면 가동 중단’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이제는 우리 정부 의지, 북한 김정은의 바람과 무관하게 국제사회가 개성공단 재개를 허용치 않는다. 안보리 대북 제재는 ‘대규모 대북 송금 시스템 구축’을 금지하고 있다. 즉 개성공단처럼 북한 독재 정권에 연평균 1억 달러에 달하는 외화를 안겨주는 개성공단은 북한이 핵을 포기해 대북 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재개될 수 없다. 한마디로 북한 독재 정권이 붕괴하지 않는 한, 개성공단은 가동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대북 제재 대상’ 개성공단은 재개 불가
 
  대북 제재가 아니어도 우리 정부가 재개를 추진할 이유는 없다. 2016년 당시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는 연이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결과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우리 국민 안전을 보장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차단하기 위해 이뤄졌다.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면서도 핵 개발을 멈추지 않는 등 핵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는데도 개성공단을 재개한다면, 이는 반성하지 않는 북한에 굴복해 ‘나쁜 보상’을 하는 것과 같다.
 
  또한 개성공단은 우리 사회 남남(南南)갈등을 심화하고, 대북 협상력을 훼손해왔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할 때 개성공단 진출 업자들은 ‘개성공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 정부의 ‘가동 중단’ ‘폐쇄’ 조치에 반대했다. 이해 당사자의 ‘반대’ 목소리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북 협상력은 일정 부분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 독재 정권도 이를 노리고 항상 개성공단을 놓고 ‘공갈’ 또는 일종의 ‘대남 갑질’을 해댔다.
 
  북한이 도발하고,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에 나간 국민이 북한의 인질이 될까 봐 전전긍긍하며 적극적인 대북 조처를 하지 못했다. 우리 언론은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궁금해하며 개성공단을 주시했다. 북한은 2009년 3월 3회에 걸쳐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했다. 우리 측 근로자를 억류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상습적으로 비현실적인 북한 근로자 임금과 토지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다. 북한의 일방적 조치에 따라 공단 가동이 불확실해지고, 우리 근로자 안전이 불안해졌다.
 

  유사시 우리 근로자와 생산시설이 북한의 볼모로 전락할 가능성 때문에 북한이 대남 도발을 자행해도 단호히 대응할 수 없었다. 개성공단은 우리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개성공단으로 인해 우리가 감수해야 할 ‘정치·군사적 위험’은 너무나도 확실했던 반면, 그 경제적 이점은 불명확했다. 개성공단의 유일한 장점은 ‘저렴한 인건비’다. 이런 이유로 매출원가에서 ‘인건비’ 비중이 높은 ‘노동 집약적 산업’ 부문의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진출했지만, 냄비나 신발을 만들어 파는 게 국가 경제에 얼마나 크게 이바지를 할까. 이미 시장에서 도태됐어야 할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진출해 정부의 ‘정치적 도움’과 ‘경제적 지원’을 받아가며 수익을 올린다고 해서 그게 우리 경제 성장에 그 무슨 도움이 될까. 이처럼 개성공단은 극소수 업자에게는 ‘기회의 땅’일지 몰라도,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재가동해야 할 이유를 찾는 게 어려울 정도로 실익이 없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기왕에 조성한 공단과 현지에 있는 우리 기업들의 생산시설 때문에 재가동해야 한다고 해도, 이는 북한이 완전하게 핵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고, 한반도 적화 야욕을 포기한 이후에나 가능하다.
 
 
  기금 지출 행태는 ‘尹 정부’ 들어서도 같아
 
  문제는 앞서 살핀 사업들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지출은 문재인 정부 때만의 일이 아니란 점이다. 이명박(李明博) 정부, 박근혜(朴槿惠) 정부 때도 그랬고, 현재 윤석열(尹錫悅) 정부에서도 같은 사업에 비슷한 금액을 지원하고 있다. 인건비·사무실 운영비 등 고정비로 대부분 지출되는데도 기금 지원을 명시한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사업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기왕 시작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계속 쏟아붓고 있다.
 
  이런 까닭에 차기 총선 이후 정부와 국회는 ‘남북교류협력법’과 그 관련 법의 당위성에 대해 재검토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북 지원’의 근거가 되는 ‘남북교류협력법’의 경우가 그렇다. 해당 법률이 제정될 당시인 1980년대 말~1990년대 초반은 전 세계가 ‘탈냉전 시대가 오고 있다’라고 ‘착각’하던 때였다. 이와 같은 시기, 노태우 대통령은 이 같은 대외 환경 변화, 경제성장에 따른 자신감에 힘입어 1988년 7월 7일, “민족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공동체를 이룩해 민족 자존과 통일 번영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민족 자존과 번영을 위한 대통령 특별선언(7·7 선언)’이다.
 
  그 이듬해인 1989년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1990년에는 독일이 통일됐다. 그 시기, 동유럽에서는 ‘혁명’이 일어나 공산 정권이 붕괴하고 ‘민주화’가 진행됐다. 당시 북한은 ‘공산 경제 블록’이 소멸하면서 ‘경제난’에 허덕였다. 소련과 중국은 북한을 지원할 여력 자체가 없었다. ‘북한 붕괴론’이 대두했다. 1991년에는 소련이 해체됐다. ‘남북교류협력법(1990년 8월 제정)’은 이 같은 배경 속에서 탄생했다.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환상’ 버려야 할 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너무 다르다. 국제 정세가 급변했다. 현재 우리가 마주한 실상과는 다른 상황이었던, 30년 전에 만든 법률에 사로잡혀서 국민 세금을 헛되이 쓰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남북교류협력법’ 제정·시행 당시는 ‘탈냉전 시대’로 접어들어 북한이 기댈 곳이 없었지만, 지금은 ‘신(新)냉전’ 시대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는 처참한 상황이지만, 대북 제재를 피해 중국과 러시아가 ‘체제 유지’에 필요한 금품을 제공하고 있다. 또 북한 독재 정권 역시 대북 제재로 ‘돈줄’이 막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가상자산 탈취’다. 2022년에만 북한은 전 세계에서 약 8000억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을 탈취했다. 이는 2020년 기준 북한의 무역적자 6억8000만 달러를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아무리 대북 제재를 한다고 해도 북한 붕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군사적 역량 역시 ‘남북교류협력법’ 제정·시행 당시와 너무 다르다. 과거 북한은 재래식 전력만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핵무기를 비롯한 비대칭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을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불시에 핵 공격을 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갖고 있다. 이런 공격용 무기를 앞세워 이제는 대놓고 우리를 향해 ‘핵 공갈’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핵을 가진 북한 독재 정권의 ‘체제 유지비’를 대신 부담하는 ‘대북 지원’을 하는 것은 ‘자살(自殺)’과 다름없다.
 
  이런 까닭에 윤석열 대통령 역시 3월 28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앞으로 북한 퍼 주기는 중단하고, 북한에 핵 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다고 할 수 있다.
 
 
  기금의 ‘용도 전환’과 ‘법 개정’ 검토해야
 
  교류(交流)란, “문화나 사상 따위가 서로 통함”, 협력(協力)은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을 뜻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남북 교류·협력’ 사업은 남북한의 문화와 사상 따위가 통하고, 서로 돕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돼야만 한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 정부 또는 지자체의 ‘일방적인 퍼 주기’는 ‘남북 교류·협력’과 거리가 멀다. “서로 통한다”는 교류는 북한 독재 정권의 태생적 속성을 고려했을 때 남북한 사이에서 불가능하다. 북한과의 ‘협력’ 또한 마찬가지다. 북한 독재 정권이 있는 한, ‘남북 협력’ 또는 ‘남북 경제협력’은 ‘환상’이다. 우리 경제력의 1/50도 채 되지 않는,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북한과 대체 어떤 분야에서 ‘경제적 협력’을 할 수 있을까. 차라리 그런 노력과 자원을 다른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쓴다면 국가 경제 성장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또한 ‘남북 교류·협력’의 근거인 ‘남북 사이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규정한 ‘남북교류협력법’ 취지와 부합한다고 평가하기 쉽지 않다. 해당 법률에는 남북 교류·협력의 목표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진정한 ‘교류·협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런저런 명목으로 이뤄지는 대북 지원은 우리 국민 세금으로 사실상 북한 독재 정권의 체제 유지비를 대납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남북교류협력법’은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규정한 국가 최상위법인 ‘헌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30년 전 시대 상황에 따라 제정·시행된 법률을 이제는 재검토할 때가 됐다. 거기서 비롯된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미몽’ ‘환상’을 거두고, ‘남북 교류·협력’의 최종 지향점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그 지향점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이라면, 지금의 ‘남북협력기금’을 ▲북한 독재 정권 붕괴 ▲북한 민주화 ▲대북 압박을 위한 국제 연대 등에 쓰는 식으로 용도 전환과 그에 필요한 ‘남북교류협력법’의 개정을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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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meshan54@yahoo.com    (2023-05-10) 찬성 : 1   반대 : 0
남을 평한다는게 정말 어렵고 힘든것이지만 이 박기자님은 진짜 기자다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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