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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 속의 한반도

사상 첫 美·北 정상회담이 성사된 진짜 이유는?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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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에 비핵화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을 테니 자국 경제특구에 투자해 달라 요구”(문재인 청와대 외교·안보 분야 핵심 관계자)

⊙ 김정은이 주한미군 철수 요구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중국 견제 위해서인 듯
⊙ “김정일은 냉전 이후 미군은 이제 (동북아 질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의 회고록 《마담 세크레터리(Madam Secretary)》 중)
⊙ “김정은, 정의용 통해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 한 북·미 수교는 선대 유훈이라는 사실 트럼프에 전했을 것”(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야심 차게 시작한 김정은의 경제개발구 정책… 외자 유치 실적 사실상 ‘제로’
⊙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은 트럼프타워가 대동강에 들어서고, 맥도날드가 평양 시내에 입점하는 것을 말한다”(문정인 특보)
⊙ ‘경제개발구법’이 적용되는 北 개발구 20곳 집중 분석
  2018년 2월 9일 북한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은 평창올림픽 북한 대표단 자격으로 방남했다. 10일 청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가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特使)입니다”라고 밝힌 김여정은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김정은의 메시지를 구두로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3월 5일 정의용(鄭義溶)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徐薰) 국가정보원장 등 5명으로 구성된 대북 특별 사절단을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에 보냈다. 특사단은 김정은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특사단 단장을 맡았던 정의용 실장은 6일 귀국 후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회담 합의와 북한의 미·북 대화 용의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미국과 대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에 “북한과의 대화에서 진전이 이뤄지는 것 같다”며 “거짓된 희망일 수도 있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으로든 단호히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3월 9일 미국을 방문한 정 실장은 미국 시각으로 8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이 가능한 조기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전달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만남 초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장소와 시간은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위터에 “김정은이 한국 특사단에게 (핵·미사일) 동결을 넘어 비핵화에 관해 이야기했다. 미사일 실험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으나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제재가 유지될 것이다. (김정은과) 만남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의를 신속히 받아들인 것에 대해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관련 핵심 관계자는 “김정은이 비핵화의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대신 미국이 북한 내 경제특구에 투자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손익 계산에 철저한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일까. 남북 정상회담 직후 작성한 ‘판문점 선언문’에는 ‘남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명시돼 있다. “‘핵 없는 한반도’는 북핵 폐기만이 아니라 미국의 한국에 대한 핵 우산 철폐를 말하는 것”(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이란 분석이 나오는 데다, 미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관계자들이 “북한이 핵무기를 얼마나 갖고 있고 어디에 보관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를 100% 검증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하지만, 김정은 입장에서는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우길 수 있다.
 
 
  북, 겉으론 주한미군 철수 주장했지만, 속으론 용인
 
지난 3월 5일 수석 대북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김정은과 만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관련 핵심 관계자는 “김정은은 정 실장에게 ‘트럼프에게 비핵화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을 테니 자국 경제특구에 투자해 달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했다.
  북한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의 대북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 한 북·미 수교도 선대 유훈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이를 정의용 실장이 트럼프와 만났을 때 전했을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주한미군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는 암시를 줬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외곽 자문 조직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이었다.
 
  그간 북한은 겉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지만 속으로는 주한미군의 주둔을 용인해 왔다. 1992년 1월 미·북 간 평화협정이 논의될 당시 김일성은 노동당 비서 김용순을 미국으로 보내 아널드 캔터 미 국무차관에게 북·미 수교를 하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제안하면서 통일 후에도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아버지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제안을 거절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이 2003년 발간한 회고록 《마담 세크레터리’(Madam Secretary)》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2000년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묻자 그가 주한미군의 역할을 인정하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냉전 이후 북한 정부의 관점이 바뀌었다”면서 “미군은 이제 (동북아 질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자국을 적대시하지 않는 주한미군의 존재는 실보다는 득이다. 미국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중국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북한이 남북 평화협정 체결 후 주한미군을 원할 수 있다”며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멈추고 공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할 경우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오히려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했다.
 
북한은 겉으로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지만 속으로는 주한미군의 주둔을 용인해왔다. 김정은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작년 12월 워리어 스트라이크 훈련 중인 주한미군. 사진=주한미군 페이스북
  실제 김정은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중국일지도 모른다. 북·중 관계는 소련이 존재했던 과거와 매우 다르다. 주한미군이 있음으로써 중국이 남북한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해도,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 북한이 입장을 바꿀 수 있어서다.
 
  북핵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서 북한이 완전한 북핵 폐기를 전제로 미국에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고, 미국은 우리에게 ‘북핵 폐기와 주한미군 철수’ 중 택일(擇一)하라고 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북한이 약속을 지키더라도, 예측할 수 없고 자기 과시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올 11월 중간선거를 의식, 북핵 문제 해결 업적을 드러내기 위해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주한미군에 대해 동맹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는 ‘거래’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줄곧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꺼내 흔들며 표심을 자극했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수시로 “우리가 지켜 주는 나라들은 반드시 (적정 수준의)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이 나라들이 스스로를 방어하도록 준비해야만 한다”고 했다. 돈을 더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1월 CNN 인터뷰에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국은 돈 버는 기계다”면서 “우리에겐 (방위비로) 푼돈(peanut)만 준다. 한국은 더 많은 돈을 줘야 한다”고 했다. 그해 5월에도 CNN 인터뷰에서 “우리를 제대로 존중하지 않으면 그들(한국)이 ‘미치광이’가 있는 북한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고 했다.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공정한 분담이 이뤄지게 하겠다”며 “공정한 방위비 분담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었다. 현재 《조선일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에서 외교·안보 문제를 조언하는 인물들은 주한미군 철수를 외교적 카드로 쓰라고 조언한다고 한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지난해 8월 한 잡지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를 돕는 대가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외교적 딜(거래)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지난해 7월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들에게 “북핵 해결에 더 좋은 기회를 가지기 위해 (중국과의 협상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카드로 제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거절 못할 당근에 경제특구 지원 포함될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의를 신속히 받아들인 것에 대해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관련 핵심 관계자는 “김정은이 비핵화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대신 미국이 북한 내 경제특구에 투자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손익 계산에 철저한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이 3월 8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미·북 정상회담은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5월 9일 방북(訪北) 때 김정은에게 제재 완화, 경제 보상, 체제 보장을 총망라한 ‘포괄적 보상 패키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북 회담에 정통한 서울의 외교 소식통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할 경우 받을 수 있는 강력한 ‘당근’을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와 함께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보상안은 미국은 물론 한·중·일에 유럽연합(EU)까지 역할을 분담해 맡는 형태가 될 것으로 안다”고 했다. ‘최대한의 압박’으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뒤 ‘최대한의 보상’을 매개로 북한의 충실한 비핵화 이행을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정은이 미국이 북한 내 경제특구에 투자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꺼낸 ‘거절 못할 당근’에 경제특구 투자 항목이 포함돼 있을지 주목된다.
 
 
  경제개발구는 김정은 브랜드의 경제정책
 
  김정은은 집권 후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하고 5개의 경제특구와 19개의 경제개발구를 지정했다. 경제개발구 정책은 과거의 경제특구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별화된다는 점에서 ‘김정은 브랜드’의 경제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실적이다. 북 당국은 외국 투자 기업 306개로부터 14억37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외자 유치 실적은 4억 달러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외자의 80%는 중국 기업이고 그나마 나진 개발 등에 집중됐다”며 “나머지 특구·개발구는 외자 유치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고 했다. 24개 특구·개발구 대부분 외자 유치 실적이 ‘제로’에 가까운 것이다. 김정은은 미국 자본이 들어온다면 자신의 브랜드인 ‘경제개발구 정책’이 성공을 거두어 중국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어 제2 경제 대국으로 올려세운 덩샤오핑(鄧小平)처럼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경제개발구는 2013년 3월 김정은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대외경제사업의 강령적 지침을 내리면서 “나라의 여러 곳에 관광지구를 잘 꾸리고 관광을 활발히 벌리며 각 도에 자체의 실정에 맞는 경제개발구를 설치하라”고 지시하면서 본격화됐다. 24개의 특구와 개발구 중 ‘경제개발구법’이 적용되는 개발구는 20개다. 이를 지역을 기준으로 하면 북·중 접경지역, 서해지역, 동해지역 등 3개 지역으로 나뉜다. 미·북 정상회담 후 미국은 물론, 한·중·일에 유럽연합이 이 개발구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20개 개발구에 대해 자세히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북한의 경제특구 개발구 추진과 정책적 시사점’ 자료를 참고했다.
 
 
  북·중 접경지역-7개
 
북한 나선 경제특구 내 의류 공장에서 여직원들이 재봉틀로 옷을 만들고 있다. 사진=데이비드 구텐펠더의 인스타그램
  ① 신의주 국제경제지대(평안북도 신의주시)
 
  신의주는 2002년 특별행정구로 지정되었다가 중국 어우야(歐亞)그룹의 양빈(楊斌) 회장의 구속으로 추진이 무산되면서 10년 넘게 특수경제지대로 지정되어 있지 않았다. 2013년 11월 북한이 지방급 경제개발구 13개를 발표하면서 함께 신의주 특수경제지대(중앙급)로 발표되었으며, 이듬해 7월 신의주 국제경제지대로 다시 새로운 명칭이 부여됐다.
 
  하중도(河中島)의 특성상 평지만 있기 때문에 물류창고를 짓고 물품을 운반하는 것이 유리하다. 전통적으로 섬유산업을 비롯한 경공업으로 유명하며, 관련된 기업은 신의주 방직공장, 신의주 신발공장, 신의주 구두공장, 신의주 직물공장 등이 있다. 경공업 외에는 북한에서 유일하게 원유를 정제하고 처리하는 봉화 화학공장을 비롯하여 낙원기계연합소, 신의주 방적기계공장, 신의주 광산기계공장, 신의주 선박공장 등 다양한 부문의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 전력은 수풍수력발전소(80만kW), 태평만발전소(19만kW), 태천발전소(49만kW) 등이 존재한다. 평의선(경의선, 224.8km)과, 압록강 철교를 통해 만주의 안봉선·남만선도 연결되어 있어 중국과의 교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심양-단둥, 다롄-단둥 등의 고속철도가 개통한 것은 이 지역 발전의 호재로 평가받는다.
 
 
  ② 압록강경제개발구(평안북도 신의주시 룡운리)
 
  압록강경제개발구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시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현대농업, 관광업, 무역업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관광업과 농업을 연계하여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사업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2013년 10월 21일 구리도를 ‘국제관광개발경제구역’으로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구리도에 국제 정품면세점, 세계미식거리, 조선특산물, 관광기념품, 대형 가무식당, 5성급 관광호텔, 민속휴가촌, 대형 도박장 등 관광오락시설을 구비함으로써 연간 100만~3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약 1억~2억3000만 달러(한화 최대 2400억원)의 수익을 내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③ 청수관광개발구(평안북도 삭주군 방산리)
 
  청수관광개발구 지역은 신의주에서 약 60km 정도 북동쪽에 자리 잡고 있고, 주변 지역 인구는 약 15만9707명 정도이며, 그중 20~30대 인구 비율은 29.0%이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경작지가 적어 돼지 등 가축 기르기가 지역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또 인회석, 석회석, 사문석 등을 생산하는 채굴공업 등이 발달해 있다. 1943년 압록강을 막아 만든 북한 최대 인공호수인 수풍호 등 볼거리가 많다.
 
 
  ④ 위원공업개발구(자강도 위원군 덕암리·고성리 일대)
 
  인구 6만명이 조금 넘는 소규모 지역으로 주요 산업은 목재 가공과 과수업이다. 다만 목재의 질이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다른 동남아 국가와 비교하여 좋지 않기 때문에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위원공업개발구의 교통 인프라는 그렇게 잘 갖추어지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의주-혜산진 국경도로, 위원-강계 도로, 위원-전천 도로 등이 있으나, 철도는 없고 가까운 만포선 철도를 이용해야 한다.
 
 
  ⑤ 만포경제개발구(자강도 만포시 미타리)
 
  중국 지린성 지안(集安)시와 인접해 있으며, 관광, 농업, 무역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과 인접해 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여 미타리에 위치한 벌등도를 대표적인 관광휴양지로 개발하는 것이 주력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⑥ 혜산경제개발구(양강도 혜산시 신장리)
 
  혜산은 중국 지린성 창바이(長百) 및 백두산과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무역, 관광, 수출가공업 등에 유리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관광휴양지로 유명한 북한 천연기념물 제344호 내곡온천도 있다. 목재, 제지, 식료품 가공 등의 공업이 발달했고, 그중에서 유색금속 채취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위연제재공장, 혜산목재가공공장, 혜산목재일용품공장, 혜산제지공장, 청봉종합식료공장 등이 있다. 해외로부터의 목표 투자유치액은 총 1억 달러인데, 아직 두드러진 투자동향은 관찰되지 않고 있다.
 
 
  ⑦ 온성섬관광개발구(함경북도 온성군 온성섬)
 
  인구 12만7893명을 가진 온성군은 주요 산업이 관광업과 광산업이다. 이 지역도 다른 북·중 접경지역의 경제개발구들과 마찬가지로 관광산업에 주력할 계획이며, 온성섬을 중심으로 골프장, 경마장, 수영장, 민속음식점 등 서비스 시설을 갖추고 중국 관광객을 본격적으로 유치하고자 한다. 온성군에는 북한 최대의 갈탄 탄전이 있는데, 풍인탄광, 주원탄광, 상화탄광 등은 각각 연간 50만톤, 온성탄광은 연간 약 10만톤의 석탄을 생산한다. 이렇게 온성군에서 생산되는 갈탄은 대부분 함경북도 공업지대에 공급되며 주민용 연료로도 사용된다.
 
 
  서해지역-7개
 
  ① 은정첨단기술개발구(평양직할시 은정구역)
 
  평양시 순안국제공항 동쪽에 있는 은정첨단기술개발구는 소프트웨어, 생명공학, 공업기술 등 최첨단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먼저 소개한 경제개발구들과 달리 첨단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어떠한 조건보다 주변의 연구개발 능력이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꼽힌다. 게다가 평양리과(理科)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는 최고의 교육기관이 있어 고급 노동력 공급이 원활하다. 개발 권한이 대외 무역성이 아닌 국가과학원에 있기 때문에 다른 경제개발구와 경쟁할 필요가 없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지식경제강국을 강조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데, 첨단기술개발구를 통해 “정보설비산업, 프로그램산업, 생물산업, 봉사업과 같은 새로운 부문을 창설하여 경제구조를 첨단산업 위주로 전환”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② 청남공업개발구(평안남도 문덕군 룡북리)
 
  인구 7만3290명의 청남지역은 광산업과 화학공업이 주요 산업이며, 갈탄이 많이 생산되는 안주지구탄광연합기업소에 소속된 탄광들이 유명하다. 문덕건재공장(기와), 청남유리공장(판유리, 유리병), 청남장공장(무동력전기보일러) 등이 존재한다. 공업개발구로 지정되기는 했으나, 이 지역은 사실 주요 농업생산지 중 하나로 문덕군 면적의 약 80%가 경작지로 분류된다. 북창화력발전소(160만kW), 순천화력발전소(20만kW) 등이 존재하나, 지역 내 전력수요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숙천농업개발구(평안남도 숙천군 운정리)
 
  숙천군은 청남공업개발구 근처에 있다. 북한의 대표적 곡창지대(안주평야)로 주요 산업은 농업이라 할 수 있다. 전체 경작지 면적에서 논은 77%를 차지하며 곡물의 단위생산량이 가장 높은 지역의 하나로 꼽힌다.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숙천군농기구공장, 숙천군고려약공장, 숙천장공장(된장, 간장, 기름) 등 농업과 관련된 기업이 많은 편이며 주변 지역에도 많은 식료품 및 관련 공장들이 산재해 있다. 또한 숙천군 약전리 협동농장은 북한에서 농업생산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④ 와우도수출가공구(남포특별시 영남리)
 
  와우도 지역은 평양순안국제공항에서 60km, 남포항에서 10km 떨어진 교통의 요충지이다. 특히 남포항은 남북해운합의서(2000년 6월 15일)에 의해 개방을 하기로 한 북측 7개 항만 중 하나이며, 남북교류의 주요 통로였다. 또한 중국 랴오닝성 다롄(大連)까지 330km, 산둥성 위하이(威海)까지 332km로 비교적 거리가 멀지 않아 해상운송에 유리하다.
 
 
  ⑤ 진도수출가공구(남포특별시 진도동 화도리)
 
  남포시의 진도수출가공구는 와우도수출가공구와 거의 근접해 있으며 환경이 비슷한 만큼 조선, 철강, 금속, 유리, 사기공업, 수산업사무소 등의 분야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최대의 조선소인 ‘남포조선소’가 존재하며 이곳에서는 여객선, 견인선, 바지선, 잠수선, 쇄빙선 등 다양한 종류의 선박과 장비를 제작하고 있다.
 
 
  ⑥ 송림수출가공구(황해북도 송림시 서송리)
 
  송림은 철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특히 북한 제2의 제철소인 황해제철련합기업소가 있는데, 철광산, 발전소, 항구 등이 밀집해 있어 좋은 환경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평양과 남포에 인접해 있어 고급 노동력을 구하는 데 유리하다.
 
 
  ⑦ 강령국제녹색시범구(황해남도 강령군)
 
  북한의 최남단에 있는 강령군은 북한 내에서 기온이 가장 높은 곳이다. 북한은 이미 2013년 초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황해남도 강령군 경제특구 계획요강’을 발표하면서 이 지역을 금융, 과학, 관광, 농업, 무역 등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동해지역-6개
 
  ① 청진경제개발구(함경북도 청진시 월포리)
 
  청진시는 평양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영사업무(중국, 러시아)가 가능한 곳이다. 주요 산업은 철강, 금속, 기계, 조선, 수산업, 광공업 등이다. 북한 최대의 제철소인 김책제철련합기업소와 북한의 3대 조선소로 꼽히는 함북조선소련합기업소(청진조선소)가 있다. 청진경제개발구의 핵심인 청진항은 중국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동북 3성에서 생산된 곡물과 광물을 중국 남부로 효율적으로 운송할 수 있으며 다롄을 통해 부산과 일본으로 수출하는 것보다 청진을 통해 수출하는 것이 물류비를 훨씬 더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② 어랑농업개발구(함경북도 어랑군 용전리)
 
  어랑지역은 함경산맥, 백사산맥 등 높은 산지가 많으나, 어랑천, 주남천, 주북천 등의 하천 연안에는 넓은 어랑평야가 있어 함경북도 내에서는 벼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고리형 순환생산 체계를 도입한 농축산 기지와 농업성 산하의 어랑 분원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기지를 조성함으로써 현대적이며 집약화된 농업 개발구를 지향하고 있다.
 
 
  ③ 북청농업개발구(함경남도 북청군 문동리)
 
  북청 지역은 과수업, 과일 종합가공, 축산업 등이 주요산업이다(고리형 순환생산 체계). 특히 북한에서 북청 하면 사과를 떠올릴 정도로 사과, 배 등 과일 재배에 알맞은 적지이다. 이에 따라 주변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북청과실가공공장, 과수재배용 기계를 생산하는 북청과수기계공장, 용접기·탈곡기 등을 생산하는 북청기계공장, 자동식힘장치로 열효율을 높인 북청장공장 등 농업 관련 기업들이 몰려 있다.
 
 
  ④ 흥남공업개발구(함경남도 함흥시 덕풍동)
 
  흥남지역은 북한 최대의 화학공업지구다. 북한의 많은 화학공장이 흥남에 있다. 주체섬유를 개발했다고 알려진 ‘2·8비날론연합기업소’, 북한 전체 비료생산량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흥남비료련합기업소’ 등도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⑤ 현동공업개발구(강원도 원산시 현동리)
 
  이 지역의 주요 산업은 기계, 조선, 섬유 등이지만 북한 당국은 독특한 민속공예품, 현대적인 관광기념품 등의 생산으로 원산관광특구를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동은 송도원(명승지) 등 무공해 지역이라는 이점을 바탕으로 관광업도 발전해 있다. 원산지역은 인근에 평양-원산 고속도로, 원산항, 원산비행장 등이 있어 접근성 좋다.
 
 
  ⑥ 신평관광개발구(황해북도 신평군 평화리)
 
  이곳은 2000년대 초반 북한에서 제2의 금강산으로 적극적으로 선전한 곳이다. 북한은 여기를 체육, 문화, 오락 등 대규모 관광지구로 개발할 계획이다. 평양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들이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들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신평군은 험한 산악 지형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철도가 연결돼 있지 않다. 황해북도에 있음에도 평양-원산-마식령-금강산 등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동해 지역으로 분류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북한의 경제특구 개발구 추진과 정책적 시사점’ 자료 중.
 
  트럼프타워와 맥도날드 북한 경제개발구에 들어설까?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4월 26일 “북한이 원하는 체제 보장은 트럼프타워가 대동강에 들어서고, 맥도날드가 평양 시내에 입점하는 것을 말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컨소시엄 사업을 진행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 남북 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 논의 방향과 북·미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 토론회에서 “이런 사업이 북한에서 진행된다면 군사적으로도 안정된다. 북한은 미국의 공격으로부터의 안전보장과 함께 경제협력도 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특보는 현 정권의 민감한 외교·안보 정책 사안에 대해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지속적으로 의견을 밝혀 왔는데, 대부분이 현실화됐다. 과연 트럼프타워와 맥도날드가 북한 경제개발구에 들어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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