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입수] 개성공단 경제성 따진 통일부 용역보고서 : 월간조선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한 지 70일이 넘었다. 그사이 “개성공단은 정치논리가 아닌, 경제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제기됐다. 황우여(黃祐呂) 새누리당 대표는 4월 9일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자 간담회에서 “국제협약에 따라 개성공단은 민간·국제·경제 논리로 풀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도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5월 3일, 개성공단기업협회 임시총회에서 홍수기 홍진HJC 대표는 “남북이 기(氣) 싸움을 하는 게 아닌가 해서 안타깝다”며 “기 싸움을 할 상황이 아닌데 기 싸움으로 개성공단의 선량한 근로자들과 기업체가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한 모두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지 말라는 얘기다. 또 익명으로 언론에 등장한 기업주들은 “남북한 당국은 개성공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 개성공단은 철저히 경제논리로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노무현(盧武鉉) 정부 당시 통일부장관을 지낸 정동영(鄭東泳) 민주당 상임고문은 5월 2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개성공단과 관련한 불편한 진실은 개성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지난 8~9년 동안 한 번도 신변안전의 위협을 느껴본 적 없다. 위협이 있었으면 그렇게 안 나오려고 발버둥쳤겠나. 식량난 없었다. 특히 개성공단 입주업체 123개 모두 흑자 났다”고 강조했다. 과연 그의 말처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모두 흑자를 냈을까. 그의 말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2011年 영업적자 기업 52개, 평균 당기순이익 -1400만원

지난 4월 북한이 개성공단을 잠정 폐쇄하면서, 파주시 도라산 출입국사무소를 통해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입경하고 있다.

최근 《월간조선》은 작년 10월 통일부의 용역 의뢰를 받아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작성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경영·투자환경 개선방안〉이란 문건을 입수했다. 아직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216쪽 분량의 문건엔 개성공단 입주기업 경영 실태가 자세히 기술돼 있다.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에 따르면 2013년 2월 기준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섬유 72개 ▲화학 9개 ▲기계금속 23개 ▲전기전자 13개 ▲식품 2개 ▲종이·목재 3개 ▲비금속광물 1개 등 총 123개 업체다.

이 중 119곳이 조사대상이었다. 실태조사 시점은 2012년 5월이다. 실태 파악이 어렵거나, 조사를 거부한 업체는 4곳이었다. 실태 조사 중 재무 부문은 118개사(社)의 재무자료를 바탕으로 2009년, 2010년, 2011년 등 3개년의 성과를 분석했다.

문건에 따르면 현지 법인들의 2009년 평균 매출과 영업손익은 각각 9억원, -1억5700만원이다. 영업손익이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에 의해 발생한 이익 혹은 손실로, 매출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 및 관리비를 뺀 것을 말한다.

2009년까지 개성공단에 입주한 118개사에 이 수치를 대입하면, 당시 개성공단 총매출은 1062억원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총영업손실은 185억2600만원이 된다. 영업손익률이 -17%인 셈이다.

2010년엔 평균 매출액이 11억3200만원으로 늘었지만, 5500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2010년에는 지금과 입주업체 수가 같다. 한마디로 123개사가 1년간 일한 결과가 67억6500만원을 밑지는 것이었단 얘기다. 같은 시기 개성공단의 영업손익률은 -4.9%였지만, 〈2010년 중소기업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국내 중소제조업체의 영업손익률은 5.61%다.

2011년엔 평균 매출이 14억7600만원으로 증가했다. 평균 영업이익금은 5600만원, 백분율로 환산하면 3.8%다. 〈2011년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같은 기간 국내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5.44%를 기록했다.

문건에 따르면 매출 규모별 영업이익률은 ▲5억원 이하 -24% ▲6억~10억원은 -13.9% ▲11억~20억원 3.8% ▲21억~30억원 9.3% ▲31억원 이상 13.6% 등을 보였다.

업체별로 구분하면 2011년 영업손실을 낸 회사는 총 52곳이다. 이는 조사대상 업체 118개사의 44%에 달한다. 바꿔 말하면 개성공단 입주기업 절반가량이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매출액 ‘1억원 이하’, ‘1억~3억원 이하’ 기업은 각각 24개, 25개사로 전체의 42%를 차지한다. 즉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86%에 달하는 업체의 영업이익이 연간 3억원 이하였다는 얘기다.

설사 영업이익이 발생하더라도, 기업의 성패(成敗)는 결국 ‘당기순이익’ 발생 여부에 달렸다. 당기순이익이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판매비, 관리비 등을 빼고 여기에 영업외수익과 비용, 특별 이익과 손실을 가감(加減)하고, 법인세를 뺀 것이다.

당기순이익이 있어야 주주에게 배당하고, 회사에 이익잉여금을 유보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2009년 -2억7200만원 ▲2010년 -1억3400만원 ▲2011년 -1400만원이다.

부채비율은 같은 시기 국내 기업의 2배

5월 24일,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성공단 입주업체 123개 모두 흑자 났다”고 주장했다.

순이익 규모별 분포는 ▲적자 59개(50%) ▲1억원 이하 33개(27.9%) ▲3억원 이하 16개(13.6%) ▲5억원 이하 3개(2.5%) ▲5억원 이상 7개(2%) 등이다. 개성공단 입주사의 약 80%가 적자를 보거나, 1억원 미만의 순이익을 올렸다는 얘기다.

‘업종별 순이익 증감 추이 분석’에 따르면 흑자를 지속하는 업체는 15개사(16.5%)다. 적자를 지속하는 기업은 37개사(35.2%)다.

다음은 ‘주요 안정성 지표 분석’이다. 경영분석에서 기업의 건전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는 부채비율과 자기자본비율이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일반적으로 100% 이하가 이상적이다. 이 비율이 높다는 건 재무구조가 불건전하므로 기업의 지급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개성 현지법인들의 평균 자산은 2011년을 기준으로 33억9000만원이다. 평균 부채는 26억3100만원, 자기자본은 7억5900만원이다.

이에 따라 2011년 개성공단 입주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346.7%가 된다. 같은 시기 국내 기업 부채비율은 개성공단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국세청에 법인세 신고자료를 제출한 국내 기업 43만629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1년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52.7%였다.

문건에 따르면 업종별 부채비율은 ▲섬유·봉제·의복 501.5%(국내 평균 169.4%) ▲가죽·가방·신발 232.6%(163.4%) ▲화학·고무·플라스틱 115.9%(153.5%) ▲기계·금속 1575.4%(158.2%) ▲전기·전자 183.5%(139.9%) ▲잡화 316.7%(172.6%) 등이다. ‘화학’을 제외한 모든 부문이 국내 평균을 초과하는 셈이다.

부채비율을 매출 규모에 따라 분류하면, 매출 10억원 이하 업체에서 자본잠식이 발생한 곳이 27개(23%)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이 301%를 넘는 업체도 35개사로, 전체의 약 30%를 차지한다.

기업의 자본은 발행 주식 가치를 뜻하는 납입자본금과 기업이 영업 활동이나 자본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을 내부에 유보한, 잉여금으로 구성된다. 적자가 계속 돼 잉여금이 바닥나면, 납입자본금을 까먹게 되는데, 이를 ‘자본잠식’이라고 한다.

자기자본비율은 총자산 중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자기자본은 직접적인 금융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기업이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안정된 자금이다. 자기자본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재무구조는 건전하다고 할 수 있다. ‘자산=부채+자본’이므로 보통 표준비율을 50% 이상으로 보고 있다. 2011년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자기자본비율 평균값은 22%, 국내 기업은 39.6%였다. 이것은 개성공단 기업이 원래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개성공단에 입주하면서 적자를 본 것일 수도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재무자료의 미스터리

개성공단 입주기업 임직원, 주재원 등 500여 명은 5월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대회를 열었다.

지금까지 살핀 것처럼 보고서를 그대로 믿는다면 2011년까지 개성공단은 경제성이 있었다고 얘기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기업이 적자를 보거나, 소액의 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또한 국내의 중소기업보다 모든 재무적 수치가 낮았다.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평균 월급은 130달러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이런저런 명목으로 월급의 95%를 떼가지만, 우리 기업이 지출하는 인건비는 근로자 1인당 14만3000원인 셈이다.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의 근무 시간은 주 48시간 내외다. 한 달을 4주로 가정하면, 북한 근로자의 시급은 745원이다. 이는 2013년 현재 국내 최저임금 4860원의 15%에 불과하다. 또 중소기업 생산직 근로자 시급 7750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바꿔 말하면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국내 근로자 1인당 인건비로 개성에서 북한 근로자 10명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입주업체들이 수익성이 낮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성공단 입주기업 경영·투자환경 개선방안〉에 따르면 모기업 대비 품질 수준과 노동생산성 수준을 80% 이상으로 응답한 업체가 각각 54.3%와 12.8%로 품질 수준 대비 생산성 수준이 낮은 걸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기업들이 1인당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고, 과잉고용에 집착한다”며 “인건비가 워낙 싸니까 효율성이 떨어져도 이윤이 많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개성공단 수익성에 대해 물었다.

—통일부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개성공단 123개사 중 80% 이상이 적자이거나, 당기순이익이 1억원에 못 미치는데, 이는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통일부 자료라고 해도 100% 신뢰하긴 어려워요. 개성공단 기업들이 실제로는 흑자를 봤지만, 어떻게든 손실로 만들거나, 모회사 쪽으로 몰아주는 회계 처리를 할 수도 있거든요.”

그에 따르면 개성공단의 경우 당기순이익의 10%를 소득세로 납부하는데, 이윤이 발생한 때로부터 5년간은 면세 혜택을 받는다. 또 5년이 지나면 향후 3년 동안은 소득세를 절반만 낸다. 이윤을 내고 8년이 지나야 정상적으로 소득세를 납부한다는 얘기다. 그의 말이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번 개성공단 사태 보면 알겠지만, 수익이 안 나면 개성공단 업주들이 뭐하러 저렇게 매달리겠습니까.”

5월 23일,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가동 중단이 더 길어지면 가동이 재개돼도 개성공단 정상화가 어렵기 때문에 기계 점검 등을 위해 개성공단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자리에서 유창근 부회장은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북(北)은 어제도 미사일을 발사하며 어둠의 장막을 거두지 않고 있다”며 “방북이 허용되지 않으면 태도를 바꿔 거리로 나가 투쟁하겠다”고 성토했다.

이어지는 연구원과의 문답이다.

—그건 기계설비, 원·부자재 회수 때문에 그런 것 아닙니까. 상당량이 있다고 하던데요.

“그런 이유도 있겠죠. 그런데 개성 입주기업 중 웬만한 곳은 경협 보험으로 손실을 보전할 수 있거든요. 결국 짭짤한 게 있어서 그런 것 아니겠어요. 그것마저 없다면 정치·군사적 리스크가 큰 곳에 다시 들어가겠다고 할 이유가 있을까요?”

문건에 따르면 당시 입주기업이 보유한 설비는 ▲재봉기 35대 ▲편직기 5대 ▲프레스 10대 ▲기계가공설비 6대 ▲사출기 8대 ▲전자부품설비 8대 ▲기타 18대 등 총 90대였다. 모델명은 밝혀지지 않은 관계로 가격을 확인할 길은 없지만, 과연 이 설비들이 그렇게 비싼 것일까.

2009~2011년 평균 매출 증가율은 21.85%, 이를 2011년 매출에 대입하면 2012년엔 평균 17억9850만원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과연 1년 매출이 20억원이 채 안 되는 회사가 원·부자재를 얼마나 비축해 놓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문건에 따르면 조사 시점인 작년 5월, 개성공단 입주사 중 2010년 ‘5·24조치’ 이후 시설을 교체하거나 신규 투자를 한 곳은 거의 없다. 응답 업체 103개사 중 93개사(90.3%)가 변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교체를 진행하는 업체는 3개사, 보류 중인 업체는 7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기계설비 대수는 앞서 언급한 규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南北經協 자체가 정치적 논리”

연구원의 말처럼 개성공단은 정치·군사적 위험이 큰 지역이다. 더구나 기업활동을 하기에도 그리 좋은 곳은 아닌 듯하다. 문건에 따르면 ‘북한의 기업 활동 간섭’에 대해 ▲매우 심함 4개사(4%) ▲심함 33개사(32.6%) 등 약 40%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북한의 경영 간섭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대상 기업 117개 업체에 ‘북한 근로자 인사 결정력’을 설문한 결과 ▲높음 8개사(6.8%) ▲보통 10개사(8.6%) ▲낮음 99개사(84.6%) 등의 응답 분포를 보였다. 이는 대다수의 개성 입주사가 자사 근로자를 마음대로 고용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3월 26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근로자는) 북한 당국이 인력을 배분해 주는 대로 받는다. 업무는 북한 직장장과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은 국외로 수출할 경우 원산지 표기를 ‘북한’으로 해야 한다.

이와 관련, 한 회장은 “개성공단에 입주하자, 일본 바이어가 ‘개성에서 만든 제품은 일본에 안 보내겠다는 각서를 보내달라. 그걸 세관에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종합하면 개성공단은 그리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다. 문건에 따르면 본사 이전 계획 질문에 “있다”고 답한 곳은 섬유업체 2곳뿐이었다. 87개 업체는 없다고 답했고, 1곳은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문건은 “경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본사의 이전을 꺼리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사 삼덕통상, 제씨콤, 부천공업, 평화유통 등은 2012년 감사보고서에서 〈개성 현지 법인의 투자 성패 여부는 남북 간의 협력상황 정도, 국내외 정치상황에 따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입주기업들도 개성공단이 정치·군사적 리스크를 껴안고 갈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걸 자인한 셈이다.

순수 경제논리로 정밀점검해야

상황이 이러함에도 북한이 허용한다면 개성공단의 문을 다시 열어야 할까. 재개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오랫동안 남북 경협을 다뤄온, 최수영(崔壽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북경협 자체가 정치적 접근”이라며 “개성공단 문제도 정치논리로 푸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의 말이다.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면, 일차적으로 위험을 알고도 입주한 기업들 먼저 스스로 책임져야죠. ‘고위험, 고수익’, 이것도 경제논리 아닌가요. 해외 공단을 놔두고 왜 개성공단을 선택했겠습니까. 이점이 있으니까 간 거죠.”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무슨 혜택을 받았습니까.

“개성공단은 세금도 감면해 주고, 무관세 통관도 해주고, 기반시설 자체도 우리 기업의 편의 위주로 만들었어요. 해외 다른 공단과 비교해서 어디가 유리하겠습니까? 그러니까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들어갈 때 나름 꽤 심한 경쟁을 했죠. 정부가 유치하니까 갔다는 건 말이 안 돼요. 혜택이 있으니까 기업들이 호응했을 것 아니에요. 국내에선 인건비 때문에 도저히 안 되니까 간 거잖아요.”

—그럼 기업들이 전부 책임을 져야 합니까.

“언제든 남북 관계는 경색될 수 있는데, 개성공단은 북한에 있습니다. 그럼 북한이 어떤 행패를 부릴지 모르잖아요. 이거 다 아는 얘기 아닙니까. 그걸 모르고 갔습니까? 개성공단을 선택한 기업들이 책임져야죠. 다만, 출발 자체가 정치적인 접근이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기업들의 편의를 어느 정도는 봐줘야겠죠.”

—기업들한테 책임지라고 하면 반발이 심할 텐데요.

“중요한 건 다수의 국민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는 겁니다. 국민들은 이거 정치적 문제로 볼 겁니다. ‘개성공단 기업들이 문을 닫게 돼서 안 됐다’라고 생각은 하겠지만, 그것 때문에 우리 정부가 북한에 저자세로 나가는 건 원치 않을 거예요.”

—개성공단 문을 닫아야 할까요.

“북한은 부담이 클 거예요. 개성공단이 비록 작지만 거기서 현금이 나오잖아요. 그것도 있지만, 개성공단을 계속 폐쇄하면 북한 근로자와 그 가족 20만명의 불만이 커질 겁니다. 결국 시간문제인데…. 멈추는 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