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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중계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세미나 - 北 미사일은 협상용·내부선전용 아니다!

글 : 윤덕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안보통일외교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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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일과 핵무기 연계시켜 완성도 높은 핵 미사일 개량해 나가는 과정
⊙ 미사일 실험한 후 1~2개월 내 핵실험할 가능성 높아

윤덕민
⊙ 52세.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美위스콘신대 석사, 日게이오대 법학박사.
⊙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제17대 대통령직인수委 자문위원, 대통령직속미래기획委 위원.
북한이 지난 201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퍼레이드에서 공개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모습.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4000㎞에 달하는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무수단’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국민은 ‘이제 북한은 볼 거 없다. 다 끝난 것 아니냐. 남한과의 소득격차도 20~40배 정도가 난다’며 북한을 굉장히 우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북한도 우리와 같은 국가, 같은 민족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력을 우리가 가질 수 있듯이, 북한도 투자만 잘해주면 그만큼 경쟁력이 나오는 분야를 확보할 수 있다. 그 분야가 바로 탄도(彈道)미사일, 즉 남한과의 비대칭(非對稱) 무기 분야이다. 북한은 이 분야에 있어서는 삼성전자만큼이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일(10월 10일)에 대대적으로 군사퍼레이드를 실시했다. 이날은 김정은(金正恩)이 처음으로 서방 언론에 얼굴을 드러낸 날이기도 하다.
 
  이날 북한은 두 종류의 미사일을 공개했다. 개량형 노동미사일과 무수단 미사일이다. 무수단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약 4000km 정도로, 과거 소련이 잠수함에서 발사하던 SS-N-6 핵(核)미사일을 개량한 것이다. SS-N-6 미사일보다 약 2.5m 정도 동체(胴體)를 키워서 사거리를 늘렸으며, 미국령인 괌까지 날아갈 것으로 추정한다.
 
  같은 시기에 우리나라는 나로호(KSLV-1) 발사에 두 번이나 실패했다. 그때 이미 북한은 나로호보다 더 큰 미사일을 100기 이상 실전(實戰)배치해 놓고 있었다. 북한이 미사일 분야에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 창건 기념일에 공개한 또 다른 미사일은 바로 노동미사일 개량형이다. 노동미사일 개량형은 노동미사일과 무수단 미사일을 합쳐 만든 것으로, 사정거리가 약 1300km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실험발사한 적이 없는데도 실전에 배치했다. 북한 대신 이란이 발사실험을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에서 실험발사된 미사일 사진을 보면 북한 노동미사일 개량형과 탄두(彈頭) 부분이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일한 미사일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란과 북한은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미사일 개발을 추진해 나가고 있으며, 이미 굉장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란-이라크 전쟁 통해 中東 미사일 시장 개척
 
  북한이 미사일을 만들어 발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1965년 함흥에 군사학원을 세웠다. 이 학원은 특수무기를 제조하기 위한 기술자를 길러내기 위한 학교였다. 이때 김일성(金日成)은 개원(開院)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앞으로 또 한 번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 제국주의자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또 전쟁에 개입해 우리의 통일을 방해할 것이다. 이들의 개입을 막기 위해서는 적들의 심장을 겨눌 수 있는 로켓을 만들어야 한다.”
 
  이 목표는 현재 거의 달성된 상태다. 이미 북한은 서울ㆍ베이징(北京)ㆍ도쿄(東京)ㆍ괌ㆍ오키나와까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곳은 워싱턴DC다.
 
  북한의 미사일 계보는 1978년 스커드A(Scud-A)형 미사일에서부터 출발한다. 1978년 북한은 이집트로부터 몇 개의 스커드 원형(原型) 미사일들을 받아 역(逆)엔지니어링 과정을 거쳐 복제본을 만들었다. 당시 이란-이라크 전쟁이 터지면서 북한산 복제 스커드 미사일들은 중동(中東)시장에 대량으로 팔리게 됐다. 이를 통해 북한은 미사일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
 
  이어서 북한은 스커드B(Scud-B), 스커드C(Scud-C)형 미사일을 만들고 개량했다. 이 중 스커드C형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약 500km로, 한반도 전역(全域)에 다다를 수 있는 미사일이다.
 
 
  이란, 대포동1호 미사일로 인공위성 발사 성공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북한의 가장 큰 돌파구는 노동미사일 개량에서 시작됐다. 노동미사일 개량형은 무수단 미사일과 형제 미사일이다. 구(舊)소련의 마케이에프 국가로켓센터(Makayev State Rocket Center)에서 기술이 유출돼 개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적으로는 마케이에프 쪽 러시아 연구자들이 평양 어딘가에서 북한 연구진과 같이 미사일을 개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미사일을 통해 북한은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이 미사일은 이란에서는 셰밥(Shebab), 파키스탄에서는 가우리(GAURI)라고 불린다. 다 똑같은 북한산 노동미사일 개량형이다.
 
  이어 1998년 북한은 대포동1호 미사일을 발사했다. 대포동1호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아주 기초적인 조건을 전부 갖추고 있다. 3단계 미사일이고, 단계별로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초보적인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발사한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2006년, 2009년에 대포동2호 미사일을 발사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대포동미사일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이란 미사일 가운데 사피르(SAFIR)란 이름을 가진 미사일이 있다. 이란은 이 미사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데 두 번이나 성공했다. 사피르는 북한에서 개발한 대포동1호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대포동1호 미사일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셈이다.
 
  2006년, 2009년 두 번 발사됐던 대포동2호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형태를 갖고 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통해 인공위성 발사를 시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국내에는 대포동2호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란이 새로운 우주 발사체를 공개하면서 대포동2호 미사일에 대해 알게 됐다. 이란이 공개한 우주 발사체가 바로 대포동2호 미사일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시모로그’(페르시아어로 불사조라는 뜻) 미사일이라고 부른다. 시모로그 미사일의 엔진이 노동미사일 4개를 엮어놓은 대포동2호 미사일의 크러스터(Cluster) 엔진과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동창리 기지 정찰에 한계
 
  지난 3월 김정은은 북한 전략미사일사령부를 방문했다. 전략미사일사령부는 오키나와ㆍ괌ㆍ도쿄ㆍ베이징을 겨냥하는 탄도미사일을 통제하는 기지다. 미사일 발사 발표를 하기 직전이었다.
 
  지난 2003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북한 동창리 미사일 기지를 올해 완공했다. 북한이 동창리에 미사일 기지를 만든 것은 지리적 이점(利點) 때문이다. 우선 동창리는 평양에 있는 미사일 공장과 가깝다. 때문에 거대한 미사일을 운반하기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동창리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주변국을 필요 이상 자극하지 않게 된다. 무수단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에는 항상 일본 영공(領空)을 지난다든지, 하와이를 지난다든지 해서 미국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동창리에서 발사한 미사일은 공해(公海)상을 통과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의 영토를 침범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지리적 이점은 동창리가 중국으로부터 5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과의 거리가 가까워 미국의 U2 정찰기나 UAV 무인(無人)항공기들이 동창리 기지를 정찰하기 어렵다.
 
  현재 동창리 기지에 있는 미사일 발사대는 무수단 기지의 발사대보다 길다. 무수단 발사대가 약 32m이고, 동창리 발사대는 약 50m다. 때문에 동창리에서 발사할 이번 미사일은 무수단 기지에서 발사했을 때보다 더 멀리 날아갈 가능성이 있다.
 
 
 
3代 세습 공고화 목적

 
1998년 12월 19일자 《노동신문》에 실린 북한의 선전포스터. 북한 미사일의 타격목표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29일 북한은 미국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모라토리엄) 합의를 한 바 있다. 이번 미사일 발사 발표는 단 16일 만에 그 약속을 뒤집는 것이다.
 
  왜 북한은 그 약속을 깼을까?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려는 의도 중 하나는 3대(代) 세습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이번 미사일 발사 자체는 김정일(金正日)이 살아 있을 때 이미 결정돼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과 동시에 ‘강성대국’ 슬로건을 안팎으로 과시하기 위함이다.
 
  1990년대 후반 북한은 100만명 단위의 기아가 발생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 시기에 북한은 강성대국이란 슬로건을 내걸어 ‘지금은 어렵고 힘들지만, 2012년 4월 북한은 세계적인 경제ㆍ군사ㆍ사상 강국이 된다. 그때가 되면 이밥(쌀밥)에 고깃국을 먹을 수 있다’고 선전해 왔다. 바로 북한이 표방한 강성대국이 실현되는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도중에 김정일이 갑자기 사망했다. 그 다음을 이은 김정은은 1984년생으로, 만 27세의 청년이다. 27세 청년이 이번 4월 당대표회, 그리고 최고인민회의를 거쳐 당총서기와 국방위원장이란 최고직을 가져야 한다(북한은 4월 11일 김정은을 제1비서, 4월 13일 국방위 제1위원장으로 추대했다-편집자註). 거기에 맞는 실적이 필요한 시점이다. 때문에 미국ㆍ중국ㆍ한국 등 주변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수 있는 대포동 미사일 발사를 계획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내외적으로 강성대국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3대 세습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北미사일, 美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어
 
  물론 미국과의 협상과도 관련이 있다. 지난 20년을 살펴보면,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는 기간엔 거의 ‘반드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북한은 ‘불꽃 장난’을 해왔다. 20년 전인 1992년에도 미국과 한국이 거의 동시에 대선(大選)이 있었다. 이때도 북한은 일본을 향해 노동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자신들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지금과 유사하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북한과 직접 협상을 하겠다고 했다. 그런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상’과 관련한 연설을 하고 있을 때 북한은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다.
 
  하지만 우리가 북한 미사일을 두고 ‘이것은 협상용이다’, ‘이것은 내부 선전용이다’ 이렇게만 보고 있다가는 본질을 놓칠 수 있다. 본질은 북한이 착실하게 핵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과정 속에서 미사일을 협상이나 선전 카드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지, 북한은 아주 착실하게 미사일과 핵무기를 연계시켜 핵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2006년 대포동 미사일 실험 직후에 핵실험을 했고, 2009년에도 미사일 실험 직후 핵실험을 한 바 있다. 이것은 완성도가 높은 핵 미사일을 만들기 위해 개량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도 미사일 실험을 한 후 1~2개월 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란이 이미 두 번이나 인공위성 발사실험에 성공했기 때문에, 북한 역시 이번 발사실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탄도미사일과 인공위성은 기술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저 발사하는 각도 차이뿐이다. 우주를 향해 높이 쏘면 인공위성 발사체가 되는 것이고, 멀리 날아가게 45도 각도로 쏘면 탄도미사일이 된다고 보면 된다. 때문에 북한의 이번 위성발사 실험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인공위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이 성공했듯이, 북한도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약 100kg 정도의 실험용 위성이 스푸트닉호와 같이 지구 궤도를 돌면서 김일성 장군 노래를 우리나라에 들려준다든지, 사진자료를 찍어 보낸다든지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미국의 반응이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다는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8000~1만km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둔 거리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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