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국민들에게 단결을 호소하고, 강력한 반공투쟁 및 대북 응징 의지를 보인다
② 미국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사드 추가 배치 등 한미동맹을 강화한다
③ 중국에 대해 자존심을 세우면서, 대만과 달라이 라마 문제를 지렛대로 삼아 중국을 압박한다
④ 한국을 배제한 미국의 대북(對北) 대화 시도를 견제한다
⑤ 미국을 속속들이 잘 알고, 미국 권력 핵심과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주미대사로 기용한다
⑥ 핵개발 시도, 대북 전면전 촉구 등의 방법으로 미국을 긴장시키면서, 우리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미국에 제시한다
⑦ 공산주의자들로 하여금 내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예측할 수 없게’ 한다
② 미국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사드 추가 배치 등 한미동맹을 강화한다
③ 중국에 대해 자존심을 세우면서, 대만과 달라이 라마 문제를 지렛대로 삼아 중국을 압박한다
④ 한국을 배제한 미국의 대북(對北) 대화 시도를 견제한다
⑤ 미국을 속속들이 잘 알고, 미국 권력 핵심과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주미대사로 기용한다
⑥ 핵개발 시도, 대북 전면전 촉구 등의 방법으로 미국을 긴장시키면서, 우리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미국에 제시한다
⑦ 공산주의자들로 하여금 내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예측할 수 없게’ 한다
- 이승만 대통령은 ‘벼랑 끝 외교’ 로 미국을 압박한 끝에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냈다.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한 지 40여 일이 지났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위기는 그 사이 점점 더 고조됐다.
지금의 안보위기는 상당 부분 대통령의 ‘안보 리더십’에 대한 불안감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처음으로 70% 아래로 내려갔을 때, 여론조사 기관들은 그 이유로 ‘북한 핵실험 등 안보위기’를 꼽았다.
이승만 대통령은 ‘외교의 귀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좌우합작정부를 수립하고 한반도에서 손을 떼려는 미국 국무부, 미군정과 싸우면서 대한민국을 건국했다. 6·25가 발발하자 패전의 충격 속에서도 미국에 지원을 호소, 미국 등 유엔 16개국의 참전을 이끌어냈다. 휴전을 앞두고는 반공포로 석방 등 ‘벼랑 끝 외교’를 펼쳐 미국으로 하여금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동의하도록 만들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이런 외교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시절 이래 독립을 위한 외교활동을 펼치면서 체득한 강대국의 생리에 대한 깊은 이해, 프린스턴대학 등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국제정치와 국제법 등을 공부한 지적 기반, 그리고 조국에 대한 사랑,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과 투철한 반공의지 덕분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보여주었던 철학과 외교정책을 오늘날 안보위기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이 기사는 과거 이승만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바탕으로 그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를 가정한 가상(假想) 시나리오다. 기사 중에 언급되는 이승만 대통령의 연설들은 실제로 있었던 것들을 지금의 상황에 맞게 살짝 각색한 것들이다.
“인간은 호열자와는 같이 살 수 없다”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로 그날, 이승만 대통령은 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A)를 소집했다.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이 자리에 합참의장은 물론 육・해・공군참모총장,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도 불렀다. 그만큼 사태를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였다.
이 자리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먼저 국민들의 단결을 호소하면서 종북좌익(從北左翼) 세력에 대해 경고했다.
“예로부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사정(私情)과 사욕(私慾)을 버리고 대동단결해야 할 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책임하게 각 방면으로 선동을 일삼는 공산주의자들입니다. 이들은 입으로는 ‘평화’와 ‘통일’을 외치겠지만, 실상은 나라를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려는 자들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그 선동에 빠져서 국가의 장래를 위험하게 할까 심히 우려됩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해두는데 인간은 호열자(콜레라)와는 같이 살 수 없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연합사 부사령관에게 물었다.
“만일 북한과 전쟁을 하게 될 경우, 작전통제권은 누가 행사하게 되는가?”
대통령이 전시(戰時)작전통제권에 대해 모를 리 없었다. 연합사 부사령관이 대통령이 그렇게 묻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을 때, 대통령이 다시 물었다.
“장군은 내 말을 듣겠는가, 브룩스(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의 말을 듣겠는가?”
연합사 부사령관은 얼른 대답했다.
“저희는 대한민국의 군인입니다. 무슨 지시든 내려주십시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에게 보내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연합사 부사령관에게 그런 질문을 던진 것은 필요한 경우 한국군이 독단적으로 대북(對北) 군사행동을 할 수 있음을 시사(示唆)하는 것임.”
“산불은 저절로 꺼지지 않는다”
국가안보회의를 마친 후 이승만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인들은, 수년 전이라면 몇 마디 간단한 성명서 발표나 적시(適時)의 과감한 입장 표명을 통해 회피할 수 있었던 사태를 현재는 그처럼 쉽게 회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합니다.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만 하며, 조속히 해결될수록 더욱 좋습니다.
연기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산불은 저절로 꺼지지 않습니다. 불길은 하루하루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수 년 전에는 불길은 아주 멀리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화성이나 다른 항성(恒星)에 있는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 “이런 시기에 각하처럼 확고한 의지를 가진 분이 우리의 동맹이라는 사실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양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말라고 엄중 경고하는 한편, 평택 주한미군기지와 수도권 방어를 위해 사드 포대를 추가로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이 사실은 즉각 발표됐다.
다음날 이승만 대통령은 경기도 이천에 있는 육군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3840부대 창설식에 참석했다. 이날 ‘데일리 월간조선’은 이 부대가 탈북자들로 구성된 김정은 참수(斬首)부대라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미국은 한국과 함께 북핵문제에 공동대응해야 하지만, 한국이 지나친 행동을 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사드 추가 배치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지 이틀 후, 미국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던포드 합참의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한미 국방부 장관은 양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 사드 포대 3개를 즉각 한국에 전개, 전라남도 무안, 충청북도 보은, 경기도 오산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새로 들여오는 사드를 서해안 쪽에 배치하기로 하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사드 배치에 따르는 책임은 전적으로 한미 양국이 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일주일 후 사드 1개 포대가 반입되어, 무안에 배치됐다. 이날 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핫라인으로 이승만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비서관에게 말했다. “나 지금 자고 있는 거 모르나? 내일 전화하라고 해.”
다음날 이승만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전화를 받았다. 강경하게 사드 철수를 요구하는 시진핑 주석에게 이승만 대통령이 약속했다.
“주석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들어드리지 않을 수 없군요. 좋습니다! 사드를 철수시키겠습니다.”
시진핑은 귀를 의심했다.
‘이렇게 쉽게 물러나다니…. 역시 조선놈들은 사대(事大)하던 놈들이라, 강하게 누르면 손을 든다니까… 흐흐흐.’
시진핑이 물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사드는 언제 철수시킬 것입니까?”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는 날에요.”
“각하! 나를 놀리는 겁니까?”
대통령은 조용하게 말했다.
“그럴 리가요. 나는 다만 사드가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한 방어용이라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우리도 기꺼이 사드를 포기하겠습니다.”
“우리 중국은 한국이나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에 대해 영향력이 없습니다. 북한은 독립된 주권국가입니다. 우리는 내정간섭은 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도 독립된 주권국가입니다.”
한·대만 원자력 협력 추진
얼마 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한국을 방문했다.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수여하는 명예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서였다.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한국 외교부는 “일개 사립대학의 결정이며, 정부는 ‘대학의 자유’를 존중한다. 한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으로도 준수할 것이다”라고 성명했다.
숙명여대가 차이잉원 총통을 위해 베푼 오찬에는 이 대학 출신인 외교부 장관도 참석했다. 차이잉원 총통과 외교부 장관은 헤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같이 했다. 이 사실이 보도되자 외교부 장관은 “모교에서 초청해서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을 뿐이며, 헤드 테이블에 같이 앉아 있다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며칠 후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 인접 해양의 주권에 관한 선언’을 발표했다. 한국 영해에 들어와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다.
다시 한 달이 지났다. 대만 경제부는 타이난시에 건설하는 원자력발전소에 한국형원자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국과 대만이 오래전부터 원자력 협력을 모색해 왔으며, 장차 핵무기 개발에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대로 있다가는 동북아에서 일본만이 핵무기를 갖지 않은 나라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외교부는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주중 한국대사는 중국 외교부 장관에게 “한국과 대만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는 소설 같은 얘기를 쓴 것은 일본 신문인데, 왜 나를 불렀느냐?”고 말했다.
같은 날 인도 다람살라를 방문한 한국불교언론인회 회원들을 만난 달라이 라마는 “내년 부처님오신날에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언론들은 이 사실을 크게 보도했다. 미국・일본・유럽의 언론들도 차이잉원의 방한(訪韓)을 승인했던 한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의 방한도 승인할 것인지, 한국이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대중(對中)지렛대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추측 보도들을 쏟아냈다.
달라이 라마 방한 카드를 꺼내다
매달 열리는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승만 대통령은 선문답(禪問答) 같은 소리를 했다.
“내가 장로지만, 어렸을 때 어머니 심부름으로 북한산 문수사에도 많이 다녔는데…. 불교 지도자지만 그분도 예수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더구먼.”
일본 기자가 “그 말씀은 달라이 라마와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얘기냐?”고 물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는 조만간 정상회담을 해야지”라며 딴청을 피웠다. 이날 저녁 이승만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진핑이 물었다.
“달라이 라마와 정상회담을 하신다면서요?”
이승만 대통령은 껄껄 웃었다.
“시 주석, 예수 믿는 사람이 불자(佛子)와 만나 무슨 할 얘기가 있겠습니까?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런 엄중한 시기에 만나면 시 주석하고 만나야지, 라마승(僧)하고 만나 무얼 하겠습니까?”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리면 안 됩니다!”
“압니다, 알아요.”
“그럼 그걸 공개적으로 천명해 주시겠습니까?”
“맨입으로요?”
얼마 후 중국 《환구시보》는 “오랫동안 미루어졌던 한국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상하이 루쉰공원 콘서트가 12월 25일 열린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한국의 윤봉길 의사가 일제 침략군 사령관에게 폭탄을 던졌던 옛 훙커우공원(루쉰공원)에서 한국의 아이돌그룹이 공연을 갖는 것은 신세대 양국 간 우호의 상징”이라고 했다.
왕치산 중국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같은 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중국도 찬성한 유엔의 대북(對北)제재를 느슨하게 집행하는 기관들은 당의 기율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의 외교나 통상 관계자가 아니라 중국공산당의 사정(司正) 책임자이자 시진핑의 최측근인 왕치산이 이런 발언을 한 데 대해 각국 언론은 대서특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시진핑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좋은 일, 멋진 일”이라고 썼다.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닥터 리. 대단해요!”라고 썼다. CNN은 “트럼프가 애완견에게 감기약을 처방해 준 중국계 수의사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다시 트위터에 “CNN, 멀었어요!”라고 썼다.
미국의 대북 대화 시도에 제동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북한 간에 물밑교섭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시사했다.
“우리는 깜깜한(아무것도 알 수 없는) 정전 상태가 아니다. 우리는 평양으로 열려 있는 둘, 셋의 채널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들(북한)과 이야기할 수 있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그날 연평도의 해병부대를 시찰했다. 방한 중이던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도 동행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 대한 우리의 확고부동한 신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910년 일본의 한일합병과 1945년 한반도의 양분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 두 번씩이나 (미국에) 배신당했습니다. 지금의 사태 진전은 또 다른 배신(sellout)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 어떤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태평양함대사령관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을 본 이승만 대통령은 부드럽게 말했다.
“제독, 제독에게 하는 말이 아니오.”
다음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훌륭한 국무장관 틸러슨에게 ‘리틀 로켓맨(김정은)’과의 협상 시도는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와 “일본을 방문하는 길에 한국에 들러 북핵문제를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말했다.
“대통령, 교통부 장관에게 야단을 좀 치세요.”
트럼프가 물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워싱턴과 서울 간에 아직도 직항노선이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트럼프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일주일 후 백악관은 12월 말에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핵 기술자 유치
청와대안보실장이 북핵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진언하자 이승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하고만 잘 협력하면 돼! 극동에서 미국의 가장 좋은 친구는 일본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되어야 해! 일본은 미국이 하는 대로 따라오는 나라야. 한미관계만 잘 되면 일본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이전부터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 내 친한(親韓) 네트워크를 통해 이스라엘과의 핵무기 개발협력을 비밀리에 추진해 왔다.
북핵 실험이 있기 3년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한국과 이스라엘 양국은 ‘스타트업 기업의 협력 강화에 관한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것이었다. 대표단에 포함된 국방부 전력계획관은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와 만나 이스라엘의 로켓 및 포탄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돔’ 도입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의 장사정포 및 방사포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다.
얼마 후 이스라엘의 과학기술 및 벤처기업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이 돌아갈 때, 검은 머리에 외모가 동양인과 비슷하게 생긴 60대 초의 사내가 한국에 남았다. 그는 이스라엘 핵개발의 산실인 디모나 핵시설에서 근무하다가 은퇴한 사람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그에게 ‘이대용(李大用)’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한국을 위해 크게 쓰일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그는 서균렬 서울대 교수 등과 함께 핵무기 개발에 매달렸다.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할 무렵, 미국 조야(朝野)에서는 다시 대북유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북한이 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자, 미국 내에서는 “한국 때문에 제3차 세계대전을 벌일 수는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대북 강경론을 고수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사(人事)와 설화(舌禍) 등으로 정치적 입장이 많이 약화되어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 상・하 양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승만, “지금이야말로 휴전의 종식을 선언할 적기”
“6자 회담이나 북한과의 여러 핵 관련 합의 등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예상했던 바와 같이 아무 결과 없이 끝나게 된 지금이야말로 휴전의 종식을 선언할 적기(適期)입니다.
생존의 길은 존재하지도 않는 평화를 요행으로 바라는 그런 따위가 아닙니다.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수년 내에 북한은 미국을 완전히 파멸시킬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공산주의자들이 이 세상을 어렵고 무서운 세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세계에서 나약하다는 것은 노예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원 여러분, 인간 문명 자체의 운명이 우리의 최후 결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용기를 내어 이상(理想)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일어납시다.
나의 친구들이여! 함께 기억합시다. 절반은 공산주의, 절반은 민주주의인 한반도에서 평화를 되찾을 수는 없습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 지금 여러분의 중대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반면에 민주당 의원들 중에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많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닥터 리는 위대한 한국의 애국자, 강력한 지도자, 강철 같은 사나이, 카리스마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자기 체중만큼의 다이아몬드에 해당하는 가치를 지닌 인물이다”라고 썼다.
전술핵 재배치 논란
하지만 많은 미국인은 이승만 대통령의 연설을 전쟁 선동으로 받아들였다.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지쳐 있던 미국인들은 어쩌면 핵전쟁이 될 수도 있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에 대해 반대했다. 트럼프는 하루는 대북 강경론을 주장하고, 다른 날은 대화 가능성을 얘기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그러자 한국 내에서는 북한 핵을 억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 전술핵 재반입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전략사령부를 방문한 뒤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 지지 여부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미군은 강력한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적이 미국의 핵무기 위치를 모르게 하는 게 미군의 오랜 정책이기 때문에 자세한 보관과 배치 장소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임스 셔먼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 여러 안보전문가도 전술핵 재반입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
위키리크스가 “한국이 이스라엘 디모나 핵시설에 근무하던 기술자를 초빙해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폭로한 것은 바로 이때였다. 이 보고를 받은 트럼프는 “미국이 만약 지금처럼 약한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한국과 일본은 어쨌든 핵무장을 하려고 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에 대해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파장이 커지자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당국자들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약속은 단호하며, 한국이나 일본은 핵무장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핵무장을 할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워싱턴에 있는 부동산회사 회장님이 아니라 서울에 있는 닥터 리”라고 말했다. 다음날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지난 수년간 이스라엘이 협력한 결과 한국은 6개월 이내에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스라엘이 한국의 핵개발에 협력하는 대가로 한국은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개발 협력에 대한 정보를 이스라엘에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후일 이 보도는 한국 국가정보원과 이스라엘 모사드가 흘린 정보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을 잘 아는 주미 한국대사
미국은 발칵 뒤집혔다. 차백덕 주미 한국대사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한국의 핵무장을 막기 위해서는 전술핵 재배치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 대사는 부시 대통령 시절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국장을 지낸 전략통이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공화당 인맥과 가까웠다. 이승만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후, 간곡하게 설득해 한국 국적을 회복시키고 주미 한국대사로 임명했다. “어떻게 미국 사람을 주미 한국대사로 임명하느냐?”며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나라가 망하느냐 마느냐 하는 판국이야! 지금은 그냥 외교관이 아니라, 미국 사람들 뱃속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 미국 사람들과 간담상조(肝膽相照)할 수 있는 대사가 필요해!”
차 대사도 당초에는 “말씀은 감사하지만, 이제 저는 연구나 하면서 살고 싶다”고 고사했다. 이 대통령은 “부조(父祖)의 나라가 지구상에서 없어질 판인데 모른 척하겠다는 거냐?”며 간절하게 그를 설득했다. ‘잣나무와 같은 절개와 덕을 가지라’며 ‘백덕(柏悳)’이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미국에서 ‘빅터 차’라고 불리던 그는 차백덕이라는 이름으로 주미 한국대사가 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결국 ‘전술핵 재배치’라는 카드와 함께 마이클 펜스 부통령을 한국으로 보냈다. 펜스 부통령 편에 보낸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독자적 핵개발을 중단하고 대북 단독 군사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친서를 읽어본 후 “잘 쓴 편지로군”이라고만 말했다. 그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이승만 대통령의 진의를 타진했다. 한국 측은 ‘미국의 전술핵을 NATO처럼 한미가 공유(共有)할 것’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해 유사시 미군의 자동 개입을 보장하는 조항을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의 원자력 활동을 제약하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미사일 사거리 제한 철폐, 미사일방어(MD) 관련 기술 이전,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 지원 등도 요구했다.
마지막 줄다리기
미국 언론들은 “한국의 핵실험이 임박했으며, 이는 동북아에서 핵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것”이라는 보도를 쏟아냈다.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대만과 일본도 핵무기 개발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 중국은 미국에 “한국의 핵개발을 저지해 달라”고 매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사꾼답게 그 대가로 중국으로부터 지적재산권 보호, 환율조작 중단 등의 약속을 받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거래를 완결 짓기 위해서라도 한국으로부터 핵개발을 중단하겠다는 확실한 약속을 받아야 했다.
다시 펜스 부통령이 방한했다. 그는 한국 측이 요구한 내용들을 모두 수용하는 대신, 이승만 대통령에게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고 북한에 대한 단독 군사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약속을 또다시 요구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겠지만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천명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실망하는 펜스 부통령에게 이승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단독 행동에 관한 나의 모든 말은 미국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오. 미국이 이승만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순간에 당신은 당신이 가진 가장 효과적인 협상 수단을 잃게 될 것이며, 나아가 우리 모두의 희망을 잃게 될 것이오.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에 대해 모른다는 두려움이 북한과 중국 공산주의자들에게는 항구적인 견제가 될 것이오.”
펜스는 후일 “공산주의자들을 상대할 때, ‘예측할 수 없게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승만 대통령의 통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상의 내용들을 담은 신(新)한미상호방위조약이 조인되던 날, 이승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새로운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었으므로 우리의 후손들이 앞으로 누대에 걸쳐 이 조약으로 말미암아 갖가지 혜택을 누릴 것이다.”⊙
지금의 안보위기는 상당 부분 대통령의 ‘안보 리더십’에 대한 불안감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처음으로 70% 아래로 내려갔을 때, 여론조사 기관들은 그 이유로 ‘북한 핵실험 등 안보위기’를 꼽았다.
이승만 대통령은 ‘외교의 귀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좌우합작정부를 수립하고 한반도에서 손을 떼려는 미국 국무부, 미군정과 싸우면서 대한민국을 건국했다. 6·25가 발발하자 패전의 충격 속에서도 미국에 지원을 호소, 미국 등 유엔 16개국의 참전을 이끌어냈다. 휴전을 앞두고는 반공포로 석방 등 ‘벼랑 끝 외교’를 펼쳐 미국으로 하여금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동의하도록 만들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이런 외교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시절 이래 독립을 위한 외교활동을 펼치면서 체득한 강대국의 생리에 대한 깊은 이해, 프린스턴대학 등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국제정치와 국제법 등을 공부한 지적 기반, 그리고 조국에 대한 사랑,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과 투철한 반공의지 덕분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보여주었던 철학과 외교정책을 오늘날 안보위기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이 기사는 과거 이승만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바탕으로 그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를 가정한 가상(假想) 시나리오다. 기사 중에 언급되는 이승만 대통령의 연설들은 실제로 있었던 것들을 지금의 상황에 맞게 살짝 각색한 것들이다.
“인간은 호열자와는 같이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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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중 제주도 육군훈련소를 시찰하는 이승만 대통령. 바로 뒤는 훈련소장 장도영 준장, 오른쪽은 밴플리트 8군 사령관. |
이 자리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먼저 국민들의 단결을 호소하면서 종북좌익(從北左翼) 세력에 대해 경고했다.
“예로부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사정(私情)과 사욕(私慾)을 버리고 대동단결해야 할 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책임하게 각 방면으로 선동을 일삼는 공산주의자들입니다. 이들은 입으로는 ‘평화’와 ‘통일’을 외치겠지만, 실상은 나라를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려는 자들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그 선동에 빠져서 국가의 장래를 위험하게 할까 심히 우려됩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해두는데 인간은 호열자(콜레라)와는 같이 살 수 없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연합사 부사령관에게 물었다.
“만일 북한과 전쟁을 하게 될 경우, 작전통제권은 누가 행사하게 되는가?”
대통령이 전시(戰時)작전통제권에 대해 모를 리 없었다. 연합사 부사령관이 대통령이 그렇게 묻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을 때, 대통령이 다시 물었다.
“장군은 내 말을 듣겠는가, 브룩스(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의 말을 듣겠는가?”
연합사 부사령관은 얼른 대답했다.
“저희는 대한민국의 군인입니다. 무슨 지시든 내려주십시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에게 보내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연합사 부사령관에게 그런 질문을 던진 것은 필요한 경우 한국군이 독단적으로 대북(對北) 군사행동을 할 수 있음을 시사(示唆)하는 것임.”
“산불은 저절로 꺼지지 않는다”
국가안보회의를 마친 후 이승만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인들은, 수년 전이라면 몇 마디 간단한 성명서 발표나 적시(適時)의 과감한 입장 표명을 통해 회피할 수 있었던 사태를 현재는 그처럼 쉽게 회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합니다.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만 하며, 조속히 해결될수록 더욱 좋습니다.
연기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산불은 저절로 꺼지지 않습니다. 불길은 하루하루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수 년 전에는 불길은 아주 멀리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화성이나 다른 항성(恒星)에 있는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 “이런 시기에 각하처럼 확고한 의지를 가진 분이 우리의 동맹이라는 사실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양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말라고 엄중 경고하는 한편, 평택 주한미군기지와 수도권 방어를 위해 사드 포대를 추가로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이 사실은 즉각 발표됐다.
다음날 이승만 대통령은 경기도 이천에 있는 육군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3840부대 창설식에 참석했다. 이날 ‘데일리 월간조선’은 이 부대가 탈북자들로 구성된 김정은 참수(斬首)부대라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미국은 한국과 함께 북핵문제에 공동대응해야 하지만, 한국이 지나친 행동을 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사드 추가 배치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지 이틀 후, 미국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던포드 합참의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한미 국방부 장관은 양국 정상의 합의에 따라 사드 포대 3개를 즉각 한국에 전개, 전라남도 무안, 충청북도 보은, 경기도 오산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새로 들여오는 사드를 서해안 쪽에 배치하기로 하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사드 배치에 따르는 책임은 전적으로 한미 양국이 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일주일 후 사드 1개 포대가 반입되어, 무안에 배치됐다. 이날 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핫라인으로 이승만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비서관에게 말했다. “나 지금 자고 있는 거 모르나? 내일 전화하라고 해.”
다음날 이승만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의 전화를 받았다. 강경하게 사드 철수를 요구하는 시진핑 주석에게 이승만 대통령이 약속했다.
“주석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들어드리지 않을 수 없군요. 좋습니다! 사드를 철수시키겠습니다.”
시진핑은 귀를 의심했다.
‘이렇게 쉽게 물러나다니…. 역시 조선놈들은 사대(事大)하던 놈들이라, 강하게 누르면 손을 든다니까… 흐흐흐.’
시진핑이 물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사드는 언제 철수시킬 것입니까?”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는 날에요.”
“각하! 나를 놀리는 겁니까?”
대통령은 조용하게 말했다.
“그럴 리가요. 나는 다만 사드가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한 방어용이라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우리도 기꺼이 사드를 포기하겠습니다.”
“우리 중국은 한국이나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북한에 대해 영향력이 없습니다. 북한은 독립된 주권국가입니다. 우리는 내정간섭은 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도 독립된 주권국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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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통령은 가난한 나라 살림에도 원자력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1959년 7월 한국 최초의 실험용 원자로 기공식에서 직접 삽을 뜨는 이승만 대통령. |
숙명여대가 차이잉원 총통을 위해 베푼 오찬에는 이 대학 출신인 외교부 장관도 참석했다. 차이잉원 총통과 외교부 장관은 헤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같이 했다. 이 사실이 보도되자 외교부 장관은 “모교에서 초청해서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을 뿐이며, 헤드 테이블에 같이 앉아 있다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며칠 후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 인접 해양의 주권에 관한 선언’을 발표했다. 한국 영해에 들어와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다.
다시 한 달이 지났다. 대만 경제부는 타이난시에 건설하는 원자력발전소에 한국형원자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국과 대만이 오래전부터 원자력 협력을 모색해 왔으며, 장차 핵무기 개발에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대로 있다가는 동북아에서 일본만이 핵무기를 갖지 않은 나라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외교부는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주중 한국대사는 중국 외교부 장관에게 “한국과 대만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는 소설 같은 얘기를 쓴 것은 일본 신문인데, 왜 나를 불렀느냐?”고 말했다.
같은 날 인도 다람살라를 방문한 한국불교언론인회 회원들을 만난 달라이 라마는 “내년 부처님오신날에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언론들은 이 사실을 크게 보도했다. 미국・일본・유럽의 언론들도 차이잉원의 방한(訪韓)을 승인했던 한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의 방한도 승인할 것인지, 한국이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대중(對中)지렛대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추측 보도들을 쏟아냈다.
달라이 라마 방한 카드를 꺼내다
매달 열리는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승만 대통령은 선문답(禪問答) 같은 소리를 했다.
“내가 장로지만, 어렸을 때 어머니 심부름으로 북한산 문수사에도 많이 다녔는데…. 불교 지도자지만 그분도 예수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더구먼.”
일본 기자가 “그 말씀은 달라이 라마와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얘기냐?”고 물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는 조만간 정상회담을 해야지”라며 딴청을 피웠다. 이날 저녁 이승만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진핑이 물었다.
“달라이 라마와 정상회담을 하신다면서요?”
이승만 대통령은 껄껄 웃었다.
“시 주석, 예수 믿는 사람이 불자(佛子)와 만나 무슨 할 얘기가 있겠습니까?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런 엄중한 시기에 만나면 시 주석하고 만나야지, 라마승(僧)하고 만나 무얼 하겠습니까?”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리면 안 됩니다!”
“압니다, 알아요.”
“그럼 그걸 공개적으로 천명해 주시겠습니까?”
“맨입으로요?”
얼마 후 중국 《환구시보》는 “오랫동안 미루어졌던 한국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상하이 루쉰공원 콘서트가 12월 25일 열린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한국의 윤봉길 의사가 일제 침략군 사령관에게 폭탄을 던졌던 옛 훙커우공원(루쉰공원)에서 한국의 아이돌그룹이 공연을 갖는 것은 신세대 양국 간 우호의 상징”이라고 했다.
왕치산 중국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같은 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중국도 찬성한 유엔의 대북(對北)제재를 느슨하게 집행하는 기관들은 당의 기율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의 외교나 통상 관계자가 아니라 중국공산당의 사정(司正) 책임자이자 시진핑의 최측근인 왕치산이 이런 발언을 한 데 대해 각국 언론은 대서특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시진핑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면서 “좋은 일, 멋진 일”이라고 썼다.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닥터 리. 대단해요!”라고 썼다. CNN은 “트럼프가 애완견에게 감기약을 처방해 준 중국계 수의사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다시 트위터에 “CNN, 멀었어요!”라고 썼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북한 간에 물밑교섭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시사했다.
“우리는 깜깜한(아무것도 알 수 없는) 정전 상태가 아니다. 우리는 평양으로 열려 있는 둘, 셋의 채널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들(북한)과 이야기할 수 있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그날 연평도의 해병부대를 시찰했다. 방한 중이던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도 동행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 대한 우리의 확고부동한 신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910년 일본의 한일합병과 1945년 한반도의 양분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 두 번씩이나 (미국에) 배신당했습니다. 지금의 사태 진전은 또 다른 배신(sellout)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 어떤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태평양함대사령관의 얼굴이 굳어지는 것을 본 이승만 대통령은 부드럽게 말했다.
“제독, 제독에게 하는 말이 아니오.”
다음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훌륭한 국무장관 틸러슨에게 ‘리틀 로켓맨(김정은)’과의 협상 시도는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와 “일본을 방문하는 길에 한국에 들러 북핵문제를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말했다.
“대통령, 교통부 장관에게 야단을 좀 치세요.”
트럼프가 물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워싱턴과 서울 간에 아직도 직항노선이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트럼프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일주일 후 백악관은 12월 말에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핵 기술자 유치
청와대안보실장이 북핵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협력도 중요하다고 진언하자 이승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하고만 잘 협력하면 돼! 극동에서 미국의 가장 좋은 친구는 일본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되어야 해! 일본은 미국이 하는 대로 따라오는 나라야. 한미관계만 잘 되면 일본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이전부터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 내 친한(親韓) 네트워크를 통해 이스라엘과의 핵무기 개발협력을 비밀리에 추진해 왔다.
북핵 실험이 있기 3년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한국과 이스라엘 양국은 ‘스타트업 기업의 협력 강화에 관한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것이었다. 대표단에 포함된 국방부 전력계획관은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와 만나 이스라엘의 로켓 및 포탄 방어 시스템인 ‘아이언돔’ 도입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의 장사정포 및 방사포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다.
얼마 후 이스라엘의 과학기술 및 벤처기업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이 돌아갈 때, 검은 머리에 외모가 동양인과 비슷하게 생긴 60대 초의 사내가 한국에 남았다. 그는 이스라엘 핵개발의 산실인 디모나 핵시설에서 근무하다가 은퇴한 사람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그에게 ‘이대용(李大用)’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한국을 위해 크게 쓰일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그는 서균렬 서울대 교수 등과 함께 핵무기 개발에 매달렸다.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할 무렵, 미국 조야(朝野)에서는 다시 대북유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북한이 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자, 미국 내에서는 “한국 때문에 제3차 세계대전을 벌일 수는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대북 강경론을 고수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사(人事)와 설화(舌禍) 등으로 정치적 입장이 많이 약화되어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 상・하 양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승만, “지금이야말로 휴전의 종식을 선언할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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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7월 28일 미국 상·하 양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공산권과의 전쟁 불사를 주장했다. |
생존의 길은 존재하지도 않는 평화를 요행으로 바라는 그런 따위가 아닙니다.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수년 내에 북한은 미국을 완전히 파멸시킬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공산주의자들이 이 세상을 어렵고 무서운 세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세계에서 나약하다는 것은 노예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원 여러분, 인간 문명 자체의 운명이 우리의 최후 결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용기를 내어 이상(理想)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일어납시다.
나의 친구들이여! 함께 기억합시다. 절반은 공산주의, 절반은 민주주의인 한반도에서 평화를 되찾을 수는 없습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 지금 여러분의 중대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반면에 민주당 의원들 중에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많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닥터 리는 위대한 한국의 애국자, 강력한 지도자, 강철 같은 사나이, 카리스마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자기 체중만큼의 다이아몬드에 해당하는 가치를 지닌 인물이다”라고 썼다.
전술핵 재배치 논란
하지만 많은 미국인은 이승만 대통령의 연설을 전쟁 선동으로 받아들였다.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지쳐 있던 미국인들은 어쩌면 핵전쟁이 될 수도 있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에 대해 반대했다. 트럼프는 하루는 대북 강경론을 주장하고, 다른 날은 대화 가능성을 얘기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그러자 한국 내에서는 북한 핵을 억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 전술핵 재반입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전략사령부를 방문한 뒤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 지지 여부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미군은 강력한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적이 미국의 핵무기 위치를 모르게 하는 게 미군의 오랜 정책이기 때문에 자세한 보관과 배치 장소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임스 셔먼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 여러 안보전문가도 전술핵 재반입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
위키리크스가 “한국이 이스라엘 디모나 핵시설에 근무하던 기술자를 초빙해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폭로한 것은 바로 이때였다. 이 보고를 받은 트럼프는 “미국이 만약 지금처럼 약한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한국과 일본은 어쨌든 핵무장을 하려고 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에 대해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파장이 커지자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 당국자들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약속은 단호하며, 한국이나 일본은 핵무장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핵무장을 할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워싱턴에 있는 부동산회사 회장님이 아니라 서울에 있는 닥터 리”라고 말했다. 다음날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지난 수년간 이스라엘이 협력한 결과 한국은 6개월 이내에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스라엘이 한국의 핵개발에 협력하는 대가로 한국은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개발 협력에 대한 정보를 이스라엘에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후일 이 보도는 한국 국가정보원과 이스라엘 모사드가 흘린 정보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을 잘 아는 주미 한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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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가을 방한한 닉슨 미국 부통령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예측할 수 없게 하라는 이승만의 외교적 식견에 감탄했다. |
“지금은 나라가 망하느냐 마느냐 하는 판국이야! 지금은 그냥 외교관이 아니라, 미국 사람들 뱃속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 미국 사람들과 간담상조(肝膽相照)할 수 있는 대사가 필요해!”
차 대사도 당초에는 “말씀은 감사하지만, 이제 저는 연구나 하면서 살고 싶다”고 고사했다. 이 대통령은 “부조(父祖)의 나라가 지구상에서 없어질 판인데 모른 척하겠다는 거냐?”며 간절하게 그를 설득했다. ‘잣나무와 같은 절개와 덕을 가지라’며 ‘백덕(柏悳)’이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미국에서 ‘빅터 차’라고 불리던 그는 차백덕이라는 이름으로 주미 한국대사가 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결국 ‘전술핵 재배치’라는 카드와 함께 마이클 펜스 부통령을 한국으로 보냈다. 펜스 부통령 편에 보낸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독자적 핵개발을 중단하고 대북 단독 군사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친서를 읽어본 후 “잘 쓴 편지로군”이라고만 말했다. 그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이승만 대통령의 진의를 타진했다. 한국 측은 ‘미국의 전술핵을 NATO처럼 한미가 공유(共有)할 것’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해 유사시 미군의 자동 개입을 보장하는 조항을 추가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의 원자력 활동을 제약하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미사일 사거리 제한 철폐, 미사일방어(MD) 관련 기술 이전,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 지원 등도 요구했다.
마지막 줄다리기
미국 언론들은 “한국의 핵실험이 임박했으며, 이는 동북아에서 핵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것”이라는 보도를 쏟아냈다.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대만과 일본도 핵무기 개발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 중국은 미국에 “한국의 핵개발을 저지해 달라”고 매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사꾼답게 그 대가로 중국으로부터 지적재산권 보호, 환율조작 중단 등의 약속을 받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거래를 완결 짓기 위해서라도 한국으로부터 핵개발을 중단하겠다는 확실한 약속을 받아야 했다.
다시 펜스 부통령이 방한했다. 그는 한국 측이 요구한 내용들을 모두 수용하는 대신, 이승만 대통령에게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고 북한에 대한 단독 군사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약속을 또다시 요구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겠지만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천명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실망하는 펜스 부통령에게 이승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의 단독 행동에 관한 나의 모든 말은 미국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오. 미국이 이승만을 마음대로 조종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순간에 당신은 당신이 가진 가장 효과적인 협상 수단을 잃게 될 것이며, 나아가 우리 모두의 희망을 잃게 될 것이오.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에 대해 모른다는 두려움이 북한과 중국 공산주의자들에게는 항구적인 견제가 될 것이오.”
펜스는 후일 “공산주의자들을 상대할 때, ‘예측할 수 없게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승만 대통령의 통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상의 내용들을 담은 신(新)한미상호방위조약이 조인되던 날, 이승만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새로운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었으므로 우리의 후손들이 앞으로 누대에 걸쳐 이 조약으로 말미암아 갖가지 혜택을 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