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1000기 정도의 탄도미사일 보유… 핵탄두 탑재하면 한반도 전역 공격 가능
⊙ PAC-3, THAAD, SM-3로 한반도 상공에서 100% 요격 불가능
⊙ 항공기 방어용 PAC-2와 SM-2 미사일만 보유… 서울 방호 위해 PAC-3 도입 서둘러야
⊙ 상층방어용 THAAD나 SM-3 미사일 획득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 북핵 탐지하는 정보능력을 강화하고 F-35와 같은 타격능력 확보가 급선무
朴輝洛
⊙ 58세. 육군사관학교 졸업(34기), 미 국방대(NWC) 석사, 경기대대학원 국제정치학 박사.
⊙ 국방대 군사전략학과 교수, 한미연합사 전쟁기획과장, 국방부 대북정책과장 역임.
⊙ 저서: 《북한핵 어떻게 할 것인가》(공저) 《북핵 위협과 대응》 《평화와 국방》.
⊙ 現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PAC-3, THAAD, SM-3로 한반도 상공에서 100% 요격 불가능
⊙ 항공기 방어용 PAC-2와 SM-2 미사일만 보유… 서울 방호 위해 PAC-3 도입 서둘러야
⊙ 상층방어용 THAAD나 SM-3 미사일 획득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 북핵 탐지하는 정보능력을 강화하고 F-35와 같은 타격능력 확보가 급선무
朴輝洛
⊙ 58세. 육군사관학교 졸업(34기), 미 국방대(NWC) 석사, 경기대대학원 국제정치학 박사.
⊙ 국방대 군사전략학과 교수, 한미연합사 전쟁기획과장, 국방부 대북정책과장 역임.
⊙ 저서: 《북한핵 어떻게 할 것인가》(공저) 《북핵 위협과 대응》 《평화와 국방》.
⊙ 現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지난 3월 7일 《노동신문》 1면에 실린 스커드, KN-02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 차량들의 열병 사진.
북한은 지금까지 약 40~50kg의 플루토늄을 추출해 2006년 10월, 2009년 5월, 그리고 2013년 2월에 세 차례의 핵실험을 했다. 1차 핵실험 규모가 1kt 이하, 2차 핵실험은 4kt, 3차 핵실험이 6~7kt의 위력이라고 한다면, 북한 핵무기의 성능은 계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북한은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소형화·경량화한 원자탄을 사용했고… 다종화(多種化)한 핵 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고 발표했다. 발표대로라면 북한은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고, ‘다종화’라는 표현은 우라늄탄까지 제조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특히 북한은 1000기 정도의 다양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미사일에 탑재하는 데 성공하였을 경우, 언제든지 한국의 어느 곳이든 ‘핵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다.
남북한 긴장이 극에 달해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은 이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을까. 일부 학자들은 “북한이 핵미사일로 위협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며 즉답을 회피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에 대답해야만 한다. 국가안보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00% 요격은 불가능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면 한국은 최우선적으로 미국의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이에 따라 핵무기 투하가 가능한 미국의 전략폭격기들이 전개될 것이고, 핵무장을 한 잠수함들이 동해에 출현할 것이며, F-22 스텔스기가 한국 상공을 비행하면서 강력한 응징보복을 암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력시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계속해 핵미사일 발사로 위협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에서는 선제타격의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몇 개의 핵무기를 개발해 어디에 보유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사실과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모두 추적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곧 좌절감에 빠질 것이다.
자칫 잘못 타격할 경우 전면전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될 것이다. 결국 신중론이 우세한 가운데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제로 발사했을 경우 공중에서 요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측에 PAC-3, THAAD(사드), SM-3를 비롯한 미사일 방어(MD)체계의 전개를 요청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 측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과, 요청하는 전력이 한반도에 전개되더라도 100% 요격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통보받게 될 것이다.
결국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국민들은 심한 좌절감에 빠지게 될 것이고,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위기를 해소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외교적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
북한 핵무기의 해결과 관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6자회담을 비롯한 외교적 해결책을 강조해 왔다. 이것은 평화적이고, 국제적인 관행에도 부합하며, 무엇보다 군비증강을 위한 막대한 재원(財源)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교적 해결책은 북한이 그것을 수용해야만 가능하다. 6자회담만 봐도 북한이 동의해야만 회의가 열리고, 비핵화에 북한이 합의한 2005년의 9·19선언에서 보듯 아무리 좋은 내용을 합의했더라도 북한이 마지막 순간에 판을 깨 버리면 속수무책이다. 지금까지의 6자회담 경과를 보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시간을 벌어 주고 말았다.
북한이 지난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한국은 북한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장관급 회담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 6월 12일로 예정됐던 남북한 장관급 회담은 형식 문제로 수차례 진통을 겪다가 결국 직전에 무산되고 말았다. 그 이후 한국이 개성공단 문제 등으로 북한과 접촉하기는 했지만, 북한 핵문제가 의제가 된 적이 없고, 지금까지 남북한 간에 핵문제와 관련하여 협의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외교적으로 협상한다는 것은 북한이 요구하는 사항을 들어주는 길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더욱 큰 요구사항을 계속 제기할 것이고, 결국은 북한의 협박에 굴복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워낙 엄중한 사태이기 때문에 외교적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였을 경우를 대비한 우발계획(contingency plan), 소위 ‘Plan B’의 마련에도 노력해야 할 상황이다.
북한 핵미사일 대응방법 3가지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는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또는 핵우산(nuclear umbrella)에 의존하는 것이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면 미국이 그들의 강력한 핵 공격력으로 북한을 초토화시킨다고 위협하고, 이것이 실제로 시행될 것임을 적극적으로 과시해 북한으로 하여금 믿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실제로 공격했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이 약속한 대로 핵보복을 가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The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을 주창해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고, 중국과의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핵보복을 미 의회나 국민들이 동의해 줄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실제로는 미국이 핵 보복을 가하더라도 북한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핵미사일로 공격해 버리면 어쩔 수가 없다. 또한 한국이 핵공격을 받아서 수백만의 국민이 사망한 상태에서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해 보복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둘째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제 발사할 것이라는 ‘명백한 징후’가 발견될 경우 한국의 공군기나 미사일로 발사하기 직전의 북한 핵미사일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것은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으로서 현재 한국 합참에서 공언하고 있는 사항이고, 국제적으로도 용인되는 방책이다.
다만, 이 경우 북한이 핵미사일을 곧 발사할 것이라는 명백한 징후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을 어떻게 정확하게 타격할 것이냐에 대한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북한도 최대한의 보안 상태로 그들의 핵무기를 은닉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선제타격이 실패할 경우 북한에 보복의 빌미를 줘 핵미사일 공격을 정당화시킬 수 있고, 일부 성공을 했다고 하더라도 북한은 잔존하는 핵무기로 한국의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비행해 오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interception)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항공기에 대한 방어를 미사일에 적용하는 개념으로서, 가능하기만 하면 정당하고 위험도가 낮은 방법이다.
그러나 음속의 5~10배로 비행하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한다는 것이 기술적으로 쉽지 않고, 핵미사일 탄두 자체를 직접적으로 타격해 공중에서 파괴시켜야 하는데(직격파괴, 영어로는 hit-to-kill이라고 함), 한국은 현재 그러한 무기체계를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핵응징 보복계획’ 한미 공동으로 발전시켜야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이 노력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면서 현실적인 조치는 미국의 확장억제 또는 핵우산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도 단점이 있지만 다른 방법에 비해서는 준비가 비교적 잘돼 있고, 단기간에 노력해 강화할 수 있는 여지도 많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경우 대규모 응징보복을 감행할 것임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인 계획과 능력을 구비하고 있음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평시부터 북한 핵위협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작성하고, 연습해 두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미국의 전략사령부(U.S. Strategic Command)에 한국 장교를 파견해 북한 핵대응을 위한 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하도록 제도화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 계획단(Nuclear Planning Group)’ 개념을 도입해 핵 응징보복을 위한 계획을 한미가 공동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와 한미연합사 해체는 재검토해 연기할 필요가 있다. 한미연합사 체제하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미군 대장인 한미연합사령관이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여 활용할 것이고, 이것을 알기 때문에 북한은 함부로 도발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미연합사가 해체돼 미군이 지원역할로 전환되면 북한 핵무기 대응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을 한국군이 담당하게 돼 미국의 즉각적 대응이 약해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미국이 약속과 달리 응징보복을 하지 않을 가능성에도 대비해 한국은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응징보복의 개념과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핵무기는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은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경우 가용한 모든 전력을 동원해 북한 지도부를 사살(de-capitation)하겠다고 공표할 수 있다.
그러할 경우 지도부의 안위가 무엇보다 중요한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미사일 사용을 자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사일전력·공군력·특수부대전력을 중심으로 북한 지도부에 대한 응징보복을 시행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무기체계를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지하벙커를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무기를 확보하고, 필요할 경우 그러한 사실을 북한 측에 어느 정도 공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 방어 위해 PAC-3 서둘러 도입해야
한국의 경우 북한과 근접하고 지리적 종심(縱深)이 짧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의 효과가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다.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한국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수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아 조치의 시간이 매우 짧고, 모든 지역에 대해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고자 할 경우 너무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사일 방어는 방어적이라서 다른 국가의 협력을 획득하기가 쉽고, 계속적으로 기술을 향상시킬 경우 성과가 그만큼 누적된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미 MD 참여’라는 오해와 남북한 간 화해협력의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잘못된 판단으로 미사일 방어에 관한 심도 있는 토의 없이 시간만 허비하고 말았다.
2008년 이명박(李明博)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발표하는 등 미사일 방어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강화됐으나 여전히 실질적인 조치는 수반되지 않았다.
아직 국방부와 합참에는 미사일 방어를 추진할 담당부서가 편성되지 않은 상태이고, 미사일 방어에 관한 육군과 공군 간의 역할분담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전력증강에 있어서도 항공기 방어용 PAC-2 미사일(지상용)과 SM-2 미사일(해상용)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수도 서울과 핵심 전략시설을 방호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PAC-3 미사일을 최단 기간 내에 획득해 배치하고, 반응시간이 제한되는 점을 고려해 현지 지휘관에게 즉각 대응을 위한 권한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하층방어용 PAC-3의 요격 고도가 20km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욱 높은 고도에서 한 번 더 타격할 수 있도록 상층방어용으로 지상의 THAAD나 해상의 SM-3 미사일을 획득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노출돼 있는 일본은 어떠한가. 일본은 1998년 북한의 대포동 1호 미사일이 일본열도를 넘어간 것을 심각하게 인식해 미사일 방어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미국과의 협력을 핵심적인 요소로 인식해 긴밀하게 협의해 왔다. 지금은 16개 포대의 PAC-3, 그리고 SM-3 미사일을 구비한 4척의 이지스함을 구비하고 있다. 2006년에는 미국의 전방추진 ‘X-band’ 레이더를 일본 기지에 배치하도록 허용해 정보를 공유해 왔고, 올해에는 교토지역에 1대를 추가했다. 실제 미사일 요격 시 미군과 세부적인 조치를 협조할 수 있도록 상설협조 기구까지 설치한 상태다.
미국, MD 참여 언급한 적 없어
최근 ‘미국 미사일 방어 참여’ 여부를 놓고 또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야당과 언론에서는 미국 MD에 참여한다고 의심하고, 국방부는 “참여할 의사도 없고, 미국이 요청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논란은 미사일 방어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 ‘미국 MD 참여’라는 잘못된 용어에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MD라는 말은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이후 거의 사용되지 않는 용어인데, 한국만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참여’나 ‘가입’은 일부 좌파 인사들이 ‘미국의 MD 구축=세계제패 기도=한국 참여 불가’라고 한 데서 비롯된 반미감정 자극용 발언으로, 그 내용도 분명하지 않다.
우리의 미사일 방어망이 미국을 공격하는 다른 국가의 대륙간 탄도탄을 요격해 주거나 미군(美軍)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미국의 군인이나 관리들이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 필요성을 언급하면 한국 언론에서는 그것을 ‘참여 종용’으로 해석했지만, 그것도 사실과 다르다. 한국의 방어를 위한 자신들의 부담을 줄이거나 주한미군의 보호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해 거론한 원칙론이었을 뿐 ‘참여’를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미사일 방어에 관한 미국과의 ‘협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국과 한국은 동맹관계이고, 이 분야에 관한 한 미국은 최첨단의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작전계획 5027’이라는 공동의 방어계획을 구비한 동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 노력에 관해서는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 MD 참여’라는 비판을 의식해 국방부에서는 사거리가 20km 정도밖에 되지 않는 하층방어용 PAC-3 요격 미사일만 배치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은 요격시간이 너무 짧고, 성공률도 높지 않다. 그래서 고도가 더욱 높은 상층방어용 THAAD나 SM-3 미사일을 확보해 요격의 기회를 증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그러자 야당과 일부 언론은 ‘미 MD 참여’ 의도로 몰아붙이고 있고, 결국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킬 체인으로 북한 미사일 파괴할 수 있나
미사일 방어망은 구축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응징보복의 효과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군은 발사가 임박한 북한의 핵미사일을 제거하기 위한 계획과 능력을 보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핵공격을 받아 수많은 국민이 사망하거나 국토가 황폐화한 후 응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정승조(鄭承兆) 전 합참의장도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관한 ‘명백한 징후가 있을 경우’ 선제타격 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위한 능력을 ‘킬 체인(Kill-Chain)’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한국에서는 킬 체인이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것은 선제타격의 다른 표현일 뿐 새로운 용어도 아니고, 공식적인 군사용어도 아니다. 어떤 표적을 발견해 타격하는 모든 과정을 일컫는 미 공군의 은어적인 표현일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킬 체인의 완성’이나 ‘킬 체인의 단축’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표적을 파괴하는 데 필요한 표적탐지나 피해평가 등의 선행 및 후행 조치를 완비해야 한다거나 그것을 가능한 한 짧은 시간에 완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용어다.
이것은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찾아서 정확하게 파괴하는 활동에서 비롯됐고, 현재 미군은 이를 6단계로 구분해 ‘F2T2EA’로 부른다. 즉, 탐지(Find)-식별(Fix)-추적(Tracking)-무기선정(Target)-교전(Engage)-평가(Assess)로 구분하고 있고, 35분 내에 완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군은 탐지(Find)-식별(Fix)-결심(Target)-타격(Engage) 4단계로 소개하면서 30분 이내에 완성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그러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것을 위한 실제적인 능력을 구비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당연히 킬 체인의 완성이나 단축을 위해서는 표적을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군의 능력은 너무나 제한된다. 따라서 한국은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Global Hawk)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타격의 경우에도 현재 F-15K 2개 대대가 있지만, 북한의 방공망을 피해 발견된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 스텔스 성능을 갖춘 F-35가 포함된 차세대 전투기 획득은 무산돼 수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에 관한 사항을 누가 판단해 건의하고, 누가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이거나 제도적인 절차도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킬 체인과 관련해 한국이 검토할 필요가 있는 사항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이 임박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예방(preventive) 차원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방안이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다. 그리하여 선제타격으로 모두 제거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이 대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한국은 속수무책의 상황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방공격은 남용의 위험이 커서 국제적으로 용인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981년 이라크, 2007년 시리아의 핵발전소를 초기단계에서 파괴시킨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비난은 받았으나 제재를 받지는 않았듯, 핵무기 위협의 경우 예방 차원의 조치가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1993년 3월 북한이 NPT를 탈퇴해 초래된 제1차 북한핵 위기 시에 한미 양국군은 영변의 핵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한 바 있다.
선제타격 능력 보유가 급선무
현재 상태에서 한국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북한 핵위협의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으며, 한국은 이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과 방법을 아직 구비하지 못한 상태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수백만 명이 사망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터전이 파괴될 수 있다. 정권의 멸망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는 대신에 사용할 경우를 대비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상태에서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은 미국의 핵 억제력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미비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핵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고,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한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 적극적으로 응징보복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또한 현재 한미연합사를 중심으로 하는 상당한 규모의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어서 한국의 연합 핵 억제전략은 실제로 구현되고 있고, 유사시의 실행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또는 한미연합사 해체(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면 행사할 권한이 없어지는 한미연합사는 해체된다)는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거나 북한 핵미사일 공격에 대한 한국의 자체적인 방어력이 구비될 때까지 연기돼야 한다.
자국의 군대에 대한 작전통제를 외국군에 맡기는 것에 대한 국민적인 거부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너무나 엄중한 사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미연합사령관은 한국 합참의장과 국방장관의 지휘를 받도록 되어 있어서 국민들이 생각하는 바와 같이 미군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체제도 아니다.
동시에 주요 전략표적을 보호할 수 있도록 PAC-3 요격미사일을 조기에 획득할 필요가 있고, THAAD나 SM-3도 획득했을 때의 장점과 단점을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미 MD 참여’라는 잘못된 용어에서 탈피해 한국의 현재 상황에서 어떠한 미사일 방어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검토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필요할 경우 일본과도 정보공유 및 공동대응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 및 정보분석 측면에서 한·미·일 협력을 긴밀히 해야 할 것이다. 비록 미사일 방어망의 경우 현재 상태에서는 제한사항이 많지만 수년에 걸쳐 기술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는 차원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국군이 시급하게 구비해야 할 사항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사용하였을 경우 선제타격해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다. ‘킬 체인’과 같은 국적 없는 용어에서 벗어나 선제타격이 필요한 상황, 의사결정체제, 실행수단 등을 실질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을 발견 및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능력을 강화하고(필요한 장비를 구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경우 우선은 미국의 지원을 획득), 어떠한 기상 및 지형 조건에서도 공격이 가능한 F-35와 같은 스텔스 기능을 가진 타격능력을 조기에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앞으로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 한다면 한국은 일본처럼 미국과의 협력을 최우선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한·미·일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소형화·경량화한 원자탄을 사용했고… 다종화(多種化)한 핵 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고 발표했다. 발표대로라면 북한은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고, ‘다종화’라는 표현은 우라늄탄까지 제조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특히 북한은 1000기 정도의 다양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미사일에 탑재하는 데 성공하였을 경우, 언제든지 한국의 어느 곳이든 ‘핵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다.
남북한 긴장이 극에 달해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은 이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을까. 일부 학자들은 “북한이 핵미사일로 위협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며 즉답을 회피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에 대답해야만 한다. 국가안보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00% 요격은 불가능
 |
| 주한미군이 보유 중인 탄도탄 요격미사일 PAC-3. 한국군도 탄도탄 요격률을 높이기 위해 PAC-3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에서는 선제타격의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몇 개의 핵무기를 개발해 어디에 보유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사실과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모두 추적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곧 좌절감에 빠질 것이다.
자칫 잘못 타격할 경우 전면전으로 비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될 것이다. 결국 신중론이 우세한 가운데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제로 발사했을 경우 공중에서 요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측에 PAC-3, THAAD(사드), SM-3를 비롯한 미사일 방어(MD)체계의 전개를 요청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 측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과, 요청하는 전력이 한반도에 전개되더라도 100% 요격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통보받게 될 것이다.
결국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국민들은 심한 좌절감에 빠지게 될 것이고,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위기를 해소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외교적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
북한 핵무기의 해결과 관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6자회담을 비롯한 외교적 해결책을 강조해 왔다. 이것은 평화적이고, 국제적인 관행에도 부합하며, 무엇보다 군비증강을 위한 막대한 재원(財源)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교적 해결책은 북한이 그것을 수용해야만 가능하다. 6자회담만 봐도 북한이 동의해야만 회의가 열리고, 비핵화에 북한이 합의한 2005년의 9·19선언에서 보듯 아무리 좋은 내용을 합의했더라도 북한이 마지막 순간에 판을 깨 버리면 속수무책이다. 지금까지의 6자회담 경과를 보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시간을 벌어 주고 말았다.
북한이 지난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한국은 북한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장관급 회담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 6월 12일로 예정됐던 남북한 장관급 회담은 형식 문제로 수차례 진통을 겪다가 결국 직전에 무산되고 말았다. 그 이후 한국이 개성공단 문제 등으로 북한과 접촉하기는 했지만, 북한 핵문제가 의제가 된 적이 없고, 지금까지 남북한 간에 핵문제와 관련하여 협의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외교적으로 협상한다는 것은 북한이 요구하는 사항을 들어주는 길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더욱 큰 요구사항을 계속 제기할 것이고, 결국은 북한의 협박에 굴복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워낙 엄중한 사태이기 때문에 외교적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였을 경우를 대비한 우발계획(contingency plan), 소위 ‘Plan B’의 마련에도 노력해야 할 상황이다.
북한 핵미사일 대응방법 3가지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는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또는 핵우산(nuclear umbrella)에 의존하는 것이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면 미국이 그들의 강력한 핵 공격력으로 북한을 초토화시킨다고 위협하고, 이것이 실제로 시행될 것임을 적극적으로 과시해 북한으로 하여금 믿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실제로 공격했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이 약속한 대로 핵보복을 가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The World Without Nuclear Weapons)”을 주창해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고, 중국과의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핵보복을 미 의회나 국민들이 동의해 줄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실제로는 미국이 핵 보복을 가하더라도 북한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핵미사일로 공격해 버리면 어쩔 수가 없다. 또한 한국이 핵공격을 받아서 수백만의 국민이 사망한 상태에서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해 보복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둘째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제 발사할 것이라는 ‘명백한 징후’가 발견될 경우 한국의 공군기나 미사일로 발사하기 직전의 북한 핵미사일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것은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으로서 현재 한국 합참에서 공언하고 있는 사항이고, 국제적으로도 용인되는 방책이다.
다만, 이 경우 북한이 핵미사일을 곧 발사할 것이라는 명백한 징후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을 어떻게 정확하게 타격할 것이냐에 대한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북한도 최대한의 보안 상태로 그들의 핵무기를 은닉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선제타격이 실패할 경우 북한에 보복의 빌미를 줘 핵미사일 공격을 정당화시킬 수 있고, 일부 성공을 했다고 하더라도 북한은 잔존하는 핵무기로 한국의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비행해 오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interception)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항공기에 대한 방어를 미사일에 적용하는 개념으로서, 가능하기만 하면 정당하고 위험도가 낮은 방법이다.
그러나 음속의 5~10배로 비행하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한다는 것이 기술적으로 쉽지 않고, 핵미사일 탄두 자체를 직접적으로 타격해 공중에서 파괴시켜야 하는데(직격파괴, 영어로는 hit-to-kill이라고 함), 한국은 현재 그러한 무기체계를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핵응징 보복계획’ 한미 공동으로 발전시켜야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이 노력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면서 현실적인 조치는 미국의 확장억제 또는 핵우산에 의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도 단점이 있지만 다른 방법에 비해서는 준비가 비교적 잘돼 있고, 단기간에 노력해 강화할 수 있는 여지도 많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경우 대규모 응징보복을 감행할 것임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인 계획과 능력을 구비하고 있음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평시부터 북한 핵위협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작성하고, 연습해 두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미국의 전략사령부(U.S. Strategic Command)에 한국 장교를 파견해 북한 핵대응을 위한 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하도록 제도화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 계획단(Nuclear Planning Group)’ 개념을 도입해 핵 응징보복을 위한 계획을 한미가 공동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와 한미연합사 해체는 재검토해 연기할 필요가 있다. 한미연합사 체제하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미군 대장인 한미연합사령관이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여 활용할 것이고, 이것을 알기 때문에 북한은 함부로 도발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미연합사가 해체돼 미군이 지원역할로 전환되면 북한 핵무기 대응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을 한국군이 담당하게 돼 미국의 즉각적 대응이 약해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미국이 약속과 달리 응징보복을 하지 않을 가능성에도 대비해 한국은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응징보복의 개념과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핵무기는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은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경우 가용한 모든 전력을 동원해 북한 지도부를 사살(de-capitation)하겠다고 공표할 수 있다.
그러할 경우 지도부의 안위가 무엇보다 중요한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미사일 사용을 자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사일전력·공군력·특수부대전력을 중심으로 북한 지도부에 대한 응징보복을 시행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무기체계를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지하벙커를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무기를 확보하고, 필요할 경우 그러한 사실을 북한 측에 어느 정도 공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 방어 위해 PAC-3 서둘러 도입해야
 |
| 미 해군 이지스구축함 레이크 에리(Lake Erie)가 수직발사관을 통해 SM-3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
그러나 미사일 방어는 방어적이라서 다른 국가의 협력을 획득하기가 쉽고, 계속적으로 기술을 향상시킬 경우 성과가 그만큼 누적된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미 MD 참여’라는 오해와 남북한 간 화해협력의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잘못된 판단으로 미사일 방어에 관한 심도 있는 토의 없이 시간만 허비하고 말았다.
2008년 이명박(李明博)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발표하는 등 미사일 방어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강화됐으나 여전히 실질적인 조치는 수반되지 않았다.
아직 국방부와 합참에는 미사일 방어를 추진할 담당부서가 편성되지 않은 상태이고, 미사일 방어에 관한 육군과 공군 간의 역할분담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전력증강에 있어서도 항공기 방어용 PAC-2 미사일(지상용)과 SM-2 미사일(해상용)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수도 서울과 핵심 전략시설을 방호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PAC-3 미사일을 최단 기간 내에 획득해 배치하고, 반응시간이 제한되는 점을 고려해 현지 지휘관에게 즉각 대응을 위한 권한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하층방어용 PAC-3의 요격 고도가 20km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욱 높은 고도에서 한 번 더 타격할 수 있도록 상층방어용으로 지상의 THAAD나 해상의 SM-3 미사일을 획득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노출돼 있는 일본은 어떠한가. 일본은 1998년 북한의 대포동 1호 미사일이 일본열도를 넘어간 것을 심각하게 인식해 미사일 방어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미국과의 협력을 핵심적인 요소로 인식해 긴밀하게 협의해 왔다. 지금은 16개 포대의 PAC-3, 그리고 SM-3 미사일을 구비한 4척의 이지스함을 구비하고 있다. 2006년에는 미국의 전방추진 ‘X-band’ 레이더를 일본 기지에 배치하도록 허용해 정보를 공유해 왔고, 올해에는 교토지역에 1대를 추가했다. 실제 미사일 요격 시 미군과 세부적인 조치를 협조할 수 있도록 상설협조 기구까지 설치한 상태다.
미국, MD 참여 언급한 적 없어
 |
| 2009년 3월 17일 하와이 카우아이섬에서 미군이 영공을 침범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THAAD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있다. |
이와 관련해 한국은 ‘미국 MD 참여’라는 잘못된 용어에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MD라는 말은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이후 거의 사용되지 않는 용어인데, 한국만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참여’나 ‘가입’은 일부 좌파 인사들이 ‘미국의 MD 구축=세계제패 기도=한국 참여 불가’라고 한 데서 비롯된 반미감정 자극용 발언으로, 그 내용도 분명하지 않다.
우리의 미사일 방어망이 미국을 공격하는 다른 국가의 대륙간 탄도탄을 요격해 주거나 미군(美軍)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미국의 군인이나 관리들이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 필요성을 언급하면 한국 언론에서는 그것을 ‘참여 종용’으로 해석했지만, 그것도 사실과 다르다. 한국의 방어를 위한 자신들의 부담을 줄이거나 주한미군의 보호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해 거론한 원칙론이었을 뿐 ‘참여’를 언급한 적은 없다.
다만, 미사일 방어에 관한 미국과의 ‘협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국과 한국은 동맹관계이고, 이 분야에 관한 한 미국은 최첨단의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작전계획 5027’이라는 공동의 방어계획을 구비한 동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 노력에 관해서는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 MD 참여’라는 비판을 의식해 국방부에서는 사거리가 20km 정도밖에 되지 않는 하층방어용 PAC-3 요격 미사일만 배치하겠다고 하지만, 이것은 요격시간이 너무 짧고, 성공률도 높지 않다. 그래서 고도가 더욱 높은 상층방어용 THAAD나 SM-3 미사일을 확보해 요격의 기회를 증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그러자 야당과 일부 언론은 ‘미 MD 참여’ 의도로 몰아붙이고 있고, 결국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킬 체인으로 북한 미사일 파괴할 수 있나
 |
|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킬 체인의 완성을 위해서는 표적을 정확하기 탐지하기 위한 정보자산 확보가 시급하다. |
핵공격을 받아 수많은 국민이 사망하거나 국토가 황폐화한 후 응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정승조(鄭承兆) 전 합참의장도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관한 ‘명백한 징후가 있을 경우’ 선제타격 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위한 능력을 ‘킬 체인(Kill-Chain)’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한국에서는 킬 체인이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것은 선제타격의 다른 표현일 뿐 새로운 용어도 아니고, 공식적인 군사용어도 아니다. 어떤 표적을 발견해 타격하는 모든 과정을 일컫는 미 공군의 은어적인 표현일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킬 체인의 완성’이나 ‘킬 체인의 단축’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표적을 파괴하는 데 필요한 표적탐지나 피해평가 등의 선행 및 후행 조치를 완비해야 한다거나 그것을 가능한 한 짧은 시간에 완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용어다.
이것은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찾아서 정확하게 파괴하는 활동에서 비롯됐고, 현재 미군은 이를 6단계로 구분해 ‘F2T2EA’로 부른다. 즉, 탐지(Find)-식별(Fix)-추적(Tracking)-무기선정(Target)-교전(Engage)-평가(Assess)로 구분하고 있고, 35분 내에 완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군은 탐지(Find)-식별(Fix)-결심(Target)-타격(Engage) 4단계로 소개하면서 30분 이내에 완성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그러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것을 위한 실제적인 능력을 구비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당연히 킬 체인의 완성이나 단축을 위해서는 표적을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군의 능력은 너무나 제한된다. 따라서 한국은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Global Hawk)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
| 스텔스 성능을 가진 F-35 전투기. 북한의 방공망을 피해 목표물을 선제 타격하는 데 필수적인 무기체계다. |
킬 체인과 관련해 한국이 검토할 필요가 있는 사항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이 임박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예방(preventive) 차원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방안이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다. 그리하여 선제타격으로 모두 제거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이 대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한국은 속수무책의 상황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방공격은 남용의 위험이 커서 국제적으로 용인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981년 이라크, 2007년 시리아의 핵발전소를 초기단계에서 파괴시킨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비난은 받았으나 제재를 받지는 않았듯, 핵무기 위협의 경우 예방 차원의 조치가 전혀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1993년 3월 북한이 NPT를 탈퇴해 초래된 제1차 북한핵 위기 시에 한미 양국군은 영변의 핵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한 바 있다.
선제타격 능력 보유가 급선무
현재 상태에서 한국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북한 핵위협의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으며, 한국은 이로부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과 방법을 아직 구비하지 못한 상태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수백만 명이 사망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터전이 파괴될 수 있다. 정권의 멸망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는 대신에 사용할 경우를 대비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상태에서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은 미국의 핵 억제력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미비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핵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고,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한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 적극적으로 응징보복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또한 현재 한미연합사를 중심으로 하는 상당한 규모의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어서 한국의 연합 핵 억제전략은 실제로 구현되고 있고, 유사시의 실행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또는 한미연합사 해체(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면 행사할 권한이 없어지는 한미연합사는 해체된다)는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거나 북한 핵미사일 공격에 대한 한국의 자체적인 방어력이 구비될 때까지 연기돼야 한다.
자국의 군대에 대한 작전통제를 외국군에 맡기는 것에 대한 국민적인 거부감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너무나 엄중한 사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미연합사령관은 한국 합참의장과 국방장관의 지휘를 받도록 되어 있어서 국민들이 생각하는 바와 같이 미군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체제도 아니다.
동시에 주요 전략표적을 보호할 수 있도록 PAC-3 요격미사일을 조기에 획득할 필요가 있고, THAAD나 SM-3도 획득했을 때의 장점과 단점을 폭넓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미 MD 참여’라는 잘못된 용어에서 탈피해 한국의 현재 상황에서 어떠한 미사일 방어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검토하고, 미국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필요할 경우 일본과도 정보공유 및 공동대응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 및 정보분석 측면에서 한·미·일 협력을 긴밀히 해야 할 것이다. 비록 미사일 방어망의 경우 현재 상태에서는 제한사항이 많지만 수년에 걸쳐 기술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는 차원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국군이 시급하게 구비해야 할 사항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사용하였을 경우 선제타격해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다. ‘킬 체인’과 같은 국적 없는 용어에서 벗어나 선제타격이 필요한 상황, 의사결정체제, 실행수단 등을 실질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을 발견 및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능력을 강화하고(필요한 장비를 구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경우 우선은 미국의 지원을 획득), 어떠한 기상 및 지형 조건에서도 공격이 가능한 F-35와 같은 스텔스 기능을 가진 타격능력을 조기에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앞으로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 한다면 한국은 일본처럼 미국과의 협력을 최우선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한·미·일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