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진단] 對北심리전과 從北세력 척결의 한계는 어디일까 : 월간조선

“심리정보국(心理戰局)이 설움을 많이 받았어요.”

국정원 직원이 인터넷 게시판에 댓글을 게시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소위 ‘국정원 댓글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빌미로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의 당선 무효까지 거론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과 경쟁했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도 “국정원 대선 개입,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불법 유출로 인해 지난해 대선이 대단히 불공정하게 치러졌고, 그 혜택은 박근혜 대통령이 받았다”고 말하는 등 발언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정원은 2005년 안기부X파일 사건 이후 두 번째로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심리정보국을 폐지했다. 국정원 심리정보국은 2011년 말 3차장 산하의 대북심리전단을 확대 개편해 70여 명의 인력으로 안보 1~3팀을 운영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과 수사기관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심리정보국 폐지 이후 조직은 과거와 같은 ‘단(團)’ 규모로 축소되었다.

유동열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은 “심리정보국은 김대중, 노무현 전 정권에서 설움을 받고 ‘단’으로 격하(格下)되었다가, 이명박 정부 말기에 겨우 중요성이 인식되어 ‘국(局)’으로 승격되었다”며 “다시 조직을 격하하고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것은 잘못이다”고 말했다. 유 연구관은 “북한의 심리전은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을 지배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며 “인터넷 심리전을 강화해야 하는데 오히려 축소하는 것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이다”고 비판했다.

“對北심리전은 국내 정치와 명확히 분리 안 돼”

대북심리전의 필요성은 야당 측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야당은 “국정원의 대북심리 공작이 정치 공작 혹은 정권 홍보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언론 기고문에서 “국정원이 펴는 대북심리전 활동은 4대강 홍보 등 정권 홍보를 위한 댓글 작업에 그치고 있다”며 “국정원은 과거와 같은 국내 이슈에 관여하는 방식의 심리전은 그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랜 기간 대북 공작 업무에 관여했던 국정원 전 간부는 “국내 정치에서 정보 수집과 공작 활동을 하지 않으면 대북심리전이 어렵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첩보 수집을 하다가 간첩 등 의심스러운 사람이 나오면 추적해서 수사를 해야 합니다. 간첩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시민단체, 국가기관 등에 잠입(潛入)해 있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더 나아가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될 수도 있는 것이죠. 때문에 대북첩보라는 것이 정치, 사회, 경제 모든 영역에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국내 정보 수집과 대남공작을 막는 방첩(防諜)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런 첩보 활동은 비공개적으로 극비리에 이뤄져야 합니다. 가끔 노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국정원의 수준이 낮아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국정원 전 간부는 정치 개입 등을 이유로 국회가 국정원 운영에 관여하는 데에도 반대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극소수(極少數)의 국회의원이 정보기관의 예산 등을 감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믿을 수 없다”며 “이미 종북으로 의심되는 인사들이 국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안 의식이 매우 부족한 국회의원들에게 국내 정치 공작 상황을 일일이 밝힐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국정원이 김정일의 뇌졸중 증상을 설명하면서 ‘김정일이 양치를 못할 만큼 건강이 나쁘다’고 보고한 것을 의원들이 언론에 흘렸던 전례를 설명하면서 “은밀하게 진행되는 국내 공작을 국회에 알리는 것은 국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고, 국회 역시 이런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對北, 對內外 심리전 모두 필요”

검찰 수사의 여파로 국정원의 심리전 역량(力量)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비밀, 비공개로 진행되어야 하는 심리전의 특수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제기되고 있다. 유동열 선임연구관은 “심리전은 헌법 수호를 위해 비합법, 비공개로 은밀하게 진행시킬 수밖에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심리전이라는 것이 사람이 하는 것이에요. 제대로 된 조직이 필요해요. 북한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를 담당하는 전문 심리전 조직이 있어요. 우리도 그에 걸맞게 대응할 수밖에 없어요. 심리전은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비합법, 비공개로 은밀하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런 일은 정보기관에서 해야지 일반 부처에서는 할 수 없어요. 최근 심리정보국을 폐지했다는데 이건 잘못된 것이에요. 정보기관은 국가안보를 확보하고 국익을 보호해야 합니다. 심리전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차원에서 국가안보와 국익 보호를 위해 필요합니다. 대북심리전뿐 아니라 대내외(對內外) 심리전 모두 필요해요.”

비록 추상적이지만 ‘대한민국 헌법의 가치 수호와 국가안보’라는 한계에서 종북척결을 위한 대북심리전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남북분단의 상황에서 심각한 안보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북한 인터넷 심리전 위협적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 ‘구국전선’.

북한은 우리 측에 끊임없이 심리전 공작을 하고 있다. 대북심리전의 필요성에 대해 유 연구관은 2009년 촛불시위를 예로 들었다. 유 연구관은 북한은 대남선동 인터넷 사이트 ‘구국전선’을 통해 촛불시위와 관련한 실제적인 투쟁지침을 국내 종북주의자들에게 하달했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지금 각계 민중들 속에서는 얼마 전에 있은 이명박의 미국 행각 시 체결된 미국산 쇠고기시장 개방과 관련하여 치솟는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중략)… 이명박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팔아서라도 미국의 비위만 맞추면 된다고 여기는 철저한 친미사대 매국노라는 것을 더욱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2008년 4월 26일 ‘구국전선’ 논설)

〈만일, 광우병에 노출된 미국 쇠고기가 전면 수입 개방된다면 우리 서민들은 다 죽게 된다. 미국의 요구에 머리를 조아리고 국민의 생명을 미국에 갖다 바치는 이명박은 친미사대 매국노이다.…(중략)… 반이명박 촛불집회에 동참해 모두가 거리로 나가 촛불을 들자.〉
(2008년 5월 2일 6·15공동선언실천청년학생연대 호소문)

6·15공동선언실천청년학생연대의 호소문은 북한의 주장을 여과 없이 담고 있다. 대북전문 인터넷매체 데일리NK 박인호 대표는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2000년대부터 북한의 심리전은 주로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은 ‘구국전선’ 등 친북사이트는 물론 직접 댓글을 게시해 자신들의 주장을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의 일방적인 주장을 국내 종북세력들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북한의 인터넷 심리전은 분명히 밑바닥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북한의 주장을 국내 사이트에 그대로 옮기거나, 동조(同調)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주장을 확대 생산하는 국내 종북주의자들은 누구인가. 유동열 선임연구관은 이렇게 설명했다.

“크게 세 종류가 있습니다. 우선 종북 단체의 조직원으로 있으면서 사이버팀에 소속되어 실시간으로 북한 사이트에 접속해 그들의 주장을 퍼다 나르는 부류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종북단체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종북 사상에 빠져서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막연한 호기심으로 북한의 주장에 심취한 부류가 있습니다. 수적(數的)으로는 가장 많습니다. 요즈음에는 음모론에 빠져서 논리적인 설명은 일절 믿지 않는 사람이 많아요. 북한이 굳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이들이 알아서 심리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죠.”

북한의 심리전은 허위정보, 역정보 등을 유포해 우리 사회의 남남(南南)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더 나아가 선거에까지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 선임연구관은 “실제 천안함 사건 직후 실시된 2010년 6월 지자체(地自體) 선거에서 북한의 전쟁공포 확산전술이 먹혀 들어갔다”며 “북한이 ‘특정정당을 찍으면 전쟁난다’고 하달한 선거구호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렇듯 북한의 심리전 위협이 엄연히 존재하고 심리전 역량을 강화해야 함에도, 정치적 상황 때문에 심리전 조직은 축소될 전망이다.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국정원 심리전 무력화

2013년 1월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가 선거 댓글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두하고 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정치 개입 논란으로 번지면서 자연스럽게 국정원 개혁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7월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정원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개혁안(案)을 스스로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에 국정원은 방첩과 대테러 부문을 강화하고 정치 개입의 소지를 없애는 것을 골자로 개혁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대선 때 댓글 의혹 등으로 논쟁이 지속되고 있어 이를 해소하고 새로운 국정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정원 내에 자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제2의 개혁 작업에 착수, 대내외 전문가들의 자문(諮問)과 공청회 등을 열어 개혁방안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심리전 책임자들이 징계를 받고 조직 역시 축소됐다. 야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 등 45명은 6월 말 국가정보원법 전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내용은 국정원의 힘을 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간판까지 바꿔달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요 내용은 ▲국정원 명칭을 통일해외정보원으로 변경 ▲범죄수사, 정보 및 보안 업무 권한 폐지 ▲국가정보원 시설 공개 ▲국회의 국정원장 탄핵소추 권한 확보 ▲비밀활동비 폐지 및 예산 세부 자료 국회 제출 등이다.

국내 정치 개입을 막겠다는 명분이지만 민주당의 주장이 관철되면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심리전은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논란을 키운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도 크다.

검찰 댓글 수사 컨트롤 못하는 속사정

20년 가까이 검찰에서 공안검사로 활동했던 고영주 변호사 역시 비슷하게 주장했다. 고 변호사는 “국정원장이 선거에 개입하려고 했으면 고작 댓글을 73개 게시했겠느냐”며 “차라리 불성실한 태업(怠業)으로 직무유기 했다고 시비를 걸어야 사리에 맞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고 변호사는 “검찰이 국정원의 생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선기간 아닙니까.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이 이상하죠. 국정원 직원도 국민 아닌가요. 자기 맘에 안 드는 사람을 반대도 하고, 온라인에 댓글도 달고 하는 것은 개인의 성향 문제죠. 예를 들어 검찰 수사관들이 대선기간에 어떤 댓글을 올렸는지 조사해 보면 결과는 비슷할 거예요.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댓글이 많다는 이유로 검찰총장을 구속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검찰이 수사를 이렇게 끌고 가는 배경은 무엇일까. 고 변호사는 “채동욱 검찰총장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며 “한상대 전 총장이 특수부 검사들이 반기를 들어 물러나, 태생적으로 채 총장은 특수부를 컨트롤하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런 특수한 환경 때문에 수사팀의 무리한 수사에 브레이크를 걸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급한 것은 국정원 조직 축소가 아니라,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원 전직 고위급 간부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국정원의 정체성에 균열이 생긴 것”이라며 “국정원 내부 직원이 야당에 줄을 대어 다음 정권에서 국장, 차장 되려고 제보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국정원 직원이 정치권에 줄을 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국정원이 정치 권력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특정 정치세력이 안정적으로 정보를 챙기기 위해 정보를 준 사람의 출세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조를 묵인(默認)하는 사회분위기도 문제입니다. 정보를 누출시키면 처벌을 받아야 되는데 권력의 비호를 받아 솜방망이 처벌을 받으니 이런 일들이 유행처럼 계속되는 것이죠.”

—국정원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국정원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했지만 신분증을 써본 일이 없어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과거 부훈(部訓)은 그래서 나온 것입니다. 정치가 정보를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최고 통수권자의 의지의 문제입니다. 과거 정권, 정치권에서 정보를 이용해 먹은 것이 사실이죠. 통수권자가 정보기관이 전해 주는 정보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죠.”

국정원 댓글 사건
민주당의 불만에 기름을 부은 곳은 검찰이다. 국가정보원 정치 개입 의혹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수사팀(팀장 윤석열)은 6월 14일 원세훈 전(前)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前) 서울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국정원 내부 정보를 유출한 혐의 등으로 전직 국정원 김모씨와 정모씨를, 댓글 수사 증거 인멸을 시도한 혐의로 서울경찰청 박모 경감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국정원 간부와 직원 6명에 대해선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수사 착수 57일 만에 내놓은 검찰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야당, 시민단체, 노조 등까지 종북세력과 동일시했으며, 이들의 제도권 진입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선거기간에는 종북세력 대응 활동이 야당에 불리한 여론 조성 활동으로 귀결(歸結)돼 선거운동이 될 수 있었다.”

검찰은 국정원 직원이 올린 게시글(댓글) 총 5333개를 찾아내, 이 가운데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 비방해 정치 혹은 선거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글은 1977개라고 밝혔다. 검찰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 게시글은 ‘오늘의 유머’, ‘일간 베스트’ 등의 사이트에 올린 73개이다.

검찰은 “정보 수집에 쓰여야 할 예산이 정권과 국책사업 홍보에 쓰였고, 이는 정치 개입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하는 일 밝힐 수 없는’ 국정원 업무가 오해 키워

그렇다면 국정원 조직이 정치권에 줄을 대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정원 연락관과 꾸준히 만나고 있는 시민단체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가끔 점심을 함께 합니다. 주로 북한 정세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마도 정보보고를 위해 녹취를 할 거예요. 한번은 저에게 ‘나라를 위해 도와달라’고 하는 거예요. 북한 정보를 알려달라는 것이었죠. 그래서 넘겨준 정보를 국정원 요원들이 공유해서 대북 정보력을 키운다면 돕겠다고 했죠. 어렵다고 하더군요. 자신은 정보를 수집해 보고만 할 뿐 다른 직원들과는 접촉이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국정원 조직은 수직(垂直)으로만 되어 있지, 수평(水平)으로는 교류가 없어요. 정보를 수집해 청와대에 보고하는 데만 관심이 있지, 정보를 바탕으로 역량을 키우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정원 역시 행정조직화되어서 상사(上司)에게 잘 보여서 좋은 자리에 가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분위기에서 도저히 승진이 어려워지면 결국 정치권을 기웃거리게 되는 것이죠.”

지난 7월 13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대다수 국민은 댓글 몇 개로 부정선거를 했다는 이들의 주장에 냉소(冷笑)를 보내고 있음에도 이들은 “남재준 국정원장 사퇴하고 국정조사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야가 국정조사에 합의했지만 집회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국정원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심리전 기능 등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 조직을 잘 아는 경찰 간부는 이렇게 말했다.

“경찰은 도둑을 잡고 성과를 내면 칭찬이라도 받지, 국정원 직원들은 그런 것도 없어요. 아덴만 여명작전을 예로 들면 국정원의 공(功)이 60%가 넘어요. 하지만 국방부만 칭찬을 받지 어디 국정원 수고한 거 알아주는 사람 있나요. 국민들이 심리전 요원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몰라서 그렇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걸 밝힐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묵묵히 일하는 국정원 직원들 사기(士氣)도 생각해 줘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