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5년 2월 9일 파월장병 국민환송대회가 끝난 후 종로거리를 행진하는 비둘기부대원들. 원안은 라용균 당시 야당 국회부의장.
지난 11월 9일 국회 국방위원회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파병한 아크부대의 파병연장동의안(同意案)을 통과시켰다.
다행히 여야(與野)합의로 통과하기는 했지만, UAE 파병연장동의안 통과는 한때 난항이 예상됐었다. 국방위 민주통합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이 “원전(原電) 수주를 위해 말도 안되는 이유로 파병된 아크부대는 더 이상 수행할 임무도 없기 때문에 당론(黨論)으로 파병연장을 저지하겠다”고 주장했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국군의 해외파병은 언제나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됐다. 2003년 이라크파병 당시에는 노무현(盧武鉉) 정부가 파병을 추진했음에도, 여당인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과 좌파 시민단체들이 반발했었다. 여기에는 ‘반미(反美)’라는 이념적 코드가 내장되어 있었다.
대한민국 현대사 중 첫 대규모 해외파병인 월남파병(越南派兵) 때는 어땠을까?
1964년 7월 이동외과병원과 태권도교관단 파견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은 6·3사태 직후였다. 그러나 1964년 7월 31일 열린 국회 본회의는 만장일치로 파병동의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합참의장이던 장창국(張昌國) 장군은 후일 “6·25 당시 자유우방의 지원을 받아 공산위협을 물리쳤던 우리로서 그 정도의 지원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
하지만 이듬해 1월 정부가 2차 파병안(비전투부대인 비둘기부대)을 내놓았을 때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야당인 민정당(民政黨)의 윤보선(尹潽善) 당수는 “이번 파병은 공화당 정권이 관심을 국내 문제에서 국외 문제로 돌리려는 의도에서 발상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성태(鄭成太) 민정당 원내총무는 “월남파병이 박정희 정권의 뜻에 의한 것이면 반대하겠지만, 미국이 요청한 것이라면 찬성하겠다”는 묘한 소리를 하기도 했다. 서범석·김준연 의원 등은 당론에도 불구하고 파병찬성 입장에 섰다.
박순천(朴順天) 여사가 이끌던 온건 야당 민주당은 월남파병의 필요성 자체는 부인하지 않으면서, 예비역 가운데서 의용군을 모집해 파병하자는 대안(代案)을 제시했다.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김대중(金大中) 의원도 같은 입장이었다. 국방부는 “의용군을 파병할 경우, 군법(軍法)적용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박순천 여사, 김대중 의원 등은 후일 월남에 가서 파월장병들을 위문하기도 했다.
여당이던 공화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찬성만 한 것은 아니었다. 국방위 소속이던 차지철(車智澈) 공화당 의원은 “월남의 유력자들은 모두 자식들을 외국에 피신시켜 놓고 있는데, 왜 우리 장병들이 그들 대신 피를 흘려야 되는가?”라며 반대했다. 결국 1월 28일 열린 국회에서 야당인 민정당 일부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재석 125명 중 찬성 106명, 반대11명, 기권 8명으로 파병결의안이 통과됐다.
전투부대 파병에 대한 정치권의 찬성을 얻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박정희(朴正熙) 정권이 증강된 1개 전투사단 파병안을 국회에 제출한 1965년 7월, 국회는 한일협정비준안을 놓고 극한대결 중이었다. 여당인 공화당 안에서도 반대자가 나왔다. 정구영(鄭求瑛) 당의장은 김성은(金聖恩) 국방부 장관에게 “유가족들이 전사자 시체가 들어 있는 관(棺)을 둘러메고 태평로 국회의사당으로 몰려나와 데모라도 벌이면 큰일”이라며 “국회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박정희 대통령은 “그게 무서워서 파병 못한다면 정권을 내놔야지!”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3차 파병안에 대한 국회표결은 1965년 8월 13일 공화당과 무소속 의원들만 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재석 104명 중 찬성 101표, 반대 한 표, 기권 두 표였다. 공화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박종태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아래 소개하는 환송사는 1965년 2월 9일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주월군사원조단(비둘기부대. 단장 조문환 육군준장) 환송식에서 라용균(羅容均) 당시 국회부의장이 한 연설이다. 통합야당인 민중당 소속이던 라 부의장은 이날 국민대표 자격으로 환송사를 했다.
라 부의장은 일제(日帝)시대에는 상해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독립운동을 했고, 장면 정권 시절에는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야당의 중진이었다. 그의 환송사는 정권의 비민주성에는 맞서면서도 ‘국익’과 ‘반공(反共)’에는 동의하던 1960년대 우리나라 정통야당의 정체성(正體性)을 잘 보여준다.
이 환송사는 라 부의장의 아들 라종억(羅鍾億)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이 보내 온 육성녹음 CD를 녹취한 것이다. 앞 부분에 일부 박정희 대통령의 환송사도 포함돼 있다. 녹음 상태가 좋지 않아 몇몇 단어에 불명확한 부분이 있음을 밝혀 둔다.
▲박정희 대통령=여러분을 떠나보내는 우리 국민들은 여러분들의 노고를 헛되이 하지 않도록 더욱 분발해서 경제 건설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자유의 십자군인 여러분의 장도에 반드시 하느님의 가호가 있을 것이며 영광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건투와 무운장구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사회자=박정희 대통령의 치사가 끝났습니다. 곧 이어서 국민대표의 환송사가 있겠습니다. 국민대표 환송사는 라용균 국회부의장이 하시게 되겠습니다.
▲라용균 국회부의장=대통령 각하, 내외귀빈 그리고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오늘 이 뜻깊은 식전을 빌려 조국의 보배이며 방패인 장병 여러분들을 대하면서 본인은 여러 동포와 더불어 무한한 심금의 격동을 느낍니다. 평화와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이 공산 침략자들의 만행으로 말미암아 바야흐로 누란의 위험 속에 처해 가는 자유 우방 월남의 고난을 덜어 주기 위하여 여러분은 정겨운 부모형제를 뒤로하고 불원(不遠)간 장도(壯途)에 오르려 합니다.
여러분의 자랑스럽고 신념에 가득 찬 모습을 보자 하니 문득 지난날 그 뼈에 사무치던 6·25 전란이 회상됩니다. 불법적인 남침으로 인하여 절망과 비통 속에서 참극을 겪던 일이며 미국을 위시한 자유세계의 16개국의 의로운 병사들이 정의와 인도의 칼을 뽑아들고 UN의 숭고한 정신 아래 우리와 더불어 공산침략을 몰아내던 일이며, 조국을 위하여 신명을 초개같이 던지는 충용스러운 국군 장병들의 비장한 모습들이 마치 어제의 일인 듯합니다.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그러나 오늘은 우리의 우방인 자유 월남이 국토가 양단된 비극을 안은 채 걷잡을 수 없는 불길 속에서 쓰라린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공산 세력의 간접적인 침략이 지금 자유 월남의 정정(政情)을 격동의 와중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내부로부터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난날 우리가 겪었던 그 쓰라린 사태가 비록 그 모습은 다르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이웃인 월남에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자유민주 진영의 보다 공고한 결속과 심각한 자각이 이때보다 더 강력히 요청되는 때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월남의 위기는 곧 한국의 위기이며, 나아가서는 전 자유세계의 위기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여 자유 월남을 공산 침략으로부터 수호한다는 것은 국제공산세력 확장의 봉쇄를 의미하며, 이는 곧 한국의, 그리고 자유세계의 간접적인 방위를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월남이 위기로부터 벗어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며 세계는 지금 크나큰 기대를 걸어 여러분의 일거일동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우리 국군이 이렇듯 커다란 규모로 해외에 나간 일이 없기 때문에 장병 여러분이 지니는 역사적인 의미와 책무는 실로 막중한 바가 있습니다.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우리 국군이 어느 나라 군인보다도 그 정신에 있어서나 무력에 있어서나 훌륭하고 막강한 군인이라는 칭찬을 받고 있음을 우리 국민들은 항상 자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국민들이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와 신뢰를 결코 저버려서는 안되겠습니다. 비록 고통과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여러분 자신이 스스로 조국과 국민을 대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고 부하된 거룩하고도 역사적인 사명완수에 분발 매진하여 주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신념과 결의와 한국인의 혼을 세계만방에 과시하여 국위를 선양해 주기를 간절히 부탁합니다. 이는 곧 우리 조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군을 세계 최강의 군으로 이룩하는 데 거름이 되었던 수많은 호국 영령을 위로해 드리는 길도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여러분의 건강과 무운장구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다행히 여야(與野)합의로 통과하기는 했지만, UAE 파병연장동의안 통과는 한때 난항이 예상됐었다. 국방위 민주통합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이 “원전(原電) 수주를 위해 말도 안되는 이유로 파병된 아크부대는 더 이상 수행할 임무도 없기 때문에 당론(黨論)으로 파병연장을 저지하겠다”고 주장했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국군의 해외파병은 언제나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 됐다. 2003년 이라크파병 당시에는 노무현(盧武鉉) 정부가 파병을 추진했음에도, 여당인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과 좌파 시민단체들이 반발했었다. 여기에는 ‘반미(反美)’라는 이념적 코드가 내장되어 있었다.
대한민국 현대사 중 첫 대규모 해외파병인 월남파병(越南派兵) 때는 어땠을까?
1964년 7월 이동외과병원과 태권도교관단 파견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은 6·3사태 직후였다. 그러나 1964년 7월 31일 열린 국회 본회의는 만장일치로 파병동의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합참의장이던 장창국(張昌國) 장군은 후일 “6·25 당시 자유우방의 지원을 받아 공산위협을 물리쳤던 우리로서 그 정도의 지원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
하지만 이듬해 1월 정부가 2차 파병안(비전투부대인 비둘기부대)을 내놓았을 때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야당인 민정당(民政黨)의 윤보선(尹潽善) 당수는 “이번 파병은 공화당 정권이 관심을 국내 문제에서 국외 문제로 돌리려는 의도에서 발상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성태(鄭成太) 민정당 원내총무는 “월남파병이 박정희 정권의 뜻에 의한 것이면 반대하겠지만, 미국이 요청한 것이라면 찬성하겠다”는 묘한 소리를 하기도 했다. 서범석·김준연 의원 등은 당론에도 불구하고 파병찬성 입장에 섰다.
박순천(朴順天) 여사가 이끌던 온건 야당 민주당은 월남파병의 필요성 자체는 부인하지 않으면서, 예비역 가운데서 의용군을 모집해 파병하자는 대안(代案)을 제시했다.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김대중(金大中) 의원도 같은 입장이었다. 국방부는 “의용군을 파병할 경우, 군법(軍法)적용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박순천 여사, 김대중 의원 등은 후일 월남에 가서 파월장병들을 위문하기도 했다.
여당이던 공화당이라고 해서 무조건 찬성만 한 것은 아니었다. 국방위 소속이던 차지철(車智澈) 공화당 의원은 “월남의 유력자들은 모두 자식들을 외국에 피신시켜 놓고 있는데, 왜 우리 장병들이 그들 대신 피를 흘려야 되는가?”라며 반대했다. 결국 1월 28일 열린 국회에서 야당인 민정당 일부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재석 125명 중 찬성 106명, 반대11명, 기권 8명으로 파병결의안이 통과됐다.
전투부대 파병에 대한 정치권의 찬성을 얻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박정희(朴正熙) 정권이 증강된 1개 전투사단 파병안을 국회에 제출한 1965년 7월, 국회는 한일협정비준안을 놓고 극한대결 중이었다. 여당인 공화당 안에서도 반대자가 나왔다. 정구영(鄭求瑛) 당의장은 김성은(金聖恩) 국방부 장관에게 “유가족들이 전사자 시체가 들어 있는 관(棺)을 둘러메고 태평로 국회의사당으로 몰려나와 데모라도 벌이면 큰일”이라며 “국회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박정희 대통령은 “그게 무서워서 파병 못한다면 정권을 내놔야지!”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3차 파병안에 대한 국회표결은 1965년 8월 13일 공화당과 무소속 의원들만 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재석 104명 중 찬성 101표, 반대 한 표, 기권 두 표였다. 공화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박종태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아래 소개하는 환송사는 1965년 2월 9일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주월군사원조단(비둘기부대. 단장 조문환 육군준장) 환송식에서 라용균(羅容均) 당시 국회부의장이 한 연설이다. 통합야당인 민중당 소속이던 라 부의장은 이날 국민대표 자격으로 환송사를 했다.
라 부의장은 일제(日帝)시대에는 상해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독립운동을 했고, 장면 정권 시절에는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야당의 중진이었다. 그의 환송사는 정권의 비민주성에는 맞서면서도 ‘국익’과 ‘반공(反共)’에는 동의하던 1960년대 우리나라 정통야당의 정체성(正體性)을 잘 보여준다.
이 환송사는 라 부의장의 아들 라종억(羅鍾億) 통일문화연구원 이사장이 보내 온 육성녹음 CD를 녹취한 것이다. 앞 부분에 일부 박정희 대통령의 환송사도 포함돼 있다. 녹음 상태가 좋지 않아 몇몇 단어에 불명확한 부분이 있음을 밝혀 둔다.
▲박정희 대통령=여러분을 떠나보내는 우리 국민들은 여러분들의 노고를 헛되이 하지 않도록 더욱 분발해서 경제 건설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자유의 십자군인 여러분의 장도에 반드시 하느님의 가호가 있을 것이며 영광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건투와 무운장구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사회자=박정희 대통령의 치사가 끝났습니다. 곧 이어서 국민대표의 환송사가 있겠습니다. 국민대표 환송사는 라용균 국회부의장이 하시게 되겠습니다.
▲라용균 국회부의장=대통령 각하, 내외귀빈 그리고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오늘 이 뜻깊은 식전을 빌려 조국의 보배이며 방패인 장병 여러분들을 대하면서 본인은 여러 동포와 더불어 무한한 심금의 격동을 느낍니다. 평화와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이 공산 침략자들의 만행으로 말미암아 바야흐로 누란의 위험 속에 처해 가는 자유 우방 월남의 고난을 덜어 주기 위하여 여러분은 정겨운 부모형제를 뒤로하고 불원(不遠)간 장도(壯途)에 오르려 합니다.
여러분의 자랑스럽고 신념에 가득 찬 모습을 보자 하니 문득 지난날 그 뼈에 사무치던 6·25 전란이 회상됩니다. 불법적인 남침으로 인하여 절망과 비통 속에서 참극을 겪던 일이며 미국을 위시한 자유세계의 16개국의 의로운 병사들이 정의와 인도의 칼을 뽑아들고 UN의 숭고한 정신 아래 우리와 더불어 공산침략을 몰아내던 일이며, 조국을 위하여 신명을 초개같이 던지는 충용스러운 국군 장병들의 비장한 모습들이 마치 어제의 일인 듯합니다.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그러나 오늘은 우리의 우방인 자유 월남이 국토가 양단된 비극을 안은 채 걷잡을 수 없는 불길 속에서 쓰라린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공산 세력의 간접적인 침략이 지금 자유 월남의 정정(政情)을 격동의 와중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내부로부터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지난날 우리가 겪었던 그 쓰라린 사태가 비록 그 모습은 다르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이웃인 월남에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자유민주 진영의 보다 공고한 결속과 심각한 자각이 이때보다 더 강력히 요청되는 때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월남의 위기는 곧 한국의 위기이며, 나아가서는 전 자유세계의 위기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여 자유 월남을 공산 침략으로부터 수호한다는 것은 국제공산세력 확장의 봉쇄를 의미하며, 이는 곧 한국의, 그리고 자유세계의 간접적인 방위를 뜻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월남이 위기로부터 벗어나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며 세계는 지금 크나큰 기대를 걸어 여러분의 일거일동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우리 국군이 이렇듯 커다란 규모로 해외에 나간 일이 없기 때문에 장병 여러분이 지니는 역사적인 의미와 책무는 실로 막중한 바가 있습니다.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우리 국군이 어느 나라 군인보다도 그 정신에 있어서나 무력에 있어서나 훌륭하고 막강한 군인이라는 칭찬을 받고 있음을 우리 국민들은 항상 자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국민들이 여러분에게 거는 기대와 신뢰를 결코 저버려서는 안되겠습니다. 비록 고통과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여러분 자신이 스스로 조국과 국민을 대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고 부하된 거룩하고도 역사적인 사명완수에 분발 매진하여 주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신념과 결의와 한국인의 혼을 세계만방에 과시하여 국위를 선양해 주기를 간절히 부탁합니다. 이는 곧 우리 조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군을 세계 최강의 군으로 이룩하는 데 거름이 되었던 수많은 호국 영령을 위로해 드리는 길도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장병 여러분. 여러분의 건강과 무운장구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