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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네 (김윤세 편역 | 조선뉴스프레스 펴냄)

우리네 ‘백 년 인생’, 고시(古詩)에 담다

글 :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gasou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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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눈을 감고 책 제목을 되뇌다 보면 서정적인 풍경이 절로 펼쳐진다. 낚아 올린 고기 한 마리 없지만, 배는 이미 달빛으로 만선(滿船)이다. 어부는 유유히 떠가는 배 위에 깍지 끼고 누워 노래를 흥얼거린다.
 
  편역자 김윤세 인산가(仁山家) 회장은 “화정 덕성(華亭 德誠) 선사의 시 ‘선거우의(船居寓意·배에 기거하는 동안 생각나 읊다)’에서 제목을 따왔다”고 했다. 이 시를 한번 음미해 보자.
 
  〈천자 긴 낚싯줄 물속으로 던지니(千尺絲綸直下垂)/ 잔잔한 파문이 끝없이 번져가네(一波纔動萬波隨)/ 밤은 깊고 물은 찬데 물고기들은 입질조차 않으니(夜靜水寒魚不食)/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네(滿船空載月明歸)〉
 
  김 회장은 한시(漢詩)를 엮어 책을 낸 이유에 대해 “요즘 사람들이 너무 생각 없이 살고 있다. 생각을 한다고 하더라도 경망스러운 망상, 허상인 경우가 많다. 이 나라 교육도 인성이 올바르고 도덕·윤리에 충실한 사람을 길러내려는 노력이 전혀 없다”며 “시성(詩聖) 두보, 시선(詩仙) 이백, 시불(詩佛) 왕유 같은 분들의 시를 보면,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책은 총 140수의 한시를 8장으로 나눠 옛 선현의 지혜를 담았다. 한산(寒山), 두보(杜甫), 야보 도천(冶父道川), 동방규(東方珪) 등 당송(唐宋) 시대 명문 장가의 시문을 비롯해 이인로, 김시습, 김병연(김삿갓), 휴정 등 고려와 조선 시대 문인, 고승의 율시가 담겨 있다.
 
  우리네 백 년 인생길, 멋들어진 한시 한 수쯤 외워두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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